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사건에서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진상‘이지만, 우리는 결코 진정한 진실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그만큼 복잡한 존재이기에,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해석조차 끊임없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건 속에서 특정한 입장을 취하는 것만으로 과연 사회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겠습니까? - P397

재벌이나 유명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에 대한 진술이 100퍼센트 진실일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는 언제나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담기기 마련입니다. 자서전이란 원래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텍스트가 아닙니다. 결국 거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이 담길 뿐입니다. - P415

이해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령 지금 당장 상대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끊임없이 변하니까요. 이른바 이해라는 것은 사실 끊임없이 다가가려는 과정일 뿐입니다. - P427

나는 깨달았다. 이 모든 과정에는 결국 계획과 경험, 담력, 그리고 상상을 지탱해줄 시행착오와 조정의 여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떤 일을 완수하려면 반드시 이러한 요소를 갖추어야 하며, 이는 시간과 신뢰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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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포에 질려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거기에는 중국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거의 전설로 여겨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런 그조차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런 무법천지에서 우리 같은 일반인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나는 목이 메였고 울고 싶었다. - P222

사람들은 문화 대혁명을 핑계로 그들의 잘못을 정당화하거나, 과거에 당했던 부당한 일에 대해 보복하거나, 그들 나름의 새로운 부당한 짓을 벌이고자 자경단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 P247

일반인들은 내전 상황을 이용해서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복수에 나섰으며 그 대상은 단지 이웃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 P256

캉성을 비롯한 중앙 문화 혁명 소조 지도부는 주석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단순한 추종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문화 대혁명을 기회 삼아서 개인적인 복수를 하고자 했다. 일당 독재 국가에서대인 관계가 이념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쉽게 앙심을 품고, 자신이 받은 모욕을 일일이 꼼꼼하게 기록하고, 수년 뒤에 밀실 정치를 이용해서 자신도 모르게 희생자가 된 사람들에게 보복하는 것은 비단 마오쩌둥 혼자만의 특기가 아니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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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을 한 것은 린위루만이 아니었다. 린위루와 류위항의 친여동생 류후이쉬안은 모두 경찰 조사 과정에서 류위항 역시 심각한 도박 중독 상태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류위항은 죽음과 함께 완벽한 피해자가 되었다. 경찰은 도박 빚의 출처와 정확한 액수를 면밀히 조사하지 않았고, 린위루가 가정폭력 피해를 입었는지 규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린위루가 이미 범행을 자백했기 때문이다. - P346

믿음은 형벌과 심판에 관한 것이지만 이야기가 담아내는 것은 인간 내면의 투영이다. 수면에 비친 모습은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어 상이 왜곡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물결이 다시 잠잠해지고 나면 결국 그 위로 사람의 얼굴이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다. - P358

망설임을 숨기지 않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러한 주제를 글로 다루는 일이 지닌 곤란함을 드러내기 위해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망설임이야말로 우리가 사회 사건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탐구의 목적이 미지의 영역에 다가가려는 데 있다면, 특정한 서사 구조나 요소의 틀에 맞춰 범죄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 P370

"어느 작가에게나 그렇듯이, 모든 책에는 피해갈 수 없는 어려운 길이 있다. 진정한 책, 거짓이 아닌 책이 되게 하려면, 책속에 그러한 오류를 남겨두기로 결심해야 한다." 나는 글을 쓸수 없을 때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다시 읽는다. 애초에 완전무결한 글을 완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시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논픽션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록 좌절하고 깊이 두려워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쓴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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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도박에 몰입하게 만드는 신념은 모든 사회 계층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수중에 어느 정도 여윳돈이 있으면서도 지식 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집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육체노동자와 사회 주변부에 머무는 소기업 사업가가 다자러의 주된 참여층이었다. 이를 비중별로 더 세분화해보면, 생산직 노동자와 소기업 사업가가 도박 참여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다음이 자영업자였다. - P305

류위항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상급 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은 늘 존재해왔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체육반이 설치된 중학교는 384곳인 반면 고등학교는 115곳에 불과했다. 중학교 체육반 졸업생 가운데 약 60퍼센트는 고등학교 체육반으로 진학해 순조롭게 훈련을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운 좋게 고등학교 체육반에 진학하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중략) 어릴 때부터 오직 한길만 보고 달리도록 교육받아온 선수들이 그 길에서 실패한다면, 앞으로는 어디로 가야 할까. 교육 당국이 지금껏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이 질문은 수많은 청소년 앞에 막막한 물음으로 남아 있다. - P312

감호처분의 연장은 사회 구조 전반이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치료 목적을 벗어난 구금으로 범죄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한마디로 정신병원을 교도소처럼 사용하려는 셈이다. 이러한 법 개정의 논리는 대중의 응보적 감정을 해소하고 범죄를 예방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의료 영역에 떠넘기고 있다. 모든 문제를 정신 질환이라는 이름 아래 단순화한 채 근원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감호 기간을 늘리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 P333

정직함이야말로 최선의 전략이다. 비록 그것이 인터뷰를 순조롭게 마치거나 책을 쓰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 아닐지라도, 내게는 정직함이 최선의 전략이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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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의 본질에는 선택이 내포되어 있다. 도박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면 이는 곧 도박의 결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과 달콤한 상상, 그리고 쾌감으로 이어진다. - P99

‘술주정뱅이‘ ‘노름꾼‘ ‘약쟁이‘와 같은 낙인화된 호칭은 사회가 개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그중 도박 중독은 타이완 사회에서 대체로 ‘자초한 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하다.
도박 중독은 흔히 자제력과 이성을 잃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치부되지만 그 이면에는 질병을 유발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발병 요인이 숨어 있다. - P100

교정 기관의 고질적인 인력난은 교정 · 교화 업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결국 범죄자를 가둬두는 기능에만 머물게 했다. 이로 인해 사회는 수감자가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게 되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자 수감자들은 ‘감옥에서 편히 지내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게 되었고, 그 결과 시설 안에서 사람을 조종하고 거짓말하는 기술만 ‘연마‘하게 된 것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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