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부터 궁중요리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봄과 마찬가지로 가을에도 10회의 강의를 한다. 전번주에는 현수가 아픈 탓에 결석했다. 곧 추석이라 삼색전을 부쳤다는데 얼마나 고왔을까 싶다. 

 

오늘 궁중요리 시간에는 "삼색 토란탕"을 만들었다. 

치자물로 노랑, 시금치 갈은 물로 초록, 복분자 말린 가루로 분홍 빛을 냈다. 작년엔 단호박가루, 녹차가루, 백년초가루를 썼다는데 올 해는 치자와 시금치, 복분자를 이용했다. 

먼저, 토란 손질이 중요하다. 독성이 강해 맨손으로 만지면 큰일난다. 심하게 가렵다. 목장갑을 끼고 위생장갑을 덧 끼우고 감자 깎는 칼로 깎아내면 된다. 그리고 쌀뜨물을 미리 받아두었다가 쌀뜨물로 씻어내면 더 좋지만 여의치 않을때는 밀가루를 푼 물에 씻어내면 좋단다. 그리고 하루동안 담가두는 것이 좋단다. 

깨끗하게 씻은 토란을 찜통에 넣고 푹 쪄낸다. 그리고 식기전에 으깬다. 

두부는 면포에 넣어 으깨면서 물기를 짜낸다.  

으깬 두부, 으깬 토란에 찹쌀가루를 섞어서 각각 나누어 반죽을 한다. 으깬토란이 워낙 점성이 강해서 찹쌀가루가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아참, 반죽을 하기 전에 먼저 육수를 올려 놓아야 한다. 육수는 냄비에 물을 적당히 넣고 무와 대파, 양파를 넣고 소주 약간 넣고 후추도 반티스푼을 넣는다. 그리고 먼저 끓인다. 쇠고기 아롱사태는 다른 냄비에 한번 데쳐서 찬물로 헹구어 육수 냄비에 넣고 푹 끓여주면 좋단다. 고기는 쇠고기든 닭고기든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구어 사용하면 잡냄새와 기타 불순물이 제거되어 깔끔한 음식을 만든단다. 장조림, 닭볶음탕, 갈비찜 등 모든 요리에 활용해야 한단다. 육수를 만들때 다시마는 끓는 중간에 넣어주는 것이 좋단다. 그리고 육수의 간을 맞춰주면 좋단다. 또 표고버섯도 나중에 경단을 넣기 직전에 넣어주었다.

육수를 올려 놓았으면 다시 반죽을 하자. 찹쌀가루에는 소금이 섞여있지만 으깬 토란엔 간이 안되었으니 소금간을 약간 하자. 

치자, 복분자, 시금치로 노랑, 분홍, 초록색을 낸 반죽을 만들고 동그랗게 경단을 빚어내듯 만들어 놓는다. 

육수가 한참 끓어 처음 부은 물의 반쯤 졸은 상태가 되면 안에 넣었던 무, 대파, 양파, 다시마, 고기를 꺼내어 꾸미거리를 만든다. 그리고 표고버섯을 넣고 경단을 넣어준다. 경단은 잘 익으면 국물 위로 떠오른다. 너무 오래 끓이면 경단이 질척해지고 퍼져서 모양이 어그러져서 별로 예쁘지 않다. 

잘 끓고나면 예쁜 그릇에 담아 내어 놓으면 된다. 

 

 

토란에 찹쌀가루가 입혀져서 토란 본연의 맛은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토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즐겁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것 가져와 저녁에 끓여주었는데 우리 식구들은 모두 맛있게 먹어주었다. 물론 내 식성엔 맞지 않았다. 난 토란 본연의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고 맛이 형편없던 것도 아니다. 

삼색 토란탕으로 추석 인사를 드려야겠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 접힌 부분 펼치기 >>

 

추신. 요즘 많이 지쳤을 마녀고양이님 힘내라고 삼색 토란탕 끓여드리고 싶어요. 토란 좋아하시나요?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11-09-1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가지색이 들어가니 참 고와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닮은 한가위를 우리 보내도록 해요.^^

꿈꾸는섬 2011-09-10 12:5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즐겁고 행복한 추석보내세요.^^

2011-09-10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0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9-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아이들 한복 참 이쁘네요.
삼색 토란탕 신기하네요 역시 님은 행복을 만드시는 분같아요

꿈꾸는섬 2011-09-10 13:04   좋아요 0 | URL
삼색 토란탕 손이 많이 가더라구요. 그래도 해놓고보니 정말 빛깔이 너무 예뻐요.^^
현수는 조카가 입던 한복 물려 받은 거에요. 현준이는 내내 안 사주고 물려받다가 올 해 생일 선물로 하나 장만해주었어요.
태은이의 발레하던 모습이 아른거려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더라구요.^^
하늘바람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순오기 2011-09-1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제 댓글에 바로 답글이 달려서 깜짝 놀랐어요.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참 신기해요.^^
삼색토란탕으로 건네는 명절 인사~~ 감동이네요.
꿈섬님 덕분에 궁중요리 감상하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구나~ 임금님은 이런 음식을 먹으며 수고한 손길에 감사했을까~~~ ^^

꿈꾸는섬 2011-09-11 10:01   좋아요 0 | URL
어제 잠깐 들어갔었는데 그때 함께 계셨군요.^^

pjy 2011-09-1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토란을 별로 안좋아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 먹으면 예뻐서라도 맛있을거 같아요^^

꿈꾸는섬 2011-09-16 21:33   좋아요 0 | URL
전 팥죽에 들어간 옹심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토란을 경단처럼 만든 게 썩 맛있진 않더라구요. 보기엔 정말 예쁜데 말이죠.

잘잘라 2011-09-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흐흐흐흐 큰 아이 표정이 개그맨 뺨 쳐요, 작은 아이 완소 하트 포즈 귀엽구요.
사랑을 많이 받는 아이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살아있는 표정이예요^^

삼색토란탕은, 먹어보지 못한 건 물론이고 사진으로나마 보기도 처음 보는 음식이예요.
토란 손질 삶는 법부터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참 좋아요. 별표시 해두었어요.
잘 보고 배워서 엄마한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꿈섬님^^
다음 요리도 기대할께요~

꿈꾸는섬 2011-09-16 21:35   좋아요 0 | URL
큰 애가 요새 부쩍 재밌어졌어요. 제가 생각해도 표정이 정말 재밌죠. 작은 애는 완전 애교덩어리에요.^^
삼색토란탕 손은 많이 가지만 한번 해보시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기도 해요.^^

같은하늘 2011-09-19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토란을 안좋아해서 집에서 한번도 안끓여봤는데...
큰아이가 추석전에 학교 급식에서 토란을 먹었는데 맛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아마 집에서는 안끓이게 될듯~~ㅎㅎ

꿈꾸는섬 2011-09-19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매번 친정에서 얻어 먹어요.
시댁에선 토란을 안끓이거든요.
우리 아이들도 참 좋아해요.^^

희망찬샘 2011-09-24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호강하고 지나갑니다. 너무 근사하네요. 엄마가 끓여주셔서 몇 번 먹어 본 토란탕~ 제 손으로 끓여먹진 않을 것 같아요. 맛있었는데...

꿈꾸는섬 2011-09-29 12:48   좋아요 0 | URL
색감이 좋지요. 저도 엄마가 끓여주시는 토란탕만 먹어 봤어요. 엄마가 세상에 안 계시면 추억하며 제가 끓여 먹을지도 모르겠어요.^^ 전 워낙 토란탕을 좋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