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고은우 외 지음,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기획 / 양철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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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선 '왕따, 학교폭력, 아이들의 세력다툼, 교사에게 저항하기, 교칙 안 지키고 버티기, 센 척하기' 등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폭력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러 명의 교사들이 모여서 학교 폭력의 해결을 위해
그리고 그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많은 의견을 주고 받았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전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가정 결손, 조손 가정 등 보호의 손길이 못미치는 학생들이 많고,
그와 연관된 교우 관계의 불량, 학업에 열의가 없는 등의 이유로 '학교 폭력'이 도를 넘고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그나마 성적 제한이 있는 덕에 문제의 소지가 적은 편이라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힘든 여건이지만,
중학교보다는 나은 편이다. 
심지어는 여교사들도 중학교는 퇴근도 이르고 방학도 쉴 수 있지만,
수업과 생활지도가 너무 힘들기때문에 중학교 전보는 생각하지도 않을 정도다. 

왜 아이들은 20년 전 아이들과 이렇게 달라졌을까?
수십 년 전의 아이들에게도 폭행 사건이나 금품갈취, 무리지어 다니는 집단 행동 등의 사건은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왕따'라든가, 교사에게 대드는 일은 적었다. 

그 요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 또는 세계화로 인한 국가간 폭력적 간섭 구조로 인한 사회의 상처가
아이들의 심리에 강하게 '피폭'작용을 한 것처럼 보인다. 

전통적으로 교사를 존경해왔던 동양 문화를 뛰어넘는,
자본의 문화가 부모의 교사 무시 풍조를 만들게 되었고,
거대자본 국가의 폭력과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는 구조조정이란 폭력을 통하여 가정의 파괴를 가속화하였으며,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는 이미 미래를 위한 투쟁에 투입되는 시기로 재편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전투적 경쟁구도에서는 남들을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데,
공부로 이기는 게 제일이요,
힘으로 이기는 게 둘째고,
돈으로 이기는 게 셋째인데,
아이들도 힘으로 이기는 건 '학교폭력법'이 금지하면서 돈이 드는 일임을 알고 있으니,
남들을 패지는 못하고 괴롭히게 되는 건 아닌가 싶다. 

어차피 동물의 세계는 적자생존이요, 약육강식의 폭력 세계임은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갈수록 약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는 말로만 필요함을 인정할 뿐이니 힘겹다. 

'함께 올곧은 대숲처럼' 아이들을 공동체 의식을 갖고 살도록 도와줄 수는 없을까?
내가 운영하는 학급에도, 이미 한 명은 전문계로 계열을 바꾸려고 자퇴를 했고, 또 한 명은 심각하게 고민하며 부등교 중이다.
나머지 29명 중에도 서울대급 1명, 수도권대학급 5명, 지방국립대급 5명 정도를 제외한 학생들은,
어차피 공부에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한 경쟁만 외치는 사회구조로 한국은 이미 진입했다.
함께 올곧은 대숲처럼... 가기보다는, 각기 대쪽같이 전진하고, 함께...는 이미 실종된 지 오래... 

학교란 제도적 구조 자체가 이미 <괴물 국가 문화>의 <폭력적 재생산 조직>임이 판명된 지는 오래되었다.
어쩌면 그 안에 좀더 인간의 온기를 남길 수 있을지가 고민의 일단일 뿐...
어쩌면, <평정>은 오래된 미래의 꿈이 아닐까 싶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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