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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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소련의 체르노빌이라는 곳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서 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방사능이 얼만큼 무서운 것인지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때는 공산국가 소련이라서 그런일이 일어났고 원자력은 원래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에 그려려니 하고 살았다. 무신경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 원자력 발전소가 늘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과 이곳에서 사고가 나면 얼마나 큰 일이 일어나는지 이웃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붕괴사건에서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정확히는 지진으로 인해서 발전소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지만 이미 설계단계에서 그 정도 지진은 견디게 만들어졌고 여러 위험한 상황에도 대처할수 있게 했다고 했지만 그것이 무너진 것이다.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가 고장이 나면서 흘러나온 방사능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생기고 그 일대는 사람 한 명 살지 못하는 땅이 되었다. 그것이 일어난 후쿠시마는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여기에서 만들어진 모든 식음료는 먹지 못하는 것으로 기피 대상이 되었다. 그 상황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데 사실 언제 자연상태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바로 이웃인 우리에게 크나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선진국인 일본도 그 사고 이후 대처도 제대로 못하고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는데 과거 공산국가였던 소련은 말해서 뭐하겠는가. 수십년동안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상황은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은 소련만이 아니라 전유럽 아니 전지구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아직도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책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소와 다름없다고 여겼던 날인데 방사능 수치가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방사능 수치가 엄청나게 나왔고 이들은 발전소에 사고가 나거나 원자 폭탄이 폭발했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런 현상은 스웨덴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일어났다. 


조사끝에 이것은 소련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소련은 자기들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끝내 입을 닫고 만다. 당시는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랬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어디 한 나라만의 문제인가. 그때의 은폐와 조작은 수십년이 지나도록 진실을 덮었던 것이다. 이 문제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고 나서야 부분적인 사실을 말했지만 그 뿐이었다.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데 그 자체를 숨겼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사실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수도 있었다.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이런일은 꼭 인간의 부주의로일어나는데 이미 소련에서는 몇번이나 유사한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 1975년 레닌그라드 원전에서 원자로의 결함으로 가동 중지 이후에도 핵분열 반응이 일어난 결과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이 결함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고 그 이후 사고에 대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냥 쉬쉬하면서 덮었던 것이다. 그것이 11년후 체르노빌 원자로 4호기에서 똑같은 양상으로, 그러나 불행히도 더 엄청난 규모로 일어난 것이었다.


철의 장막에 가려져 있던 소련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이미 전조가 있었던것도 있지만 소련 당국의 무능함으로 더 큰 사건이 되었다. 어쩌면 피해를 줄일 수가 있었는데 인간같지 않았던 그들 때문에 아직도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이 된 것이다. 지은이는 당시 원전 근처의 강 중류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그 엄청난 비극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과 혼란을 겪었는지 생생한 증언자라고 할 수 있다. 훗날 비밀 문서가 해제되고 진실에 좀 더 접근할수 있게 되었을때 체르노빌이 어떻게 일어났고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낱낱이 밝히게 된다.


지은이가 진단한 사고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무능한 소련 정부에 있었다. 원전의 관리도 허술했고 사고 이후 수습도 못했으며 심지어 은폐하고 조작까지 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핵과 방사능에 대한 무지와 절대 그럴리 없다는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도 작용했다. 원자력 발전이 적은 원료로 큰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큰 발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수 많은 기술의 집합체인 원자력 발전이 잘못될리가 없다는 오만이 이 사건을 키운 것이다.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데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은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다. 직접적인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런 의식이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사건까지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체르노빌 사태는 이후 소련이 붕괴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 수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은폐와 방관만 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일깨우게 된다. 그들은 관련 정보를 밝히라는 운동을 하게 되고 끝내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독립 열망은 도미노처럼 번져서 결국 소련이 무너진다. 소련은 이미 체르노빌 사건에서부터 금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책은 불가능한 경제 정책과 거기에 수반되어 결함이 고쳐지지 않은 채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고 그 과정에 일어난 많은 부조리,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 소련 당국의 무능과 부패 등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재난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수없이 희생한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과학자,소방관,경찰관,광부,노동자들은 어쩌면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방사능이 누출된 체르노빌로 가게 된다. 어찌되었던 고장난 발전소에는 사람이 들어가서 고칠수밖에 없었기에 이들은 그야말로 목숨바쳐 임무를 완수했던 것이다.


책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일어났고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그 전반에 대해서 생동감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지은이가 직접 겪은 사실에 비밀에서 해제된 기밀 문서를 물 흐르듯 잘 결합해서 역작으로 만들었다. 체르노빌 사건의 전후는 이 책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세밀하게 잘 그려졌다.


핵은 핵폭탄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가 잠재적인 무서움이다. 비록 소련과 지금은 다르다고 해도 핵이 붕괴되는 사건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일단 사건이 일어나면 아무리 뛰어난 정부라고 해도 속수무책이다. 사실 어쩌할 도리가 없다. 그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 원전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원전과 관련해서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찬성파라고 해서 원전의 위험함을 모르지는 않지만 대안이 없는 원전 축소에 반대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 이미 고에너지 소비 사회가 되었는데 원자력을 쓰지 않고 전기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있어야 한다. 원자력 자체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없어져야 하겠지만 어떻게 없앨것인가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아직도 원전이 위험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 원전이 잘못 되었을때 어떠한 댓가를 치뤄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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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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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또 다른 역작인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가 드디어 그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어린 나이에 온갖 고초를 겪고 고향을 등졌다가 다시 돌아오게 되는 셰리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독특한 구조의 책이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가 들어가지만 로맨스 적인 면이 있고 주인공이 나이들어가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내용도 있어서 종합적인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셰리든은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에 살던 평범한 소녀였다. 그런데 그녀를 구박하던 사람이 있었으미 바로 양어머니였다. 그런 상황에서 방황을 하던 셰리든은 가족의 비밀을 담은 친어머니의 일기장을 발견하는데 거기에는 양어머니의 음모가 담겨있었다. 그런 와중에 양어머니의 사주를 받은 양오빠 에스라가 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것을 피해서 떠나는 셰리든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제 셰리든은 자신의 상처를 보담아주고 불행을 끝낼 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이름도 바꾸고 새롭게 살려는 그녀는 매력적인 의사 폴 서튼과 결혼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만들려고 한다. 막 결혼을 할려는 그 찰라 과거 그녀의 전 애인이자 포주였던 악당에게 납치 당하고 만다. 과거글 숨겼던 셰리든은 결국 폴과의 인연을 끝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얼마만에 가게 된 고향인가. 고향은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반겨준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지고 않고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준 것이다.이제 고향에서 고통을 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셰리든은 음악을 하고 싶어했는데 주저한다. 음악으로 혹시 유명해졌다가 자신의 과거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를 아끼는 니콜라스는 그녀에게 음반 100장만 팔면 어떠냐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고 격려해준다. 아버지 또한 과거를 잊을 수는 없고 늘 무언가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현실 앞에 나서기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는 셰리던. 그녀 앞에 또 다른 매력적인 남자가 다가오고 음악과 관련한 새로운 기회가 생기게 된다.


사실 주인공은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서 시작해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기에 이번 책에서는 불과 21살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창창한 나이인 것이다. 그러나 셰리든은 정말 여러 일들을 겪었고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기에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책은 그런 주인공의 마음과 주변 상황을 세밀하면서 촘촘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삶에 대해서 다시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스타일은 아니다. 느리다면 느린데 아주 밀도가 높은 글쓰기를 한다. 촘촘하면서도 꼼꼼한 전개라서 글이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아주 답답한 것은 아니다. 읽다 보면 이야기가 어느새 결말을 향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만큼 탄탄한 글쓰기를 하는데 이 시리즈도 복잡한 사건들이 나오는 것은 아닌데도 등장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상황 자체를 공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읽는 맛이 난다. 


책은 3부작이라고 하지만 각각 그냥 읽어도 될만하게 독립적인 성격이 있다. 그러나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셰리던 이기에 3부를 연달아 읽으면 인과 관계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텀이 너무 길게 출간된 것이 아쉽지만 미스터리와 로맨스, 성장 소설의 여러 면을 느끼게 하는 책으로 괜찮은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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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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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은이 '딘 쿤츠'는 그 이름만으로 기대가 되는 작가다. 미국에서는 최고의 이야기꾼인 '스티븐 킹' 못지 않은 명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는 덜 알려진 것 같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영상화가 많이 되었지만 딘 쿤츠는 상대적으로 덜 되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최고의 이야기꾼 중의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작가 이름만 보고도 읽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제인 호크'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아주 강인하면서도 영리한 FBI 요원 제인 호크의 활약을 그린 작품인데 첫 번째 책도 재미있었지만 갈수록 재미가 더 해지는 시리즈다. 전작에서 제인 호크는 남편의 갑작스런 자살이 뭔가 석연치 않아서 상황을 파헤친다. 그러나 진실은 미궁에 빠지고 오히려 정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FBI 요원에서 수배자가 된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딸까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가까스로 딸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사건의 진실을 쫓는 제인. 이번 책에서는 나노테크놀로지로 인류의 뇌를 통제하려는 권력 집단, 아르카디언을 맞닥뜨리게 된다. 부패한 검은 세력이 있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이런 광신도 같은 집단이라니! 게다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제인 호크 그녀 자신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도 당국에 쫓기는 입장에서 어떻게 혼자서 대처할 것인가.


아르카디언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려는 음모를 가진 미친 집단이다. 비밀에 쌓인 소수 집단이지만 이미 권력의 상층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나노웹 기술을 통해서 사람들을 세뇌,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철저한 계급 사회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떻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했는데 핵심은 그들이 가진 사람을 마비시키는 나노 기술에 있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노예로 만든 사람들이 160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제인은 그 집단과 함께 그들의 노예들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인은 불굴의 의지를 가진 전사다. 그녀에게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딸이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녀에게 무한의 용기를 가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적들은 모를까. 이미 권력과 정보를 장악한 아르카디언은 그녀의 딸에게도 접근하기 시작한다. 제인에게는 딸이 힘이 원천이자 가장 약한 고리인 것이다. 이야기는 제인의 딸을 추적한 적들과 그들에게서 보호하려는 제인의 조력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한편 책은 촉망받은 남매 작가 타누자와 산자이의 이야기도 동시에 전개시킨다. 이들을 추적하는 세력은 바로 아르카디언이다. 이 남매를 통제하기 위해서 그들의 뇌를 조절할려고 하는 것이다. 남매가 그런 일을 당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의 글이 아르카디언이 만들려고 하는 세상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이들은 과연 아르카디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이 잘못 이용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많은 우려와 경고가 있어왔고 현실화된 부분도 있다.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에서 보듯 고도로 발달한 기계가 인간을 말살한다는 설정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 AI 가 인류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인공지능에 의존하다 보면 결국 인간이 기계에 맞추게 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있는 자들은 인공 지능을 핑계로 더 많은 착취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번영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려고 살인도 서슴지 않는 집단을 이 책에서 잘 그리고 있다.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첨단 기술은 현재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사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검은 집단이라는 소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익숙한 것이지만 작가는 개연성 있는 전개와 설득력 있는 줄거리로 크게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역시 이야기의 힘이라고 하겠다. 이번 책에서는 검은 세력의 한 부분만 밝혀진 상태다. 최후의 실체는 다음 책에서 밝혀질려나. 어서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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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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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블루'라는 색깔은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파란색'이지만 사실 파란색으로 표기하기에는 그 빛의 느낌을 다 담아낼 수 없다. 같은 바다 색깔이라고 해도 동해와 남해 서해의 색깔이 그냥 파랗다고 말하기는 느낌이 다르지 않겠는가. 코발트 블루는 그 낱말에서 느끼듯이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느끼는 색깔이다. 파란색과는 또 다른 푸른색. 우리에게 있는 비취색이 단순 녹색이 아닌것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용준 작가의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편의 중요한 화두도 '코발트 블루' 다. 우리나라 고려 청자의 그 오묘한 색깔은 우리 도자기만의 독특함을 나타내는 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북유럽 도자기의 특성을 나타내는 색은 이 코발트 블루인 것이다. 이 색은 도자기가 나는 지역의 특정 광물과 여러가지 물질을 섞어서 내는 터라 그만큼의 특별한 희소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골동품으로써의 가치가 시대를 초월해서 내려오고 있다.


전작에서 독일 경질자기 마이슨에 대해서 소개를 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 기법이 북유럽으로 흘러들어간 이야기를 한다. 독일의 그 비법을 서유럽보다 북유럽에서 먼저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선두주자가 스웨덴이다. 그리고 덴마크, 네덜란드, 핀란드 러시아 등의 도자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북유럽 도자기의 특성은 거친 자연환경과 관련해서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면이 있다. 오늘날의 관점에선는 미니멀리즘 적인 모습인데 우리로 생각하면 조선의 막사발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 화려하지 않지만단순한 미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소박함이 참 멋있다. 몇 백년 전 서민용으로 만든 도자기가 오늘날에는 멋진 디자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단순한 도자기만 만든 것은 아니다. 서민들이 쓰려고 만든 자기는 단순한 무늬를 갖고 있지만 왕실이나 귀족이 쓰기 위해 만든 것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웠다. 당시에는 도자기 선물이 외교적인 매개체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도자기의 가치는 그만큼 높았다고 한다. 사실 코발트 블루 색깔의 고급 도자기가 나오게 된 것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던 도자기가 끊기고 그 막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모방해서 만든것이었다. 중국 도자기가 일본 아리타 도자기로 대체되어서 한때 일본 도자기가 각광을 받았지만 이내 스스로의 힘으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국의 청화백자의 그 푸른빛을 흉내내기 위해서 청금석을 수입해서 만든 자기가 그 유명한 '델프트 블루 자기'다. 책에서는 다양한 무늬의 블루 자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색상이 아름다우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 그밖에 오늘날에도 이름을 떨치는 여러 도자기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의 역사가 곧 북유럽 도자기 역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러시아는 핀란드에 이어서 도자기가 발전하게 되는데 그것에는 당시 러시아 황제의 공이 컸다. 특히 예카테리나 2세가 큰 몫을 차지한다. 그녀는 총명하면서 대담한 기질을 가진 여장부 스타일이었는데 그래서 황제의 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무능하고 아이같은 남편과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내지 못했다. 그 허전하고 쓸쓸한 것을 위로해준 것이 도자기였던 것이다. 이 여제는 궁전안에 도자기방을 만들어서 원없이 감상을 했다. 더불어 그녀의 여름 궁전을 중국에서 수입한 각종 도자기로 장식한 '중국 궁전'으로 만들기도 했다. 책에서는 아름답고 화려한 이 궁전의 모습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은 내용이 방대하다. 북유럽 각국의 유명 도자기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각 브랜드의 역사와 중요한 특성등을 설명하면서 많은 사진 자료도 수록했기에 책이 두껍다. 그러나 글로 된 설명과 실제 사진을 함께 보면서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수 있다. 그동안 몰랐던 북유럽의 도자기가 이런 아름다움을 갖고 있구나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도자기는 수 백년동안 동서양에서 최첨단 상품이었다. 오늘날로 치면 반도체라고나 할까. 도자기의 시초는 중국이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새롭게 발전하고 뒤늦게 유럽으로 진출해서 또 다른 명품을 낳아가는 과정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에서 꽃 피우다가 서양으로 넘어가서 이제는 서양이 도자기의 역사를 주도한다는 느낌이다. 지난 시절 우리 나라도 명도자기를 생산했었지만 산업적으로 크게 발전한 것은 아닌데 이제 우리에게도 우럽에서와 같은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시리즈가 참 좋다. 책을 읽다보면 도자기를 통한 세계사을 알 수 있게 한다. 원래 나왔던 책을 내용을 보강해서 개정증보판으로 나왔는데 내용이 더 충실해져서 가치가 있다. 앞으로 나올 서유럽편은 더 두꺼운 내용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우리에게 도자기는 고려 청자나 조선 백자 같이 유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도자기가 현재진행형인 아주 고급스런 상품임을 느끼게 해준다.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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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설민석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개념완성 기본(4.5.6급) - 설민석 저자 직강 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설민석 지음 / 단꿈드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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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능검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교재로는 적격인 책이네요.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눈에 확 들어오게 잘 편집을 해서 공부하기에 많은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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