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절 아름다운 스님 - 21세기 33인의 스님이야기
이연정 지음 / 민족사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불교 잡지에 간략하게 실렸던 스님들 이야기를 묶어낸 책이다.

인터뷰의 품질은 인터뷰어의 성실한 준비와
인터뷰이의 섬세한 감성까지를 이끌어내고 옮길 수 있는 자질이  판가름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인터뷰어는 아쉬움을 많이 남긴다.

물론 스님들이 절집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분들이어서 주로 <사업>에 대한 이야기들과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잡스런 점을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분들의 수련에서 얻은 마음 공부의 흔적들을 충실히 듣지 못한 데서 오는 아쉬움이다.

스님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평화로워보인다. 이것이 먼저 '상'있음을 보는 일임을 깨달아야 하는데...

누구나 스님이다... 하고 보면 그렇게 보일 것이다.
악마다... 하고 보면 악마로 보일 것이고.

그 중에서도 미황사의 금강 스님이 책꽂이를 뒤로하고 찍으신 사진은 마치 동자승을 그린 사진처럼 순박해 보여서 마음을 잠시 빼앗는다.

요즘 이랜드의 홈에버 사태가 해답을 찾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랜드의 입장은 명백하다. 법이 바뀌었고 우리는 법에 조금도 저촉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도... 그건 법이 아니다.
더군다나 기독교를 표방하는 기업이라면 그래서는 안 된다.
예수님께서 가장 아파하는 자를 나라고 여기라고 하셨는데, 법대로 사는 건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수계를 받을 때, 수백 가지 지켜야 할 계율을 물으면 능지(能知)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잘 알겠습니다. 이런 말이렷다.
예수님의 길을 잘 알지 못하면서도 그 말씀을 잘 알겠습니다 하고 공부한 사람이라면 남의 고통을 자초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닐까?

아무리 '사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고는 해도...
낙산사 불난 이야기를 읽을 때는 과연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부처님을 모신 도량이고, 오랜 문화 유산이던 낙산사에 불이 나서 무로 돌아갔다.
그런데 중창 불사에 수백 억이 든다고 한다. 아, 수백억...
과연 부처님의 의견에 그 수백 억의 돈은 합당하신 것일까?
미래의 후손들을 부처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데 그 정도 돈은 아깝지 않다 해야할 것일까?
나는 교회가 높이 올라서서 민중을 압도하고, 절집이 시퍼런 기와를 뒤집어쓰고 높다랗게 올라서는 모습을 보면 두렵다. 마치 모세가 산에서 내려왔더니 황금을 모아 우상을 만들고 미쳐 돌아가던 중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이것과 그것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인지를 나는 알지 못하겠다.

군법사님의 쥐 이야기가 새롭게 들렸다.
쥐가 하도 꼬여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또 했더니 쥐가 오지 않더라나.
번뇌도 마찬가지리라. 번뇌는 과자 부스러기같은 찌꺼기가 많은 곳에 꼬여드는 쥐처럼, 너저분한 내 마음에 꼬여드는 것이란 이야기를 법사님이 들려주신 거나 아닐는지...

정리하고 깨끗이 할 일인데,
나는 이리저리 너저분하게 얽혀 있어 늘 머리가 아프다. 이게 중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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