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 서촌편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황정수 지음 / 푸른역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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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을 배경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생소한 예술가들의 이름들이 나올 때가 많아 계속 흠칫 놀라며 읽었다. 심지어 에피소드들도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단지 지면상 작품들이 책에 모두 실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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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5-15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화가들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더라고요. 예술가들이라 그럴까요...

거리의화가 2023-05-15 17:10   좋아요 0 | URL
그쵸^^ 작가별로 작품 세계도 정리하면서 비하인드 스토리 읽는 재미도 있어서 즐겁습니다.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 북촌편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황정수 지음 / 푸른역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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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근처에서 주로 활동하던 예술가들의 간단한 이력,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동양/서양 화가 뿐 아니라 공예가, 서예가, 조각가, 사진가 등 의외로 모르는 예술가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다만 지면 고려상 설명에 나온 작품들이 책에 다 실리지는 못한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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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며칠 되었던 책인데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좀 혼란스러웠기도 했고. 하지만 이런 점을 느꼈다 하는 것은 정리해야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써 본다. 


이 책의 기본적인 시각은 '외부에서 바라본 유대인과 유대인 사회' 인 듯하다. 그러나 외부에서의 시선을 이야기하려면 내부의 입장에 대한 정리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는 그 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할까. 

'살아있는 유대인에게 우리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려면 시오니즘, 유대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 구조 등의 배경에 대한 관점(여러 시각)을 알려주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책만 보고서는 무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미국의 유대인 사회는 어떤 모습이고 그들이 미국 사회에서 어떤 어려움을 갖는지, 최근 들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등 이 책을 통해서 얻게 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살아있는 우리는 괴롭다. 우리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렴.'하는 늬앙스로 읽혀서 어쩐지 찜찜한 부분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책이 떠올랐다. 물론 그 책은 지금의 유대인들과 유대인 사회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은 아니다. 그리고 홀로코스트만을 다룬 것도 아니다. 주로 독일, 폴란드와 일본을 중심 지역으로 2차 대전 이후 정부와 민간이 어떤 식으로 대처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이를 통해 과도한 민족주의의 숭배의 문제점, 피해자와 가해자, 희생자의 용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패전 직후 지구적 기억구성체에서 집단적 희생자라는 역사적 위치는 유럽과 아시아 전선에서 먼저 전쟁을 도발하고 이웃 국가들을 침략한 독일과 일본 같은 추축국의 가해자들이 선점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이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와 전쟁 책임 문제가 기억에서 지워지고 탈역사화하자, 전쟁은 어느 날 문득 할퀴고 간 자연재해처럼 기억되었다. 자연재해에는 가해자가 없고 피해자만 있다. 가해자를 꼭 찾아야 한다면, 신이거나 운명이거나 비인간의 영역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전쟁을 탈역사화하고 희생의 역사적 맥락을 지워버리는 순간, 역사의 가해자는 희생자로 위치를 바꾸고 희생자의식 민족주의를 정당화한다. - 희생자의식 민족주의 中


피해자와 희생자는 언어나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이거나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같은 언어에서도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반면 순교자는 언어권의 경계를 넘어 그 의미가 거의 일치한다. 순교자는 종교적 믿음이나 정치적 신념을 위해 모든 고난을 무릅쓰고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는 정치적 행위를 뜻한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유대인은 피해자인가, 희생자인가, 아니면 가해자인가.우리는 어느 범주에 들어가야만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피해자의 범주에 들지 않아 '나는 피해자요' 해도 색안경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소리다. 



책을 완독하고도 계속 고민했다. '내가 잘못 이해했나? 간과한 부분이 있나?' 그런데 마지막 챕터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챕터 별로 편차가 크다는 생각? 어떤 챕터에서는 앞뒤로 수식어나 미사여구가 중언부언 붙어서 '그러니까, 핵심이 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얼빈의 유대인 사회 형성 과정과 결과,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시 유대인 탄압으로 유럽 예술계 인사들이 탈출해야 했던 이야기는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으나 나머지는 딱히 내 흥미를 끌지 못했다. 


분명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사전 정보가 부족한 탓일 수도 있고 내가 선호하는 글의 문체가 아니기도 해서 지루하게 읽히기도 한 것 같다. 아무튼 다른 분들의 감상이 어떠할 지 나는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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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5-12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전문가 화가님이 혼란스러우실 정도면 정말 어렵거나(?) 불친절한(?) 책이 맞는겁니다~!!

건수하 2023-05-12 20:42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 달려고 했는데! 동감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3-05-13 07:43   좋아요 2 | URL
조심스럽습니다^^; 다른 분들의 책 감상에 방해가 될까 싶어 시일이 많이 지난 뒤에 올릴까 했는데 그러면 또 흐지부지해서 정리 못하고 넘어갈 것 같아서요. 읽으실 분들은 제 글 염두에 두시지
말고 읽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얄라알라 2023-06-08 13:01   좋아요 2 | URL
저는, 이 책 대출만 해놓고, 거의 손 못대다가, 다른 분께서 예약 걸어놓으셔서 반납하러 가는 길에 화가님의 리뷰를 보고,
좀 제 게으름이 민망하졌습니다.
다음에 읽을 때, 화가님 말씀 떠올리며 볼게요~~~

거리의화가 2023-06-08 13:06   좋아요 2 | URL
알라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친구분들의 리뷰를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아직 글이 안 올라오더라구요ㅎㅎ 감사합니다^^

2023-05-13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4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중일전쟁 - 역사가 망각한 그들 1937~1945
래너 미터 지음, 기세찬.권성욱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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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의 전개 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건만이 아니라 관련한 인물들에 대해 대내외적 인사들이 내린 평가들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중일전쟁의 결과는 중국 내부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나(내전) 현대 미중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쳤음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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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의 압박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인들이 내 정신을 엄청나게 압박한다. 그들은 내가 스틸웰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공산당과 타협하기를 강요한다. 제국주의 속셈을 완전히 드러냈다.
스틸웰은 워싱턴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싸움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이기고 있었다. 그는 버마의 위기는 장제스가 자신에게 더 이상의 지원을 꺼렸기때문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9월 7일 헐리는 새로운 지휘구조에 관한세부 사항을 명확히 결정하기 위해 충칭에 도착했다. 스틸웰은 공산당을 포함한 모든 중국군의 지휘권을 갖게 될 것이다. 겨우 일주일 뒤 장제스와 스틸웰은 헐리가 요청한 회의에서 또 한 번 충돌했다. - P423

연합국은 장제스가 동맹국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허구를 강요함으로써 미중 관계를 갉아먹었다. 가치가의심스러운 버마를 되찾으려고 계속 시도하기보다는, 장제스가 제한된 자원을 중국을 방어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쪽이 훨씬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설령 매스컴이 보기에는 중국이 광범위한 전쟁 수행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처칠이 받아들일 생각만 있었다면장제스를 일본의 대아시아주의와 공산주의에 도전하는 비백인 민족주의저항의 진정한 상징이자 다른 비유럽권 민족들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특사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는 장제스 정권은 생색은 낼 수 없으면서 지나치게 야심적인 목표에 연루된 채 중국 자신의 목표와 우선순위 - P434

를 늘 서구 연합국과 소련에게 양보한다는 인상을 주었을 뿐이었다. 이 씨앗들은 1949년 공산당이 최종 승리를 거둔 뒤에도 이어질 미중의 불신을 싹트게 했다.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미중 관계는 그 상처가 치유되려면 여전히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435

장제스는 중국의 미래에 관한 얄타 회담에 전혀 끼어들 수 없었지만 스스로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번 회담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다. 나는 루스벨트가 처칠과 스탈린이 나를 상대로 꾸미는 음모에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장제스가 협정 내용을 들었을 때 침울해 하면서 세계가 제1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벌어졌던 패권 경쟁에 또 한 번 던져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3국 정상 회담은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의 씨앗을 뿌렸다." 장제스는이렇게 썼다. "루스벨트는 여전히 이 회담을 외교적 승리라고 부르고 있다.
실로 터무니없는 소리다. 얄타 협정에 비밀 조항이 붙어 있다는 소문은 장제스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마침내 루스벨트는 중국 대사 웨이다오밍을 면담하고 만주와 관련한 비밀 협약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 사실을 안 장제스는격분했다. - P447

소련은 미국이 일본에서 자신들에게연합 지휘권을 허용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국민당과 맺은 협정을 더 이상 성실하게 준수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과의 마지막 결전에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애를 썼다.
1945년에서 1946년으로 바뀔 때,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이 장제스 정권을 위해서 싸우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장제스 - P463

는 패트릭 헐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당황했다. 헐리는 국무부 내부의 좌파 성향 동료들이 자신의 위치를 흔들고 있다면서 비난했다. 트루먼은 가능한 한 가장 권위가 있는 특사를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조지 마셜 장군이었다. 미 육군참모총장의 직위를 막 내려놓은 마셜은 양측이 협정에 동의하도록 노력할 참이었다. - P464

냉정하게 말하면, 종전 직후 국민당 치하에서 만들어진 진정한 성취가 있었지만, 국내보다는 국제무대 쪽이었다. 중국의 전시 기여는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규정되면서 다른 나라들이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는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를 갖게 되었다는 의미였다. 중국은 또한 그 밖의 모든 새로운 국제기구 내부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1945년까지도 여전히 세계 문제에 있어서 완전하고 동등한 주권을 가진 비서구 국가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영국과 프랑스는 인도가 독립을 쟁취했지만 여전히 그들 제국의 많은 부분을 유지했다.) 중국의 지위는 국가 자체보 - P467

다 훨씬 더 중요했으며 1937년 전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반 식민국가이자 납작 엎드린 채 와해 직전이었던 모습과는 깜짝 놀랄 만큼 대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일단 내전이 시작되자, 국민당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었다. 대부분장제스의 판단 착오 때문이었다. 항일전쟁 동안, 장제스는 예상했던 것보다훨씬 형편없는 역할을 했다. 내전 중에는 판단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특히 이웃 소련의 강력한 지원을 업고 마오쩌둥을 지탱하는 공산당의 심장부였던 둥베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전선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은 치명적인 오판이었다. - P468

중국 내에서 좀더 분명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사실이 있다. 자국 내에서는 국민을 결속시키고 국제 정치 무대에서는 중국을 대결보다는 협력적 행위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항일전쟁을 이용하고있다. ‘항일전쟁단어는 중국에서 중일전쟁을 가리키는 보통명이라는사로 남아 있다. 그러나 ‘반파시즘 전쟁‘이라는 용어도 흔하게 사용되어왔다.
특히 작가들은 중국의 저항을 단순히 일본에 맞서는 개별적인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추축국에 대한 집단 저항의 일부로 묘사하려고 한다. 여기에 함축된 의미는 명백하다. 더 이른 시기에 자신들의 기여가 필요했을 때 중국은약속을 지켰다. 이제 또다시 폭넓은 역할과 함께 국제사회에 진입하려는 이때에 자신들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역사 해석은 전쟁 동안 중국에서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지만, 항상 미국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중국 역사학자는 중국을 주요 세계 강국 중 하나로 만들려고 했던 미국의진짜 목적이 전후 세계에서 미국을 위한 속국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결론내렸다.(동일한 문제에 있어서 처칠의 우려를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동조자는 미국의 외교 정책은 단순히 "그들의 국가 이익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고주장했다. - P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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