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늘 그렇듯이 매일을 패턴대로 생활할 뿐이다.

어제는 올해 무얼 읽고 이번 달 무얼 읽을지 계획을 세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작년에는 동시에 읽는 책들이 많아서 버겁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이를 지양해보려고 한다.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된다고 해도 계획 없이 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새해를 시작하며 친구들과 덕담을 주고 받았다.
어느새 부모가 된 친구들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생각할 때가 있다.
언제 그리 시간이 흘렀을까 싶기도 하고.
앨범 속 우리들은 청춘 그 자체였으나 나이만 어릴 뿐 그때나 지금이나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여전하다 느낀다.
부모님과도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부모님은 늘 나를 걱정하시지만 나는 이제 두 분이 걱정스럽다. 하지만 늘 틱틱대기 일쑤이고 그것이 말투에서 배어나와서 이를 좋게 표현하려고 노력해야한다고 다시금 다짐한다.
여동생이 전화를 걸어 집에 좀 일이 있다고 말을 건넸다. 나는 감히 전화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 전화하면 분명 부딪힐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잠시 시간이 지나가고 아픔이 조금은 무뎌질 때를 기다리려 한다.
그나마 더 큰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더 이상 올해 큰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읽고 있는 책들)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는 사 두고 한 두번 읽다가 제대로 완독도 못하고 방치 상태였다.
이번에 읽으려고 보니 2017년에 이 책을 읽었다고 알라딘 기록이 확인되었다.
막상 읽으니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왜 다 생소한가^^; 그래도 중국신화는 간혹 접해서였는지 신의 이름이 낯설지는 않다.
신화가 후세 사람들에게 전승되고 역사가, 정치인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보면 신화가 상상력의 산물이라고만 보기에는 그 영향이 적지 않다 생각한다.
한 나라의 신화는 어쩌면 아주 오래 전 당시 떠도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 살아남은 것들이 이어진 게 아닐까?

토지 9권을 읽고 있다.
조선으로 돌아온 서희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짠하다. 마음 둘 이는 먼 곳에 있고 그의 마음에는 서희가 없기 때문이다. 비어버린 마음은 공허함 뿐이다.
3.1 만세운동 이후의 이야기가 나온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는 지식인들에게는 희망의 불씨 같은 것이였을지 모르나 결국 이것이 조선에 준 것은 별반 없다.
일본제국주의와 경찰들은 조선인들을 핍박할 구실을 찾았을 뿐이고 조선인들끼리는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로 나누어 서로를 겨누게 되었다.
노비는 법적으로 진작 해방되었건만 여전히 뿌리깊은 백정 차별의 모습도 나타난다. 몇 백년에 걸친 양반-천민의 차별은 쉽사리 사라지기 어려운 벽인가보다.

1일 1클래식 1포옹으로 이틀째 음악으로 하루를 연다. 짧은 글과 음악으로 하루가 더 활기차게 시작되는 느낌이다.

통감절요 1권 주기 위열왕 편에서 오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오자병법으로 유명한 그다. 그는 사마양저만큼이나 병법에 능통한 장수였고 그랬기에 위기를 여러 번 돌파하며 위 문후에게 발탁된다. 문후는 재상인 이극에게 오기를 들일지 말지에 대해서 묻는다. 이극은 그가 아내를 죽이고 어머니 상을 당했을 때도 가지 않는 등 잔인하고 무정한 인간이였으나 능력만큼은 출중하다며 그를 쓰자고 했다 한다. 실제로 그는 위나라 장수가 되어 병사들과 같은 식사를 하며 위계를 드러내지 않았고 종기가 난 병사의 종기를 빨아주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을 귀신 같이 캐치하는 능력도 있어서 이후에도 자신이 위험해지자 살길을 바로 찾아나서는 사람이었다.





서재 친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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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1-02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순신 이야기 중국사 !

저 중학교 때인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에
중국사에 미쳐 살던 시절
이라 ㅋㅋㅋ

오기는 나중에 초나라로
가서 잘 나가다가 자신을
등용했던 왕이 죽고 숙청
의 위기에 몰리자, 왕의
시신에 엎드려서 화살 맞
고 죽으면서 복수극을
완성한 사람이 아니던가요.

대단한 사람이네요.

거리의화가 2023-01-02 16:11   좋아요 3 | URL
꽤 오래된 책이죠. 저는 이 책을 스승님을 통해서 알게되었어요. 그때만 해도 중국사는 전혀 모르던 시절...ㅋㅋ

통감절요 보면서 어느 왕 시대 어떤 인물이 있었는지 확인하게 되고 또 그 인물이 인상적이면 더 기억에 남는 효과가 있네요. 오기가 대표적입니다. 뒤에 수많은 인물들이 나오겠지만요^^ 개인적인 평가는 별개로 어쨌든 능력은 출중했고 또 머리 회전이 빨랐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ㅎㅎㅎ

건수하 2023-01-02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는 동시에 읽는 책들을 줄여보려고 해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읽는 책이 많으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북클럽 등 자제중입니다 ^^

거리의화가 2023-01-02 16:13   좋아요 2 | URL
수하님도 그런 결심을 하셨군요! 저는 북클럽은 따로 하지 않지만 간혹 강의를 들어서 관련 도서를 읽어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아무래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이번 달부터 정희진 쌤 강의가 있는데 그래도 그건 오디오 매거진이라 부담은 덜하겠죠?ㅎㅎㅎ
수하님도 올해 책 읽기 화이팅입니다!

stella.K 2023-01-02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연로한 어머니가 계셔서 걱정인데 걱정하면 싫어하시죠. 근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하냐고요.ㅠ 이마음 가지고 저를 키우셨겠지 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3-01-02 16:20   좋아요 2 | URL
부모님은 자식 걱정을 하는데 자식들은 본인들의 건강을 더 챙겼으면 하는 바람이 들 때가 많죠. 그래도 부모님이 걱정하시면 ‘네. 건강 챙길게요!‘ 대답해야겠다 결심합니다 부모님은 그런 말 들으면 안심하시는 것일테니요^^;
스텔라님 부모님도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2023-01-02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2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3-01-03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해가 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그렇게 다른 건 없군요 저도 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이달 2023년에 만나고 싶은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몸 마음 다 잘 챙기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01-03 09:17   좋아요 2 | URL
올해는 별탈 없는 것이 지나가는 것이 소망입니다^^

희선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이번 달도 즐겁게 생활하세요!

독서괭 2023-01-03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지 9권! 3.1 만세운동으로 끓어올랐던 마음이 확 식어가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구요ㅠㅠ 이상현 짜증나는 인간.. 저 11권 거의 다 들었는데 11권 완전 슬픕니다. 월선이 때처럼 눈물 줄줄 나올 정도는 아닌데 더 슬퍼요. 기대(?)하시고!!
모두들 새해 첫 책을 뭘로 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고민하시던데 저는 읽던 책들 마무리 해야해서 ㅠㅠ 다미여와 폭풍의언덕, 워드슬럿, 가치있는삶, 등등과 함께 새해를 맞았네요 ㅎㅎ
동생분 힘든 일 잘 지나가길 바랍니다. 화가님의 즐거운 독서생활 응원해요^^

거리의화가 2023-01-03 17:42   좋아요 2 | URL
그건 일제식민경찰과 조선총독부의 철저한 탄압 탓도 있겠지요. 경찰서에 잡아넣고 협박 및 고문을 해대니 버틸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지.
이상현은 말을 일부러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구질구질해져버렸더군요. 에효~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안 봐도 전개가 좋지는 않을 것 같네요.
기대하라고 하시니 더 몰입하여 들어보겠습니다!ㅎㅎㅎ 저는 아무래도 여성주의 책을 단체로 한 권 읽는 것조차도 버거워서~ 참고 도서까지 읽기에는 역시 무리인 것 같아요. 멤버들과 같이 책 한 권씩 읽는데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친정 집안일인데 큰일까진 아니고 이정도라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될일이니까요.
괭님의 독서생활도 응원하겠습니다*^^*

mini74 2023-01-03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 덕담으로 제게 밥 잘 먹고 손 잘 씻고 ㅎㅎ 였습니다 ㅠㅠ 엄마눈에 전 여전히 늙은 애기? 같나봐요. 이야기 중국사 그러고보니 저도 갖고 있네요. 화가님도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세요 ~

거리의화가 2023-01-04 09:21   좋아요 0 | URL
어머님의 덕담 어느 때보다 적절한 이야기네요^^ 독감도 유행이고 코로나는 여전... 저도 기관지가 안 좋아서 겨울마다 힘듭니다ㅜㅜ
부모님 눈에는 자식이 60, 70대가 되어도 아이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부모님이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드네요.
ㅋㅋ 미니님도 이 책 갖고 계시는군요. 앞부분은 신화 이야기라서 진도가 잘 안나갔는데 왕조 이야기가 나오니까 역시 더 재밌어지네요.
미니님 건강 잘 챙기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