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꽃신 동화가 좋은 친구들 8
정휘창 외 지음, 한은옥 그림 / 여우오줌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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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쁜 동화 속엔 세 가지 이야기가 들었다. 

유명한 정휘창 선생의 원숭이 꽃신,
이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바로 '공짜'임을 보여주는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을 읽어주는 비유다. 원숭이에겐 애초에 필요조차 없던 '꽃신'이란 욕망을 오소리는 습관화시킨다.
결국 자기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전자렌지, 식기세척기 이런 것들을 돌리면서 자기에게 필요한 평수 이상의 아파트에 영혼을 팔게되는 현대인들의 가엾은 모습이 원숭이 안에 투사되어있다.
자본주의를 생각하며 이 동화를 읽으면 슬프고 화가 난다.
역시, 알고 실천하여야 사람이다. 

권정생 선생님의 '새들은 날 수 있었습니다'는 섬찟한 동화다.
기어다니는 제비, 황새, 날개를 잘린 황새 할아버지...
황새 할아버지의 충고에 따라 어느 날 한날 한시에 새들은 모두 비상하고, 허수아비는 그야말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린다.
쥐에게 밥을 주신다는 바른 삶이란 이름을 가진 '正生'을 평생 살아오신 그이에게, 자본주의 국가의 껍데기는 사람들에게 허수아비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폭력 세력이 되어 작용한다.
사람들은 더 가져야 하고, 더 올라가야 하는... 허수아비의 지시에 따라 비루한 삶을 산다.
자신이 날 수 있는 새임을 잊고 말이다.  

그리고 이상의 '황소와 도깨비'는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주어야 하는 법'이고, 그런 이는 복을 받게 된다는 동화다.
언제부터인지, 낙원구 행복동의 가지지 못한자를 철거할 때, <용역>이란 이름의 폭력배들이 철거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짝패란 영화에서 충청도 말투의 느린 이범수가 저지르는 비리가 바로 용역이다. 경찰들은 용역이란 불법 세력을 비호하며, 떡밥에 관심이 많은 더러운 조직에 불과하다.
며칠 전, 이 더러운 조직들이 철거민들의 농성을 치고 들어가 6명이 죽고 말았다.
무서운 일이다. 헌법 위의 조직, 용역. 

이런 무선 폭력과 억압은 자본주의 국가가 파행적으로 굴러갈 때,
구성원들의 민주주의적 참여 없이, 껍데기만의 형식적인 선거를 통하여 거짓된 정보들을 흘려 권력자들의 마음대로 세상을 파먹고 있을 때,
새들은 허수아비들을 보며 벌벌 떤다.
새들은 한꺼번에 날아 오를 수 있어야 하고, 이 세상은 불쌍한 존재는 누구라도 살려주어야 하는 법을 유일한 '법'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가진자들을 보호하려는 더러운 언설들을 '법'이란 이름으로 만들거나 실행하는 놈들, 처벌하는 벌레들은 반드시 하느님의 유일한 법으로 처벌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고 있지만, 계속 삶을 이어간다면... 유일한 희망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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