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대한제국 1897~1910 - 5인의 기록으로 재구성한 있는 그대로의 대한제국사
김태웅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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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둘째치고, 이 두꺼운 책을 사철제본 양장본이 아니라 일반 제본으로 만들어 놔서 책을 제대로 펴고 읽기가 아주 매우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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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진실을 말해도 어른들은 어린아이의 철없는 소리일 뿐이라며 귀담아듣지 않는다. 반복된 좌절감에 학습된 아이는 사실을 말하는 아이에서 선택적으로 사실을 말하는 아이로 변하고, 그러면서 어른이 된다. - P13

이팅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죄라는 걸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았다. 예를 들면 가슴속에 사랑이 없는데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 P15

사라지는 청춘이라는 화제는 어른들이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추는 춤과 같았다. 이팅과 쓰치는 그 대화에 소환된 적이 없었다. 원래 가장 견고한 원은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강한 원이다. 몇 년이 흐른 뒤 이팅은 사라질 청춘을 가진 건 어른들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라는 걸 알았다. - P16

쓰치의 머리카락이 도로처럼 곧게 뻗어 찰랑거렸다. 그 도로 위를 달리면 인생의 가장 추악하고 속된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지처럼 흰 쓰치의 종아리가 차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탁 하고 닫히자 이팅은 따귀를 맞은 것 같았다. - P37

"플라톤은 사랑이란 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했어.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거야. 하지만 둘이 합쳐지면 하나가 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너희는 뭐가 부족하든 많든 상관없지. 서로 거울에 비친 듯 대칭이 되니까 말이야. 영원히 합쳐지지 않아야 영원히 짝이 될 수 있는 거야."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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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순종실록>은 일제가 편찬했다는 점에서 찬술 의도와 방식, 수록사료에 대한 엄밀한 사료 비판이 수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록‘이라는 주술에 걸려들어 맹목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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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물고기 묘보설림 4
왕웨이롄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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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제야 진정한 말은 한 사람이 세상을 향해 내뱉는 소리가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 주고받는, 마치 규칙이 느슨한 보드게임 같은 상호 호응임을 인식했다. - P113

타지를 떠돈 지 여러 해 만에 처음으로 우리 집을 똑바로 살펴보았는데 노인의 얼굴과 무척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가 본 적도 없는 친할아버지처럼 인자하게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줄곧 나를 너그러이 받아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구쟁이였던 내 소년 시절을, 고삐 풀린 망아지였던 내 청년 시절을, 그리고 나라는 인간의 모든 결함까지 다 너그러이 받아주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래줄 것 같았다. 나는 불현듯 이곳이 나의 뿌리임을 깨달았다. - P121

아마도 노쇠는 죽음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본질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지만 인종 간의 차이는 무화시키는 것 같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갖가지 구분은 결국 우습고 궁색하기 마련이다. - P141

글쓰기는 뭐와 같은 줄 아니? 꼭 숫돌과도 같아서 그 바위의 모서리를 갈아 더 날카롭게 할수록 나는 피가 나고 정말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지. - P153

 중국어와 히브리어는 가장 심오하고 오래된 언어라고들 하지. 그렇다면 분명 가장 많은 고난을 기록해온 언어일 거야. - P154

네가 정말로 언어를 이해하게 되면 언어에도 바닥이 있고 거기에 역사의 기억이 침전되어 있음을 알게 될 거야. - P156

"이 물건의 기억은 내 기억보다 더 오래가겠지. 기억은 유일한, 최후의 대답이야."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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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물고기 묘보설림 4
왕웨이롄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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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곳도 적지는 않지만 나는 책 속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편이 더 좋다. 책 속의 세계는 어떤 신비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행지에 있으면 나는 이미 어떠한 신비도 체험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3D 영화를 보고 있다고 느끼곤 한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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