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신의 이야기

河南太守 召信臣이 少府가 되었다. 召信臣은 먼저는 南陽太守가 되고 뒤에는 河南으로 옮겼는데, 治績이 항상 제일이었다. 백성을 보기를 자식처럼 아끼고 백성들을 위해 이로운 일을 일으키기를 좋아하여 몸소 농사일을 권장하고 水路를 개통하니, 戶口가 배로 증가하고 관리와 백성들이 친애하여 父라고 불렀다. ≪漢書 元帝記≫에 나옴-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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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바쁘게 보낸 달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로 고려사와 몽골사를 병행하며 읽었다. 여기에는 읽고 있는 책들(통감절요3, 원서 두 권, 유라시아 유목제국사, 도시로 읽는 한국사) 은 제외하고 완독한 책은 총 10권이다. 

그런데 도시로 읽는 한국사는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중도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달에 읽은 책들 중에는 몽골사 관련 책들이 특히 좋았다. 도서관에 가서 가끔 이런 책들을 만나면 이래서 도서관이 잘 유지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덕분에 한 권의 책을 구입하는 기회도 되었다.




다음 달에는 최근 주문한 아시아사, 여미쳐가 굵직한 책들이다. 잊어버리고 있던 잃시찾 마지막 2권도 얼른 마무리해야겠다. 

빨리 털어버리고 내년을 산뜻하게 시작해야지.



지난주부터 몸이 오락가락하기는 했는데 감기에 걸려서 상태가 메롱이다. 아무래도 결혼 기념일 때 놀러가서 바람 제대로 맞았던 것이 문제였던듯. 

병원 갔더니 감기 환자 정말 많더군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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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01 1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화가 님.... 책을 읽으면서 버티셨다는데....
읽은 책이 고려사/몽골사/통감절요3/원서 두 권/유라시아 유목제국사/도시로 읽는 한국사.......
저라면 책을 읽으면서 더 쓰러질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 기념일 때 놀러가서 바람 제대로 맞았˝다는 문장도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페이소스와 아이러니가 느껴집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기 얼른 나으세요!

거리의화가 2023-12-01 13:04   좋아요 2 | URL
일과 사람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책 읽는 것이 최고입니다!ㅎㅎ 그리고 저는 문학 읽을 때 에너지가 더 소비되어서 좋아하는 책들로만 읽었어요.
ㅋㅋㅋ 그날 미친 듯한 광풍이 불더니 제 컨디션도 맛이 갔네요! 주말에는 진짜 충분히 자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습니다^^

건수하 2023-12-01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많이 읽으셨네요 전 11월 폭망...
요번 감기 독하더라고요. 주말에 푹 쉬시고 얼른 나으셔요!

거리의화가 2023-12-04 09:02   좋아요 1 | URL
주말에 내내 잠만 잤는데 나아지지 않네요ㅠㅠ 수하님 12월 독서 응원합니다^^

자목련 2023-12-01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기가 코로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정도로 독하다고 들었어요.
잘 드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감기와 잘 헤어지시길~

거리의화가 2023-12-04 08: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무척 독하네요ㅠㅠ 주말 동안 감기가 나았으면 했는데 말이죠.
자목련님도 건강 유의하세요^^

은오 2023-12-01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도 감기에....ㅠㅠ 서재에 감기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네요?! 화가님 주말 외출 금지입니다. 😤 얼른 나으세요!!

역사책 읽으면서 버티셨다는 화가님 ㅋㅋㅋㅋㅋ 역시 멋있으십니다. 제가 역사책 읽으시는 화가님을 항상 넘 멋지셔...🥹 하면서 바라보고 있긴 하지만 역사책 읽으면서 버티셨다는 화가님은 더 멋지셔서 심장이 두근거리는군요...
근데 잃시찾은 어떤가요 진짜? 재밌나요?! 두 권 남겨두신 화가님의 독중감이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2-02 15:09   좋아요 1 | URL
잃시찾은 그냥 시작 안하시길 추천합니다...

은오 2023-12-02 19:13   좋아요 1 | URL
오잉?! 소설덕후 새파랑님마저 잃시찾은 포기...?!

새파랑 2023-12-02 19:39   좋아요 1 | URL
저 다 읽기는 했습니다 ㅋ 책꽂이에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랑 나란히 있는데....

막 추천하지는 못하겠어요 ㅋㅋㅋ

은오 2023-12-02 22:21   좋아요 1 | URL
아아 역시 새파랑님은 다 읽으셨군요... 대단 🫢그래도 궁금하긴 하니까 일단 1권만 사보는걸로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2-04 09:00   좋아요 2 | URL
주말에 눈 뜨면 밥 먹고 약 먹으면 졸려서 자는 것을 반복했네요. 그런데도 별 차도는 없는 듯합니다ㅜㅜ

잃시찾은 어느 순간 의무감으로 읽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2권 남겨두고 끝내지 않는 것은 아닌 듯하여 읽어보려고 합니다. 새파랑님 말씀도 감안해서 기대 안하고 읽어보는 것으로!ㅎㅎ

새파랑 2023-12-02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기에도 이정도시라니 역시 역사전문 화가님~!! 11위라니 많이 읽으시고 많이 걸으셨군요~!! 12월도 화이팅이십니다~!!

거리의화가 2023-12-04 09:02   좋아요 1 | URL
감기는 이제 시작입니다ㅋㅋㅋ 일이 바빠서 스트레스를 독서와 산책으로 풀었네요! 새파랑님도 12월 즐독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1장

기원전 44년 질지라는 수령이 몽골리아에서 자기 조상들의 땅으로부터 쫓겨나 현재 카자흐 공화국이 있는 발하쉬 지역으로 이주한 것이 첫번째 분열이었다. 이렇게 해서 중국의 적으로 남게 될 몽골리아의 동흉노와 훈(앗틸라의 조상)이라는 이름으로 로마 세계의 적이 될 발하쉬와아랄 초원의 서흉노가 갈라지게 된 것이다. 구에서 우리 외침의48년에는 동흉노 제국 자체가 분열되었는데, 오르콘 지역의 선우에게충성을 바치던 이들로부터 내몽골 내지는 남방에 있던 ‘여덟 개의 부락‘이떨어져 나왔다. 이렇게 해서 두 개의 구별되는 집단이 형성되었는데, 외몽골 오르콘의 북흉노와 만리장성 북방쪽 내몽골의 남흉노가 그것이다. 방금본 것처럼 155년에 북흉노는 만주의 변경에 있는 동몽골의 흥안령 지역에서 기원한 몽골계 집단인 선비에게 격파되었고, 선비는 당시 만주의 경계에서부터 하미와 바르쿨 입구에까지 이르는 몽골리아를 지배하게 되었다. - P108

이제 완전히 한화되어버린 탁발은 궁정 내의 정변, 황족 간의 분란,
그리고 내전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534년 이 나라는 하북·산서·산동·하남을 차지하고 업을 수도로 한 동위東魏(534-550)와, 섬서와 감숙을 차지하고 장안을 수도로 한 서위西(534-557)로 나뉘었다. 두 나라 모두 재상에게 황위가 찬탈되어,업에서 동위를 대체한 북제北(550-577)와 장안에서 서위를 대체한 북주北周 557-581)가 들어섰다. 그러나 이 두 황실은 모두 한화되어버려서 더 이상 초원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했다.
ht그들이 역사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초기 탁발 통치자에게 그렇게 특징적이었던 투르크적인 활력이 점차적으로 약화되고 희석되어 중국인 대중 속으로 흡수된 것이다. 이런 역사의 순환은 거란·여진·몽골·만주를 통해 수세기 동안 거듭해서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탁발인들이 약화되어가는 - P120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은 이후 원나라나 하의 몽골에게도작용했던 불교의 영향이다. 한번 보살(Bodhisattva)의 자비로운 손길에스친 이런 사나운 전사들은 승려(sramanas)의 인문주의적인 가르침에 너무나 감화되어 원초적인 호전성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기방어마저 게을리하게 된 것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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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빠르다. 이제 곧 12월이라니…

책은 한참 전에 샀는데 구매 사진은 이제야 올린다. 책탑 중에 커피만(!) 다 먹었다.

커피의 맛은 검증된 것이므로 이야기할 것이 없고 드립백으로 나왔길래 샀다(원두의 포장에 충격이 아직도…).
라시드 앗 딘의 집사 3권, 몽골 비사(중고의 가격이 신간과 별 차이가 없어서 그냥 신간 gox2)는 현재 몽골사 읽기에 연장이다.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는 대출하여 읽은 책이지만 살 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하여 포함한 책이다.
모험인 책은 가장 밑에 있는 아시아 1945-1990 다. 신간이라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부피감도 있고 사실 내용이 당장 궁금했다. 과연 내용이 어떨지.

저 책들은 언제 다 읽나 싶은데 아무튼 아시아사부터 읽어보는 것으로 해야지.

요새는 춥기도 했고 낙엽도 다 떨어져서 찍을 만한 사진이 없었다. 어느 날 층층의 구름이 멋있길래 건진 사진 한 장 올려본다.


그동안 미친 듯이 바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팀에서 한 명의 사람이 빠져나가고 인원은 충원이 안 되고 있다. 늘 충원하겠다는 말은 하지만 회사에서는 너무 짠 월급을 주고 뽑을 사람은 어느 정도 검증된 실력의 사람을 뽑을려고 하니 잘 안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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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29 14: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전 알라딘에서 새로 나온 커피들이 다 그 삼각형 모양이라 다 패스하고..
계속 전에 나오던 브라질 산타 루시아만 사먹고 있어요.
최근에 나온 것 중 삼각 봉지 아닌 거로는 ‘콜롬비아 몬테 블랑코 퍼플 카투라‘가 있던데 이건 패션후르츠에 산딸기 어쩌고 그래서 그냥 패스....ㅠㅠ 라딘아 새 커피 좀... 5천원 쿠폰 주는 건 좋은데 말입니다...음


거리의화가 2023-11-29 14:49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에서 나온 원두 중 브라질 산타 루시아를 가장 많이 구입해서 마신 것 같아요. 고소한 원두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그게 가장 나았습니다. 알라딘 커피 요새 계속 산미 있는 것들만 나와서 아쉬워요ㅜㅜ

다락방 2023-11-29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사인은 최근거 다 사서 넣을게 없고 초콜렛도 너무 샀고 뭐가 좋을까 하다가 귀찮지만 드립백을 선택했거든요. 그래서 오늘 도착한 저 박스, 아직 뜯지 않은 박스 안에 저 드립백이 저도 들어있을 겁니다. 전 제가 마시진 않고 저 찾아 오는 직원들 하나씩 주려고요 ㅋㅋ

역시 다른 사람들 책 산 페이퍼가 제일 재미있어요! >.<

거리의화가 2023-11-29 15:04   좋아요 0 | URL
드립백은 아무래도 원두보다는 맛이 덜하지만 괜찮았어요. 고소한 원두로 최근 것중에는 선택지가 없기도 했고요^^; 직원분들 좋아하실겁니다.

저도 다른 분들 책탑 구경하는 것이 언제나 즐거워요^^

은오 2023-11-29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맨 아래 저 책 두께감이 엄청나네요.... (벽돌책은 책등 감상하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 화가님이라면 저런 책도 잘 해치우시겠지만!! ㅋㅋㅋㅋㅋ
항상 하늘 사진까지 꼭꼭 챙겨서 올려주시는 화가님이 좋습니다!! 😆💕 화가님 좀 덜 바쁘셨음 좋겠따.......... 화가님 회사는 반성해라.....

거리의화가 2023-12-01 09:39   좋아요 1 | URL
벽돌책은 감상하는 맛도(!) 포함되는 것이겠죠?^^ 저도 저 책은 꽤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넉넉잡고 2주는 잡아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ㅋㅋ 핸드폰 사진의 최소 반 이상이 하늘 사진입니다. 글 작성자의 의도를 잘 알아주는 은오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 12월에는 조금만 바쁘면 좋겠는데 그럴 것 같진 않네요!ㅎㅎ 그래도 잘 살아남아야죠^^ 12월 잘 시작하세요!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5 - 최초의 민족통일국가 고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5
이이화 지음 / 한길사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이화 선생님의 한국사 이야기는 전집으로 우리 집 책장 한 켠에 늘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책이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정답고 미소를 짓게 하는 책이다. 선생님을 단 한 번 뿐이지만 민중사 강연 때 뵈었던 적이 있었는데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본 모습보다 더 푸근한 인상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강의에서는 단호함이 묻어나셨지만!


이이화 선생님의 역사 이야기 서술 방식의 특징은 민중의 힘을 강조하셨다는 점에 있다. 민중사가 이제는 대세가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역사가 권력층의 입장에서 쓰여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책은 계속 소비되어야 하고 읽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사 이야기 5권은 고려라는 나라가 성립된 시기부터 거란이라는 나라를 만나서 관민이 힘을 합쳐 물리칠 때까지를 다룬다. 


고려의 역사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보았으나 항상 아쉬운 것은 사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정사인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는 조선 시기에 작업이 되었기 때문에 고려인의 입장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록이 너무 소략한 경우가 많아서 아쉬움이 많다. 때문에 고려와 동시기에 존재했던 다른 나라들의 역사를 참고하거나 '야사'를 찾아봐야 하지만 그마저도 조선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숫자라서 슬프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위주로 적어보려한다.


때는 바야흐로 983년, 개경 거리에 술집 여섯 곳이 들어섰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설된 관영 술집이었다고. 11세기 말 숙종 시기 동전을 전파하기 위해서 민간인에게 주점을 맡기기 시작했고 그 뒤로 술집은 민간인이 경영하게 된 것이라 한다. 사극을 보면 주막을 보게 되는데 이 때가 시작이 아닐까.


또 무당을 찾아가는 일인 '당골'이라는 단어가 현재 우리가 쓰는 '단골'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당시 절에서는 여러 시설을 만들었는데 그 중 민간에서 경영하는 최초의 여관이자 음식점을 이름하여 '원'이라고 불렀다. 스님들만 이곳에 가서 숙박을 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민간인들에게도 이것을 공유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아무래도 불교를 중시하던 국가여서 불교와 관련한 것이 많은데 승과가 존재하기도 했고 귀족들은 자제들을 출가를 시키려고 혈안이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중의 사회적 위치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것의 폐해로 절이 부를 축적하고 나중에는 부패하면서 백성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고려 초기의 역사를 다루는 만큼 광종, 성종과 현종, 문종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4대 임금인 광종은 기존의 공신들의 힘을 낮추고 왕자들을 통제하면서 왕권을 강화하고 중앙집권 체제를 다지는 일에 힘을 썼다. 과거제 실시와 노비안검법 제정 공포는 그의 가장 큰 업적이다. 노비안검법으로 노비의 신분을 풀어주자 귀족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광종의 의지는 확고했다. 광종의 조치를 두고 정인지는 이렇게 적었다.

우리나라에 노비가 있어 풍교(風敎)의 진작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내외를 엄히 하고 귀천을 매겨 예의가 행해지는 것이 여기에 말미암지 않은 것이 없다


노비가 없으면 양반이나 사대부가 체면을 차리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유학자 출신인 최승로는 광종의 노비정책을 비난하면서 광종의 다음 임금인 성종에게 이렇게 건의하였다.


성상께서는 깊이 지난 일을 거울삼아 천한 자가 귀한 자를 능멸하지 못하게 하고, 노비와 주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중도를 잡아 처리하게 하소서. 대체로 벼슬이높은 자는 이치를 알아서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르는경우가 적으며, 벼슬이 낮은 자일지라도 진실로 자기의 비위를 꾸밀 만한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어찌 속임수로 양민을 천민으로 만들 수가 있겠습니까? 다만 궁원(院)과 공경들이 더러 위세를 빌려 비법을 저지르는 자가 있긴 하지만... 지난날 판결한 것을 다시 캐고 따져 세상을 어지럽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승로는 노비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우니 지난 일은 접어두고 노비 관계의 송사를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였다. - P103

성종은 이 의견을 받아들여 노비환천법을 공포하는데 이는 "무릇 도망해온 남의 노비를 숨겨 멋대로 차지한 자는 날을 따져 베 30자를 본주인에게 주고, 날수가 비록 많더라도 원래 값을 넘게 하지 말라"는 전교를 내려 노비주를 보호하였다.


광종이 힘들게 쌓아 올린 노비안검법을 후퇴시키는 조치라니 아쉽게 느껴진다. 게다가 성종은 "여종이 낳은 아이는 아비가 양반이더라도 종으로 삼는다"는 천자수모법을 시행하도록 하여 노비수가 증가하게 된다. 


강조의 정변이 빌미가 되어 거란이 2차 침입을 했을 때 강조는 스스로 도통사가 되어 30만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통주에서 싸웠으나 결과적으로는 패배한다. 삼수채에서 선발대가 요군을 상대로 고려군이 승리를 할 때 더 조심하고 경계했어야 하는데 그는 자만하고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 

강조가 통주에서 삼수채를 설치하고 있을 때 요군의 선발대와 다시 맞부딪쳤다. 고려군은 칼을 꽂은 수레를 배치하여 요군을 공격하였다. 요군은 패전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강조는 지장의 자질이 모자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적을 물리친 뒤 적을 깔보며 진중에서 유유히 바둑을 두고 있었다. 반격을 시도한 요군이 삼수채를 격파하고 밀려들어왔다. 이 보고를 받은 강조는 태연하게 큰소리쳤다.


입 안의 음식은 적으면 씹기가 불편하다. 많이 들어오게 내버려두어라.

요군이 물밀듯이 진중으로 쳐들어왔다. 그때서야 강조는 황급하게 일어나 싸울 채비를 차렸으나 어느새 들이닥친 요군이 강조를 꽁꽁 묶어버렸다. 강조의 몸은 북방에서 나는 털담요에 둘둘 말렸다. 함께 있던 고려의 장수들도 다 잡혔다. - P177

대체 왜? 현종까지 옹립해가며 정변을 일으켜서 거란과의 전쟁이 벌어졌다면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나중에 거란에 포로로 잡혀서 거란의 황제 앞에서는 끝내 고려의 장수로 절개를 지키지만 진작 좀 잘했으면 좋았을것을 하는 안타까움이 인다.


거란의 3차 침입에 대항한 리더는 강감찬이었다. 그런데 강감찬이 아니라 책에 강한찬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 잘못 보았나했다. 

강한찬
한은 중국조(趙)나라 서울인 한단에서 처음생겨난 글자이다. 세상의 부귀영화가 부질없음을 나타내는 ‘한단지몽‘ (邯鄲之夢)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이를 ‘감‘으로 발음할 근거가 전혀 없다. 따라서 강감찬은 강한찬으로 고쳐불러야 한다. 이 책에서는 강한찬으로 통일하였다. - P169

강감찬이 익숙해서 영 입에 안 붙는 이름이다. 관련하여 기록을 좀 더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문종의 집권 시기 중국은 송나라가 들어서 있었다. 송은 신종이 집권하고 있었는데 그가 먼저 고려에 수교를 제의하자 문종이 화답하며 두 나라의 왕래가 시작되었다. 

송은 문종의 병이 깊어지자 여러 차례 명의를 보내주면서 병을 치료하게 하였다. 문종은 "고려는 소중화입니다" 하며 엎드리는 자세로 송을 흠모하였다. 

문종은 어느 날 송의 수도 개봉을 돌아보는 꿈을 꾸고 시를지었다.

악업의 인연으로 거란과 가까워 1년의 조공만도 몇 번인지 모른다네.
이 몸 홀연히 개봉에 이르니한밤에 흐르는 눈물 애석하도다.
(명나라 사람이 지은 『요산당기』에 나옴)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소중화'를 표방하고 중국을 '동방 예의의 나라'로 칭송한 것은 자주국의 수장으로서 지나치게 허리를 굽힌 것이 아닌가하여 찜찜함이 남는다. 


이 책은 정사 이외에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말을 하듯 전달하는 이야기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독자가 사건과 상황을 상상하여 이성과 감성에 기반한 판단을 요청한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답을 하며 책을 읽어나간다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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