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돈을 주고 주문했던 책이 며칠전에 도착했다. 이 책을 받아들고 아들과 둘이 상을 펴 놓고 들춰 보았다. "우와"하고 내가 말하면 아들도 덩달아 "우와" 그런다. 뿌듯한 마음이 은근히 들었다. 그런데도 한편으론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은근히 들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뿌듯함 이면에 괜한 짓을 한 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나중에 도서관에 가면 있었을텐데......라는 후회하는 마음도 살짝 들었던 거다.
하지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틈틈이 꺼내어 보려고 작정을 하고 나니 이제 더이상 갈등하지 않는다. 요즘 매일 아들과 함께 잠시 이 책을 꺼내들고 잠깐씩 살펴보고 있다. 깨알같은 글씨들이 가득해서 아들과 함께 본다는 건 솔직히 좀 힘들다. 그래도 조만간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고나면 독파해보려는 생각은 있다.
다시 세계사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처럼 두근두근 설레인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들보다 무한한 지식을 안겨줄 것 같은 기대감에 살며시 젖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