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라... 그러게... 우린 왜 서양식 결혼을 흉내 내게 된 걸까...

봄이 되면 라반딘 밭을 물들인 보라색이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6월은 특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달이다. 라반딘 밭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있다. 가끔 붉은색 차림의 중국인 신부가 보이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양식 결혼을 귀엽게 흉내 내는 일본인 신부도 보인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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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레‘라는 표현은 코티의 향수에서 처음 사용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쓰였는데,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이 1890년에 <르 피가로>의 비평가 모리스 드 플뢰리와 주고받은 편지에 ‘시프레‘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모파상은 시프레를 언급하며 "조향사 우비강이 시프레를 사람처럼 다룬다"라고 했다. - P62

콜로뉴 계열 향수처럼 시프레 계열 향수도 있을까?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향수의 종류 중에서 시프레 계열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향수의 종류를 분류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프레 계열을 잇는 향수를 만들 때 파촐리는 랍다넘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재료지만, 실제로는 매우 많이 사용된다. - P63

물론 조향사들은 흰색 꽃일수록 향이 강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아마도 색이 없는 꽃일수록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강한 향을 풍기는 것 같다. 투베로즈, 재스민, 오렌지꽃, 수선화가 향수 재료로 사용되는 이유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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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단에서 최초로 에센셜 오일을 생산한 회사는1917년 인도의 마이소르 Mysore에서 문을 열었는데, 당시 마이소르 왕국의 수도였던 마이소르는 이후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의 수도가 되었다. 마이소르 왕국은 그곳에서 자라는 백단에 왕국의 이름을 붙여 ‘마이소르 백단‘이라고 불렀다. 마이소르 백단에서 추출된 에센셜 오일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그 섬세한 향을 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 P16

인도 정부가 에센셜 오일 생산을 통제하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적어졌다. 그러자 백단이 호주에서 대규모로 재배되었다.
호주는 두 종류의 백단을 길렀다. 하나는 인도의 백단과 차이가 없고 향도 비슷한 샌들우드Santalum album였고, 또 하나는 인도의 백단보다는 향의 품질은 떨어져도 가격은 매우 합리적인 호주 야생 백단Santalum apicatum이다. 뉴칼레도니아의 백단 Santalum austrocaledonicum은 새로 심은 품종인데, 인도의 백단과 품질은 비슷하지만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 P17

중국계피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영미권에서 특히 많이 사용한다. 시남알데하이드Cinamaldehyde와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가 많이 들어 있는 중국계피는 실론계피보다 맛이 강하고, 향과 맛은 씁쓸한 아몬드와 비슷하다. 유럽은 가격이 더 비싸도 맛과 향이 상대적으로 더 부드러운 실론계피를 선호한다. - P21

원래 유럽의 향수 업계에서 계피는 잘 사용하는 원료가 아니었다. 그런데 조향사 에드몽 루드니츠카가 에르메스에서 처음 출시한 향수 ‘오 데르메스Eau d‘Hermès, 에르메스의 물, 1951‘에 계피 성분을 썼다. 이 향수는 여성의 가죽 핸드백 속 세계를 탐험하자는 독특한 테마를 내세웠다. - P21

내가 선호하는 것은 ‘버지니아 주니퍼‘라고 불리는 삼나무다. 연필 냄새, 아니 그보다는 샤프와 볼펜을 만드는 스위스 회사 까렌다쉬 본사의 창고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참고로 까렌다쉬는 ‘연필‘이라는 뜻의 러시아어Karandash카란다시를 필명으로 사용한 19세기 프랑스인 삽화가에서 따온 이름이다. - P24

출장을 갔을 때 시간 여유가 잠깐이라도 생기면 나는 식물원에 가곤 했다. 식물원은 조향사에게 아이디어로 가득한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다. 밀가루 냄새가 나는 꽃을 발견한 나는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뻤는데,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자연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발견에 들뜨고 행복해진 나는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미래의 향수에 붙일 이름을 미리 알려주었고 승낙까지 받았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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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중국어에서도 ‘듣다‘와 ‘냄새를 맡다‘ 라는 두 가지 뜻으로 闻이라는 같은 글자를 쓴다.

이탈리아어에서는 ‘듣다sentire‘와 ‘느끼다sentire‘를 따로 구분해서 쓰지 않는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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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는 이런 말을 했다.
"신은 향기를 창조했다. 그리고 인간은 향수를 만들었다. 맨몸의 연약한 인간에게는 자신을 꾸며줄 무엇인가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수 Perfume는 향기와 인간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 P9

냄새가 원래 그리 좋지 않은 재료라고 해도 조향사들은 결국에는 좋은 향기를 뽑아낼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냄새가 간혹 좋은 향수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조향사들은 향기가 천 가지의 말을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귀를 기울여 각 향기가 전하려는 말을 이해한 후에야 핵심에 다가간다. 향기는 복잡하고 신비로워서 사랑받는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절대로 자신을 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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