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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 모음입니다. 1995년 창간 즈음부터 2000년 말까지 정기구독한 자료를 고스란히 드립니다.
작은 집으로 downgrade 이사를 가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자료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책장 3면을 차지하고 있었던 티끌모아 태산 자료들입니다. 앞에 쌓인 책만큼의 양이 뒷쪽 기저귀 박스에 가득차 있습니다. 권수로는 200여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얼마전 알라딘 마을을 알게 되고 알라디너들의 서재를 기웃거리다가 '몇 달동안 그 책을 찾지 않는다면, 그 책은 이미 쓸모가 없는 것이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씨네21.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모으긴 했지만, 그냥 가지고 있다는 뿌듯함만 있었지 그 자료를 다시 꺼내서 뒤적인다던가 제대로 활용한 적은 한번도,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럴 바에야 무소유 정신에 입각하여 이를 간절히 필요로 하시는 분께 드린다면, 그래서 그 분이 조금이나마 희열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마침 오늘이 제 둘째 아이의 출생 100일인지라, 마음 곱게 먹고 100일 이벤트의 차원에서 아낌없이 드립니다.
책을 사랑하시고, 영화를 사랑하시는 알라디너 여러분! 이 책을 꼭 가지고 싶으신 분께 공짜로 드립니다. 아, 그리고 집안 서재의 공간이 허락하는 분이면 더욱 좋겠지요?
한국에서 제대로 영화 붐이 일어난 시점이 95년이고, 이 즈음해서 나온 주간지 씨네 21 자료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영화 역사의 산증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싸이트 검색 기능을 통해서 어느정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전자책이 나와도 책의 향기를 잊을 수 없듯이 예전 잡지를 뒤적거리는 그 느낌과 감정은 그 편리하다는 인터넷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영애의 10년전 청순했던 모습과 전도연의 도발적 표지사진도 덤으로 얻을 수 있고, 힛트쳤던 상품 광고(95년 창간호의 현대자동차 마르샤 광고)나 지금은 훌쩍 커버린 많은 스타들의 초창기 사진과 인터뷰 기사들, 쟁쟁한 영화평론가, 학자, 예술가들의 촌철살인 평론과 칼럼도 다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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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드리기 전 몇가지 양해말씀 구할 것은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창간호와 두번째 권은 제가 소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두 배우 배두나와 이나영이 표지로 있는 몇권씩도 제가 갖고 싶어 보내드리는 자료에서 뺍니다.
그리고 정기구독은 했다지만 배달사고로 안온 것이나 이러저러하게 중간에서 사라진 책도 얼마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몇번 이사하다보니 출판 권호수별로 나뉘어져 있지도 않고 중간에서 많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감안해 주시고요...
이 자료들을 어느 분께 드리면 저도 뿌듯할까요?
선착순 1분께 드리기엔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것인데요.
본인이 이 씨네21을 받고 싶은 이유를 리플에 구구절절히 써주시면, 그분들 중 한 분을 제 맘대로 선정하여 자료를 드리겠습니다. 아! 이 분이 받으시면 주는 내 맘도 흡족하겠다 싶을 정도로 써주시는 것이 유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 분의 서재에 영화 관련 코너와 이야기가 많이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되겠습니다.
단, 9월 30일 자정까지 써주시는 분으로 제한하도록 하겠습니다.
치사하시다고요? 별로 달갑지도 않은 선물인데, 주는 사람 맘에 들도록 글까지 쓰라고 하니 귀찮아서라도 참여안하겠다고 하시면 어쩌지요? 그래도 제 딴에는 귀중한 자료를 큰 맘 먹고 드리니 저보다는 잘 활용할 수 있는 분께서 받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안좋은 머리 굴린 것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아, 그나저나 큰 마음 먹었는데, 원하는 사람이 없으시다면, 대략 난감합니다.
혹시 오늘 중으로 아무도 원하시지 않으신다면 하루를 연장하고, 그래도 없으시다면 그 이후 원하시는 분께 드리고,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적당한 시일 이내에 다른 곳에 기증하렵니다.
마지막으로, 제 서재의 소재지를 알려주시고 이벤트에 흔쾌히 도움을 주신 마태우스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