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한다. 그래서 따라 나섰더니 남편 친구들이 잔뜩 와 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 반갑긴 했지만 그래도 워낙 술들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라 좀 불편했다. 

그런데 다들 그새 철들이 좀 들었는지 술도 적당히 마시고 헤어짐도 적당한 시간에 헤어졌다. 평상시같으며 3차, 4차 끝장을 보려고 했을텐데 10시 각자 헤어졌다. 

자신만 술을 마신 남편, 미안하다며 맥주를 사왔다. 난 요새 절주하느라 술이 당기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성의를 생각해서 조금 마신다는 것이 한 병 이상 마신 것 같다. 술을 마시다보면 내가 먼저 들어가서 자게 되는데 오늘은 남편이 먼저 쓰러졌다. 하긴 저녁 먹으며 꽤 마신 것 같다. 

양치질 하고나서 잠깐 서재에 들렀다. 

살을 빼려면 술부터 끊어야한다는데 가끔 마시는 술 한잔이 마음을 달래준다. 

친구들 중 가족은 두고 혼자 온 친구가 오늘 유난히 술에 취했다. 가장 늦게 결혼했고 가장 어린 신부를 맞이했다. 신부와 세대차를 느낄지도 모른다. 띠동갑이니..... 

그동안엔 잘 몰랐는데 처갓집 가까이 사느라 스트레스가 무척 심한 것 같다. 어린 신부는 20개월 된 딸아이를 데리고 매일 친정나들이를 하고, 매일 저녁을 처갓집에서 먹는단다. 처갓집 어른들은 맵고 짠 음식을 드시지 않고 심지어 술은 한잔도 안하신단다. 반주로라도 한잔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어른 자리일 듯 싶다. 그런 것 때문에 힘이 드나보다 했는데, 정작 문제는 딸아이에 대한 문제가 큰 것 같다. 

장모님은 자식처럼 키우는 애완견에 치우쳐 외손녀딸을 개만도 못하게 대하신단다. 애완견은 그러려니 넘어갈 것도 외손녀에게는 엄격하게 대하신단다. 아직 아기인 손녀딸에게 너무한다 싶을 정도인가보다. 내가 직접 본 건 아니니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워낙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 싫은 소리를 잘 못한다. 그런 사람이 "그 개**를 죽여 버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라면 그 수위가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 원래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개를 키우는게 좋지 않다고 해서 개를 키우던 분들도 잠시 다른 곳에 맡겨 두기도 한다는데 어째 매일 어린 아이가 드나드는 집에 개를 키우는지 모르겠다. 개가 아이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것도 걱정된단다. 어느날 갑자기 딸아이에게 달려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단다. 그럴 수 있을 것도 같다. 우리의 정서는 개는 집안에서 키우는 것보다는 집 밖에서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예쁜 애완견이라 할지라도 손녀딸만하겠는가 말이다. 그 친구 속이 많이 상했는지 만취했다. 저녁 먹고 그 친구 먼저 데려다 주었다. 그 친구의 부인이 조금만 더 현명해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내 아이와 남편을 우선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남편이 불편해하고 싫어한다면 친정나들이는 남편의 귀가시간 이전에 끝을 내면 좋겠다. 아이가 강아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지 않게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게 어려운가보다.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데 오늘 내 서재에 방문객이 어마어마했다. 무슨 일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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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5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요거요거 음주페이퍼란 말씀이져?

꿈꾸는섬 2010-09-05 10:08   좋아요 0 | URL
ㅎㅎㅎ음주 페이퍼도 쓸만한데요.ㅎㅎㅎ

순오기 2010-09-05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부인은 저녁밥하기 싫어서 친정에 눌러 붙어 있겠지요.ㅜㅜ
오늘 아래 페이퍼가 메인에 떠서 많은 분들이 방문한 거 같아요.^^

꿈꾸는섬 2010-09-05 10:10   좋아요 0 | URL
아침에 남편 출근하면 바로 친정가서 산대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좀 이해가 안되요.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 친정가서 살면 친정엄마도 싫을 것 같거든요. 애들은 원래 떼도 쓰고 울기도 하고 여기저기 사고도 치고 하는건데 개가 말썽 일으키는 건 관대한데 아이가 사고치는 건 바로 몽둥이를 들이민대요.ㅠㅠ 애 아빠가 속상할만 할 것 같아요. 저라면 아무리 가까워도 그런 상황에 친정 안갈 것 같거든요.
선물 공개 페이퍼에 사람들이 몰렸군요.^^

마녀고양이 2010-09-0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현재 348명. 대단한 숫자예여!

밤새 술마시던 울 신랑네 회사 친구들도, 요즘 몸 생각해서 자제하는거 같더군요.
세월은 다들 못 당하나봐여~ ^^

꿈꾸는섬 2010-09-05 14:37   좋아요 0 | URL
오늘 474, 총 71766 방문

정말 제 서재에 뭔 일이래요? 무서워요. 방문자수가 너무 많은 것두...

이젠 다들 몸 생각하셔야할 것 같아요.^^

2010-09-05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9-05 14:38   좋아요 0 | URL
와, 복분자막걸리는 어떤 맛일까요? 아직 그 맛을 몰라요. 부추전 정말 맛있겠어요.ㅎㅎ
네,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2010-09-05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0-09-0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좋아하시는군요~ㅎㅎ

저는 술을 전혀 못해서뤼..ㅋㅋ
근데, 술을 끊으면 살이 빠진다네요~

꿈꾸는섬 2010-09-06 08:44   좋아요 0 | URL
아, 예전에 정말 술..엄청 좋아했는데...아이들 낳고 잘 안마셨더니 주량이 확 줄었어요. 또 다이어트 겸해서 자주 안 마시죠. 아주 가끔 남편이 마시자고 조르면 조금 마셔준답니다.ㅎㅎ

책가방 2010-09-0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770, 총 72830 방문
정말 대단한 숫자예요.. 대~~~~박!!

복분자막걸리... 색이 아주 곱답니다. 맛은 제가 술맛을 잘 몰라서리 걍 막걸리 맛이더라구요...ㅎㅎㅎ

꿈꾸는섬 2010-09-06 08:45   좋아요 0 | URL
와...정말...770명이라구요. 뭔일이래요.

책가방님도 복분자막걸리를 아시는군요.ㅎㅎ
걍 막걸리도 맛있던데......ㅎㅎㅎ

희망찬샘 2010-09-0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방문자가 엄청나네요. 뭔 일인지는 알아 내셨나요? 마음이 짠해지는 글이네요. 모두들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지요.

꿈꾸는섬 2010-09-08 14: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모두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같은하늘 2010-09-0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정도야 뭐~~~ㅋㅋㅋ

꿈꾸는섬 2010-09-10 12:23   좋아요 0 | URL
한 술 하시는 같은하늘님...전 너무 약해진걸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