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 - A Life - 고요한 밤의 빛이 된 여인 미다스 휴먼북스 3
도로시 허먼 지음, 이수영 옮김 / 미다스북스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참 두껍고 길다. 그리고... 지루하다.

내가 알던 헬렌 켈러는 어려서 앓고난 뒤, 삼중고에 시달리다가 애니 설리반 선생님을 만난 후, 글도 배우고, 세상을 향해 눈을 떴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그러던 중 ebs 지식 채널에서 '미국의 우상 2007-05-07' 이란 필름을 보고 이 책을 찾은 것이다.

... 오랜 동안 여러 개들을 계속 길러온 까닭은 개들이 티없이 천진하기 때문이다. 개들은 대개 내가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 걸 금방 알아챈다. 내가 다가가면 개들은 몸을 일으켜서 내가 비틀거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가 말하지 않았지만... 이 말 속엔 인간이 개보다 못하단 말을 하려던 게 아닐까?
인간들은 상대가 장애란 걸 알면, 도와주긴커녕 얕잡아보고 짓밟지 않는가...

헬렌의 선생님이자 삶의 동반자였던 애니 설리반에 대해서도 이 책에선 상당히 비판적이다.

너무 시시콜콜해서 지겨운 때도 많았지만,
인간의 장애란 신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사고 체계에까지 이르는 것임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는 비록 두 눈이 멀었을 망정, 히로시마의 폭격을 마음아파할 줄 아는 가슴을 가지고 있었으며,
장애인들을 멸시하는 사회를 꾸짖을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 이였다.

옳은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전쟁과 핵을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인간의 욕심은 늘 옳은 정신보다 앞서서 사고를 저지르는 것이 슬픈 일임을 그의 글에서 읽는다.

헬렌 켈러를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정말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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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제된 천사 이미지를 벗어난 헬렌켈러
    from 일다의 블로그 소통 2009-04-16 16:08 
    도로시 허먼의 평전 대부분의 어린이용 위인전처럼 헬렌 켈러 역시 위인전에서 장애를 이겨내고 인간적 승리를 거둔 여성이자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노력한 천사 같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헬렌 켈러와 애니 설리번 ‘천사’라는 박제된 이미지와 판에 박힌 서사를 걷어내고 난 후의 많은 것들이 궁금해진다. 헬렌이 정말 ‘천사’같은 성품만을 지니고 있었을까? 평생 예외적인 장애인으로써 관찰 당하면서 살아야 했을 텐데 억하심..
 
 
순오기 2007-08-06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성인을 위한 책인가요? 보물창고에서 막 나온 따끈따끈한 '루이 브라이-점자로 세상을 열다'라는 초등 저학년 책을 읽었는데, 점자로 세상과 소통하게 한 루이 브라이를 극찬하는 헬렌의 말이 실렸죠. 님의 글 읽으니 이 책 읽어보고 싶군요.

글샘 2007-08-06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루이 브라이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좀 긴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좀 지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