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그랬어 45호 - 2007.7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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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시켜본 아이들을 모아놓고 고래토론을 벌였다. 왕따를 시킨 아이들은 저마다 왕따를 시키는게 당연하다고 한다. 못생기고 뚱뚱하고 지저분하고 이기적인 아이들은 왕따를 시켜야 정신을 차린단다. 솔직히 무섭고 겁난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때 우리반에 깡마른 여자아이가 있었다. 너무 말라 뼈가 앙상한 아이였는데 친구들은 그 아이랑 도시락 먹는 걸 싫어했다. 매일 김치만 싸온다는 이유였다. 자리가 바뀌면서 내 뒤에 앉았었는데 난 돌아다니며 밥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전형적인 내성적인 아이, 그래도 혼자 먹긴 싫었고 뒤에 앉은 그 아이와 같이 밥을 먹고 나중엔 친해져서 그 아이 집에도 놀러 갔었다. 정말 너무 가난했던 그 아이집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았다. 골목길에 조그많게 나있는 문을 열면 그 아이네 집이였는데 방한칸에 네식구가 살았고 저런 곳에서도 사는구나했었다. 나중에 그 아이가 이사하고 전학가면서 잊혀졌지만 난 그런 가난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때도 생각했었다. 

중학교때는 이름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아이인데 2학년때 같은 반이 되었고 그다지 친하진 않았지만 그 당시 유행했던 마니또게임을 했는데 나는 그 아이의 마니또가 되었다. 지저분해서 머리는 늘 떡졌고 공부도 참 못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마니또가 되었던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선물은 커녕 착한일도 하지 않았었다. 나는 그저 친하지 않을 뿐,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 아이의 옷매무새며 공부를 못하는 건 그 아이의 환경이 나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사실 이때 우리집이 망해서 사람이 이런데서 살 수 있을까 싶은 곳에서 살게 되었고 나는 그래도 좋은 엄마 만나 그렇게 하고 다니지 않았던 것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여하튼 그 아이, 내가 쓴 편지에 매일 감동했었고 그 당시엔 그래도 깔끔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마니또 공개하며 선물을 전할때 사실 돈이 많았다면 좋은 선물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어 작은 선물을 하나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친하게 되었고 나와 친했던 다른 친구들도 그 아이에 대한 편견을 버렸었다. 

사실 누군가가 싫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감정이므로 나혼자 정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집단을 이용해서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을 따돌리고 무시하고 심지어 구타까지 한단다. 왜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건지 마음이 아프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이다보니 더 많이 겁나고 무서운게 사실이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다른 아이들에게 저런 대우를 받게 된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울까. 우리 언니가 지나가는 말로 요즘 아이들은 잘난척하는 애들도 싫어한다. 어른들 얘기하는데 끼어들기 좋아하고 자기가 아는 거 잘 말하는 우리 현준이도 조심해야할 것 같다고 그런 얘기 들었을땐 그냥 그랬다. 그런데 고래토론을 보면서 아이들이 무섭단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질 수 있을까? 결국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 또 반성만한다. 대책을 세워야하는데도 반성만 하니 솔직히 갑갑하다. 

전번호에 이은 세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는 넓고 화려한 파리의 거리가 잦은 혁명시위로 바리케이드를를 없애기 위해 좁은 골목을 없애고 넓은 거리로 만들었단다.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거란다. 

피터 히스토리아는 신대륙 발견에 대한 원주민들이 겪는 고통과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각하는 자람이는 자유롭게 자라나는 자람이와 학원에 매여사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글씨, 그림, 사진을 디자인하는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옥상에서 보는 풍경, 을식이는 재수 없어, 파리채만 한 상상 동화, 옛 이야기로 들려주는 수학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여전하다. 

고래와 독서논술은 헤르만 헤세의 <공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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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랬어 44호 - 2007.6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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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고래토론은 '거짓말이 무조건 나빠?'이다. 

거짓말에 대한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거짓말을 한적이 없었나 되돌아보았다. 

사람이 살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나도 거짓말이라는 걸 해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다잡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그러니까 어렸을때 학창시절, 중학교때는 사는게 너무 힘들었지만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때 그 친구들은 내가 그렇게 어렵게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아직도 잘 모른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그래도 살면서 누군가에게 악의를 품고 거짓말을 한적은 없었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취급을 받은적도 없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가끔은 우리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엄마는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해주겠다고 미루고나서 그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가 않다. 아이들을 협박하고 회유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나도 생각지 못하게 했던 거짓말들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며 반성을 좀 해야겠다. 

고래의 모든 것이 재미있지만 이번호에 눈여겨본건 세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도구의 역사, 생각하는 자람이이다. 

세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는 인사동 문턱을 23년동안 지켜오던 안국동 육교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위해 철거되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존스비치 공원에 백인만 있게 된 사연에 주목했다. 미국 뉴욕 주 로버트 모제스라는 건축가는 1920년에서 70년대에 걸쳐 뉴욕주의 공원, 다리, 도로를 건설했단다. 그는 유독 흑인을 싫어했고 존스비치 공원같이 아름다운 해변에 가난한 흑인이 드나드는 것이 싫었단다. 고심끝에 그는 가난한 사람이나 흑인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가 다니지 못하도록 다리를 '낮게'설계하고 버스는 차체 높이보다 0.5미터나 낮은 다리 때문에 공원으로 들어가지 못했단다. 그래서 존스비치 공원에는 돈 좀 있어 보이는 백인만 있었단다. 시민들이 아무 생각없이 이용하는 다리에 가난한 사람과 흑인에 대한 끔찍한 '차별'이 숨겨져 있단다. 잘 눈에 띄지 않을 뿐 도시 계획과 건축물 등에는 이런 사연이 아주 많단다. 다음호에 계속 연재된단다. 

도구의 역사는 벨로스의 음모를 단 하루만에 해결하는 대장군의 활약이 돋보인다. 직접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기에 여기서 소개는 하지 않겠다. 

그리고 생각하는 자람이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은 내용을 늘 담고 있다. 이번호는 좋은 아이, 착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람들 특히 어른들이 아이들의 외모로 그 아이를 판단하는 나쁜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나눠볼 수 있다. 묵묵히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아이에게 얼굴 예쁘고 인기많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어른들이 사라진 도시, 을식이는 재수없어, 옛 이야기로 들려주는 수학, 열두달 생태 탐구, 파리채만한 상상 동화, 꼬딱지만 한 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 

고래와 독서논술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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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권정생선생님의 동화집이 중고샵을 떠돌기에 얼른 낚았다. 언제 읽어도 늘 구수하고 따뜻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글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사고, 편견, 이런 것들을 버려야한다고 가르쳐주신다.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혀주고 싶은 동화집이다. 

내일 조카들을 만나니 우선 큰 조카에서 먼저 주고 다음 조카에게 물려주라고 해야겠다. 

사실 권정생 선생님 동화는 아이들만이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너무 좋은 글들이라 엄마께 드릴까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한동안 책 읽는 재미에 빠져 있던 엄마가 손주보시느라 책 보실 시간이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권해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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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샵에서 건졌던 에쿠니 가오리의 책. 

제목을 보아선 읽었던 기억이 없는데 내용은 분명 읽었던 것이라 당황했다. 그런데 왜 낯설게 느껴졌던거지...... 

그때도 이런 생각을 했을까? 

무츠키와 쇼코와 곤의 사랑을 인정했었나?  

첫사랑이 내게 그랬었다. 사랑은 상대의 단점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는 거라고, 

그런데 나는 그렇지 못했었고, 그도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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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진 내가 갖고 있는 고질병때문에 몸도 마음도 사실 너무 귀찮고 괴로웠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집근처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현준이, 현수는 마냥 방실거리고 이 좋은 것을 왜 데리고 다니지 못하는지 늘 나의 게으름을 질책한다. 산책로에서는 현수도 유모차에서 내려 오빠 손을 잡고 걸었고 구석에 쌓여 있는 낙엽들을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즐거워하는 녀석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절로 즐거웠다. 산책로를 쭉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놀이터가 나오고 놀이터에서 한동안 놀지 못한 녀석들이 그네를 타겠다고 뛰어가고 한명씩 앉혀 등을 밀어주며 어느새 혼자 앉아 그네를 타는 현수를 보며 제법 컸단 생각을 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현준이를 챙기느라 볼틈도 없이 혼자타던 현수가 혼자서 그네에서 뛰어내렸지만 제대로 잘 내려섰고 그에 현준이와 나는 놀라 두눈이 커졌다.  

우리 동네 놀이터는 폐타이어바닥이 없고 모두 모래밭이라 아이들은 흙장난하고 싶어했지만 아직 차가운 기운에 아이들을 만류하고 미끄럼틀도 너무 지저분해 그네만 태우고 집으로 돌아서는데 현수가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무력으로 유모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우리 동네 놀이터는 모래밭이라 애완견 출입도 통제해야하는데 제대로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현수처럼 막무가내인 아이는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서 내 입장에선 사실 내키지 않는데 아이들은 놀이터를 너무 좋아하고 흙장난하는 것도 너무 좋아한다. 나도 어렸을때 모래놀이 많이 했었지 생각하면 하루종일 뛰어놀아도 노는게 좋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너무 엄한 엄마가 되진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의 귀찮음에 자꾸만 아이들을 제지한다. 

내일 아니 오늘이 입춘이니 곧 따뜻한 봄바람도 불것이고 그러면 정말 이런저런거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 맘껏 뛰어놀게 해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잊지 말고 꼭 그렇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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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4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 놀이터나 아파트 놀이터 너무 관리가 안되는데가 많죠? 저같은 경우도 우리 아파트 놀이터는 거의 안데려갑니다. 어찌나 낡고 엉망인지.... 그래서 근처 다른 아파트 원정을... ㅎㅎ

꿈꾸는섬 2009-02-04 02: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거의 원정을 다니는데 거기도 썩 좋진 않네요.

순오기 2009-02-04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이터에 같이 나가주는 엄마, 좋은 엄마 확실해요~~~ 아이들은 또 쑥쑥 커가는거죠.^^

마노아 2009-02-0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 장소도, 시간도 점점 없어지고 마음의 여유는 더 없어지는 게 안타까워요. 아이들은 아이답게 놀아야 하는데 말이에요.

소나무집 2009-02-0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추워서 놀이터에서 오래 놀기는 힘들 것 같아요.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꿈꾸는섬 2009-02-0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지네요^^
마노아님 말씀대로 아이들이 맘껏 놀기에 시간도 장소도 여유롭지가 않네요. 자전거 태우러 나가도 주차장에서 타다보니 차조심하느라 맘에 여유가 없어요.
소나무집님 그래도 한시간 정도는 놀만 하더라구요. 놀이터에 해가 잘 들더라구요. 근데 오늘은 날도 흐리고 어제 비가와서 놀이터가 엉망이라 많이 놀진 못했어요.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