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공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공간 공감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공간이라...문득 이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봤다. 공간이란것은 그야말로 눈에 겨우 보일 정도의 크기부터 내 몸 자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크기까지 다양하다. 한편으론 나이가 먹어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공간은 점점 더 커간다. 어렸을때 느끼는 길이와 넓이는 커서 느끼는것과는 차원이 다른것이다. 

우리는 늘 공간속에서 산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방, 직장에서의 공간, 거리를 지나칠때의 공간 등. 그런데 그 공간들이 누구에게나 같이 느껴지진 않을것이다. 아무리 작고 초라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 아늑하게 느껴질수 있고, 아무리 크고 웅장하다고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한낱 티끌같이 느껴질수도 있는것이다. 이것은 바로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것이리라. 

경험에 따라서 동일한 사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것이다. 책으로 둘러싸여 좁아터진 내 방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곳이 될지 몰라도 나한테는 수만시간을 버틸수있고 무한대의 상상력을 소비할수있는 수단이 준비된 소중한 공간인것이다. 경험에 따른 공간에 대한 철학, 이것이 이 책이 쓰고자 하는 얼개다. 

책은 논리적으로 쓰여진것은 아니다. 큰 주제를 잡아서 글을 모아놓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글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읽혀진다. 먼저 지은이는 공간이란 것에 대해서 주의를 환기시킨다. 공간이란것이 단순한것이 아니라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엄마 품속의 아기를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우리는 엄마 품속을 느끼면 거의 비슷하게 느낄것이다. 포근하고 따뜻하고 보호받는 그런 느낌...이것이 그 공간에 대한 공감일것이다. 인간이 존재해서 처음으로 느끼는 공간감에 대한 것인데 점점 성장하면서 대하게 되는 공간은 더 많게 된다. 

책은 많은 곳의 공간을 이야기 하고 있다. 건축가답게 세계 곳곳의 여러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그 공간이 주는 의미와 느낌을 다각도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본 그냥 스쳐지나갔던 어떤 건축물이 주는 의미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공간은 존재만 하는것이 아니라 만질수도, 소리를 들을수도, 향기를 맡을수도 있다. 매일 샤워하는 욕실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은 새벽시간의 샤워소리는 색다르게 들릴수 있다. 독경소리 그윽한 절에서 한줄기 흩어지는 향 냄새는 그 공간을 특별한 느낌이 오게 한다. 오랜 시간 노동을 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몸을 뉘일수만 있다면 그처럼 그윽한 곳이 없을것이다. 

지은이는 결국 공간을 '느껴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이 사는 곳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라는 것. 누구나 경험이 다르기에 공간을 느끼는 감정은 다를것이다. 그냥 무미건조하게 지나치지 말고 작은것 하나라도 의미를 가지는 연습을 하는 뜻이겠다. 쉽진 않다. 삶의 여유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 공간을 느끼는 연습을 하라니. 하지만 그 자체가 삶을 좀더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은 빨리 읽으면 별로인 책이다. 천천히 야금야금 읽어야 느낌이 좋은 책이다. 공간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많은 사진과 평면도등으로 편하게 읽을수있게 한다. 다만 원래 건축학도들을 위한 글을 일반인도 읽을수있게 썼다고는 하나 그리 쉽게 읽어지진 않는다.좀더 쉽게 쓰여졌음 더 좋았을꺼란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0월은 9월보다는 종수가 좀더 늘어난 느낌이다. 그래도 뭐 샅샅이 훑어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더라는..;; 하지만 종수가 적은만큼 좀더 심도있게 심사(?)할수 있는 장점도...^^ 

 

   한국문인화 

 강행원 (지은이) | 한길아트 | 2011-10-28 

그다지 설명은 없는편이긴한데 문인화라는 장르 자체가 관심을 가지게 한다. 문인들이 그린 그림이란건데 담백하면서도 뜻이 깊은 그림들이 많다.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 같은 작품은 뭐 미술 모르는 사람이 봐도 깊이가 있어보이지 않는가. 조선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설명과 함께 보여준다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자못 기대가 된다. 

 

  

 

   퓰리쳐상 사진  

  핼 부엘 (지은이) | 박우정 (옮긴이) | 현암사 | 2011-10-31

사진만큼 진실을 강력하게 말해주는것도 잘 없지 싶다. 지나간 현대사를 사진으로 볼수 있는 책. 그 유명한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통해서 역사의 순간들을 볼수 있다. 사진과 함께 그 시대를 설명하는 글을 함께 실어서 이 책으로 현대사를 정리할수있는 기회도 가질수 있을꺼 같다. 

  

 

   베놈 vs. 카니지  

  피터 밀리건 | 클레이턴 크레인 (지은이) | 임태현 (옮긴이) | 시 공사 | 2011-10-25 

스파이더맨보다 더 인기가 많은 캐릭터인 베놈에 대한 이야기. 그래픽노블 작품들은 대부분 일정수준이상의 작품성을 보장하긴 하지만 이 작품은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은거라서 더 흥미가 간다. 베놈과 카니지 그리고 스파이더와의 대결이 어떤식으로 전개가 될지 기대가 된다.

  

 

 

   신 신 DIEU DIEU 

  마르크-앙투안 마티외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11-10-10 

이런 만화를 일컬어 철학적인 예술만화라고 하는가? 신이 현대에 나타나서 인간들의 재판을 받는다는 그런 상상력을 그린 만화. 이 시대에 인간들에게 신의 존재는 무엇이고 신은 과연 이 무지몽매한 인간들을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만화. 내용도 궁금하고 그림도 어떻게 그려졌을지도 궁금하다. 신을 매개로 인간을 돌아보게 하는 만화.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일꺼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10기 신간평가단 활동 안내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몇번 응모하긴 했으나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길래 한결같이 탈락한 알라딘 신간평가단. 이번에도 큰 기대없이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버린...실력있는 분들이 다들 깜빡하셨나보다...;; 

뭐...어쨌든 신간평가단이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으니 열심히 해보긴 해야할듯. 이제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책읽기도 좋은 가을이 왔으니 덕분에 책 한두권씩 꼬박꼬박 독서 할수 있을듯~ 서평쓰기는 좀 고역이겠지만...ㅠㅠ 

신청한 분야가 예술/대중문화 쪽인데 일단 9월의 신간을 살펴보니...그다지 종수가 많지 않다-_-;; 역시 소설쪽과는 달리 많은 책들이 출간되지는 않는 분야구나..그래도 신간평가단 하는 동안에는 이쪽 분야의 많은 책들을 접할수 있을듯해서 기분이 좋다. 

9월에 나온 신간은 그리 많지 않아서 훑어보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원래 이정도 종수만 나오는건진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눈에 띄는 책이 별로 없었는데 찬찬히 살피니 나름 흥미를 끄는 책들이 있다. 

 

  사진으로 보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이형준 (사진) | 터치아트 | 2011-09-20 

해인사는 누구나 다 알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또 드물다. 그냥 관광차원으로 한번 쓰윽 보고 지나간 사람이 태반일것이다. 시간상 지리상 천천히 해인사를 보지 못할 사람을 위해서 나온 책이랄까. 지은이인 사진작가가 3년동안 찍은 사진들을 골라서 펴낸 작품집이다. 

고즈넉한 해인사의 숨겨진 속살을 제대로 느낄수 있을듯하다. 

 

 

  출발! 청소년 한국미술사 

  박갑영 (지은이) | 아트북스 | 2011-09-05 

역사와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나라 미술사를 알게 해주는 책.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여러 작품들을 엄선해서 당시의 시대상과 함께 다른 나라의 미술사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시대를 가늠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림도 많이 수록되어있고 편집도 알차게 잘 된거 같아. 제목이 청소년이라고 청소년만 읽으란법 없다.무식한 어른들도 읽으면 좋을듯. 

 

 

  그림 그리고 싶은 날 

  munge(박상희) (지은이) | 예담 | 2011-09-20 

아기때 가장 많이 하는 행위가 '낙서'일것이다. 말하자면 지멋대로 그림 그리기. 그림 그리는건 잘그리고 못그리고를 떠나서 누구한테나 관심있는 행위다. 하지만 점점 이성을 만들어갈수록 잘 그렸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는것도 당연지사. 그림 그리기에 관심은 있으나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 위한 책이랄까.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린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 익숙해지게 하는 내용이다.  

그림 고수보다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눈높이 책. 

 

 

  친 피아노 세트 - 전2권
  

아이엠피미디어 편집부 (엮은이) | 아이엠피미디어 | 2011-09-20 

  재즈피아노 카페에서 꽤나 유명했던 책. 간결하고도 산뜻한 내용으로 재즈피아노를 쉽게 편안하  게 접하게 해준다고 한다. 절판되었던 책인데 이번에 새롭게 나왔다. 단순한 악보모음집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책. 피아노를 접한 사람들에게 색다른 책이 될듯하다. 

 

페이퍼라는것은 처음 해보는데 처음에는 어렵게 보였는데 하다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은거 같기도 하고...앞으로 몇번 더 해보다보면 익숙해지겠지. 9월에 나온 신간은 확 땡기는 책은 없었는듯하다. 10월에는 좀더 읽고 싶어지는 책이 나올까 살짝 기대를 해보면서 잔뜩 긴장했던 신간평가단의첫 발을 디뎌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묘함. 책을 읽고 났을때의 느낌이다. 내가 책을 읽었나? 아니면 책속에 내가 있었나? 순간적으로 깜빡할 정도로 느낌이 묘했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몰입도가 큰 책이라고나 할까. 

책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만화가인 여주인공이 혼수상태로 계속 누워있는 남동생과 'SC인터페이스'라는 기계를 통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리고 밝혀지는 여러 진실들이 의식과 현실속을 오가면서 씨줄과 날줄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언뜻 보면 그 특수한 기계를 통해서 동생이 주인공에게 어떤 '정보'를 줘서 사건을 해결한다 뭐 그런이야기 같았지만 전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SC인터페이스'라는 기계 자체가 원래 있는것인지 아닌것인지 모를 정도로 현실과 의식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야기다. 영화 '인셉션'에서 봤었던 꿈속의 꿈, 의식속의 현실 등이 주제라고 할수 있다.  

복잡한것 같지만 내용은 결국 하나다. 바로 여주인공인 만화가의 의식이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에 따라서 내용이 출렁거린것이다. 물론 그것을 깨닫게 되는것은 결말끝까지 가야 알게되지만. 

동기는 남동생의 자살이다. 자살 미수로 무의식 상태에 있지만 특수 기계를 통해서 이야기를 할수 있는 상태다. 그런데 왜 자살했을까? 그리고 동생이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 동생은 결국 살아날까? 등의 동기가 소설의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 묘한 긴장감과 호기심이 불러일으키게 된다. 과연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결론은 어떻게 진행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결말을 향해 나아갈때 비로서 아! 하는 느낌이 들면서 뭔가 실타래처럼 얽혔던 진실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복잡한 사건이 일어나는 미스터리적인 내용도 아니지만 묘한 분위기의 이야기 구조탓에 뭔가 불안하면서도 기대를 하게 되면서 집중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이었다. 

영화 '메트릭스'를 보면 비현실인걸 알면서도 그냥 그 비현실에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온다. 현실이 너무 고달프니까 그냥 비현실속의 달콤한 상태에 있고 싶어하는 마음. 이 책에서 결국 여주인공도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계속해서 다른 꿈을 꿀려고 한것은 아닐지. 

결말을 알고 반전을 통해서 진실을 알게되긴 했지만 왠지 시원한 느낌보다는 몽롱한 느낌이 들게 하면서 뭔가 의식속에서 꿈틀거림이 있게 했다고나 할까. 참 묘한 분위기의 책이었다. 기본적으로 참 잘 짜여진 줄거리 구조라고 생각이 든다. 미스터리면서도 의식소설 같기도 하고 살짝 지루할듯하면서도 묘한 집중력을 보여준 소설이랄까. 

책을 다 읽고 난뒤 멍하게 여운이 남은 책은 참 오랫만인거 같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이 가을에 읽어보면 괜찮을듯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자와의 이틀 밤
문지혁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읽는 한국작가의 단편집이다. 그동안 장편 소설만 읽다가 보니 조금 지루함도 있었는데 색다른 단편집을 읽다보니 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이별과, 추억과,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일들을 담은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각 이야기들은 서로 독립적이지만 그 속을 관통하는것은 역시 추억과 사랑이다. 그것도 좀 애틋함이 녹아있는.  특이하게도 결말부분이 묘하게 끝나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배경은 주로 미국과 한국인데 미국의 지명은 뭐 안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은 익숙한 지명이 나와서 더 편하게 읽은거 같다. 주로 서울이지만 알만한 지명도 나오고 특정 기업의 이름도 자연스럽게 나와서 색다른 맛이 난다. 

첫번째 작품인 '사자와의 이틀밤'을 읽고나서 든 첫번째 생각은, '와 나도 저런 편한 여자친구있었으면 좋겠다'. 책 내용에선 눈물많은 면도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정이 많으면서도 쿨한 면이 있는 성격이다. 주인공과 그녀가 뭔가 이루어질듯도 하지만 묘한 느낌을 남기면서 끝난다.  

'안녕, 열일곱'은 도발적인 작품이다. 아직 미성년인 여고생과 어른인 과외선생과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내용인데 보통 연상되는 단아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장면이 나온다. 현실이 적절히 가미된 탓에 결말의 슬픔도 그려려니 하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17살 여고생에게 닥쳤다면 그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뻗어나갈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페이스맨'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성이 '우'씨고 이름이 '주인'인 한 청년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에 나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뭔가 우울한듯한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설정 자체의 발랄함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SF단편을 썼던 지은이의 이력이 나타난 작품. 

'마이 퍼니 밸런타인'도 웃으면서 읽은 이야기다. 읽으면서 남자 주인공에게 든 생각은 '이 등신아!' 였다. 어리석은 여자의 모습도 보이지만 역시 멍청한 남자의 모습도 보인다. 요즘 남자들은 책 내용보다는 더 교활하게 일처리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서울의 익숙한 지명이 나와서 현실감이 있었던 이야기. 

'온 더 댄스 플로어'는 세월이 빠름을 느끼게 했다. 요즘의 1년은 옛날의 10년과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거 같다. 아주 오래된 세월도 아닌데 정말 오래된것같은 DDR에 관한 추억을 끄집어낸 이야기. ddr에 관한 자세한 용어설명은 좀 사족같기도 하고. 아무리 군대에 있었다고 해도 세상이 바뀐걸 그렇게 모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욕 좀 먹어도 싸다 싸. 

'흔적의 도시'는 책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슬프면서도 애매한 이야기였다. 배경은 미국이지만 국내에서도 심심치않게 볼수있는 일...개인적으로 성과 관련없이 다른 사람을 억지로 해하려는 그 행위 자체를 아주 증오하기에 그냥 그 부분을 읽는 것 자체로 짜증이 났다.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했는데 극전개가 뭐가 미스터리하게 진행되는듯하더니만 끝이 난다. 밥먹는데 한숫가락만 먹은듯한 느낌? 좀 찜찜했다. 

'그랜드 센트럴의 연인'은 인연이란것에 대해서 생각해본 이야기다. 극중에 나오는 '공군 소위 존 블래퍼드와 메이넬의 이야기'는 뻔할 뻔자 유치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누구나 그런 로망을 갖고 있기에 긴 생명력으로 오랫동안 비슷하게 이야기되는것일터. 이 이야기도 그런 로망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인데 뭐 인연이란게 쉽게 그리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적인 면도 느끼게 했다. 

마지막 작품인 '골목길'도 어떻게 보면 나도 모르는 나의 '흠모자'가 어디에 있지 않을까하는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모티브로 삼은 글이 아닐까싶다.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 구조가 재미있었다. '사랑이라는 이데올로기에서 고백이 의미하는 것은 사랑의 시작이거나 사랑의 종말이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종류의 단편집을 접해본적이 잘 없어서 뭔가 허전한 느낌도 들기도 한 책이다. 주로 장편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결말부분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될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아마 이 책의 지은이의 글쓰기 방식인거 같다. 뭔가 묘한 여운을 느끼게 하는 끝말이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이색적인 서정집이다. 크게 부담되지 않게 편하게 읽을수 있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