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소련군은 철수했으며, 중국에서 싸웠던 수만 명의 한국인은 귀국했다. 스탈린은 세계대전 동안 가톨릭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는 보고를 받고 교황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군대를 가지게 됐느냐고 물었다. 1945년 그는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회제도를 강요한다"고발언했다. 이 냉철한 현실주의자에게 군사력의 배치는 모든 것을 보장했다.
소련군이 철수하고 북한군과 연결된 중국이 그것을 대체한 영향을 그가 잘못 파악할 리는 없었다. 극동에서 소련 군사력의 한계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한국이라는 화약고로부터 소련을 멀리 두려는 욕망 때문에 그가 소련군을철수했다고 생각된다. 그때 이후 김일성은 자신의 지휘를 받는 가장 강력한군대를 보유했을 뿐 아니라 두 공산주의 강대국 사이에서 교묘히 행동할 수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 P515

1949년 11월 게오르기 말렌코프Georgi Malenkov는 논란을 불러온 연설을 했는데, 이것을 소련이 좀더 공격적인 노선으로 나아갈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해석한 사람들도 있었다-헨리 스팀슨의 표현을풍자해 말렌코프는 보란 듯이 원자폭탄 모형을 허리에 매달고 연설했다.
그 무렵 미국의 주요 관료들은 말렌코프의 연설이 소련의 정책 변화를 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회고했다. 국가안보회의 문서 68을 입안한 폴 니츠는 1950년 2월 모스크바는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넘치고 있는 것 같다"
고 파악하면서 인도차이나, 베를린, 오스트리아 그리고 한국은 소련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조지 케넌은 말렌코프의 연설을 깊이 주시했는데, 이후 말렌코프는 "우리가 아는 한 언제나 "극동에서 좀더 적극적인정책을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애치슨은 말렌코프가 "자신감 넘치고 공격적인 연설을 했다면서 소련이 곧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 지역은 유고슬라비아·베를린 한국이라고 언급했다. - P5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10장

북한은 단순히 소련의 위성국이아니었다. 1945~1946년 널리 확산된 "인민위원회"를 기반으로 성립된 다소비중앙집권적인 통일전선정부에서 시작해 소련이 상대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행사한 1947~1948년을 거쳐 1949년(즉 중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하기 전이며동유럽의 스탈린주의화가 시작된 시점이라고 브워지미에서 브루스가 정의한 시기이에는 중국과 긴밀히 결속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은 두 사회주의 강대국 사이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40년대 후반 북한 체제는 한국.소련·중국의 경험이 융합된 것으로, 한국의 정치문화가 모델로서 깊은 영향을 줬다. 또한 북한은 특히 당 구조와 지도 체제에서 소련·중국과는 크게 달랐다. - P432

1947~1948년 소련과 북한의 전략적 이익은 분명히 일치했다. 김일성이보기에 소련에 의존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필요했다. 이 시기의 시작부터 중국 국민정부군은 만주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그런 상황이 지속됐다면 김일성은 앞문에는 호랑이가, 뒷문에는 늑대가 있는 상황에 빠졌을 것이다. 의심할 필요 없이 장제스와 이승만은 거슬리는 뾰루지를 짜듯 북한을 압박하려고 했을 것이다. 김일성은 몇 년 또는 수십 년 더 산속에서 유격대 투쟁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1948~1949년 중공군과 북한군이 국민정부군을 중국 동북 지역에서 몰아내면서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제 짜낼뾰루지처럼 보인 것은 남한이었다. 마오쩌둥의 승리는 북한의 상황을 극적으로 바꿨고, 소련에 대한 요구 수준 또한 높였다. 이제 동북아시아는 현지의 거대한 공산군에게 지배됐다. 스탈린은 그것을 대단히 복잡한 심정으로바라봤을 것인데, 현지 정권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는 것 외에는 어떤 시도도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 P4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 페미니스트 법 이론
낸시 레빗.로버트 베르칙 지음, 유경민 외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양한 종류의 페미니스트 법 이론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법 이론은 공통적으로 다음 두 가지 특성을 공유한다.

바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observation)과 나아가야 할 목표(aspiration)다. 먼저 페미니스트는 현재 남성이 누리는 권력과 특권은 남자들만이 이 세상을 만드는데 참여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든 페미니스트 법학자는 남성은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문명의 법을 만드는 데 빠짐없이 참여했다는 명백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미국 역사에서 남자가 만든 법이 남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다음으로 모든 페미니스트는 여성과 남성이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은 평등의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평등을 달성하는지에 관해 의견을 달리한다 - P28


대한민국 국민 중 헌법을 읽거나 공부해 본 이들이 얼마나 될까? 법관이 되기 위해 필요하여 공부하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법적 싸움에 휘말리거나 아니면 사회에 어떤 문제적 사건이 벌어져서 법리 해석에 따른 논쟁이 있을 때 해당 조항을 확인하지 않을까.


나도 그 대부분의 사람에 속한다. 솔직히 법이라는 것을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과거 월급을 못 받아서 고통 받던 일과 더 과거로 가면 집안에 돈 때문에 타인과 분쟁이 생겼을 때 몰라서 당했던 일이 생각났다.

법을 어설프게 알거나 제대로 모르면 당하는 일이 사실은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전세사기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건설사, 공인중개사 등은 법의 허점을 노리고 덤벼드는데 계약자는 그 빈틈을 제대로 알지 못해 당한다. 언제까지 각자도생이라고 그냥 넘길 것인가. 법의 구멍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법의 개정을 주장해야 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보편 윤리라고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은 가부장제에 의해 생성된 것이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법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여성들에게는 불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과거 미국 여성들이 법적으로 어떤 권리를 위해 싸워왔는지 여성들의 지난한 소송(법적 싸움)의 역사를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페미니즘의 역사를 훓어볼 수밖에 없는데 1장에서는 때문에 페미니즘의 역사와 정립된 이론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후에는 그 페미니즘 이론이 실제 어떻게 법으로 만들어지는지 맥락화하여 보여준다. 


특히 동등대우 이론(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과 문화 페미니즘(남녀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대우는 달라야 한다)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기 때문에 실 사례에서도 논쟁이 많았던 이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 페미니즘과 지배 이론(여성과 남성은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은 서로 비슷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배 이론은 특히 가부장제를 문제 삼는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다양한 법적 주제를 담고 있는데 개인별로 관심이 가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아무래도 직업과 고용, 교육, 섹스와 폭력에 특히 주목하여 보았던 것 같다. 


몇 년전 남성과 여성의 급여율에 대한 비교 리포트를 기사에서 보았었다(아마 주기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질텐데). 그 비율이 충격적이었던 것인지 지금도 그 비율이 기억이 난다. 69%였던가. 

그러니까 남성이 100만원 받을 때 여성이 69만원 받는다는 이야기다. 

전문대학이긴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어렵게 입사를 했다.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하루 빨리 취업을 해야 했고 돈을 벌어야 했다. 입사하자마자 내 급여가 얼마였는지 지금도 기억나는데 솔직히 창피해서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문제는 초봉이 그랬다고 하더라도 매년 연봉이 오를텐데 나는 너무 더디게 올라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같은 조건에서 남성과 초봉이 얼마나 차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같다고 하더라도 남성들은 희한하게 나중에 보면 비율이 나와 다른 것이다. 

아무튼 나는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는데도 얼마 오르지 않았다(천 단위 올라가는 것이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안 그래도 박봉인데 나는 늘 중소기업, 그것도 잘 나가는 회사가 아닌 곳들만 전전하며 다녀서인지 회사가 망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임금이 성별에만 좌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방끈의 길이에 따라, 전문성(스킬)에 따라, 태도 등 여러 가지 평가 기준이 있겠지만 이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내가 굳이 이걸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고 내가 남자였다면 좀 더 나았을까 싶기도 했다. 

직업군 별로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이 있고 남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이 있다. 물론 꾸준이 이 비율의 차이가 줄어든다지만 여전히 교사, 간호사 등은 여성의 비율이 높고 트레이너, 군인, 지게차 기사, 철강/기계 종사자 등은 남성의 비율이 높다.

애초에 이런 직업들은 남성 또는 여성만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성소수자들의 경우에도 이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직업 간의 장벽이 사라지고 넘나듦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직업적인 차별도 줄어들지 않을까.


아무래도 미국 사례이다보니 재미는 덜하다. 그러다보니 한국 법 사례는 어떨까를 계속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관련 책이 있을 지는 모르겠고 없다면 이런 책이 나와주면 좋겠다.

법은 실생활에 적용되는 만큼 중요한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면서 법적 권리의 싸움에서 패소/승소하는 사례가 누적되어야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여성 문제를 묻는다는 것은 겉보기에 중립적인 듯한 법률이 어떻게 성편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내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어느 정도는 실증적인 평가이다. 여기서 특정한 법률이 여성의 경험을 고려하는지, 법규범이 암묵적으로 하나의 성에 우호적인지, 사회적 관행이 불법적인 성적 고정관념을 조장하는지에 관해서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젠더의 영향을 평가하는 사례에는, 특정한 고용주에 의해 승진된 남성과 여성의 숫자를 세어보는 것, 엄마와 아빠 중에 누가 더 아이의 양육권 분쟁에서 이기기 쉬운지를 기록하는것, 학교 수업에서 소녀와 소년의 대우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포함된다. 조사 결과는 항상 여성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은데, 남성 역시 법에서 성별 편향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67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3-06-20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의 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일 수록 성별 급여 차이가 좀 더 컸던 걸로 기억이 되네요?
지금도 그러한가 보군요?ㅜㅜ

거리의화가 2023-06-21 10:11   좋아요 1 | URL
직업별 성별 비율에 대한 구분이 없어져야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제가 다닐 때보다는 여성들도 임금의 수준이 더 나아졌겠지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차이는 존재하는 듯해서 씁쓸하네요.

다락방 2023-06-20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연하게 옳고 그르다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구체적 사례들로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달리 생각하는 경험을 이 책을 읽으며 하고 있어요. 읽어두면 좋은책인 것 같습니다.
읽느라 고생하셨고 완독 축하합니다.
전 최근 회사 너무 바빠 스트레스 가득이라 좀처럼 진도가 안나가네요. 빨리 따라갈게요!!

거리의화가 2023-06-21 10:18   좋아요 0 | URL
네.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아서 도움이 되더라구요. 단편적인 해석이 아니라 이론에 따른 다양한 시각을 보여줘서 좋았어요. 한국에 관련된 법 사례에 대한 책도 나와주면 좋겠습니다ㅠㅠ
다락방님 많이 바쁘실텐데 건강 잘 챙기시고 완독도 응원합니다! 화이팅!
 

어제는 아침에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산책을 했다. 아침 기온도 20도 가까이 되니 괜찮겠다 싶었다.

일어나자마자 세수하고 바로 나왔는데 아뿔싸! 아무 것도 안 바르고 심지어 안경도 안 끼고 나왔다.

그 와중에 헤드폰은 챙겨 나와서 토지 18권을 들었다.

이제 6월도 중순이 넘어가니 녹음이 짙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나올 때만 해도 이른 시간이라 해는 안 떴는데 10분쯤 걷다 보니 점점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반팔만 입어 좀 춥다 여겼는데 해가 나고 걷다 보니 추운 것이 가셨다.

안경을 안 쓰니 뵈는 것이 없어서 오히려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 기미가 걱정됐을 뿐(어차피 생긴 기미 조금 더 생긴다고 뭐 어떠랴).

이제 여름이 되었으니 한동안 주말에는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해야겠다.







거리에도 사람의 그림자는 많지 않았다. 화신백화점 앞에도사람은 많지 않았다. 백화점의 임자가 친일파는 아니든 간에조선의 소시민들의 자존심 같은 화신백화점에서 새나오는 불빛은 황황했으나 어떤 적요감이 감돌고 있었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지금은 전시(戰時), 구매력이 감소된 것도 사실이며 그보다 현저히 나타난 것은 물품의 기근이다. 사람들은 어디 어느상점에서 생필품인 무엇을 팔고 있다 할 것 같으면 그곳으로왕창 몰려갔고 그러고 나면 그 상점은 잠잠해진다. 보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은 암시장을 찾았고 돈 없는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맬밖에 없었다. 다만 일본인 관공리, 권력 있는 자들은 모든 귀한 물품, 생선이며 버터 치즈에 이르기까지 배급을 받으니 그들만은 전시 밖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암시장에 가면 값이 비싸 그렇지 대개의 것은 다 구할수 있었다. - P30


살기 위한 몸부림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진다. 그 당시 소시민들은 어떻게든 살기 위해 분투했으리라.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전쟁은 대대적으로 시작되었고 식민지민은 그 때문에 더 팍팍해졌다.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 흉악해지는 것은 인심이 아니겠는가. 

요즘 천일염이 공급 대란이라 마트에 가면 그 자리가 비어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었다.



이틀동안 한국전쟁의 기원 2번째 권을 읽었다. 


1947년부터 1949년까지 한반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을 통해 국가(인물)별 이해 관계와 정치 지형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입장으로 나뉘어서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사건은 얽혀서 서로 영향을 준다. 사건 하나만 덩그러니 벌어지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다.


국제협력주의·봉쇄· 반격이라는 일반적 범주는 한·미 관계를정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최초의 공식적 한국 정책, 곧 1943년부터 1947년 초반까지 다국적 신탁통치를 추진한 것은 국제협력주의적 단계를 보여준다. 신탁통치는 한국인이 좋아하지 않았고, 일본 패망 이후 몇 주또는 몇 달 동안 고심한 끝에 봉쇄 정책을 선택한 미 점령군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봉쇄정책은 1947년 봄 공식적으로 승인돼 유엔의 집단 안전보장이라는 국제협력주의의 의상을 걸쳤지만, 그리스와 터키에서 나타난 것 같은 현실 정치로서 봉쇄라는 성질을 지녔다. 그 단계는 1949년 여름,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때까지 지속됐지만, 미군이 떠나자마자 반격이라는 대안이 탁자 위에 놓였다. 반격 정책은 전후인 1950년가을에야 실시됐지만 그 전조는 1949년에 나타났으며, 얼핏 보기에 기묘한세력의 지원을 받아 태어났다. - P72


월요일이지만 금요일 퇴근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왜냐! 공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아 솔로 콘서트다. 

주말에도 무더웠는데 오늘도 무더울 예정이지만 그래도 공연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한주를 잘 보내야 별 탈없이 공연에 갈 수 있겠지.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6-19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나무 싱그럽네요. 나무는 초록초록 여름에 정말 좋은것 같아요. 물론 봄에도 좋고 가을에도 좋지만요. 훗.

저는 토지 듣기 포기하고 윌라 멤버십 해지했어요. 거리의화가 님 토지 벌써 18권이라니. 와- 응원합니다!!

공연도 즐겁게 관람하고 오셔요!!

거리의화가 2023-06-19 17:05   좋아요 0 | URL
저 각도를 무척 좋아해요^^ 나뭇잎이 무럭무럭 자라서 하늘을 가리는데 그 사이로 햇살이 쫙 들어올 때 참 아름다워서요.
이제 3권 남아서 두근두근합니다. 괭님하고 함께 달리고 있어서 외롭지는 않네요!ㅎㅎㅎ
공연을 생각하니 빨리 금요일 퇴근 때가 오면 좋겠습니다^^*

stella.K 2023-06-19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전쟁의 기원. 그 두꺼운 책을...?!
저도 읽고 싶긴하지만 압도하는 두꺼움 때문에.ㅠ
김윤아 저도 좋아하는 가순데 설레이시겠어요.
부럽습니다.^^

거리의화가 2023-06-20 09:10   좋아요 1 | URL
예전에 천페이지에 육박하는 책도 읽은지라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물론 두껍기는 하죠^^;
공연장이 멀어 안 갈까 했는데 그래도 또 언제 공연할 지 모르니 갈 수 있을 때 가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공연 다녀오고 나서 간단히 후기 올려보겠습니다^^

희선 2023-06-22 0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말 이틀만 지나면 오는군요 이틀이 천천히 갈지 빨리 갈지...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도 기다리면 시간이 잘 안 가기도 하죠 그래도 그날이 오면 벌써 그렇게 됐나 하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공연 즐겁게 다녀오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6-22 09:43   좋아요 0 | URL
네. 어느덧 목요일이군요! 다행입니다ㅎㅎㅎ 비가 와서 좀 후텁지근했는데 오늘은 상큼하게 개어서 이 또한 좋네요. 이 날씨가 주말까지 쭉 가면 좋겠습니다. 희선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거리에도 사람의 그림자는 많지 않았다. 화신백화점 앞에도사람은 많지 않았다. 백화점의 임자가 친일파는 아니든 간에조선의 소시민들의 자존심 같은 화신백화점에서 새나오는 불빛은 황황했으나 어떤 적요감이 감돌고 있었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지금은 전시(戰時), 구매력이 감소된 것도 사실이며 그보다 현저히 나타난 것은 물품의 기근이다. 사람들은 어디 어느상점에서 생필품인 무엇을 팔고 있다 할 것 같으면 그곳으로왕창 몰려갔고 그러고 나면 그 상점은 잠잠해진다. 보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은 암시장을 찾았고 돈 없는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맬밖에 없었다. 다만 일본인 관공리, 권력 있는 자들은 모든 귀한 물품, 생선이며 버터 치즈에 이르기까지 배급을 받으니 그들만은 전시 밖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암시장에 가면 값이 비싸 그렇지 대개의 것은 다 구할수 있었다. - P30

신문에는 온통 전쟁에 관한 기사뿐이었다. 물론 여태까지 신문은 전쟁에 관한 것 일색이었지만 전선이 달라지고 적대국이달라지면서부터 일종의 히스테리처럼 신문지면은 요란해진 것이다. 식량증산, 저축장려, 국방헌금, 유기·기타 금속류의 헌납, 지원병 독려와 아울러 동태 상황에 대한 선전, 각종 단체들은 영일(寧日)없이영미)를 성토하고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연일 진충보국(盡忠報國)과 성전환수를 외쳐대고 있었다. 특히 지식층, 그 중에서도 글 써서 행세해왔던 문인들 문학단체들은 남 먼저, 보다 과격하게 일왕(日)에 대하여 충성을맹세하고 결사보국을 다짐하는 것이었다. 마치 총 든 놈이 뒤에서 목덜미를 겨누고 있기라도 하듯이. 오늘 신문에도 저명한여류시인의 시(詩) 전승부」가 실려 있었다. - P53

"친일하는 사람이나 반일하는 사람, 방관하는 사람, 그들도 각기 개인에 따라 사정은 다르지요. 친일도 열광하는 사람, 열광하는 척하는 사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 그게 어찌 다 일색이라 할 수 있겠어요? 여하튼 지금은 비상시국아니에요? 방관자나 비협조자를 그냥 놔둘 여유가 없는 것만은사실이에요. 어떤 형식으로든 바람은 불 거예요."
스스로 달변에 취하여 배설자의 얼굴 근육은 잘게 흔들리고있었다.

"지금 예술계에서도 전적인 개편이 있었고 국민문학 국민연극 등 전환을 부르짖고 있잖아요? 그게 다 정비 작업의 전초 아니겠어요?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폐간이 되었는데도 오히려 새로운 잡지들이 나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지요? 자리를 마련해줄 테니까 대일본제국에대한 충성을, 피 한방울까지 성전(聖戰)을 위해 바쳐라, 그렇게떠들라는 거지 뭐겠어요?" - P75

"그 얘기를 하니까 얼핏 생각이 나는데요. 무용으로 총후보국(銃後報國)이라는 그 기사가 나온 같은 날짜의 신문인데요, 박춘금(朴春琴)씨 질문에 대하여 도조[東條] 수상이 답변하기를 조선의 징병제도에 대하여 실시 여하를 연구 중이라, 그랬어요.
앞으로 조선 청년들도 모조리 전쟁에 나가는 거 아닐까요?"
덕희의 말이었다.
"그건 이미 예상된 일 아니겠어요? 그리고 연구 중이라 한 말은 곧 실시하겠다는 뜻 아니겠어요?" - P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