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가 욕심을 부릴때면 '누굴 닮아 저리 욕심이 많을까?'하고 생각할때가 있다. 그런데 사실 내 아이가 누굴 닮겠는가. 바로 나를 닮아 욕심이 많은 것을.......
오랜만에 알라딘에 들어와보니 연말 분위기가 확실히 난다. 매해 연말 증정되는 알라딘 달력과 머그컵을 보면서 머그컵 하나 갖고 싶단 생각을 했다. 머그컵 이벤트는 대상도서 1권 포함 5만원이상 구매시에 제공한단다. 그래서 얼른 장바구니 읽고 싶었던 책이랑 현준이 현수가 쓸 참고서용 도서를 몇권 담아 5만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알라딘 책들을 받았는데 머그컵이 없는 것이다. 앗,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대상도서 1권 포함 5만원이상 구매에 참고서용과 중고도서는 제외였던 것이다.
머그컵이 갖고 싶은 나는 얼른 알라딘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했다. '머그컵이 너무 갖고 싶다. 올 해 머그컵 디자인도 너무 예쁜 것 같다.' 책 사는데 쓰는 돈을 줄이고 있는 중이라 다시 5만원 이상 구매는 솔직히 부담스러웠는데 다행히도 상담해주신 직원분이 이번 달 안으로 1권이라도 주문하면 머그컵을 증정해주겠다고 말하지 않는가. 너무 고마웠다.
다음날 바로 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을 주문하고 알라딘에 머그컵 증정을 요청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알라딘 머그컵이 내게로 왔다. 신경숙의 소설도 갖고 싶었던 책이긴 했는데 어째 머그컵에 더 정신이 팔렸다. 소설은 도서관에서도 빌려볼 수 있으니......
이제 책 욕심을 조금 버려보려고 노력중이다. 이사하는데 이삿짐 싸던 사람들 책이 짐의 반은 될거라며 어찌나 투덜대던지......내 집 사기 전까지 책은 무거운 짐 노릇을 톡톡히하게 될 것 같다. 보통집은 아이들 책뿐인데 우리집엔 어른 책들도 많다며 다 읽은 책은 중고도서로 팔던가 정리 좀 해야하는 거 아니냔 소리까지 듣는데 사실 정말 책 많은 집을 그분들은 못 가보셨는가 보다. 어줍잖게 있는 책이 많다고 자꾸 핀잔을 주시니 나도 덩달아 책 사기가 조금 망설여진다.
어쨌든 요 이쁜 녀석이 내게로 왔다.


<점선뎐>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김점선 화가의 책 한권 갖고 싶단 생각에 구매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참 쉽지 않게 세상을 살아갔단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한 세상 살다간 느낌이라 그저 부럽기만 하다.
팔이 너무 아파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할때 얼마나 절망스러웠겠는가. 다행히 컴퓨터를 통해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녀의 그림을 보며 마음에 위안을 받았다.

<우리가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할때>라는 멋진 제목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곽재구 시인의 생각과 함께 읽는 시읽기라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 같다.
몇몇 시편들은 노트에 옮겨 적어 놓았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그래도 신경숙님의 소설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으니 후회는 없다. 아직 책장을 펼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 훅하고 빨려 들어 읽어낼 것 같다.

12월이 되면 어느새 크리스마스 트리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어느새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그림도 글도 따뜻한 <코기빌의 크리스마스>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려야겠다.


이건 정말 내 욕심이 확실하다. 아이의 상황과 상관없이 내맘대로 구입해 놓은 것이니 말이다. 이사 온 곳에서 함께 차를 타고 다니는 7세 여자아이는 매일 하원하면 피아노, 미술학원을 들러, 창의력 수학, 플라톤 논술 수업을 한단다. 그리고 주3회 수영. 허걱 이걸 대체 이 아이가 어찌 소화한단 말이가, 좀 너무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원해서 하는 것들이란다. 어쩄든 그 아이와 현준이를 비교하게 되고,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야하는데 마냥 놀리기만 한 게 아닐까 걱정이 가득하다. 창의력 수학, 사고력 수학은 기본으로 해야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또 상기되고 여하튼 대량 구매는 해두었다. 과연 이 학습지들을 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유난히 수학공부는 재미있어하니 시켜볼 요량이다.
결국 아이의 욕심보다 내 욕심이 더 크다는 걸 글을 쓰면서 다시 또 느낀다. 대체 책과 교육에 대한 욕심은 어찌 이리 버려지지 않는가 말이다. 내 아이는 건강이 우선이라고 공부 좀 못하면 어떠하냐고 그랬던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남들만큼은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아직은 건강이 우선이고, 아이가 싫어한다면 과감히 책은 현수에게 물려줘야겠다. 만약 현수도 하기 싫다면 어찌해야하나 걱정이긴 하지만 둘 중 하나라도 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까지만 하려고 한다.

우리 예쁜 현수가 내게 하트를 무한히 날려주던 날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