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콕의 밤은 언제나처럼 번쩍거렸다. 현란한 색채의 네온사인, 색색의 쇼윈도, 서로 어깨를 딱 붙이고 걸어야 할 만큼 거리를 빽빽이 메운 행인들. 완연한 불야성의 도시였다. 이 번화한 모습이 바로 홍콩의 축소판이었다. 이 도시의 생명은 경제와 소비에 기대어 지탱된다. 그러나 그 버팀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튼튼하지 않다. 최근 몇 년 실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경제는 침체되기만 했다. 정부 시책은 실패를거듭했다. 이런 현상은 번영이라는 이름의 포장지를 뚫고 폭로되고 있었다. 몽콕은 절대 작동을 멈추지 않는 엔진과 같다. 낮의 연료도 돈이고 밤의 연료 역시 돈이다. 합법적인 연료가 모두 소모되고 나면 불법적인 연료가 너무 쉽게 빈틈을 헤집고 들어온다. -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