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라는 개념은 19세기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었다.


인종과 계급의 출발점, 인디언의 역사, 이민의 역사, 그리고 나아가 개척과 개발 논리에 밀린 자연과 동물의 부르짖음까지.

19세기에 들어온 이후로 도시에 대칭되는 극단은 더는 ‘농촌’이 아니라 ‘프런티어’이다. 프런티어는 공간적으로 끊임없이 외부를 향해 확산된다. 프런티어는 확장자가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말하듯 그렇게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이동영역이 자기 쪽으로 접근하여 오는 모양을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프런티어는 침략자의 창끝이다. 창끝이 다가왔을 때 모든 것은 옛 모습을 잃고 만다. - P945

2차 대전 이후, 특히 탈식민화가 시작되면서 백인이 이 세계에 선을 전파했다는 주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다. 역사학자들이 민족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식민 확장 과정의 피해자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원주민, 브라질 인디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받았던 부당한 대우가 학계와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초기 역사서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던 개척자들이 한 순간에 잔인하고 음험한 제국주의자로 변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 P947

가장 놀랍고도 가장 성공적인 프런티어 개발은 대서양 해안에서부터 시작된 유럽인의 북아메리카 정착이었다. 전통적인 미국 역사학계는 ‘서부획득’이라 부른다. 이 거대한 과정의 이름 자체가 미국에서 나왔다. 젊은 역사학자 프레더릭 잭슨 터너가 1893년 한 강연에서 이 용어를 만들어냈다. 터너는 이때의 강연에서 ‘프런티어’란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그가 상정한 프런티어란 동쪽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종결’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옮겨가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문명과 야만이 세력과 역사적 권리의 비대칭적 배분 속에서 만났다. - P950

침략자는 상황에 따라 다음 세 가지 논리를 들고 나와 자기행위를 변호했다.
1. 정복자의 특권. 기존 토지소유권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리다.
2. 17세기 청교도의 ‘무주지’ 원칙. 수렵자, 채집자, 목축자가 거주하는 토지는 ‘주인이 없는 땅’으로 간주하며 경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망음대로 차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 ‘야만인’에게 문명을 전파한다는 종교적 사명. 이 논리는 소유권의 강제적 탈취를 합법화하는 이념으로 변신한다. - P954

프런티어에서 ‘국가’는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제국의 경계가 전형적인 프런티어이다. 제국이 확장을 멈추는 순간 프런티어도 더 이상 잠재적인 병합의 대상이 아니라 외부 위협을 막아내는 노출된 측면으로 바뀐다. 프런티어는 제국의 방어선 바깥에 있는 통제되지 않는 공간, 마지막 초소 넘어 저쪽의 게릴라와 비적이 수시로 출몰하는 위협적인 공간이 된다. - P955

1800년 무렵에 제퍼슨은 미국의 미래는 서부대륙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제퍼슨의 예언 말고도 19세기 40년대에는 ‘명백한 운명’이란 논리가 등장했다. 이 표현은 훗날 미국의 침략적 외교정책을 미화하는 상투어가 되었다. 바로 이 논리를 바탕으로 일부 역사학자들은 미국의 태평양 진출을 두고 프런티어가 해양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과거에는 물론이고 현재도 서부개발은 북아메리카 특유의 민족형성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 P965

인디언 종족들 사이에는 접촉이 거의 없었다. 그들 사이에는 동류의식이나 연대감, 침입에 대항하는 통일된 전선이 없었다. 심지어 혈연관계가 있는 이웃부락 사이에 잔혹한 전쟁이 흔하게 벌어졌다. 백인들이 인디언을 동맹으로서 필요로 하는 동안에는 인디언은 때때로 백인들 사이의 갈등을 이용해 어부지리를 취했다. 그러나 1812년의 영 미 전쟁 이후로 이런 수법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미래의 모든 인디언전쟁에서 변절한 인디언들이 유럽계 아메리카인 편에 서서 후방 보급지원을 담당했다. - P968

들소를 사냥할 때 부락 전체의 남녀노소가 동원되어 사냥감을 깊은 계속으로 몰아넣는 방식은 말을 탄 민첩한 청년들의 작은 무리가 들소를 사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P970

말-들소 문화는 인디언과 외부세계 시장과의 연결을 강화시켰다. 인디언은 갈수록 더 많은 일상의 수요를 교환을 통해 충족했다. - P971

서부로의 이동은 자기 주도적으로 결심한 수백만의 개인들이 만들어낸 운동이었지만 총체적으로 보자면 원대한 정치적 구상의 결과이기도 했다. 건국세대는 서부를 위대한 공간적 유토피아로 들어가는 대문으로 인식했다. 이런 꿈을 가졌던 사람들의 대변인이 토마스 제퍼슨이었다. 그는 시간이 아니라 공간적인 발전을 통해 지치고 부패한 유럽사회와 같은 몰락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미국에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이런 인식은, 공간은 반드시 전체의 이익 뿐 아니라 동시에 개인의 치부를 위해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이념으로 발전했다. 제퍼슨은 농민이 소규모 경영자로서 자족적 공동체 안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국가사무의 민주적 관리에 참여하는 나라를 꿈꾸었다. - P974

전쟁과 폭력의 경계는 모호했다. 교전 쌍방의 살육행위와 방어수단이 없는 평민 거주구역에 대한 공격과 학살은 구분되지 않았다. 쌍방은 무장하고 있었고 폭력은 프런티어의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 P980

서부의 중요한 특징은 자경단주의였다. 법의 권능이 미치지 못할 때 혁명적인 무력으로서 자경단이 등장하여 국가의 역할을 대신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거칠게 해석된 자위권 사상과 인민주권의 원칙이 자리 잡고 있었다. - P981

1829년 취임한 미국의 제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 장군은 영국, 스페인, 인디언과의 전쟁에서 맹활약한 전쟁영웅이었다. 잭슨 대통령은 인디언 부족과 맺은 평화조약을 파기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인디언 축출 정책을 실시했으며 이 정책은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고 그 효과는 강력했다.
잭슨이 보기에 재퍼슨 세대의 인디언 문명화 사명은 실패작이었다. 잭슨은 ‘팩스턴 무리‘의 정신을 숭배했다. 팩스턴 무리는 1760년대에 펜실베이니아에서 인디언을 상대로 잔인한 학살극을 벌였다. 그는 인디언 영토를 용인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목표는 오늘날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인종청소‘의 방식을 동원하여 인디언을 미시시피강 이서지역으로 몰아내는 것이었다. - P983

인디언이 새로운 땅에 머물 수 있다는 확고한 보장을 받았더라면 잭슨의 무자비한 정책은 인디언 프런티어 개발의 마지막 단계가 되었을 것이다. 백인 개척민과 철도회사의 끝을 모르는 토지 욕심과 거친 광산노동자의 난입이 안정된 인디언공동체의 형성을 방해했다. 내전이 끝나자 전쟁 때문에 형성된 미국사회의 폭력성은 인디언에 대한 새로운 공격으로 이어졌고 인디언을 철저하게 멸종시켜야한다는 여론이 한 세기만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 P985

북아메리카 프런티어의 역사는 인디언이 끊임없이, 불가역적으로 토지를 상실해간 역사로 서술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아메리카 원주민은 점차로 자연적인 생산방식으로부터 단절되었다. 인디언은 토지의 소유자로서도 인정될 수 없었고 노동의 원천으로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밎이 주류를 형성한 사회에서 그들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황야는 차례차례 국립공원으로 바뀌어 갔고 그들의 마을은 인적이 없거나 민속공예품으로 장식된 자연보호구역으로 변했다. - P991

아르헨티나인의 프런티어 관념 속에는 ‘문명화된‘ 도시와 ‘야만적인‘ 농촌의 선명한 대립이 자리잡았다. 소농민을 대상으로 한 신용체계의 부재, 토지 등기제도의 미비는 소형 농업기업의 발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아르헨티나에는 개척민 프런티어는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고, 정치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거나 신화를 창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프런티어 사회‘는 없었다. - P994

브라질의 프런티어는 근본적으로 커피 단일품목 경작지대였고 경작지는 대기업이 노예노동을 이용하거나 노예노동 없이 운영했다. 그곳에는 터너가 말한 독립심이 강한 개척자의 개성과 순박한 중산층의 분위기가 넘치는 마을, 민주주의의 야외실습장으로서의 프런티어는 없었다. - P998

남아프리카의 반투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인은 전면적인 패배를 경험하지 않았다. 인구 비율로 보면 그들은 여전히 다수를 차지했고, 문화적으로는 최소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경제적으로는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 - P1004

새로운 부의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열망에 휩싸인 보어인은 정치적으로 자신의 지배적 지위가 침해되지 않는 한 영국 자본가의 자유로운 활동을 허용했다. 이제 흑인 하층계급뿐만 아니라 백인 심참자도 보어인의 프런티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었다. 1899~1902년의 남아프리카전쟁(또는 보어전쟁)은 이런 복잡한 정세하에서 폭발했다. 이 전쟁은 최종적으로 영국제국의 군사적 승리로 끝을 맺었으나 군사적으로 만만치 않은 적수인 보어인을 꺾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대가는 매우 컸다. 보어인 10퍼센트가 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다. 장기적인 점령을 기반으로 하는 정권은 애초부터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은 패배한 보어인과 담판을 벌이지 않을 수 없었다. 1910년에 쌍방의 희망을 반영한 남아프리카연방이 성립되었다. 이후로 남아프리카는 철저한 인종주의 국가가 되었다. - P1008

유목사회는 사회분화가 진척될수록 외부세계와의 교류와 접촉을 주도적으로 확대시켜나갔다. - P1013

세계사를 해석할 때, 13세기 초 몽고인의 정복행위가 전대미문의 상호작용과 교류의 공간을 열어놓았다는 것이 오랫동안 유지된 인식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몽고인이 ‘중세기의 세계체제‘를 창조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아시아 국가와 문명은 몽고인이 세운 제국이 붕괴된 후 고립된 자기영역으로 되돌아가고 유라시아대륙의 중세기적 ‘세계성‘은 종결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는 교류통로의 개방성과 프런티어를 관통하는 관계의 다양성은 19세기가 시작되는 무렵까지 유지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유라시아대륙은 역사적 연속성을 잃지 않았다고 보아야 마땅하다. - P1015

유라시아대륙 프런티어의 특징은 이곳이 제국의 판도였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는 달리 유라시아대륙에서는 중앙집권적이고 계층제 구조의 제국이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정치체제였다. 제국은 크게 보아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뉘었다. 하나는 기마 유목민이 통치하며 주변의 정주형 농업사회에 기생적인 초원 제국이다. 다른 하나는 자국 농민으로부터 직접 징세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제국이다. 우 유형 사이에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 P1015

러시아 사학계에서는 터너보다 훨씬 앞서 세르게이 솔로비요프가 유사한 프런티어 이론을 제시했다. 19세기 치에 러시아에서는 러시아가 아시아를 향해 진보적인 유럽의 대변인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유행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북극해에서부터 카프카스에 이르는 지역은 계몽된 러시아 상층사회가 유럽문명의 전파자로서의 역할을 증명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정복하고 식민화했으며 나아가 자랑스러운 눈길로 서방을 자라보았다. 한편으로 그들은 러시아를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악명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했다. 이것은 미국인이 자신의 대륙확장에는 제국주의 일면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과 같은 심리다. - P1030

프런티어는 전통의 방해를 받지 않고 ‘새로운 인류‘와 새로운 형태의 사회를 창조할 수 있는 실험장이었다. 만주의 이상적인 군사질서와 ‘아리아인종‘이 지배하는 동유럽 점령지가 그래서 나왔다. 독일의 ‘피와 대지‘란 이념은 이런 사상의 극단적인 표현이었으며 대규모 인종청소와 대학살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개척민은 이런 잔혹한 계획의 집행자로서 선발되지는 않았으나 그들이 개별적인 사례에서 맡은 역할은 국가정책의 도구와 같았다. 국가는 그들을 중대한 민족적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고 믿도록 세뇌했고, 일상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고통은 ‘민족 전체‘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극복하라고 강요했다. 그들에게는 터너가 말한 개척자의 핵심적 특징인 자유와 자립이 결핍되어 잇었다. - P1034

이민 식민지는 프런티어 식민화의 특수형태이며 고대 그리스(와 그보다 앞서 페니키아)에서 처음 등장했다. 지중해의 맞은편 해안에 군사력을 동원하기 어렵거나 군사력을 동원해 통치할 필요가 없는 지역에 ‘식민도시‘가 세워졌다. 고대뿐만 아니라 근대 초기에도 ‘식민도시‘와 기타 프런티어 식민화 사이의 핵심적인 차이는 여전히 지리와 교통이었다. 바로 이런 조건 때문에 진정한 식민지가 등장할 수 있었다. 이때의 식민지는 프런티어 개척지일 뿐 아니라 독자적인 정치구조를 가진 정착민 사회였다. - P1037

프런티어는 상호작용한다. 한곳에서 일어난 특정한 경험은 유사한 환경조건을 갖춘 다른 곳으로 전파될 수 있다. - P1047

최소한 오언 래티모어의 저서가 나온 뒤로 프런티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기존의 인구, 민족, 경제, 정치의 영역을 넘어 생태영역까지 확장되었다. 그리하여 환경사의 큰 부분이 프런티어 확장사로 채워지게 되었다. 조방식 개발의 가장 중요하고도 최후의 단계인 19세기가 이런 프런티어 확장사의 중심지였다. - P1048

19세기에 삼림벌채의 속도는 크게 빨라졌다. 1850~1920년에 전세계 원시삼림의 손실면적은 기간으로는 두 배가 되는 1700~1859년의 삼림감소 면적과 거의 비슷했다. 가장 많이 훼손된 지역으로서 미국의 멀찌감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고 러시아가 다음이며 남아시아가 그 다음이었다.
1920년 무렵, 전 세계 온대지역에서 대규모 삼림훼손 행위는 거의 멈췄다. 이것은 세계 환경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그 뒤로 많은 지역에서 삼림자원이 점차 안정을 찾거나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출현하게 된 원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삼림을 희생시키는 조방식 개발이 이미 완결되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북방의 목재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대산 목재가 도입되었기 때문이었다. - P1050

식민주의는 단기적인 이윤을 위해 남벌을 실행할 수도 있었고, 삼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도 있었다. - P1054

삼림파괴에서 목재 수요는 부차적인 목적이었고 경지를 끊임없이 확대하려는 자본주의의 원시적인 욕구가 주요했다. - P1056

19세기에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마음대로 살육했고, 그런 후에 동물보호 인식이 완만하게 생겨났다.
인류역사에서 20세기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폭력의 세기‘다. 그러나 호랑이, 표범, 코끼리, 독수리의 입장에서 보면 20세기는 오히려 위험이 적어진 세기였다. 20세기에 들어와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인류와 동등한 기회를 누리며 살아온 이런 동물들과 ‘타협‘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 P1067

19세기에 프런티어는 다중적인 의미를 가졌다. 프런티어는 토지 개간과 생산 증가의 공간, 이민을 끌어들이는 자석, 제국들 사이의 분란 많은 접촉 구역, 계급형성의 중심지, 종족분쟁과 폭력의 공간, 정착민 민주주의와 인종주의 정권의 탄생지, 환상과 이념의 발상지였다.
한동안 프런티어는 역사적 역동성의 주요 근원이었다. 역사적 역동성의 결과를 논하자면 하나의 중요한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유럽, 미국, 일본의 공업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주고 자신의 물질적 지분을 증가시켜 줄 조직을 만들어감으로써 점진적으로 사회에 통합되었다. 그러나 프런티어 확장의 피해자들은 배척당하고, 재산을 몰수당하고, 권리를 박탈당했다. 최근에 와서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캐나다 그리고 소수의 국가에서 법정이 이들 피해자 집단의 합법적 요구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정부도 도덕적 책임을 받아들이고 과거의 부당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 P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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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은 언제나 좋다.

주중에는 출근 전 퇴근 후 시간이라는 한정적인 시간만 운용할 수 있기에 우선 순위를 정해서 한 두가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번주는 출근 전에 신문을 읽었고 퇴근 후에 책을 읽었다.

이동 중에는 어학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했다.

한문 공부도 해야 하는데 한 자도 보지 못했다.

이건 주말로 미뤄야겠군.


이번주 짬짬이 도착한 책들이다.

vita님 덕분에 구입하게 된 Puffin Classics Set. 

76%의 유혹에 넘어가 구입했지만 만족한다.

과연 언제 다 읽을지는 미지수이나~

대한계년사는 한달에 한 권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한다.(5월엔 마무리군)

버치문서와 해방정국은 이번 달내로 읽어야겠다.




저녁은 옆지기가 이렇게 어묵탕을 끓여놓아서 먹었다.

사먹는 것만큼이나 맛있었다. 

산사춘과 함께 홀짝~!!



주말에는 넷플릭스에 찜해둔 패싱과 돈룩업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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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7 2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대한계년사 !!! 멋집니다. 어묵탕과 산사춘ㅎㅎ 부럽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1-07 21:28   좋아요 3 | URL
대한계년사는 한꺼번에 샀어요...ㅋㅋ 오래된 책이라 역시 상태는 좋지 않지만. 이런 책은 언제 절판될지 알 수가 없어서 사야 할 때 사둬야 하거든요.
어묵탕&산사춘 조합 좋네요...^^

수이 2022-01-07 2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묵탕과 산사춘 콕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번에 꼬옥 도전!!!! 대한계년사라니 왜 이렇게 멋져요 거리의화가님!!!

거리의화가 2022-01-07 22:49   좋아요 2 | URL
ㅎㅎ 네^^ 다음번에 도전해보세요.
대한계년사는 계속 읽고 있는데 진도는 안나가지만 띄엄띄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페넬로페 2022-01-07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어묵탕에 더 눈이 갑니다.
추운 겨울이라 더 맛있을 듯 해요.
구입하신 책이 다 어려운 책이네요.
뒤에 있는 책들도 벽돌책이고요.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래요^^

거리의화가 2022-01-07 22:52   좋아요 3 | URL
어묵탕 진짜 맛있었어요. 요리를 전혀 못하는데 옆지기 덕분에 가끔이지만 맛난 음식을 얻어먹네요. 날이 쌀쌀해서 더 맛있었습니다.
뒤에 있는 책들은 가지고 있던 책들이고 예전에 한 번씩 훓었던 책들이나 아… 내용은 망각 속으로 사라졌어요. 아무래도 역사 분야는 두꺼운 책들이 많네요ㅠㅠ

바람돌이 2022-01-08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금요일밤은 무조건 좋죠. 기분은 주말보다 더 좋은듯요. ㅎㅎ 아 이틀 쉴 수 있어 맘껏 책봐야지 하면서 말이죠. ㅎㅎ
거리의화가님 글 읽다가 책장을 찍은 사진을 보는데 잠시 우리집 책장보는줄 알았습니다. ㅎㅎ
특히 저 대표 이미지속 책들 말이죠. 저도 다 있는 책이걸랑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1-08 07:39   좋아요 1 | URL
책장의 책들 워낙 유명해서 하나쯤은 가지고 계실듯요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등등. 바람돌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01-08 16:11   좋아요 2 | URL
그쪽 말고 화가님 프로필 이미지에 있는 항일무투사쪽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1-08 18:15   좋아요 0 | URL
앗 그랬던건가요. 와 저책들을 가지고 계시다니 신기합니다ㅎㅎ
 

1. 존버씨의 죽음


오월의봄 출판사는 사회 문제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의 부제를 보니 '갈아넣고 쥐어짜고 태우는 일터는 어떻게 사회적 살인의 장소가 되는가' 문구만 봐도 살벌하다.

여전히 노동자의 인권은 열악하다.

이전보다 노동법은 개선되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법망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가는 회사와 일터는 책임 의식이 부족해 보인다.

성과 지향주의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터에서의 죽음은 너무나 흔해서 슬프다.

이 책은 노동자의 과로사와 일터에서 생기는 죽음에 대하여 다루었다. 


2. 워싱턴 불렛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비밀문서를 포함한 방대한 자료연구를 바탕으로 쿠데타, 암살, CIA  음모를 그린 기록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남미를 비롯한 세계 현대사의 사건을 딱딱하지 않게 대중의 눈높이에서 썼다.

미 제국주의의 영향은 오늘날에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비밀문서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전직 CIA 요원들의 인터뷰나 회고록을 통해서 다층적으로 볼 수 있어 기대가 된다.

저자는 그동안 제3세계에 관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전해왔다고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그 세계에 대해 무지하고 잘 모른다. 그래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3. 책을 불태우다


도서관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까울 수 밖에 없는 공간이다.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 진시황이 떠올랐다. 분서갱유 사건 유명하지 않은가.

저자는 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다.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 책과 도서관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과거의 기록을 살폈다.

책의 부제는 '고대 알렉산드리아부터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이다.

도서관은 지식의 집합소로 예전부터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중요한 자료들이 많았을테니 그럴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오늘날 책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책을 저장하는 것에 대한 고찰이 더해질 것 같다.


4. 송나라의 슬픔


신문을 읽다가 발견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 묘했다. 송나라는 당시 흥했던 왕조였고 문명의 보고라고 불리던 나라였다.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을 생각하며 중국의 현재를 생각한다.

경제력은 급성장했지만 인권 문제엔 항상 날을 세운다.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을 비롯한 최소 9개국이 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송나라는 부의 분배와 지방 분권 . 사상적 다양성을 보장한 사회였다.

중국의 민중에 대한 탄압과 억압이 오히려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을 보며 과거 그들의 역사를 통해 배울 점은 없을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참고로 이 책은 중국에서는 금서, 홍콩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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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07 1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고대 알렉산드리아부터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
이 책 찜!👆^^
화가님이 추천 해주심 역사책들 밈음이 ^^

거리의화가 2022-01-07 13:06   좋아요 4 | URL
그 책은 북플 알라디너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것 같아요^^
책과 도서관. 안 좋아할 수가 없죠ㅋㅋ
세계사는 저도 계속 공부해나가고 있어서 부족하지만 관심분야다보니 역사 관련한 책은 한번 더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아요. 믿어주신다니 뭔가 더 책임의식이 생기는군요.
즐건 하루 보내세요^^*

mini74 2022-01-07 17: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송나라 문치주의 뭐 이런거나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역사책 속 송나라 거리가 참 화려하던 ㅎㅎ 송나라의 슬픔 궁금하네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1-07 17:55   좋아요 3 | URL
송나라하면 사실 우리 나라와도 거리가 멀지 않지요. 유학이 본격적으로 굳어졌고 남송의 주희 이후 주자학이 성립되며 고려와 조선에도 영향을 끼쳤으니까요.
늘 따뜻한 미니님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미미 2022-01-07 1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워싱턴불렛 재밌겠네요!제스타일ㅋㅋ 이런 주제는 다큐로도 좋더라구요^^* 존버씨도 담아갑니다~♡

거리의화가 2022-01-07 19:08   좋아요 2 | URL
네 미미님이 관심가질만한 주제의 책인 듯 해요. 감사합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도시란 유기체와 같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런 관점이 도시사회학의 초기 사상 가운데 하나였다. ‘현대성’을 도시의 외재적 기준으로 삼는 건 문제가 있다. 역사학자가 이런 기준을 추종한다면 어떤 상업도시 또는 공업도시가 흥기할 때 역사학자는 새로운 ‘도시인’의 열정과 옛 엘리트(토지귀족 또는 고위관료)의 혐오 가운데서 어느 한쪽에 쉽게 동조하게 된다.
‘낙후성’의 의미는 복잡하다. 한 도시를 두고 ‘큰 마을’이라고 한다면 궁극적으로 무슨 의미일까. 모스크바나 베이징에 온 서유럽인은 그 사회의 구조가 자신들의 사회와는 다르다는 것 때문에 도시경관이 촌스럽다고 경멸하기 쉽다. - P895

조셉 컨비츠의 이론에 따르면 도시계획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개발형 계획’은 도시의 윤곽과 포괄적인 심미적 이미지를 중시한다. ‘관리형 계획’은 도시를 끊임없는 기술적 사회적 관리가 필요한 공간으로 본다. 둘의 공통점은 도시계획 전문가 집단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며 이 집단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리형 도시계획은 19세기 80년대에 유럽과 북아메라카에서 등장했다. 도시 엘리트들은 도시 위생을 위한 초기적 조치가 필요하며, 도시 전체의 환경문제를 상시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적 문제와 사회적 정책을 체계적 통합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관점이 조정되지 않은 개별적인 경제적 이해관계의 논리를 압도했다.
개발형 도시계획은 유럽의 최근 발명품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내려온 방식이었다. 획일적인 공간배치가 개발형 계획의 간단하고도 효과 높은 방식이었다. 소소의 예외를 제외하고 이 방식은 직사각형 세포의 증식분열 논리를 따랐다. - P902

개발형 도시계획이 다시 흐름을 형성했다. 형식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는 도심지역에 대한 외과수술식 개입을 통해 원대한 미학적 구상을 실현하려는 오스망 방식. - P904

수년동안 오스망의 목표와 방식은 논쟁의 중심이었다. 최종적인 결과가 증명하듯 그의 방식은 정확했고 그가 제시한 도시계획ㅇ 이념은 유럽 전체가 모방하는 표본이 되었다. - P905

도시개조에 대한 오스망의 열정은 세 분야에서—기하학 특히 직선에 대한 집착, 실용과 쾌적성을 겸비한 공간에 대한 꿈(마차의 흐름이 완만하고 행인이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가로수길), 파리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려는 야심—구체화되었다.
오스망과 동료들은 도시 전체의 개조를 위해 쏟은 기술적 노력에 못지 않게 미학적 세부 요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들은 17, 18세기 파리 고전주의의 면모를 현대적 대도시 환경에 훌륭하게 접합시켰다.

도시계획의 두 번째 형식에서는 독일적 특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독일에서는 계획을 중시하는 전통과 지방정부의 강한 권위가 하나로 합쳐졌다.
독일형 도시계획은 도심지의 대규모 개조보다는 외곽의 성장에 중점을 두었다. 본질적으로 독일의 도시계획은 확장에 대비한 계획이었다. - P907

독일식 도시계획은 사회적 공간, 운송체계, 미학적 조화, 사유 부동산의 기부 등 모든 분야가 총체적인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P908

뉴델리에서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와 허버트 베이커는 현지의 계획부서 인원과 인도 노동자 3만 명의 도움을 받아 식민종주국인 영국은 물론 대영제국의 판도 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건하에서 도시의 거대한 미래상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냈다.
루티엔스와 베이커의 뉴델리는 여러 양식의 통합체였다. 도시는 현지인들이 수용하는 외국의 건축언어와 인도의 고유한 요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 - P909

근대 이전 시기에 이미 ‘유럽’ ‘중국’ ‘이슬람’ 도시의 구분이 선명성을 잃어가는 경향을 보였다. 도시의 기능적 유사성은 문화적 특수성에 못지않게 분명해졌다. 그러나 이런 평가를 극단으로 확대시켜 전 세계의 모든 도시가 ‘융합체’ 또는 ‘혼성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경박한 인식이다. 유럽의 인구이동과 군사적 경제적 확장을 배경으로 하여 많은 경향이 전 세계의 도시로 퍼져나갔지만 이런 현상이 모두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부산물은 아니었다. 유럽 이외의 비식민지(아르헨티나, 멕시코, 일본, 오스만제국) 국가의 도시로 눈길을 돌려보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미래 도시의 청사진은 대서양권, 지중해권, 태평양권, 유라시아권 등 갈수록 넓은 지역적 맥락으로 그려져 왔다. ‘식민도시’는 더 이상 도시유형을 분류하는 정의로서 유효하지 않고 ‘서방’과 ‘동방’이란 과감한 이분법은 이제 논거를 상실했다. 오직 서방의 시각에서 볼 때만 이런 구분이 가능하다. - P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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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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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첫 책으로 〈여자들의 사회〉를 읽었다.

정말 오랫만에 에세이였다.
돌아보면 10대 때는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여유가 없었다.
20대에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한두푼 모은 것 가지고 책을 겨우 살 수 있었지만 지적인 욕망이 생겼어도 아는 게 전혀 없어 타인의 시선에 비친 개인과 세상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게 에세이였다.

책의 내용을 읽다 보니 나의 10대와 20대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관계에 많이 서툴렀던 사람이었다.
작가도 여자들 사이의 관계가 어려웠음을 고백했는데 나와 비슷해서 놀랐다.
(오히려 나는 대학 때 이후 남자들과의 관계에 더 익숙한 편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쿨했다.)

친구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는 것이 어려웠고 그 사이에 끼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다.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나는 장난을 잘 받아들이는 타입이 아닌데 누군가가 장난을 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보니 늘 나는 겉돌았다.
사람들과 속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웠고
나의 속내를 내비쳤다가 한 두번 호되게 당한 이후로는 그마저도 시도조차 안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가두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이 책은 다양한 영화, 드라마, 책에서 표현된 여자들의 세상을 다루고 있다.
과거에 좋아했던 컨텐츠가 나오면
‘아~ 맞아. 내가 이래서 좋아했지.‘ 했다.

〈빨간머리앤〉은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처음엔 애니메이션으로 접했고 이후엔 원작인 책을 읽었다.
마지막으론 넷플릭스에서 보았는데 셋 다 다른 느낌으로 풀어내어 모두 감동이 있었다.
작가는 빨간머리앤을 선택한 이유로 여자들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앤을 선택한 이유는 여성들의 연대와 서사가 있어서였다.
앤은 주체적이고 자기 표현에 스스럼이 없었다.
그녀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나는 늘 주눅들고 소심해서 어릴 적 발표하는 것조차 떨려하던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출신이나 성별, 외모 등에 굴하지 않고 늘 앞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이다.
얼마 전 개봉 20주년으로 상영하기도 했다.
이번 상영 때 보지는 못했고 개봉 당시 본 게 다라 군데 군데 잃어버린 서사가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영화의 스토리가 다시금 떠올라서 반갑고 좋았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여자 친구들의 미묘한 관계를 참 잘 표현했고
그녀들이 일을 하게 되면서 부딪치는 것들을 스스로도 헤쳐 나가기도 하지만 친구로서 기대고 보듬어준다는 점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젊고 풋풋하며 아름다운 청춘이 저절로 그려진다.
거기에 영화음악까지 좋다니.
이 영화가 책의 리스트에 있어서 참 좋았다.

작은 아씨들은 공교롭게도 작년에 북클럽을 하면서 재독한 책이었다.
나는 자매들의 부모님이 참 훌륭하시다라는 생각을 했고 조가 글을 쓰고 책을 내며 결혼을 해서 교육에도 힘쓰는 모습이 멋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자매들의 성격이 다 다를까 생각했다가 아 나도 그랬지 싶어 피식 했다.
나에게도 여동생이 있다. 서로가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잘해주기보다 각자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서로에게서 찾으려 무던히 애썼던 것 같다. 덕분에 질투하고 많이도 싸웠다.
나에게 없는 그녀의 모습들이 어찌나 샘이 나던지 갖고 싶었던 적이 많다.
이제는 예전 일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나름 심각했었다.

나머지 셋 리스트는 못 본것들이다.
여자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시간 내서 하나 둘씩 꺼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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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6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앤 ㅎㅎ 넷플릭스의 앤이 셋 중 제일 센 캐릭터같아요 ~ 빨리 시즌 4가 나와야하는데 소설과는 또 달라서 그 나름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앤을 좋아하는 이유가 기억의 집님과 비슷해요. 고양이를 부탁해도 반가운 *^^*

거리의화가 2022-01-06 20:37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 빨간머리앤은 제작사와의 마찰로 만들어지려다 취소되었다더군요. 안타까운데 뒷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반대로 여기까지여서 더 좋다는 의견들도 있고 그런 것 같습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반갑죠^^ 좋은 영화에요.

scott 2022-01-06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배두나!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가 될지 그 시절에는 몰랐습니다!!
화가님의 2022년 첫 책!
이 책 커버에 모든 것,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가 그려져 있네요 ^ㅅ^

거리의화가 2022-01-07 07:04   좋아요 1 | URL
네 출연진 중 배두나는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네요ㅎㅎ 여자들의 관계를 그려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에세이인데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