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 - School Library 03
쥘 르나르 지음, 유가연 옮김 / 종이나라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홍당무...

그의 삶은 차별과 편애의 일상이었다.
아무리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의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그렇지만, 홍당무처럼 겉도 속도 뻘겋게 익어서 힘겨운 삶을 사는 아이들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다.

홍당무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집의 아이와는 다른 상황이다.

막내인 홍당무는 꾀가 많은 형과 여우같은(여우님껜 미안하지만) 누나 아래서 늘 뭔가 덜떨어진 인간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고, 미운털도 숱하게 박혔지만... 홍당무는 멀쩡한 한 사람으로 자라난다.

자전적인 소설이라기에 더욱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붉고 들척지근한 무라는 홍당무... 그의 생김새에 어울리잖게 단단함은 숨은 삶이 아닐까?

왜 작가는 그런 삶에 <홍당무>란 이름을 붙였을까...
자기 어린 시절을 상상하면, 낯이 늘 붉어졌을까, 아니면 그 힘든 삶을 단단하게 이겨낸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생각했을까...

아프다고 며칠 결석했던 아이 하나가 복도에서 나를 만나더니 반갑게 웃는다.
중학교도 적응하지 못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 여자애가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웃으며 인사하는 걸 보니 힘이 돼주고 싶다.

홍당무를 읽으면 낯을 잘 붉히고,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속을 무던히도 썩이던 아이들... 그렇지만, 이제는 제 자리에서 멀쩡한 한 사람의 삶을 살 단단한 아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나를 가르치는 것은 늘 아이들이다. 그 중에서도 홍당무처럼 뻘건 아이들... 나보다 훨씬 단단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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