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
정찬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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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일 장국영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투신자살했다. 나는 그의 팬도 아니었지만 당시 장국영의 죽음은 국내에도 큰 충격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베르테르 효과'로 많은 팬들이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나도  비슷한 시대를 함께 산 사람으로서 그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 한동안 멍한 공전의 상태가 계속되었었다. 


느낌이 묘했다. 왜 그랬을까. 현실과 허구가 섞여 있어서 오히려 다 읽고 나니 꿈을 꾸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현실과 가상이 섞였지만 실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었다.


소설에 현실人 첸카이거와 아이리스 장이 중심 인물로 등장하고 배경 인물에 장국영, 마오쩌둥, 미시마 유키오, 최승희,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이 나온다. 물론 나머지는 허구의 인물들이다.


극을 이끄는 중심 인물은 기자이고 베이징 특파원이다. 그는 극의 모든 인물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14살의 첸카이거는 마오쩌둥을 만나 문화혁명을 겪고 그의 아버지는 국민당 가입 전력 때문에 고초를 겪는다. 혁명을 꿈꾸었던 소년은 대약진 운동 이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된다. 이런 첸카이거의 개인적 경험은 패왕별희가 탄생하는 데 배경이 되었고 영화는 대중이 원하는 것과 권력이 원하는 그림이 달라 생기는 비극을 이야기한다.

워이커씽은 첸카이거와 장국영과의 연결 고리가 있다. 워이커씽은 또 아이리스 장과 연결 고리가 있다.

아이리스 장은 난징 대학살을 조사하며 많은 생존자들과의 인터뷰를 듣기도 한다. 

그들은 문화혁명, 대약진 운동, 난징 대학살 같은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개인의 이야기를 버무려 내놓는다.

현실의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은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서로를 담고 치유한다.


작가가 소설을 쓰는 동안 자주 본 두 권의 책이 있다. 『The Rape of Nanking』 과 『나의 홍위병 시절』이다.

『나의 홍위병 시절』은 첸카이거의 에세이로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과 대약진 운동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The Rape of Nanking』 은 아이리스 장이 쓴 아시아 태평양 전쟁 역사로 난징 대학살을 파헤치며 영어로 쓴 최초의 논픽션이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면 완벽한 독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중국의 근현대를 관통하는 사건을 깊숙이 건드리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소설이라서 좋은 점은 우리가 이전의 역사에서 바라던 추측성 결론을 대리 실현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문학은 스포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감상과 인상적인 문장으로 일갈한다.



"'내가 정말 궁금했던 게 내 삶의 마지막 장면이었어. 그래서 난 눈을 뜨고 죽을 거야.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이 새는 나는 것 이외는 알지 못해. 날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딱 한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 P90


"나치 추종자들이 일본의 천황 이데올로기를 국가 형태와 국가 의식, 종교적 광신의 유일무이한 민족적 혼융이라고 하면서, 나치즘이 추구하는 것을 일본은 본능적 기질로 성취했다고 경탄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인에게 역사란 어쩌면...

일종의 그림자놀이일지도 모릅니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실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48


"사춘기의 육체는 일생에서 절정의 시기이오.  육체의 절정기에 있는 소년들의 가없는 에너지를 마오는 꿰뚫어보았던 것이오. 발이 줄에 묶인 새처럼 빙글빙글 돌다가 노천주점에 앉아 있는 나에게로 다가온 열네살 소년이 마오에게는 식량이었던 거요." - P95


생명체의 진화는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과정이었어. 컴컴하고 차가운 바닷속보다 밝고 따뜻한 햇볕이 있고 산소가 풍부한 육지가 살기에 훨씬 좋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사람이라는 생명체도 생겨난 거야. 그러니 우리의 고향은 바다지. 육지에 올라온 수많은 생명체들 가운데 유독 한 생명체만은 다시 바다로 돌아가 자신의 몸을 바꾸어나갔어. 가느다란 꼬리는 꼬리지느러미로, 앞다리는 가슴지느러미로 변하고, 뒷다리는 짧은 뼈의 흔적만 남긴 채 사라지면서 바다에 살 수 있도록 생체 기능이 변화되어갔어. 그 생명체가 고래야. - P119


"줄 위에서 난징을 내려다보면 거무스레한 땅에 쌓인 시체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소. 죽은 엄마의 젖을 빨고 있는 갓난아기까지 보인다고 했소. 그걸 보고 있으면 자신의 얼굴이 파래지는데 꼭 죽은 얼굴 같았다고 했소." - P167


"유령은 언제나 한조각 꿈처럼 나타나. 그는 말 너머의 세계에 있음에도 말로써 자신을 표현하려고 해. 하지만 그의 말은 말의 그림자일 뿐이야. 우린 알고 있어. 말의 그림자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상처와 그리움이지. 때때로 그가 반딧불이처럼 느껴지기도 해." - P200


"꿈속에 있는 나는 내가 모르는 나였어. 뺨을 적시는 눈물은 내 눈물이 아니었던 거야. 꿈속의 내가 흘리는 눈물이었지. 꿈속의 나는 허공에 매달린 이를 올려다보며 울고 있었어." - P214


꿈이 아무리 순결할지라도 조직화, 집단화되는 순간 그 순결은 갈기갈기 찢기고 마는 것이오. 인간이란 존재는 이토록 비극적이오. 역사란 비극적 존재가 그리는 집단적 삶의 궤적이오. 이 비극 앞에서 위로가 되는 몽상이 있소. 장자의 몽상이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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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3 1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없는 새‘ 하면 역시 장국영이랑 아비정전 생각나는데 그 내용이 맞긴 맞네요~!!

거리의화가 2022-07-23 10:29   좋아요 3 | URL
네 작가가 팩트에서 소재를 가져오긴 했지만 허구가 배합된 분명한 소설입니다^^ 장국영 이야기는 아무래도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어요 저와 비슷한 시대를 산 사람이니까. 아비정전에서 따온 문구 맞습니다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재미날 소설이겠다 싶어요 그래서 전 좋았구요.

희선 2022-07-24 0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을 보면서 다른 책 두 권에 관심을 가지셨군요 거리의화가 님이 좋아하실 책이군요 언젠가 보실 것 같네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4 09:16   좋아요 2 | URL
작가가 두 책을 참고해서 썼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둘 다 체험 에세이, 르포 논픽션이라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듯합니다. 언젠간(!) 보게 되겠죠.
 

며칠 전 책탑과 굿즈를 인증을 했었다. 

아까 알라딘 확인해보니 회중시계와 깃펜 세트가 끝난 모양이다.

많이들 사신 모양.

예쁜 것은 알아보는 법!인가.



예전에는 책을 읽는 날도 있고 읽지 않는 날도 있었다면 요즘은 단 10쪽이라도 매일 책을 읽는다. 하지만 쓰는 것은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주중은 피곤해서 많이 읽지도 못할 뿐더러 읽고 나면 잘 시간이 되어서 좀 아쉽다.

읽기만 해서는 공부로 이어지질 않는다.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야 내 것이 된다.



정리를 하는 데 오래 걸리는 책이다.

읽는 데 1시간 남짓 걸린다면 정리하는 데 그 정도의 시간이 든다.

그런데 그 정리하는 시간을 통해 철학자의 생각이 더 오롯이 들어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이면 잊을지라도 결국 기록에 남기면 나중에 책을 다시금 꺼내들지 않아도 기록부터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몇 년정도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일상 기록 및 검색한 자료들, 독서노트를 모두 담는다.

노트에 기록해봤는데 한 곳에 모으기 애매함이 있었다.

여러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한 권의 노트에 담기 애매해지는 탓이다. 

노트에 서걱서걱하며 연필이든 만년필이든 기록하는 것을 나도 좋아한다.

필사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읽는 책들은 비문학이 많아서인지 필사할 거리가 딱히 없다.




토지 1권 오디오북을 다 들어간다. 

그런데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1권일 뿐인데 인물이 뭐 이리 많아~ 

인물들 간의 관계 정리와 사건들. 그리고 역사 속 사건들이 오버랩되어 초반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제 사투리에는 익숙해진 것 같다.

사실 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1권을 읽으며 동학농민운동사 책을 열어보아야겠다라는 생각부터 했다.

권력의 구도가 들어왔다.

그리고 남녀의 억압적 관계도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나오는 남정네들이 다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또 다음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 걸 보면 이야기가 그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것이겠지.


나는 문학을 읽을 때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읽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만져지는 물체 같은 느낌일 때는 괜찮은데 그 반대의 경우에는 모호하게 느껴져서 어렵다.

문학을 읽으면서 캐릭터를 확인하고 줄거리를 파악하는 일이 어려울 때가 많다.

비문학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은데 왜 문학만 이러는지.

하나로 관통되는 줄기가 없으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별 수 없다. 반복해서 읽으면서 익숙해지는 방법 밖에 없겠지.


오늘은 집에 가서 이 책 리뷰도 써야 한다. 아~ 어떻게 쓰지^^;



오늘 알라딘 인문 레터와 구독 매체를 통해서 관심이 가는 책을 발견했으나 보관함에 담지 않았다.

당분간은 자제를 하려 한다.

이달에 구매한 양이 어마어마해서 2~3달은 참아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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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22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는 읽기만 했는데, 다 읽고 리뷰(리뷰라고 할 수준이 되는지는 의문이지만...)를 쓰니까 책을 다시한번 보게 되고 기억에도 잘 남는거 같아요~ 뭔가를 쓰는게 기억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전 비문학보다는 문학이 재미있고 잘읽히더라구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사랑할때와 죽을때>라는 전쟁문학인데, 비문학에서 ‘전쟁은 나쁜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게 와닿지가 않던데, 이런 문학작품에 등장하누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 굳이 전쟁은 나쁜거라는 말이 책에 없더라도 확 와닿더라구요.

하지만 리뷰쓰는게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

거리의화가 2022-07-22 22:33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소설 리뷰 볼 때마다 놀랍니다. 저는 그렇게 정리가 안되요~ㅎㅎㅎ 역시 사람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나봅니다~
문학 리뷰 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역시 잘 안 읽혀서가 아닐까 싶군요^^; 비문학만큼 잘 읽힌다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열심히 더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읽는 것에 그쳐서는 그마저도 더 남는 게 없는 듯해서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감사합니다~^^*

2022-07-23 0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3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7-23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학을 읽을때 생뚱맞은 인물이 좋아지거나 혹은 다들 이렇다고 하는데 저렇다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뭔가 내가 틀린건가 싶기도 하고. ㅎㅎ 문학이 전 그래서 어렵게 느껴져요 ㅠㅠ저도 자제해야 하는데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23 17:4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 그런 경우 많은 것 같아요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문학 작품도 읽었는데 넘 별로였고 인물들이 딱히 매력이 없었던 경우도 있고요. 내가 이상한가 아니면 내가 잘못 읽었나 싶을 때가 있는데요. 미니님이 이런 말 해주시니 뭔가 위안이 된다고 해야할까^^ 모든 문학 작품이 나와 맞을 수는 없겠죠.
ㅋㅋ 자제 열심히 일주일 정도 진행중입니다^^*

그레이스 2022-07-23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국철학사 와와...
정리해서 올려주시나요?

거리의화가 2022-07-24 09:00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레이스님 말 그대로 정리입니다 밑줄긋기하면서 복기하는 정도? 몇 개의 글 이미 올려놓았습니다 ‘나의 밑줄긋기’ 카테고리에요. pc로 보시면ㅎㅎㅎ 감사합니다.

희선 2022-07-24 0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기만 하면, 시간이 지나고 잊어버리기도 하는군요 뭔가 쓰면 조금이라도 기억이 남지만, 써서 잊어버리기도... 저는 책을 다 읽고 쓰는군요 거리의화가 님은 읽으면서 정리 하셔서 더 기억에 남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4 09:02   좋아요 3 | URL
두꺼운 책은 읽고 바로 정리 안하면 나중에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읽고 바로 밑줄긋기는 해두는 편입니다. 쓴다고 해서 기억이 안 날아가는 건 아닐테고~ 한 곳에 모아놓으면 그걸 뒤져보면 되니까요 인덱스용이죠. 감사합니다 희선님^^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사울 레이터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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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감각은 물성을 찾고 그것의 구도를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시선을 자아내는 구도, 몽환적인 그림을 보는 듯한 터치감까지 느껴지는 사진들. 사진가는 화가이자 건축가 같은 기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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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er Girl (Paperback) - 2016 Newbery
빅토리아 제이미슨 / Penguin Books Ltd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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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언제나 작은 경험에서부터 시작한다. 도전을 통해서 내가 변화하면 주변 사람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주인공 Astrid가 Roller Girl이 되기까지 신체적/정신적 성장을 통해 친구/엄마와의 관계도 나아지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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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휴가를 내고 쉬었는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어느새 시간이 다 갔다.


아침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동네 산책을 50여분 정도 했다.

집에 들어와 신문을 보고 집안일 하고 책도 읽고 렌탈한 정수기 점검도 받고 나름 바쁜 하루를 보냈다.

어째 쉬는 날이 더 바쁜 듯하다^^




재밌게 읽었다.


주인공 ASTRID는 엄마가 데려간 장소에서 롤러걸 JAMMER인 RAINBOW BITE를 맞닥뜨린다.(무지개 양말을 신고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ASTRID는 그녀를 보며 수퍼 히어로라고 생각한다. 꿈을 찾을 때 우상은 큰 역할을 하지 않나. 

베프인 NICOLE을 졸라 롤러 스케이트장을 가자고 하지만 NICOLE은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친구 관계는 틈이 벌어진다.

ASTRID는 롤러를 통해 한계에 부딪쳐 싸우는 법을 알게 되면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장한다.

이 때 역할을 한 것이 RAINBOW BITE와의 편지, 그리고 엄마의 응원이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롤러 시합에 출전할 기회가 생기면서 열심히 준비한다.

RAINBOW BITE가 하던 JAMMER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BLOCKER 역할 중 한명이 되었으나 최선을 다하면서 시합장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다.

NICOLE과의 오해도 풀고 RAINBOW BITE 와 인사도 나누게 된다.


Everything used to be so simple. black and white. happy. sad. best friends. worst enemies.

Now everything seemed so... complex. I was in a no-man's-land of unchartered territories. 

Maybe i had to find my own path through it.




책 속에 실려 있는 사진들은 대부분 1950 or 1960년대가 많았다. 만약 당시를 짐작하는 사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비교적 최근 사진으로 알았을 것 같다. 

컬러 사진이 더 많지만 흑백은 또 흑백의 나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도를 어떻게 이렇게 잡을 생각을 했을까 싶은 것 중에서 대부분은 사진을 잘 모르는 내가 보았을 때 구도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면에서 사진가는 건축가와 비슷하게 기술가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울 레이터가 화가이기도 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도 놀랐다. 심지어 그는 화가로 불리기를 원했다고 한다.

책에는 그가 그린 그림 몇 점도 함께 실려 있다.


나는 사진과 함께 실린 문장이 좋아서 잠시 쉬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지만 작가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며 돌아다니지 않았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며 살아오지 않았다.

- P48

사진이 중요한 순간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지만

사실, 사진은 미완성 세계의 작은 파편이자 기념품이다.

- P96


인생에서는 무엇을 얻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내놓는가가 중요하다.

- P56

56페이지 같은 경우 작가의 생각인데 독자의 인생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들이었다. 내가 내놓을 것은 무엇인지 어제 자면서도 생각했던 질문이었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읽기 시작했다.


장국영에 관한 스토리가 나온다.

아... 2003년으로 순간 이동을 하는 느낌이 들어 괴로웠다.

그리고 난징 대학살 사건이 등장한다.

장국영과 난징 대학살이 무슨 관련이 있지? 싶지만 이건 스포가 되므로 리뷰 때 적기로 한다.


문체 자체도 어렵지 않고 배경이 익숙해서인지 소설인 듯 실제인 듯 묘하게 어우러져서 내겐 읽기가 상대적으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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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21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거리의 화가님 롤러걸 읽으셨어요? 저도 재밌게 봤어요. 저는 비룡소 번역판으루다가 ㅋ
이 책 여전한 인기, 판매지수도 여전히 높네요^^

거리의화가 2022-07-21 06:41   좋아요 3 | URL
네 인기있을만하더라구요. 오래도록 사랑받는데는 이유가 있는듯ㅎㅎㅎ 그래픽 노블이라 원서로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 좋더군요.

새파랑 2022-07-21 0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엄청 알찬 휴가를 보내셨군요 ^^ 다양한 책을 읽으신거 같아 제가 뿌듯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7-21 07:45   좋아요 2 | URL
네 새파랑님 활기찬 하루 시작하셨나요?ㅎㅎ 회사 가는 출근 버스에서 댓글달고 있네요^^ 이달 초 두껍고 어려운 책들은 다 읽어놔서 편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읽고 있는중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mini74 2022-07-21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울 레이터, 아이가 들고가버렸어요 ㅎㅎ 장국영과 난징이라 궁금해요. 발 없는 새 라니, 제가 젊었던 시절 ㅎㅎ ~~~없는 새 시리즈가 한때 유행했어요. 울지 않는 새가 있다. 패봐라 지가 안 울고 배기나. 뭐 이런 썰렁한 ㅎㅎ 발 없는 새란 제목 보니 떠오르네요. 발 없는 새는 쉬지도 정착도 못하는 건가싶기도 하고. 이 책 읽고싶네요 *^^*

거리의화가 2022-07-21 14:52   좋아요 1 | URL
ㅎㅎㅎ 아이가 갖고 갔군요^^ 음 소설이라기보다는 뭔가 논픽션 듬뿍 들어간 이야기라서 저 같이 문학 잘 안 읽는 사람에게 술술 읽히는 책이에요. 최근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더 친숙한 것도 있고요. 장국영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발없는 새 제목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희선 2022-07-22 0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쉬는 날은 시간이 더 빨리 가지 않나 싶어요 거리의화가 님은 알차게 보내셨네요 걷기도 하시고 책도 보셨으니, 책은 마음 편하게 보셨겠습니다 오늘만 지나면 주말입니다 거리의화가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22 09:11   좋아요 2 | URL
ㅋㅋ 맞습니다. 묵혀 있던 집안일도 해야 하고 뭐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얼른 퇴근 시간이 와서 자유 시간이 돌아오면 좋겠어요~ㅎㅎ 희선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