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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인권짓기 - 만화 인권교과서 ㅣ 뚝딱뚝딱 인권 짓기 2
인권운동사랑방 지음, 윤정주 그림 / 야간비행 / 2005년 4월
구판절판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짓고 펴낸 만화 인권교과서 <뚝딱뚝딱 인권 짓기>를 읽었다.
내가 어린이라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엄마, 우리나라는 뭐가 이래요?"
차례 : 같으면서도 달라요 / 생각하고 말하고 전할 수 있어요 / 깨끗한 환경을 사랑해요...등 인종이나 남녀, 장애인 등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인권보호와 자연보호의 필요성까지 열세 가지로 나누어 조목조목 만화로 보여주고 있다.
(내용이 궁금하시면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같으면서도 달라요.(제목)
만약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인형가게에 있는 인형들처럼 똑같이 지낸다면 지루하고 따분하겠죠. 또 모든 사람들의 직업이 의사라면 아플 때는 좋겠지만, 빵이 먹고 싶을 때나 공부를 하고 싶을 때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성적으로 인한 차별-같이 지각을 했는데도...
"범생이 네가 웬일로 지각이냐? 다음부턴 일찍일찍 다녀라."
"뭐하느라 늦잠을 자다 지각해?! 그러니까 성적이 만날 그 모양이지!"
性에 의한 차별 - 할머니는 나보다 오빠를 좋아하신다. 배고프다 말하면.
"아이고, 우리집 장손 배고팠구나. 자, 이 고기도 먹고...욿지, 잘 먹는다."
"아니, 너는 여자애가 그런 것도 못하냐? 알아서 챙겨 먹어라."
마이 도러는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아디다스 가방을 받았다. 조기축구회에 든 남편은 사무실 사람들에게 생일선물로 축구공과 축구화를 선물해 달라고 해 마침내 받아냈다. 우리집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에서 햄버그를 사면 주는 장난감 인형이 쌔고 쌨는데......
--파키스탄의 세 자매. 6살과 7살의 동생 두 명이 가죽조각에 구멍을 뚫고나면 8살짜리 언니는 그 조각들을 꿰매어 축구공 만드는 일을 해요.
--맥도날드의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14세 이하의 어린이들이거든요. 어쩌다 쉬는 날에도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 공장에 있어야 해요.
만약 아이가 자기의 가방이나 장난감이 제3세계 가난한 아이들의 노동력을 저임금으로 착취하여 나온 것임을 안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회장 되려면 쏴야 해!(제목)
전교어린이회 회장 부회장 투표 전 합동 소견 발표회.
부잣집 아이 민호가 내거는 공약이 재밌다.
"그동안 정수기가 한 대밖에 없어서 불편하셨죠? 저를 만약 회장으로 뽑아주신다면 한 층마다 정수기를 설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지금은 흰우유가 매일 나오지만 다양한 우유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깨끗한 환경을 사랑해요' 편.
사람의 건강과 환경을 파괴하는 맥도널드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펼치고 있다.
우리 몸은 소중해요(제목)
제 동생 지연이가 얼마 전부터 많이 아파요. 병원에도 갖다왔어요. 며칠 전에 어떤 아저씨가 지연이가 혼자 있을 때 뽀뽀도 하고 껴안으려고 해서 그렇대요.
으으, 그림만 봐도 정말 끔찍하다.
진짜 부끄러운 일은...(제목)
가난한 집안형편으로 급식비를 못 내서 쩔쩔매는 하남이에게 선생님이 일러주신다. 급식비를 지원받는 일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권리인데 정말 부끄러운 일은 이런 걸 창피하게 생각하는 거고. 또 국가가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한 아이가 학교에 와서 돈을 잃어버리자 가방 검사를 하는 선생님.(우리는 예전에 이런 걸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체검사에서 미정이의 체중을 살짝 훔쳐보고 돼지라고 놀리는 친구들.
이 책을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아이에게 읽히려면 부모로서 단단히 결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의 문제들, 빈부의 격차니 눈 뻔히 뜨고 자행되는 인권 훼손 문제니 잘못된 일들이 어디 한두 가지여야 말이지. 아이가 눈 똑바로 뜨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 줄 건가?
아니 그건 차치하고라도 부모로서 나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공평하고 열린 시각을 가졌으며 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작은 정의를 부지런히 몸소 실천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UN 어린이 권리조약.
아이 방 책상머리에 붙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