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 탐정 아이제아 퀸타베의 사건노트
조 이데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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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신선한 탐정이 나온 것 같다. 추리 소설의 역사도 오래되었고 각양각색의 탐정들이 나와서 더 이상 개성있고 독특한 탐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의 창작력은 가늠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제목인 IQ는 지능 지수를 말하는데 책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바로 아이제아 퀸타베. 그런데 그가 여러가지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것을 보면 아이큐가 높다는 의미 즉, 똑똑하다는 말도 되겠다. 사실 뛰어난 탐정이라면 어느 정도 똑똑하긴 해야겠지만.


주인공 IQ는 탐정이 되기 전 평범한 학생이었다. 비록 부모님 없이 형과 살고 있었지만 머리도 좋고 학교 성적도 좋아서 형은 동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렇게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운명은 이들에게 빛을 뺏아가게 된다. 바로 형이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졸지에 완전 고아가 된 아이제아. 아직 어리고 혼자라서 보육원에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그럴때 갱단의 일원인 도슨을 만난다. 마침 도슨은 머물 곳이 필요했고 서로의 이익이 일치를 해서 같이 살게 된다.


그러나 살 곳은 있어도 생활비는 없는 상황. 형이 벌어온 돈으로 살았던 아이제아는 이내 자신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슨과 함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인 절도를 하게 된다. 비록 나쁘게 해서 번 돈이지만 착실히 버는 아이제아에 비해서 도슨은 물쓰듯 쓴다. 


그러다가 마약과 관련한 일에 휘말리게 되고 중학생 정도의 아이가 사망한 것을 보고 아이제아는 나쁜 짓에서 손을 씻기로 한다. 마음은 고쳐먹었지만 뭘 먹고 살까. 그 시점에 작은 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면서 이름이 나기 시작한다. 그에게 이런 저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의뢰하게 되는 것이다. 큰 사건들도 아니고 수임료가 큰 것도 아니라서 돈이 생각보다 크게 벌리진 않는다. 때로는 돈이 아니라 먹을 것을 받기도 하기에 큰 돈벌이가 될 수는 없다.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이제아.


그런 상황에서 큰 것이 들어온다. 한 거물 래퍼가 암살의 위기를 겪고 이 사건의 해결을 아이제아에게 의뢰한 것이다. 무려 5만 달러의 보수가 약속된다.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한 명성이 그 래퍼에까지 들어가게 되고 그런 제안이 온 것이다. 경찰도 아니고 무려 살인 미수 사건에 아이제아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사건이 풀리는 듯 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 쉬운 것 같아면서도 복잡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아이제아는 전진한다. 래퍼에게도 목숨이 달린 일이지만 더 이상 버틸 돈이 없는 아이제아에게도 마지막 목숨줄이다. 아이제아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작가는 50중반의 나이에 이 소설을 처음 썼다고 한다. 오랫동안 습작을 해오다가 남들이 다 포기할 나이에 용기를 내었는데 그것이 크게 성공을 한 것이다. 우선 주인공이 현실적이다. 형제끼리만 살던 가난한 흑인. 거기에 사고로 형이 죽고 혼자가 되고 생활을 위해서 나쁜 짓을 하게 된다는 것이 참 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거기에서 빠져나와서 나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머리가 똑똑했기에 탐정이라는 직업에 잘 맞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더 복잡하고 더어려운 사건들이 다가올 것 같다. 거기에 맞게 더 성장한 탐정의 모습도 나오게 될 것이고.


내용은 쉽게 쉽게 잘 읽혔다. 아주 복잡하고 잔인한 사건이 나오는게 아니라 생활 밀착형의 소소한 사건들이 나오면서 잘 몰입 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탐정의 길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과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는 모습이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작가가 셜록 홈즈의 팬이라고 하는데 IQ가 홈즈면 도슨은 와트슨일까. 앞으로는 어떻게 시리즈가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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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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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중국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에서 찬란하게 빛났으며 그것이 일본으로 넘어가서 색다르게 발달을 했다. 이렇게 주로 동아시아 3개국 한국, 중국, 일본에서 많이 발달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세 나라 말고도 많은 나라들이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특히 유럽 쪽에 도자기가 많이 발달했다. 도자기 하면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유럽 도자기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도 분명 오래전부터 도자기가 발달한 지역이고 그 맥이 아직 까지 이어져 옥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의 도자기 역사 중에서 특히 유럽의 도자기들을 살펴 볼 기회를 주는 시리즈다. 국내에 관련한 책이 없었는데 상당히 반가운 내용이다. 동양의 도자기는 어느 정도 책들도 있어서 가늠할 수가 있는데 유럽은 어떻게 발달을 했는지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 첫번째 발걸음으로 동유럽의 대표적인 도자기 도시들을 방문해서 도자기 역사를 이야기 해준다.


역사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있어왔지만 유약을 바르고 구워서 만드는 도자기 기술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수 백년의 역사를 통해서 수 많은 명작들을 배출해 왔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우리나라나 일본에만 흘러온 것이 아니라 무역을 통해서 유럽에도 전해졌다. 당시 유럽에서는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없었기에 중국 도자기는 그야말로 신문물 이었다. 중국에 이어서 일본산 도자기도 유럽인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이 이렇게 수입만 했을까. 그럴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들도 도자기를 만들려고 노력했고 결국 동양의 하이테크를 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첫번째로 마이슨을 방문한다. 마이슨은 독일 작센 주의 도시로 오래된 유적을 갖고 있는 곳인데 여기는 도자기의 도시다. 유럽 국가 가운데 최초로 동아시아 3국에서만 생산 하던 경질 도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말하자면 유럽 도자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1710년에 유럽 최초의 자기 공장을 설립한 이후로 마이슨은 도자기의 명가로 이름을 떨쳐왔다. 마이슨은 도시지만 이 도시 이름이 곧 도자기 회사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청화백자를 기억해야 한다. 중국산 도자기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푸른 빛이 도는 청화백자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마이슨이 그것을 결국 재현해 냈던 것이다. 

마이슨 도자기 회사는 코발트블루를 안료로 사용하는 중국의 청화백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럽인의 감성을 반영한 작품을 많이 만들게 되고 그것이 그 유명한 '쯔비벨무스터'의 탄생 배경이 된다.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쯔비벨무스터는 오늘날까지도 각광을 받게 된다. 마이슨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의 영향도 받게 된다. 중국이 명에서 청으로 교체되는 도중에 무역이 정체되자 수입선이 교체되는 도중에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가 유럽으로 수출되는데 이것이 유럽의 여러 왕실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일본이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도공들을 잡아가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불과 100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도자기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이후 유럽으로 도자기를 비롯한 예술품들을 수출해서 막대한 이득을 본 것이다. 당시 조선도 좋은 도자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었는데도 중국과 일본 외에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생각도 안해서 그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책은 마이슨을 지나서 드레스덴, 뮌헨, 그리고 더 동쪽으로 가서 바이예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쯔비벨무스터가 어떻게 전파되고 발달되어 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고급스런 골동품의 위치에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점차 대중적이고 일반인들이 편하게 사용하는 위치에까지 이르렀다. 당시 도자기의 생산과 유통은 큰 이익이 남는 장사였기에 수 많은 도자기 회사들이 일어났다가 망했다가 서로 합쳐지고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 와중에 마이슨에서 만들었던 쯔비멜무스터가 체코에서도 폴란드에서도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발달을 했던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답사기 형태라서 어렵지않게 쓰여져서 술술 잘 읽힌다. 도자기는 아무래도 긴 설명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게 더 큰 이해가 있기에 많은 사진이 실려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사진을 보면 확실히 유럽의 도자기들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미를 보인다. 오늘날에도 유럽 도자기 하면 고급으로 인식이 되고 오히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의 도자기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위치가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바뀐 것이다. 어찌보면 도자기를 향한 유럽인들의 끊임없는 열정이 원조를 능가한 위치에 오르게 한 것이 아닐까도 싶다.


시리즈는 이어서 서유럽과 북유럽으로 이어진다. 사실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가 워낙에 많아서 그것을 모두 책에 실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몇몇 대표적인 도시만 봤는데도 그 방대한 실물들이 참 놀랍다. 동유럽도 이럴진데 유럽의 다른 지역은 또 어떤 도자기로 유혹을 할런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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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이서원 지음 / 가디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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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안 좋은 감정들을 어떻게 통제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있는 조언을 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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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의 내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3
하라 료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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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소설은 1930~4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한 범죄 소설 유형의 하나로 거칠고 비정하면서 사실주의적 이면서도 세속적이고 감정상 으로는 몰인정하면서 우울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말한다. 어찌 보면 좀 건조한 느낌의 이야기 스타일이다. 탐정은 상세하면서도 세밀하게 조사해가지만 위트나 유머는 그리 나오지 않고 상대 악당도 무자비하면서 조금의 헛점도 보이지 않는 비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스타일의 소설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가 이 책을 쓴 '하라 료'이다. 일본 장르 소설을 좀 읽은 사람에게는 이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바로 하드 보일드 소설이 생각날 정도다.


이번에 나온 이 작품, 정통적인 하드보일드라는 생각이 팍 들면서 작가 특유의 은근히 배여있는 잔잔한 정을 잘 느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데 전작과 꽤 기간이 길다. 주인공 탐정이 그 동안에 좀 더 달라졌으려나 모르겠다. 탐정 사무소 이름은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 란다. 아마 전작에는 와타나베가 있었으리라. 그런데 지금은 같이 일했던 사와자키만 있다. 와타나베 없는 와타나베 탐정 사무소라니. 역시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튼 이 탐정에게 유명 저축은행의 신주쿠 지점장이 찾아와서 한 가지 의뢰를 한다. 회사에서 대출을 해주려는 한 여인을 조사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유명 요정의 주인이었는데 사생활과 대출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뒷조사를 의뢰한 것이다. 신사적으로 요청을 하고 사례금도 나름 괜찮았기에 탐정은 응하기로 한다.


다음 번 만남이 있을때까지 연락을 할 수 없었지만 조사 내용과 관련해서 연락을 할 필요가 생겼다. 그런데 연락 두절. 할 수 없이 지점장이 근무하는 저축은행으로 만나러 간다. 사전에 연락하고 간 것은 아니지만 만나려는 지점장은 못 만나고 대신 은행 강도를 만난다. 다행히 미수에 그치고 말았지만 주범은 도망치고 없다. 거기서 한 젊은 청년 가이즈와, 함께 오래 알고 지낸 니시고리 경부를 만나게 된다. 니시고리 경부는 오래 알고 지냈지만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다. 불친절한 이야기를 주고 받지만 그래도 서로를 아주 나쁘게 보는 것 같지는 않다. 친구아닌 친구랄까.


가이즈는 지점장과 가까운 관계에 있었지만 여러가지 사연을 갖고 있는 친구다. 탐정과 여러차례 만나면서 사건의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지점장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은행에 돌아오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거 사건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의뢰한 사람은 행방을 감추었고 은행 강도가 나타났으나 이상하게 미수에 그쳤고. 게다가 훔친 것은 없는데 은행 금고에는 원래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있었다. 은행 강도가 돈을 훔친게 아니라 돈을 넣으러 왔을리는 없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더 복잡하게 연결이 된다. 탐정은 지점장을 만나진 못해도 의뢰받은 조사를 계속한다. 의뢰인이 없다고 자기가 할 일을 넘어가는 성격은 아닌 것이다. 아무튼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아보는 도중 유명한 조폭이 찾아오고 그것이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그리고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 살인도 일어나고 여러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능력 있는 탐정이란 그 많은 난관을 하나씩 뚫고 가야 하는 법. 탐정 사와자키는 느리지만 철저하게 사건의 진실로 나아간다. 하나 하나 끈기 있고 노련 하게 사건의 조사해 가는데 책은 그 과정을 아주 세밀하면서 차분하게 전개시키고 있다.


시리즈인데 바로 앞의 작품으로부터 꽤 오랫만에 나온 책인데 역시! 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탐정 사와자키 특유의 무덤덤 하면서도 철저한 모습은 더 짙어지게 느낌이 오는데 그와 알고 지낸 사람들이 다들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뭔가 원칙이 있고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믿는 모습이 보인다. 가까운 사이던 불편한 사이던. 탐정일을 하면서 그가 보인 행동에서 느끼는 묘한 믿음이겠다.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아날로그적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대에 없다는 것이나 여러가지 신문물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나온다. 시리즈가 나온 텀이 긴 만큼의 세월을 그런 표현으로 드러내는 것 같다. 아마 다음 시리즈에서는 사와자키도 어쩔 수 없이 신문물을 쓰지 않을까. 이미 시대가 그렇게 변화했으니까. 하지만 까칠하면서도 정감없어 보이는 그도 사실 감정이 있어 보이는 것을 가이즈와의 사이에서 느껴진다. 탐정일을 위해서 친구를 안 만드는 것일 뿐. 남을 배려하고 은근 신경 써 주는 면도 있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재미있었다. 미국식 하드보일드가 아닌 일본식 하드보일드 소설인데 형식에 충실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작법이 흥미롭게 잘 조화가 되고 있다. 역시 주인공인 사와자키의 매력이 잘 드러나면서 전체적으로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건 조사 도중에 만난 가이즈는 가볍지 않은 사연을 가진 인물인데 사와자키의 일을 잘 도와주기도 했고 딱히 사와자키가 밀어낼려고 하지는 않는다. 혹시 다음호에 주요한 조력자로 또 등장하는건 아닌지. 물론 그때도 여전히 무심한 듯 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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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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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에 드문 세계적 감염병의 대유행인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사회와 기존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전부터 제 4 산업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내용의 핵심은 단순 노동은 사라지고 네트워크를 이용한 사물 인터넷이 발달한다는 것이었다. 비대면이 많이 도입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 코로나 때문에 그것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그래서 배달 산업이 특히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의 한 회사는 미국 증시에 상장까지 했다. 앞으로 코로나가 끝나면 이 산업이 어떻게 될지 제 4의 물결로 넘어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세상이 비대면과 배달, 택배의 시대가 되었는데 이 책은 그 배경이 실제적인 것과 어울리는 내용이다. 주문한 물품을 한 시간 내에 문 앞으로 배송해 준다는 어느 기업의 이야기가 주된 배경이다. 이 시대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격리하고 있는 지금과 비슷하다. 그런데 배달도 사람이 해야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배송해 준다는 것인가?


그 비결은 '드론'에 있다. 드론은 요즘에서 많은 부분에서 상용화가 되어있고 물건 배달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익숙한 기계다. 책에서는 배달이 이 '드론'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필요도 없고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싸다! 대규모의 생산을 통해서 가격을 낮출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클라우드'라는 회사다. 실직한 사람들을 무려 3천만명이나 고용하고 녹색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정도다. 세상은 점점 더 클라우드에 의지하게 되고 그만큼 모든 권력이 이 일개 기업에게로 모여들게 된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마냥 선인것만은 아니다. 모든 물품을 싸게 공급하기 위해서 생산 업체에게 값을 내리기를 강요한다. 그 여파로 많은 회사들이 망하게 되었고 주인공 팩스턴도 자신이 일군 회사를 접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클라우드의 직원이 된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였기도 했지만 클라우드 회장을 만나서 그 상황에 항의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조직에 인정을 받으면서 점점 이 체제에 익숙해져간다. 팩스턴의 목적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가는듯 했다.


그리고 또 한명 지니아. 전직 교사였던 그녀는 표면적으로는 평범하게 클라우드에 들어온 직원이었지만 사실은 클라우드의 불법 에너지 자원을 찾아내기 위한 산업 스파이였다. 그녀는 보안요원이던 팩스턴을 이용해 중요 시절에 접근하려는 의도로 그와 가까와진다. 과연 이 거대 기업에 숨겨진 흑막이 있을 것인지.


책의 내용을 보면 클라우드라는 초거대기업이 나온다. 고용의 상당수를 책임지고 녹색 환경으로 정부의 인정도 받고 이 기업에 입사하면 먹고 살 걱정이 없다. 그러나 클라우드에서 싸게 파는 물건은 그만큼 다른 작은 기업을 짜내서 만든 것이고 클라우드의 직원이라는 것도 빛좋은 개살구일뿐이다. 개개인이 감시를 당하고 생산성의 요소로밖에 대우받지 못한다. 그저 회사의 종속된 존재 즉 고용된 하인의 위치에 있을 뿐이다. 세상은 점점 더 클라우드의 뜻대로 굴러가는데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절대선이란 것은 없다. 책에 나오는 클라우드는 황폐해가는 환경속에서 주목받는 대안이었지만 대안 자체가 되면서 권력이 되었다. 그리고 선출되지 않는 집중된 권력은 결국 억압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재미있다. 여러 상황이 코로나로 고생하는 지금 시점과도 비슷한 점이 있고 독점이라는 것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상태라서 클라우드의 방향이 어떠할 것인가를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만큼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라서 더 몰입감이 있었다. 결말로 이어가는 과정이 힘이 있고 스릴감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미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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