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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혹은 믿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가 참이고 진실일까?
이책을 읽으면서 내내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이며 비인간적인 실험들을 통해 인류가 얻어낸 것들이 위대하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스키너는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실험을 위해 무수한 동물들을 작은 상자에 가두고 먹이를 주며 종을 울리거나 그렇지 않으면 처벌을 가했거나 했을 것이다. 그에 따르면 보상(칭찬)은 행동을 강화하게 만들어 주지만 처벌은 행동을 소멸시킨다고 한다. 이에따라 많은 교육적인 부분에서 아이들을 처벌보다는 칭찬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했다.
스탠리 밀그램은 가짜 전기 충격 기계를 만들고 실험자들이 어느정도까지 권위에 복종하는가를 실험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기 충격에 휩싸인 사람의 절규를 들으면서도 기계적으로 최종단계의 스위치를 눌렀다고 하며 이 사람들을 반항적인 사람과 순종적인 사람으로 나누었고 이 사람들이 어떤 권위보다는 상황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달리와 라타네는 엽기 살인 사건에 38명이나 되는 증인들이 모두 침묵한 것은 그들이 비양심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집단의 경우와 소수의 경우를 나누어 실험을 하였다. 이 경우 도움을 주는 경우는 사건을 목격하고 그 사건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하며 행동을 결정해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리 할로는 새끼 원숭이들을 상대로 금속 재질의 가짜 어미보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가짜 어미를 더 선호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제대로 성장했다고 믿었던 원숭이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고 폭력적이었다. 억지로 임신을 시켜서 새끼를 낳았으나 대부분 새끼 원숭이를 죽였다. 이 실험을 통해서 영유아기의 아기들에게 엄마의 사랑과 스킨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레온 페스팅거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양립 불가능한 생각들이 심리적 대립을 일으킬 때, 적절한 조건 하에서 자신의 믿음에 맞추어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따라 믿음을 조정하는 동인을 형성한다는 것을 종말론자들 틈에 들어가 알아냈다.
데이비드 로젠한은 제정신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가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병 환자와 정상인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실험해보았다. 로젠한의 실험은 우리가 투과하는 렌즈에 따라 세상이 언제나 왜곡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내면을 가진 존재이고 주관성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알게 해주었다.
브루스 알렉산더는 중독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쾌적한 환경에서의 쥐들은 마약을 주어도 먹지 않았고 불우한 환경에 있는 쥐들은 마약에 중독되었다. 환경에 의해 약물 중독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가짜 기억을 사람들에게 이식시켰을 때 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는데 그들은 가짜 기억을 진짜 기억처럼 생생하게 말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에릭 칸델은 더 앞서 기억의 메커니즘을 발견하였다.
마지막으로 '드릴로 뇌를 뚫다'에서는 뇌엽 절제술이나 대상속 절개술을 시술하는 정신과 의사들의 실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하지만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 수술을 하게 만들고 있다.
이상의 10가지 심리 실험에 대하여 나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이런 비인간적인 실험들로 죽어간 동물들이나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도 별로 없었다. 그저 이런 이론이 있다. 그저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그런 종류의 얄팍한 지식이 고작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본다. 과연 이 세상의 인간들의 심리를 어디까지 알아낼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더 많은 동물들과 사람들의 희생이 뒤따라야 하는 걸까? 이런 실험들이 뒷받침이 되어서 인류가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한 걸까?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어지럽게 돌아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