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림입니다.
그동안 불량회원으로 리뷰도 안쓰고, 몇몇 유익하지도 않은 페이퍼 쓰느라 님들의 시간 낭비를 하게 했습니다. 글 쓴 날보다 글 쓰지 않은 날이 훨씬 많은 제 서재에 그래도 매일 들러주시는 회원분들이 계셔서 그나마 이렇게 나름대로 번성했습니다. 토탈 1200명이 넘었네요... (제가 이 중에서 몇퍼센트나 될까요?) 그리고 몇몇 회원들의 재밌다는 격려 댓글 덕분에 지금껏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서재를 방문해서 글 읽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무지해서 몰랐던 여러 영역의 책들도 소개받고 본질을 꿰뚫는 뛰어난 리뷰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각종 이벤트를 통해서 몇권의 책을 받기도 했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그 책들을 다 읽지도 못했다는 것도 고백할께요.
미천하지만 저도 이벤트를 해서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더욱이 내일 번개에 나가려 했는데, 그래서 여러 님들의 모습을 직접 뵐 수 있다는 것에 가슴 설레였는데, 갑작스럽게 일상의 변화가 생겨서 그러지 못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지금 모 대학 박사과정을 작년에 마쳤고요(논문은 안썼지요), 박사과정 시작하면서부터 국가에서 돈을 대는 모 기관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사실 돈버느라 아이들 키우느라 공부하느라 바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렵게 시작한 알라딘도 바빠서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몸은 지치고 머리는 고갈되고 아이들은 사고치고 아내와 다툼도 잦아지고,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하던 차에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아내와 심사숙고끝에 수락하게 되었네요.
저희 형이 몇년 전 형수님과 함께 머나먼 이국의 땅인 핀란드로 가셨습니다. 지인들이 많은 그 땅에서 사업을 했고, 지금은 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네요...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자리도 잡은터라 저희에게 오라고 그러네요...
얼마 전 PISA 발표도 있었지만 핀란드는 세계 최고의 교육성취도를 보이는 곳이죠. 형의 말에 따르면 핀란드에는 영재교육은 전혀 없고, 그야말로 평준화 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사회민주주의의 영향에 따라 그러한 평등교육에 대해 학부모들의 불만도 거의 없고요.. 한 학급에 학생이 20명이 되면 과밀학급이라 하네요. 그래서 학생들의 평균적인 성취도가 높게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느냐는 형의 말에 심사숙고끝에 수락했습니다.
물론 걱정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비자 문제도 그렇고, 한국에 계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형의 사업을 도와준다고 해도 제 진로에 대해서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언어 문제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애들이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지가 문제지요...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 도전한다는 뜻에서 수락했습니다. 내일은 핀란드행과 관련해서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해서 번개에는 못가게 되었습니다. 저 없더라도 좋은 저녁식사 되시고요..
4월 10일 핀란드행 비행기 티켓을 이미 구했습니다. 지금은 마지막으로 지인들과 술자리를 벌이고 있고요. 이번 주말엔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뵙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잘해드린 것도 없는데..
핀란드의 사정을 몰라서 언제 알라딘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접속이 되더라도 한동안 정신이 없어서 못들어올 듯 합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못드리는 점 죄송스럽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필이면 이 글을 쓰는 날이 만우절이라서 꼭 거짓말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