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곶감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얼마전 아플때도 곶감이 먹고 싶다니까 남편은 감말랭이와 상주곶감을 사다주었었다.
곶감의 달달하면서 쫀득한 그 맛이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어릴 땐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밤이면 밤마다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었다. 그리고 곶감 하나 부엌 찬장 소쿠리에서 꺼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침을 흘리기도 했었다.
사람의 기억이나 추억이 많이 다른 듯 언니들은 내가 곶감 먹고 싶어 했었다고 하니 정말? 진짜? 하고 되물었다.
얼마 전에 큰언니네 갔을 때 냉동실에서 다량의 곶감이 나왔다. 언니들은 곶감을 안 먹는단다. 엄마는 가끔 곶감을 약으로 쓰시고 수정과도 담그시니 가져가신다 하고 나도 먹고 싶다고 챙겨왔는데 오랫동안 냉동실에 둔 곶감은 그 맛도 향도 조금은 별로였다. 그러다보니 애들도 싫다하고 나도 맛있는 곶감 생각에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곶감을 살려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곶감 꼭지를 제거하고 반을 갈라서 씨앗도 제거한 후에 견과류를 넣고 감싼다. 보통 호두를 많이 넣어야하는데 오늘 호두는 거의 없어서 다른 견과류와 섞어서 넣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손도 안가던 곶감이었는데 고소한 견과류와 조합이 잘 맞아 자꾸 먹다보니 얼마 안남았다. 애들 학교 다녀오면 주려고 얼른 통에 담았다.
어릴 때 밤마다 듣던 전래동화가 생각나는 날이다. 그러고보니 집에 전래동화 그림책이 안 보인다. 애들 어릴 때 가끔 읽어준 것 같은데 꺼내 읽어 보고 싶은데 없으니 아쉽다. 누군가의 집에서 사랑받고 있기를 바란다. 도서관에 가서 호랑이와 곶감 책을 펼쳐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