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사회를 폭력조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넘어, 조직폭력배, 성매매 업소, 은행과 여성들 간에 형성된 부채 관계를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경제행위로 인정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매춘 여성들의 선불금 차용증이 시중 은행에서 대출의 근거, 위험 회피의 수단이 되는 현실은 이 시대 자본축적 방식이 여성들의 매춘화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 P154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공격을 통해 금융화는 다시금 가속화된다. 이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개인으로 비난받으며, 동시에 확대된 금융 서비스의 소비자로 거듭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향상할 것을 요구받는다. 여러 학자는 이러한 금융의 민주화, ‘자본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데 신용카드회사와 은행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P157

새로운 자본축적의 회로 속에서 노동자, 빈민, 자영업자들은 모두 자산소유자로서, 때로는 "시민 투기자(Allon, 2010)이면서 동시에 채무자로서 금융화에 깊이 연루되고있다. 그 결과 현재 한국 사회의 가계부채 문제는 정부가 주도하는다양한 금융 대책, 채무자 구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 P159

최근 성매매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에서 여성들의 몸이 담보와 같은 것으로 계산되고 다양한 금융적 실천에 의해고착되는 역동의 전 과정을 여성 몸의 증권화 securitization 과정이고 정의한다. - P163

전체 생산활동 인구의 4% 수준인 100만여 명의 성매매 직간접 관련자 수입이 25%만 하락해도 GDP가 1% 하락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성매매 경제 규모가 팽창한 한국 사회에서(임종석, 2004) 이러한 대출은 강남이 아니어도 어디서든 실행 가능하다. 이러한 대출 사례로 미루어볼 때 유흥업소 특화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조건은 바로 여종업원, 혹은여종업원의 수라고 추측할 수 있다. - P170

현재 부채 경제의 국면에서 성매매를 통한 여성들의 미래 수익을 예측하고 여성들의 몸을 담보로 계산하는 과정은 시중은행에서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대출의 근거로 간주된다. 매춘 여성의 몸이 만들어낼 미래 수익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여기 결합된 여성 몸 담보화는 합리적인 경제행위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사법적비호를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금융화된 경제에서의 여성 몸 담보화에는 이 같은 법적 장치 외에도 그것을 정당하고 합리적인 실천으로 만드는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가 연루되어 있다. - P173

채권자들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채권추심을 하는 이유는 차용증이 오직 부채를 상환받을 채권자의 권리만을 명시하는 증서이기때문이다. 채권채무 관계는 채권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 P177

성매매 집결지 현장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면식 관계를맺고 있는 사채업자는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유흥업소 특화대출상품을 알선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채권을 현금화하기 위해서 직접 채권을 저축은행이나 캐피탈회사에 팔기도 한다. 그러므로 미등록 대부업체나 사채업자로부터의 대출과 같은 비공식 경제 부문 역시 현재의 금융화된 공식 경제 영역에 일정 부분 연계·포섭되어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P184

사채 문제 전문 활동가인 송태경)은 채무자의 삶을 보호하기위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있긴 하지만 현실에서는과도한 채권추심, 불법적’ 채권추심을 결정하는 경계 자체가 모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채권채무 관계의 근본적 속성이 권력관계이기 때문이다. - P189

신용의 민주화를 가능하도록 만든 조건 중 하나인 채권추심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인다면 신용의 민주화‘ 역시 젠더화되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여성 전용 대출 상품이 등장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다. - P191

금융 산업은 엄밀하고 과학적인 수식에 의해 움직이는 선진적인 산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금융화의 말단에서 이 구조를 지탱하는 것은 협박, 폭력, 뽑아 먹기기술 등 채무자의 삶 자체를 이윤의 원천으로 만들어내는 수탈그 자체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등장한 ‘기업형 조폭도 사실상 현재금융 경제 질서유지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실채권도 합법적으로 현금화가 가능한 정상 채권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의 금융 경제 질서 아래서 채무 상환에 동원되는 폭력 역시 사회의 안전을 도모하는 ‘합법적인 원리로 자리매김하게된다. - P198

여성운동은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하고 실행하는 데 온 힘을 집결하면서 ‘포주, 성구매자, 성매매피해자‘ 등의 정체성에 근거한 운동에 천착했고, 그사이 법정에서 포주는 자신의 재산권을 보호받을권리가 있는 소유자 - 시민, 사업가로 정의되었다. 결국 새로운 법의야심찬 집행에도 성매매 업소는 세금 문제만 정직하게 해결하면합법적으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전도유망한 사업이 되었다. - P205

차용증 ‘채권의 묶음’, 룸살롱에서의 ‘여성의 집결pooling’은 개별 여성들의 상품성 이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법이 된다. 금융권은 이후 이러한 여성 채권의 묶음을 담보로 새로운 투자 상품을 창출해내고 업소는 미래 수익을 담보로 대출금을 얻어 대형업소를 창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매매 업소의 대형화는 여성 풀링 기법을 통해 여성의 몸을 증권화하는 테크놀로지의 조건이자 효과로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 P210

이제 더 이상 강남의 룸살롱은 단골 마담의 ‘놀러 오세요‘라는 전화 한 통으로 언제 한번 들러 시간이 허락하는 동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다. 공장식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성매매 업소에서는 남성 구매자도 이곳의 규칙을 익히고 그것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의 만족을 얻고자 노력한다. 대형 업소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성매매 업소는 다양한 구성원의 분업을 통해 업소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몰두한다. - P214

다양한 종류의 성매매 업소 종사 경험이 있는 여성 중에 ‘텐프로 빼고 다 가봤다‘는 여성들을 만나는일은 어렵지 않다. ‘텐프로‘는 마치 결코 닿을 수 없는, 범접할 수없는 어떤 곳을 나타내는 대명사다. 그러므로 텐프로는 언제나 그보다 낮은 등급의 외부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흥업소는 텐프로에서 노래방까지 각 분류의 업소들이 유기적인 관계를통해 서열화되고 군집을 형성한 채 표상된다. 또한 텐프로를 중심으로 한 업소의 서열화는 여성의 가치가 외모를 기준으로 서열화될 수 있다는 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언제나 텐프로와 비교해서 부족분만을 드러낸다. 그 결과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의 외모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언제나 (실제 존재도 확인된 적 없는) 텐프로 여성이다. - P228

등급화야말로 성구매를 합리적인 소비 실천으로 만들어내는 원리이며, 나아가 성매매 산업의 신용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물신적믿음이다. - P233

성매매에서 남성들은 자신의 지불 규모, 업소 위치, 접대 방식에 근거하여 적당한 등급의 업소를 선택하고 초이스‘, ‘뺀찌‘같이 선택의 합리성을 보충하는 장치들을 통해 성매매를 규칙에 의거한 게임과 같은 과정, 합리적 구매의 과정으로 집단적으로 내면화한다. - P237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특정 남초 사이트에서 룸살롱 후기 게시판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들은 유흥업소 포털 사이트에도 특정 업소, 특정 여성들의 가격과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하는 글을 올리면서 성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그렇게 정보망에 집적된 후기는 정보 검색자의 임금 수준, 소비 수준에 입각해 검토되고 선택되는데, 이를 통해 남성들은 합리적으로 성구매를 실천하는 소비자의지위를 점한다.
이러한 구매자 네트워크는 남성들의 새로운 성적 욕망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구매력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다시금 특화된 성매매 업종을 만들어낸다. - P245

현재 성매매 산업을 둘러싼 인터넷 환경은 성매매 업소 종사자 혹은 직접 후기를 생산해내는 구매자뿐 아니라 소설이나 에세이를 연재하고 친목을 다지는 광범위한 카페 회원을 넓게 포괄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또 성매매 산업은 이 광의의 구매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남성들의 새로운 성적 욕망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신종 상품 개발로 연결하기도 하면서 신용을 통해 확장한 규모를 확대재생산하고자 노력한다. - P248

그러나 현재 성매매 산업의 재구조화 속에서 ‘진상 손님‘, ‘변태 손님은 오히려 남성 손님의 보편적 형태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남성들의 새로운 욕망이 개발되고 이것에 구매 합리성을 부여는 방식으로 업소가 분화한 결과, 구매자는 각 여성이 중급 업소 혹은 하급 업소에 속한 것이 이들의 외모에 따른 합리적 배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구매자에게 중·하급 업소의 여성들은그의 급에 맞는 합당한 서비스를 응당 제공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결국 최상급 업소를 기준으로 한 성매매 산업의 계층화 속에서 남성들은 ‘더욱 화끈하게 놀기 위해’ 혹은 ‘색다른 방식으로 놀기 위해’라는 ‘합리적’ 이유를 갖고 중·하급 업소를 찾게 된다. 동시에 여성 종사자들 역시 합리적 배치의 결과 이곳에 속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응당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남성들의 구매 합리성을 내면화한다. - P250

중·하급 업소에서는 손쉽게 수용되기 힘든 남성 손님의 성적 판타지가 실천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서열화된 성매매 산업 구조 내에서 중·하급 업소의 역할은 공고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이가 아주 많은 여성이나 아주 체격이 큰여성, 혹은 아주 마른 여성, 때로는 트랜스젠더 여성, 장애 여성과같이 성매매 산업에서 흔하게 만나기 어려운 여성들의 시장이 존재하게 된다. - P253

성매매는 단순히 개별 남성과 개별 여성의 성적 실천, 성적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구매자로 동질화된 남성이 차별적이고 위계화된 가치를 가진 여성 개인과 이들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공정 가격으로구매하는 관념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 산업이 그 규모와신용을 유지·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성구매의 합리성이 구성되는 방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 P255

성산업 종사 여성들은 몇 차례의 이동을 통해 자신들의 몸 가치와 자신에게 ‘적합한 업소가 어디인지 알게 된다. 어떤 업소가적합하다는 판단은 전적으로 여성들이 업소에서 안정적으로 거두어들이는 수입에 의거한다. 안정적인 수입은 과거의 수입과 비교해특별히 감소하지 않은 수입을 의미하며, 자신의 생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기도 하고, 자신이 목표로 한 수입을 의미하기도 한다. - P257

여성들은 자신의 몸 가치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수입 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등급화된 성매매 산업의 스펙트럼안에서 자신에게 최대의 수입을 보장해줄 수 있는 최적의 업소를찾아낸다. 업소 이동에는 업소의 등급을 넘나드는 이동도 포함된다. 각 업소에서의 수입은 그리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업소의등급에 따른 수입 차이는 자신의 외모 조건의 부족분을 내면화하는 선에서 더욱 허용적이고 추가적인 서비스를 통해 메우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입은 대체로 일정해진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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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을 잊고 살지만 4월이 되면 코끝이 시리다는 걸 느낀다.


오늘로서 세월호 8주기다.

선체가 기울어 배의 단면을 드러낸 이미지는 몇 년이 지났지만 내 머릿속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또한 아이들의 울음과 비명은 달아나지 않고 내 가슴을 맴돌고 있다.

그 날 가라앉은 배에 한 두명의 사람이라도 구조해보겠다고 달려든 민간잠수부들이 있었다.

25명 모두 자발적으로 나선 이들이었다.

목숨을 걸고 의롭게 행한 일들이었지만 이후 김관홍 잠수사는 고인이 되었고 남은 이들 중 10명은 잠수사를 아예 그만두었고 나머지도 몸과 마음이 무너져 순탄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4년 전 선체조사위원회가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채 두 가지 가설을 밝혀내는 데 그쳤다.

현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6월 10일 조사기한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원인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는 규명 작업이 80% 정도의 단계까지 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 이상 시간을 보내지 말고 이번에는 최선의 결과치를 내주었으면 좋겠다.

죽은 자들은 말이 없지만 살아남은 이들을 위해서라도 명확한 원인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하필 이렇게 슬픈 날 왜 이렇게 날이 좋은지 옆지기와 산책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나왔더라~

공원 옆 맥줏집에서 맥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다 왔다.

갑자기 현실감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당신과 나는 동일한 물리 법칙을 따르는 동일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의 삶은 거시 규모의 이야기(사람 이야기)에 담겨 있다. 우리는 생각하고, 숙고하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공하고 실패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언어로 쓰인 이 이야기는 입자 규모에서 서술된 환원주의적 이야기와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거시 규모의 서술에서는 우리의 행동이 중요하고, 우리의 선택이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결정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불변의 물리 법칙으로 운영되는 미시 세계에서도 그럴까? 그렇다. - P223


동일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람은 각자의 모양으로 살아간다. 내가 가진 입자 배열은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반응한다. 이는 사람이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어 내가 하는 선택이 나와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 때문인걸까 생각했다. 이는 책임과도 연결된다. 우리의 선택과 결정이 향후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모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사실 의식이란 것이 물리 법칙과 연결된다는 것은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 자유의지 부분은 흥미로웠다.


비상한 천재가 아닌 한, 상상의 세계에서도 언어는 반드시 필요하다. 언어가 있음으로 현실세계에서 잘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먼 것과 가까운 것, 실질적인 것과 몽상적인 것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고, 어렵게 얻은 지식을 교육으로 전수하여 후손들의 수고를 덜어 줄 수 있으며, 계획을 공유하여 협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여러 사람의 창조력을 하나로 결합하여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생존보다 중요한 목표를 추구할 수 있으며, 자음과 모음, 그리고 마침표를 정교하게 배열하여 시공간의 특성을 서술하거나 사랑과 죽음을 감동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 P233


과학에서 언어까지 다룬다는 것이 너무 간다 싶었다. 어쨌든 언어는 분명 우리에게 중요하다. 언어가 없었다면 우리는 선조들의 과거를 알 길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진이 있기 전까지는 기록 자체가 없을테고 남아 있는 것은 유적이나 유물 뿐이니 그것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언어의 기원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어 수수께끼이지만, 우리의 사고력에 언어가 도움이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는 스토리텔링으로, 신화까지 다양한 모양으로 전파되면서 상상력을 확장해갈 수 있게 만들었다.



"화폐 자본의 이자와 구분되는 고리대의 문제"(Harvey, 1994[1982]: 343)는 노동자, 빈민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이는 개인 신용의 확대를 팽창하고 있는 현대 금융 산업의 구조 속에서 더더욱 명료해지는데, 신용이 없는 빈민에게 탈취한 높은 이자수익이 자산가계급의 낮은 이자율을 보장하는 금융적 안전장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Parker, 1988). 한국에서는 이러한 먹이사슬 구조의 말단에 성매매 업소 종사 여성이 있다. - P111 


대출을 받아보면 알겠지만 자산이 많고 신용도가 높을수록 이자율이 낮고 반대로 자산이 없는 경우 신용도가 낮아서 이자율이 높다. 이는 신용도가 낮은 이들을 빚의 악순환으로 몰게 하고 빚투에 빠지게 만든다. 빚을 빚으로 갚아야 하게 되고 그 빚은 단시간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 먹이사슬의 가장 하단에 위치하는 성매매 업소 종사 여성들은 고리대금으로 이자만 갚아나가는데도 이자가 탕감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이는 그 곳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된다. 


물론 이것만이 원인은 아니다. 여성들은 빌려준 돈을 나에 대한 신용으로 생각하여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 고리대금을 제공하는 업자가 여성을 믿고 빌려준 고마운 사람으로 둔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건네진 돈은 결과적으로 여성들을 성매매 집결지에 안착시키는 수단이 된다.






p.s) 오늘 온 책들^^; 늘 책탑 사진을 귀찮다고 안찍는데 오늘은 간만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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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6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론물리학 하시는 분들이 불교에 관심 갖게 된다는 뭐 그런 구절 본 것 같아요 ㅠㅠ 알고 싶은데 어려운 물리 ㅎㅎ 과학하면 저는 미드 빅뱅이론 생각나요. 아이랑 재미있게 봤거든요. 4월은 언제부턴가 슬픈 달이 된거 같아요. 기울어지던 배와 아이들 모습 ㅠㅠ 꼭 진싱규명돼서 유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ㅠㅠ

거리의화가 2022-04-16 20:49   좋아요 2 | URL
저는 의외로 물리가 공식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재밌는 것 같더라구요^^; 그나마 과학 4과목 중에서 물리가 가장 재미났던 것 같아요. 양자역학 이런 것까지는 난해하지만.
4월은 저도 4.3에 이어 세월호 사건이 있다보니 매년 가장 슬픈 달이 되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날은 가장 찬란한데 말이죠. 아이러니합니다. 8년이나 되었는데 여전히 진상규명이 안되서 답답합니다. 유가족들은 오죽하겠어요ㅜㅜ 가려져 있는 진실이 부디 수면 위로 올라오길 바라봅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6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탑 사진을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같아요~^^
앞으론 책탑 사진도 좋은 배경에서 찍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님 회사 옥상 책탑 사진도 이쁘더군요^^

6 월 10일이 조사기한 종료일인가요?
정권까지 바뀌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ㅜㅜ
빨리 진상규명이 되어야 할텐데요.
정말 술을 부르는 날입니다ㅜㅜ

거리의화가 2022-04-16 22:4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책탑 사진이야말로 빛이 쫙 들어오는 자연광이라서 예쁘잖아요 제 배경은 찍을 때가 마땅치 않아서 늘 고민입니다 책상은 늘 너저분해서 안 예쁘길래 LP플레이어 위에 올려놓고 찍었네요^^;
네 종료가 임박해서 걱정이에요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되거나 하진 않을지ㅠㅠ
맥주에 라볶이튀김세트 괜찮더군요.

새파랑 2022-04-16 2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8주기군요 ㅜㅜ 이런 안타까운 비극이 이젠 안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속 날씨는 더 좋아보이네요. 책탑사진도 예술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4-16 22:43   좋아요 2 | URL
인재가 이젠 정말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
오늘 날씨는 정말 덥지도 않고 쾌적하고 볕까지 좋아서 최고였습니다! 책탑 올리지만 말고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의식의 수준에서 우주를 이해하려면 완전히 개인적이면서 자율적이고 주관적인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의식의 본질을 생각하다 보면 완전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서로 긴밀하게연결된 두 가지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1) 물질은 의식을 창출할 수 있는가? (2) 자율적인 의식은 두뇌와 몸을 구성하는 물질에 물리 법칙이 적용된결과에 불과한가? - P178

두뇌는 신경 섬유를 통해 접수된 신호를 빠르게 송수신하고, 생물학적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적절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단, 이런 놀라운 기능의 저변에 깔려 있는 신경 경로와 생리학적 세부 사항을파악하려면 복잡하기 그지없는 생물학적 회로를 전례 없는 정확도로 그려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발표된 중간 결과를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과학적 접근법이 여전히 통하는 것 같다. 이것이 전부라면 딱히 문제될 것이 없다. 시간만 충분히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마음이 하는 일을 넘어서 마음이 느끼는 감각(자신이 인간임을 느끼는 내면의 경험)을 들여다보면 전통적인 과학으로 과연 이해할 수 있을지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말하는 ‘어려운 문제hard problem‘다. - P183

어느 쪽 손을 들어 주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의식이 물질에작용하는 물리적 힘을 통해 서술되는 것이라면 그 중간 과정만 알아내면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대과학의 범주 바깥에 있는 낯선 개념을 도입하여 기초부터 꿰어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 P191

완벽한 물리학 이론을 구축하려면 외부로 드러난 정보뿐만 아니라 내면 세계의 정보까지 고려해야 하며, 각 정보의 역학적 변화를 서술하는 방정식도 개발되어야 한다.
내면 세계의 정보 처리 과정은 의식의 물리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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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간 비가 온 뒤 다음날인지 공기가 께끗해지고 화창하게 개니 어느새 푸르름이 짙어졌다는 걸 느낀다.


지구 반대편 핀란드와 스웨덴은 중립국의 위치에 있었는데 NATO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중립국이 설 자리는 이제 없는건가~ 

얼마 전까지 읽었던 역사비평과 역사문제연구는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약간의 해소가 되는 면이 있었다.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는 나는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어릴 적부터 강했다.

혐오와 조롱, 선동의 정치가 어느 때보다 대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무엇을 해야만 하나 고민하게 만든다.


전쟁은 서로를 겨누고 끊임없이 불신하게 만든다.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강간, 성폭력이 자행되고 건물이 파괴되는 피해도 있지만 

전세계에 유가가 폭등하는 등 각국의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전쟁이 에너지 전쟁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정치는 어떤가.

민생은 뒷전인채 서로를 겨눈 채 악다구니 다툼만 벌이고 있다.

정작 챙겨야 하는 문제는 나몰라라 하는 행태를 보니 씁쓸하기만 하다.

제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이래저래 봄날의 볕 같은 평화가 간절하다.




그동안 주섬주섬 담아놓은 책들이다.

곧 주문이 임박한 책들이다^^;





혐오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못해 진부하다.

뉴스에서 나오는 말을 나도 모르게 걸러서 듣고 있을 때가 있다.

'편견이다. 나는 저렇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가 하는 생각이 편견일 경우가 많고 내가 쓰는 말 중에 은연중에 혐오의 말이 담겨 있지 않을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편견이 어떻게 혐오가 되는지 심리학, 통계학, 과학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하여 찜해 놓았다.



새마을 운동 세대는 아니지만 어릴 적 새마을운동 주제가는 익숙하게 들어왔다.

박정희는 부모님 세대에게 먹고 살게 만들어준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식민지 시기 만주국이 세워지고 이곳 마을은 집단 부락을 통해 사회를 통제했다.

이는 새마을운동 정치 시기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촌 지역 사회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덧 두 달째가 가까워오고 있다.

저자인 올가는 전쟁 개시부터 이 일을 직접 목격하고 공포와 분노를 느끼면서도 가족을 챙기면서 매일을 기록했다.

이는 현장의 일기이자 우리가 지금 바로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뉴스 전문과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체험자의 수기는 우리를 현장으로 인도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사건 이후 원전과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현실임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옆에 사는 우리도 이럴진데 그 곳에 살던 주민은 더욱 이를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이 책은 피해 복구를 위해 투입된 작업 노동자들의 9년 간의 기록을 담았다.



포크 or 컨트리 음악을 들으면 자유와 갈망이 떠오른다. 

스스로를 제어하고 구속하는 것에 익숙한 나는 반대로 이런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다.

감각적인 스토리로 눈길을 사로잡은데다가 노래와 음악을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음악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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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15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이 셀렉트 하신 4월의 책 저도 주섬!@@주섬!@@@

거리의화가 2022-04-15 15:47   좋아요 3 | URL
스콧님도 프로필 바꾸셨군요^^ 화사하니 이쁩니다!ㅎㅎ
주섬주섬 책은 언제 담아도 늘기만 해요...*^^*

mini74 2022-04-15 15: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혐오와 편견이 힘을 키우는 거 같아 화가 납니다 ㅠㅠ 저도 스콧님 글 읽고 전쟁일기 담았어요. 화가님 글 읽고 혐오의 과학도 담고 ~ 어제 책들이 우루루 오는 바람에 잠시 텀을 두고 사야할거 같아서요. 저도 양심은 있는지라 ㅎㅎ 저도 평화를 간절히 바랍니다 ㅠㅠ

거리의화가 2022-04-15 15:53   좋아요 3 | URL
혐오와 편견은 이런 시기 더욱 유혹적으로 다가오나봅니다ㅜㅜ
저는 이달에 아직 책을 구입하지 않았기에 곧 주문하려합니다. 엄선해서 주문한다고 하지만 뒤돌아보면 잊은 책이 있어서 또 주문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_-;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생명이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산화 환원 반응
-> 이는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됨

진화 이전의 진화: 분자 진화론

생명의 기원은 오리무중

생명 활동은 분자의 운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모든 생명체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두 가지 특징이 이 사실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에게 친숙한 ‘정보 information‘다. 세포가 생명을 유지하기위해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생명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하다. 두 번째 특징은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다. 즉, 모든 생명체에서 세포가 에너지를 입수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도 거의 동일하다. 그토록다양한 지구 생명체들이 이런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하나의조상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 주는 강력한 증거다. - P135

장작이 탈 때 나무에 함유된 탄소와 수소는 자신이 갖고 있던 전자를 공기 중의 산소에게 내주면서(앞서 말한 대로, 산소는 항상 전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서로 결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그래서 불은 뜨겁다!). 산소가 전자를 포획했을 때, 흔히 ‘환원되었다reduced‘고 말한다(전자를 향한산소의 갈망이 누그러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산소에게 전자를 양도한 탄소와 수소는 ‘산화되었다’고 한다. 이 둘을 합쳐서 부른 것이 바로 산화 환원 반응이다. - P140

산화 환원에서 얻은 에너지는 모든 세포에 내장되어 있는 생물학적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사용되며, 충전된 배터리는 모든 세포에 에너지를 운반하고 공급하는 수송 전문 분자를 합성하는 데 사용된다. 이것은 매우 정교한 과정으로,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 P143

어떤 환경도 자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분자 생태계에서긴 세월 동안 복제가 반복되다 보면 효율이 가장 높은 분자(빠르고 저렴하면서 통제 가능한 복제법을 개발한 분자)가 ‘최고 적응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생태계를 장악한다.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마찬가지다. 복제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정되면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다. 결국은 복제 능력이 뛰어나면서 환경에 잘 적응한 분자가 최종 승자로 등극하게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은 진화론의 분자 버전인 분자진화론 molecularDarwinism 으로, 오직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분자들도 생명체처럼 번식의 대가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기 전에이 세상을 지배한 기본 메커니즘은 아마도 분자진화론이었을 것이다. - P154

이 세상에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 몸속의 수많은 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 잔을 쥘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원자와 분자 배열에 들어 있는 생물학적 정보가 분자 단계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과정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생명은 물리학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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