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의 저는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초조했습니다. ‘내 무지를 가시화해 주는 지도가 있다면 앞으로 어떤 책을 어떤 순서로 읽어 나가면 되는지 이정표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만 되면 그때부터는 수험 공부와 똑같다‘고 생각했지요. 수험 공부라면 자랑은 아니지만 자신 있었고요. 지금 돌이켜 보면 아주 얕은 생각이었지만 자신의 무지를 가시화하는 것이 지적 성장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자각한 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P51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다‘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펼치는 것은 책을 얕잡아 보는 태도, 즉 ‘거기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대체로 예상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이 쓰여 있는지 예상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이 쓰여 있는 경우 무의식중에 ‘건너뛰는 읽기‘를 하게 됩니다. - P52

의미는 일단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술술 읽을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음독, 즉 소리내어 읽기를 감당할 수 있게 써야 합니다. 쉬엄쉬엄 중간에 한숨 돌리며 읽어도 좀처럼 읽히지 않는 글이나 리듬이 나쁘거나 귀에 거슬리는 마찰음. 파열음이 많은 문장은 음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 P64

우리 비영어 화자들은 모어만으로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없다는 커다란 ‘핸디캡‘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강한 동기가 되고, 외국어 공부로 모어의 감옥 바깥으로 빠져나갈 기회가 늘어난다고 하면 그건 결코 결점만은 아닐 겁니다.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준히 결과물을 내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매일 ‘판에 박은 듯한 일과‘를 반복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려면 그 이외의 일은 가능한 한 매일 똑같이 반복하는 편이 좋으니까요. 계절 변화를 감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길을 걷는 것입니다. 길거리에 싹튼 꽃, 바람에 날리는 마른 잎, 모퉁이를 돌았을 때 뺨에 느껴지는 바람의 온도 차 같은 것으로 사계의 변화를 느끼는 겁니다. 다른 조건을 모두 똑같이 해 두지 않으면 변화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 P21

물론 루틴을 지킨다고 해서 결과물의 양이 늘어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창작하려면 자기 안에서(뇌 또는 신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 P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전에는 세상의 음정이 심각하게 어긋났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몰랐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P2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늘 우리 과 학생들에게 꿈이란 반드시 좇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소유하거나 정복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어. 그건 양심처럼 가슴에 있는 가장 진실한 선율이지, 몸 밖에 있는 게 아니라고. - P162

진정한 꿈은 네가 가장 막막하고 방황할 때 너를다시 끌어 주는 힘이란다. - P165

다른 세상에서 혹시 리흐테르를 만난다면, 그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과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제는 안다고 전해 줘요.
자아란 평범한 사람에게는 영원한 결핍이에요. 거추장스러운 환각에 불과하지요.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정심과 죄의식은 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배신이 그토록 쉬울까? - P93

조립으로 재탄생한 피아노에 영혼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전문가의 관점에서 나는 어떤 피아노든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새 피아노든 낡은 피아노든 조율로 저주를 풀어야만 해방될 수 있다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감금될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 P107

원래는 누군가 신뢰하고 의지하는 대상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공범이 되는 것과 신뢰를 받는 것은 절대 같은 일이 아니었다.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