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26 - 박병선 편 : 잃어버린 의궤를 찾아서!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26
설민석.스토리박스 지음, 정현희 그림, 강석화 감수 / 단꿈아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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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선 박사는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던 해외의 우리 유물에 대해서 끈질긴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 내놓은 분입니다. 이분의 위대한 발걸음이 없었다면 우리의 소중한 보물들이 아직도 어디에선가 먼지를 덮고 있겠지요. 이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알아가게 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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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인물 역사 논픽션
황윤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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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역사상 가장 좋아한 장수는 김유신 장군과 이순신 장군이었다. 두 명 모두 망할 뻔 했던 나라를 기어코 일으켜 세운 최고의 명장이었다. 그리고 척박한 지역의 소국이었던 신라가 주고구려 백제라는 더 큰 나라에 굴하지 않고 끝내 삼국을 통일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고구려가 망하면서 더 드넓은 요동땅을 상실한 것이 신라 때문이고 신라의 삼국 통일이라는 것도 불완전하고 그 때문에 신라 최고의 무장이었던 김유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역사라는 것이 결과론적으로만 볼 수 없고 당시의 시대상을 봐야 하는데 너무 단순하게 오늘날의 잣대로 왜곡해서 판단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사실 이순신 장군은 워낙 유명하고 상대적으로 자료도 풍부해서 수 많은 관련된 책들이 발간되어서 그 진면목을 알기에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김유신 장군은 1500여년 전 인물인데다가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삼국 시대에 활동한 사람이라서 관련된 책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김유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그 이름값에 비해서 덜 알려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김유신의 일대기를 이야기 하는 책이 나와서 반갑다. 사실 몇 년 전에 나왔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했는데 내용을 더 보강해서 새롭게 나온 책이다. 초판에 비해서 내용이 더 보강되고 역사적 사실과 빈 공간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어서 김유신과 삼국 통일 시기를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일단 김유신이 위대한 장군이 되기 위한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원래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지 않는가. 한반도에 삼국이 정립하기 시작한 이후에 신라는 가장 늦게 발달했기에 늘 다른 나라로부터 군사적인 위협을 받았다. 제일 큰 위협은 백제였지만 가야나 일본에게도 침략을 당했다. 그러던 신라가 진흥왕대에 이르러 백제를 압도하고 한강 유역과 일부 고구려 영토까지 점령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왕들은 그저 영토를 지키는데만 급급했고 고구려와 백제의 압력은 나날이 커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유신은 가야계 후손으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할아버지는 금관가야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이라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김무력. 사실 김유신의 배경은 할아버지가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무력은 진흥왕대에 맹활약한 장수인데 신라가 당과 통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인 한강 지역을 사수하고 개발했다. 무엇보다 백제 성왕을 죽게 한 관산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움으로써 그 가문이 신라내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역할을 하게 된다. 게다가 김유신의 아버지인 김서현은 신분 높은 여성을 부인으로 삼게 되고 이런 배경들이 김유신이 꿈을 펼치는데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신라 사회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사회 지도층은 성골과 진골이라고 불리는 신분들이 장악했는데 김유신도 진골이기는 했지만 가야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있어서 어찌보면 신분 상승에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난세. 백제의 압박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신분과 함께 능력도 고려되기 시작했다. 이에 김유신은 신흥 무장 세력이라는 자신의 배경과 함께 자신의 신분을 올려줄 인물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김춘추.


김춘추는 진골이지만 왕이 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중의 한 명 이었다. 당시 신라의 왕은 성골만이 될 수 있었지만 진평왕 이후에는 성골 남자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성골 여자가 등극하게 되는데 그것이 선덕과 진덕 여왕이다. 그러나 이 왕들에게서 후사가 없었기에 성골 출신의 왕은 끝이 나게 된다. 책은 왕과 출신 성분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하고 있어서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면 김춘추는 바로 왕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진지왕이 제대로 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폐위 당했기에 정치적인 입지가 단단한 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유신을 만나게 되고 김유신의 누이를 부인으로 삼게 되어서 가족이 된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신흥 세력이지만 서로에게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역할도 하게 되고 점차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는데 단순히 가족으로만 맺어진 것이 아니라 신라를 위한 서로의 의기가 맞았기 때문에 급속도록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유신이 신라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게 한 것은 결국 자신의 능력이었다. 그는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나서 당시 백제가 쳐들어오면 대부분 그가 막다시피 했다. 게다가 비담 등의 반역도 어려운 상황에서 진압했다. 김유신이 활약할 당시는 내외적으로 신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여서 만일 김유신이 없었더라면 신라는 무너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그의 역할이 컸다. 


김유신 생애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백제 계백과의 전투가 아닐까 싶다. 너무나 유명한 이 이야기는 결국 김유신의 승리로 끝나고 그 기세로 백제 사비성으로 진군해서 결국 백제를 멸하게 된다. 그 뒤 백제 부흥 운동도 진압하고 당의 요청으로 고구려 정벌을 할때도 일익을 담당했다. 고구려와의 삼국 통일 최후 전쟁과 이후 일어나는 나당 전쟁에서는 나이때문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가 키워 놓은 군대가 승리를 하게 되었으니 결국 김유신의 공이 그 끝에도 펼쳐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 할 시기에 아마 평범한 사람들은 고구려, 백제가 있는데 설마 신라가 패권을 차지 할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삼한 일통을 이루어낸 것은 가장 약했던 신라였다. 고구려, 백제는 내부에서 단결이 안 되어서 끝내 외침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신라는 김유신과 더불어 김춘추로 이어지는 강력한 단합으로 당과 연합했지만 당마져 축출하고 진정한 통일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김유신은 정말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신라를 구원한 사람이다. 삼한일통의 공의 절반은 김유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유신의 삶은 어찌보면 참 드라마틱하다. 비록 신라 왕가의 일원이 되긴 했지만 가야계 후손이라는 배경이 제약이 되었고 변방을 떠돌면서 이렇다 할 행적도 없던 젊은 시절을 거쳐 김춘추를 만나서 그를 왕으로 만들고 자신 스스로가 신라를 구하는 장군이 되어서 백제를 멸하고 고구려가 약해질때까지 활동을 한 그야말로 종횡무진 대활약을 했다. 우리 역사상에 또 이런 인물이 있을까. 그래서 그 이후로 왕조가 바뀌어도 삼국 시대를 대표하는 영웅으로 첫 손가락에 꼽고 있는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부족한 사료를 당대의 상황에 최대한 결합해서 설득력있게 그리고 있는데 왜 그랬을까에 대한 많은 의문에 좋은 답을 해주고 있다. 김유신 후손은 어떻게 됐을까라는 일반 사람들의 질문에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유신 가문의 힘이 떨어지는 기간은 신라 왕조의 빛이 사그라지고 있을 때였다. 김유신이 곧 신라였기에 신라의 국력이 약해지면서 김유신 가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유신에 대한 평은 긍정과 부정이 있다. 부정적인 것도 나름의 일리가 있어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유신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했고 그 결과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서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루는데 큰 공을 세운 것은 틀림이 없다. 후세에 많은 사람들이 김유신을 삼국 시대 최고의 영웅으로 손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역사서의 부족이다. 삼국시대 당대의 기록은 없고 몇 백 년 후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삼국 시대의 역사가 나오는데 중요한 기록은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역사의 빈 공간이 많아서 사실을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마나 김유신이니까 이정도 사료가 있지 다른 사람은 훨씬 더 적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김유신이 살던 시대는 혼돈과 위기의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도 어려운 시기다. 그때의 신라보다 지금의 한국이 더 국력이 쎈 것은 맞지만 주위 강대국은 더 많고 국제적인 정세는 더 복잡하다. 어찌보면 경제적 정치적인 전환점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럴때 김유신 같은 영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위기를 끝내 헤쳐나간 김유신과 신라의 모습을 오늘날에 견주어 본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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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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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수 많은 생물이 있지만 크게 봐서 인간과 동식물로 나눈다. 인간도 동물에 속하고 생물에 속하지만 인간은 인간이고 다른 생명체는 동식물인 이유는 '두뇌'에 있다.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진화를 하고 다른 동식물을 지배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된 것이다. 물론 인간도 본능이 있다. 그러나 이성이 있고 사회성이 있기에 마구잡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존재가 있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늘 죽이려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살인도 많다. 살인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다는 연쇄살인마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이성은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그것을 넘어 섰다. 그냥 사람 죽이는 것이 유희이자 기쁨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묻지마 살인이 아닌 집요하고도 은밀하고 계획적인 살인을 장시간에 걸쳐서 실행에 옮긴다. 이 존재는 인간이 아니다. 그냥 인간의 모습을 가진 새로운 종류의 포악한 동물이다.


전작인 '악의 심장'에서 어찌 보면 악의 맛만 보여준 살인마 루시엔 폴터는 탈옥이 어려운 형무소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그것도 관련된 사람 여러 명을 살해하고. 루시엔의 최우선 목표는 자신을 감옥으로 보낸 '로버트 헌터'를 죽이는 것에 있다. 이 놈을 죽이고 나면 마음껏 내 멋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멋대로 살겠다는 것일테다. 그는 자신을 추적할 유일한 능력자이기에 우선 그를 죽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루시엔과 로버트는 같은 대학에서 범죄심리학을 같이 공부하고 룸메이트이자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다. 그러던 둘 사이는 한 명은 유능한 경찰국 강력계 형사가 되고 또 한명은 악마같은 살인자가 되면서 원수 같은 사이가 된다. 이 책은 자신을 잡은 로버트에게 복수하기 위해 탈옥을 하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는 루시엔과 그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경찰과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루시엔은 인간적으로 봤을 때는 진정한 천재이다. 로버트도 나름의 끈기와 두뇌를 가졌지만 루시엔은 그야말로 '미친 놈'이기에 정상적인 사람과 비교가 안된다. 루시엔은 자신의 살인에 대해서 53권의 범죄 백과 사전을 남겼고 이것을 탐낸 FBI가 최고 등급보다 약간 낮은 등급의 교도소에 넣고 관찰하다가 결국 그 사단이 난 것이다. 그에게 살인은 그냥 허공에 손 한번 휘두르는 수준의 쉽고도 별 의미없는 행동이다. 강약 조절을 할 줄 알고 변장과 은페, 위장, 연기에도 강하다. 누가 과연 이 악마같은 살인마를 잡을 수 있을까.


책에서는 루시엔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하나 같이 살인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정이 없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라면 끔찍해 할 살인도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정도가 아니라 동물에서 또 다른 종으로 분류해야 할 판이다. 인간 종 중에서 일반인간과 살인마인간으로. 


한편 로버트도 최고의 능력을 가진 형사다. 강력 범죄 중에서도 특히 흉악한 범죄를 다루는 특수강력범죄수사대의 엘리트이긴 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이다. 인간도 아닌 존재가 인간같은 사람과 싸운다는 것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게 아닐까. 인간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루시엔에게 로버트의 인간성은 공격하기 쉬운 최고의 무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책에서 제대로 터진다. 이미 루시엔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은 로버트는 주저하다가 이제 막 마음의 문을 연 상대를 또 잃을 운명에 처했다. 


크나큰 미국 땅에서 루시엔을 찾기는 힘들지만 로버트를 중심으로 여러 기관의 능력자들을 모은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꾸준히 추격한 끝에 조금씩 그와 거리를 좁혀 간다. 책은 그 여정과 그 와중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흥미롭게 잘 그리고 있다. 루시엔이 쳐 놓은 올가미에서 도저히 벗어 날 수 없어 보이던 로버트는 그 특유의 끈질김으로 결국에는 그와 마주치게 된다. 여기까지도 어떻게 이 상황이 해소될까 했는데 결말도 훌륭하게 잘 끝난다.


책은 참 재미있다. 최악의 악당과 최고의 형사가 원래는 아주 가까운 친구였다가 각각 악과 선의 영역으로 갈려진 후 자신의 위치에서 서로를 잡기 위해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이 정말 흥미롭게 전개가 된다. 루시엔의 잔인한 행각과 로버트의 집념이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팽팽하게 이끌어 가는데 책을 놓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감을 준다. 이 책의 지은이 '크리스 카터'는 로버트 헌터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이름,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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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이채훈 지음 / 혜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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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클래식 음악에 큰 관심이 없다고 해도 모차르트라는 이름은 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어쩌면 들어 봤던 그 음악이 모차르트 곡인지도 모를 수도 있겠다. 이것은 그만큼 모차르트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많은 노래들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이 차용되는 경우가 많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매체에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많이 나온다. 자주 들리니까 그를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차르트는 어떤 사람일까. 200년 전에 짧게 살다 간 그의 음악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영향을 끼치는 것은 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당연히 이 인물에 대해서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에 관한 전기나 평전은 그가 죽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이 나왔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저 그런 평범한 모차르트 평전이 아니라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세밀하게 오늘날에 되살려낸 역사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차르트를 더 가깝게 여기게 하는 책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태어나서 몇 살 되지도 않았을 때 뛰어난 음악 재능을 나타낸 이후로 35년의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음악의 신이라고 불리는 그야말로 천재 중의 천재다. 그가 쓴 곡은 양과 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그렇게 많은 곡을 썼으면서도 대부분 상당히 고급스러운 수준이라서 다른 음악가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것이다. 천재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 예를 들 때 단골로 인용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니 그만큼 그의 재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일테다.


모차르트가 대단하다는 것은 그가 어린 나이에 천재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다가 아니다. 작품성이 높은 곡을 쓴 작곡가들은 모차르트가 아니라 해도 여럿 있는데 그는 작품성에다가 대중성을 녹인 곳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당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곡을 좋아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연주되었다. 게다가 시대가 흐른 지금도 대중적인 멜로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듣고 연주하고 여러 장르에 사용된다. 우리가 모차르트를 천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가 흘러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하나도 아니고 많이 작곡했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은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차근차근 그의 일생을 쫓아간다. 그의 음악성은 아마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을 것이다. 당시 잘츠부르크 궁정 악단에 일하던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곧 그의 아들이 음악에 대해서 천재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차르트가 그 재능을 어렸을 때부터 꽃 피웠던 것은 그의 아버지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레오폴트는 그의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쳤다고 한다. 


당시 음악 교육은 반복적인 기술 훈련 위주여서 여러 음악 이론을 배우고 작품을 쓰는 형식이었기에 어찌 보면 기계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방법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모차크트 같은 천재에게는 그 창의성을 더 펼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당시 학교 교육은 그것이 가능하지 않았다. 레오폴트는 대신 집에서 놀이를 통해서 음악을 익히게 했다고 한다. 체계적이면서도 아이의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을 한 덕분에 훗날 그 유명한 아마데우스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놀이를 통해서 음악을 배우게 한다고 놀게만 한 것은 아니다. 혹독하게 악기 연습도 시키고 아직 어린 아이들을 장기간 연주 여행을 시켜서 아동 학대가 아니냐는 말도 듣는다. 그러나 그만큼 모차르트의 재능을 아는 사람도 없었고 그 재능을 발전시키게 한 사람도 없었다. 적절한 교육을 통해서 그의 능력이 제대로 발현되게 했다는 점에서 모차르트 아버지의 공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모차트르 삶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그이 삶을 지탱해주는 주요한 인물이 된다.


모차르트가 살던 시기에는 '천재'나 '신동' 이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꼬마가 어려운 곡을 연주하는 것을 신기하게는 봤지만 그게 천재구나 하지는 않았다는 말이겠다. 대신 레오폴트는 아들의 재능을 '기적'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었고 잘츠부르크를 벗어나서 더 넓은 세계에 이 기적을 알리는 것을 하느님의 섭리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 몇 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돌면서 연주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 첫 여행이 3주간의 뮌헨 여행이었고 거기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물론 공짜 여행은 아니었고 연주를 통해서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그 여행을 통해서 많은 지역에 모차르트의 명성이 높아지게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을 처음 떠나기 전보다 더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흔히 모차르트를 태어날 때 음악의 모든 것을 갖고 태어나서 그 뒤에는 그냥 쉽게 재능을 꺼내기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그가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그가 천재급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 그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고 그것을 통해서 계속해서 조금씩 성장해갔다는 것이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이 노력도 열심히 하니 누가 따라 갈 수 있을까 싶다.


모차르트는 당대 음악계에서 명성을 날린 사람이긴 하지만 당시 음악가의 처우는 그리 좋지 못했다. 가정을 꾸리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직장이 필요했는데 당시 가장 좋은 직장은 궁정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다. 당시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배하는 제국 시대였고 각 지역별로 궁정 악단이 있었는데 거기에 소속되어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여러 사건이 겹치면서 그가 궁정에 취직이 되는 일은 없었다. 특히 고향 잘츠부르크의 지배자인 콜로레도 대주교와 갈등이 심했다. 모차르트가 재능은 있지만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고 판단했을까. 아직 중세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에 자유의 영혼을 가진 모차르트를 품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 뒤 그는 빈에서 자유작곡가가 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를 마음껏 발휘해서 가장 유명한 음악가가 되었다.


책은 시대별로 모차르트에 있었던 일을 소상히 설명하면서 그가 만든 곡들에 대한 의미와 해석을 해준다. 각 음악들이 누구의 의뢰로 만들어졌는지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연주되고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잘 설명하고 있어서 그의 일대기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 내용도 함께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오페라는 각 막마다 의미와 내용을 상세하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나중에 실제 음악을 들을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모차르트의 죽음은 참 안타깝다. '레퀴엠'의 작곡 의뢰를 받고 그것을 작곡하다가 죽은 것이 대략적으로 알려진 사실인데 왜 그가 죽었는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영향으로 그의 능력을 시기 질투한 살리에리의 독살이라는 말이 돌았지만 그 역시 실제 역사와는 다른 내용이다. 책에서는 그의 독살설과 관련된 4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그에 반박하는 반론도 같이 싣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자연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이다. 이 뛰어난 재능의 음악인이 10년만 더 살았어도 인류에게 더 풍성한 자산을 남겨 주었을텐데라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이런 저런 말들을 낳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어이없는 것은 당시 풍습으로는 매장된 시신은 6~8년이 지나면 무덤을 비우고 새로운 시신을 매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덤 앞에 묘비를 세울 수 있었지만 모차르트는 아무도 챙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가족도 그의 지인도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고 이 위대한 음악가의 시신은 잃어버렸다. 실제로 모짜르트의 죽음과 시신 실종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여러 음모론이 있었고 타당성 있는 이야기도 있어 왔다.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당대에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이 음악의 신의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


책은 800여 쪽에 이르는 두꺼운 내용이다. 35년밖에 안 살았지만 그 뒤 수 백 년 동안 아니,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이름을 남길 대음악인의 일생을 이야기 하려면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닐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천재적이고 위대하다고 여겼던 모차르트가 평범한 인간의 모습도 보이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은이가 우리 나라 사람이라서 번역문이 아닌 우리말로 읽어서 술술 잘 읽힌다. 모차르트는 클래식의 대음악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 유산이다. 모차르트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읽으면 그가 참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이었음을 잘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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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타이완 - 2023~2024년 최신판 디스 이즈 시리즈
신서희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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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타격 입은 분야는 한 두 곳이 아니지만 특히 여행업은 거의 전멸 상태로 변했다. 국내는 그래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지만 해외 여행은 전면적으로 발이 묶였었다. 이제 코로나에서 벗어나서 전처럼 해외 여행도 재개가 되었지만 그 전과 비교해서는 여러가지 부분에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 비용면에서 비행기값이 많이 올라서 너무 먼 곳 보다는 가까운 곳부터 가보는 곳이 어떨까 싶은데 그 대표적인 추천지가 바로 대만, 즉 타이완이다.


사실 타이완은 코로나 전에 우리 나라에서 아주 편하게, 부담 없이 갔다 올 수 있는 나라였다.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고 나라도 깨끗하고 비교적 안전하고 친절하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타이완을 여행했다.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나 부산, 광주 등 수도권이 아닌 지역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도 많았다.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웬만한 지역 국제 공항에서 타이완 가는 항공편이 있을 정도로 이 나라는 해외 여행으로 익숙한 곳이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했다고 해도 여행 가이드 책 만큼 편리한 것이 없다. 정말 제대로 된 여행 안내책이 있으면 바로 떠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테라 출판사에서 나온 디스 이즈 시리즈의 '타이완'편은 많은 사람들에게 바로 여행을 가고 싶어하게 할 정도로 상세하게 잘 만들어진 타이완 여행 안내 책자다. 기존에 계속해서 나오던 책이지만 항공편이 막혔던 지난 2년의 공백을 완벽하게 보완해서 전혀 새로운 책이라고 할 만큼 많은 정보를 안고 있다.


타이완은 수도 타이베이가 주된 관광 경로였지만 이제는 다른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타이완 섬의 가장 북쪽인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중간에 위치한 타이중, 그리고 남부 지역에 있는 까오슝과 타이난을 소개하고 있고 특이하게도 사람들이 잘 아는 곳인 동쪽의 타이동도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타이완에 관심이 있거나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은 우선 초반 부분을 잘 읽어야 한다. 바로 타이완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초반의 '타이완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10가지' 라는 부분은 타이완이 여행지로 각광 받는 여러 요소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여러 음식들이 나오는데 그것보다는 '타이완으로 떠나기 전 꼭 알아야 할 10가지' 를 잘 읽어야 한다. 항공권, 숙소, 카드, 교통 등 타이완에서 여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이것을 숙지해야 낯선 나라에서 당황하거나 헤매지 않을 것이다. 


타이완은 여러 모로 매력이 많은 나라지만 특히 음식이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것 같다. 우리 입맛에도 맞는 음식이 싼 가격으로 유혹하니 지나갈 수가 있겠는가. 어떤 사람은 타이완에서 맛난 음식만 잘 먹고 와도 갔다 온 가치가 있다고 할 정도다. 책에서는 '타이완 음식 탐구일기' 와 '타이완 샤오츠 탐구일기' 를 통해서 우리의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맛집과 음식 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사실 외국이던 국내던 나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볼거리 보다는 먹거리가 아닐까 싶다. 먹는게 다 남는다는 말도 있듯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타이완은 큰 점수를 줄 수 있는 나라다. 책을 보면서 맛집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소개 지역은 역시 타이베이다. 어느 나라던 그 나라의 수도가 볼거리나 먹거리가 제일 많은 법인데 타이베이도 마찬가지다. 타이베이는 우리나라와 서울과 비슷하게 시내에 공항이 하나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공항이 하나 해서 두 개가 있다. 책은 각 공항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방법, 시내 교통 수단, 시외로 가는 방법 등이 지도와 함께 전철 노선도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동선을 짤 때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각 명소를 정확한 사진과 지도를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 정말 갈 곳이 많은 것 같다. 


사실 타이베이만 있어도 며칠이 걸릴 것 같은데 좀 더 색다른 곳을 찾고 싶다면 타이베이 근교도 가 볼만 하다. 일몰이 아름다운 딴수이나 자연 경관이 좋은 예리우, 양밍샨 국가공원 등 타이베이 주위의 좋은 곳도 잘 설명하고 있어서 타이베이와 근교를 일정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남부의 까오숑은 전에 비해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데 서울과 부산에서 직항 노선이 있어서 한결 가기 편하다. 물론 타이베이에서 출발하는 방법도 있는데 고속열차, 일반열차 모두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까오숑은 항구도시라서 내륙도시와 또 다른 매력을 주고 있어서 최근에 많은 관광객이 가는 곳이다. 역시 책에서 여러 명소를 잘 설명하고 있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의 3분의 1 정도 면적인 나라라서 며칠만에 보기는 힘들다. 수도인 타이베이만 해도 일주일은 있어야 그 느낌을 겨우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지역까지 보기는 힘들 것이다. 다행히 타이완은 우리 나라에서 가기 편한 나라라서 차근차근 놀러 간다는 생각으로 너무 빡빡하거나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 보다 지역을 선택해서 그 곳을 다 본 다음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관광을 한다면 타이완이라는 나라의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각 지역을 상세하면서 객관적으로 소개할 뿐만 아니라 분리형 맵북을 수록하고 있어서 여행의 가장 중요한 교통 정보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타이완에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더 커진다. 지금 당장 타이완에 가기 어렵다고 해도 타이완이 어떠한 나라인지를 알아가는데도 도움이 된다. 1차적으로는 여행 가이드지만 2차적으로는 타이완이라는 나라를 소개하는 나라 가이드의 의미도 가지는 내용이라서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타이완 여행 가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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