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에 정말 많은 박물관이 있었다. 호야지리박물관, 사진박물관, 곤충박물관, 곰인형박물관, 묵산미술관, 동굴체험생태관, 아프리카미술관, 조선민화박물관, 김삿갓문학관 등이 있었다. 이 많은 곳을 모두 돌아다녔다면 우리 아이들은 아마도 반쯤 기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욕심많은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곳 보다는 우리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발길을 정했다. 그래서 김삿갓 마을에서 하루 묵기로 한 것이다. 

마지막날 일정은 조선민화박물관을 보고 계곡물에 발 담그고 맛난 것 먹고 친정집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조선민화박물관엔 400년도 훨씬 넘은 진귀한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즐겁게 보고 갈 수 있게 관장님이 직접 설명도 해주신다. 그림을 읽는 재미가 또 솔솔했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해서 이곳의 사진은 이거 하나 달랑 있다. 옷차림이 너무 가벼워 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조선민화박물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민화하면 가장 유명한 그림이 아무래도 호랑이와 까치 그림이 아닐까 싶다. 역시 그 그림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그림들을 보고 왔다. 재미있는 넌센스와 구운몽 등 문학적인 이야기, 상징동물들의 이야기 등 재밌는 이야기가 한보따리 있었다. 그리고 전국민화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걸려 있었고 아이들에게 판화찍기 체험도 할 수 있었다. 판화찍어서 코팅하여 가지고 돌아왔다. 또 19금실에 따로 마련된 춘화방은 은밀한 즐거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게 붉은 커튼으로 가려두었다. 

박물관 주변에 다양한 분재도 또하나의 볼거리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좋았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마당을 뛰어다니느라 바빴다.  

김삿갓문학관에 다녀가보라는 남편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이들과 계곡물에 발담그고 놀았다. 친정엄마 생신이라 친정에 가야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시간이 없었고 계곡에서 놀 시간이 없었기에 돌아가기전에 잠깐 발 담그고 놀았다. 물론 아이들은 흠뻑 적시고 놀았다. 

 

물 맑고 공기좋고 정말 이곳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아이들도 계곡물에서 더 놀고 싶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점심을 먹고 올라가기로 했다. 그리고 시커먼 구름은 비를 몰고 왔다. 비가 오지 않으면 영월시내 중앙시장으로 가서 5일장 구경을 할 생각이었는데 우리 이동하면서부터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영월장 구경도 포기, 이것도 다음에 해야 할 것 같다. 

올라가는 길에 옥동송어양식장을 만났다. 그곳에서 송어회를 먹기로 결정, 여행지에서 먹는 회 맛 또한 일품이다. 

 

남편과 나는 송어회, 아이들은 송어튀김을 시켜서 먹었다. 나중에 밥을 시키면 매운탕이 뚝배기에 나오는데 그 맛도 정말 좋았다. 송어튀김 양이 좀 많아 남겼는데 그건 싸가지고 올라오며 아이들이 모두 먹었다. 비린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 고소한 맛이었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은 열심히 운전을 했고 아이들과 나는 열심히 잠을 잤다. 갑자기 숨이 턱하고 막히는 느낌, 그곳을 벗어나니 왜 그리 습하고 더운지 기온을 감지하고 있었던가보다. 

다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월을 떠나왔다. 다시 또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내년 휴가때도 아니 이번 가을에라도 다시한번 가자고 서로가 다짐을 받아낸다.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던가보다. 아침, 저녁은 팬션에서 해먹고 점심은 맛난 걸로 사먹으며 유유자적 욕심부리지 않고 다녔다. 숨가쁘게 돌아다녀도 다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은 고장이다. 꼬치에 꽤인 곶감 하나씩 빼먹는 기분으로 가끔 생각날때 다녀오면 좋을 곳이 영월이 아닌가 싶다. 이런저런 구경도 구경이려니와 래프팅, 리버버깅 등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또 그 주변에 원주, 정선, 평창, 단양도 가까워 다른 곳까지 둘러보면 좋을 곳이었다. 

토요일 오후 소나무집님의 전화를 받았던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친정집앞에 도착했다. 영월이라면 원주에 들러 박경리 문화제를 보고 가라던 전화였는데 그 전화를 좀 더 일찍 받았다면 우리의 여행이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다음날 보면 되지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을 것이다. 박경리 문화제의 아쉬움도 뒤로하고 친정집으로 들어가 시원한 맥주 마시며 영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언젠가 원주에 꼭 오라던 소나무집님, 다음엔 꼭 원주에도 가겠어요.^^ 내년엔 박경리 문화제에 가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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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16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주에 가면 치악산이 있고,
치악산에 가면 삿갖주라는 맛난 술이 있고,

저도 원주 강추요~^^

꿈꾸는섬 2010-08-16 10:04   좋아요 0 | URL
치악산엔 벌써 두번이나 다녀왔는데 전 삿갖주는 못마셔봤어요.
조껍데기 동동주는 마셔 보았는데...
원주도 정말 좋죠. 박경리 문학관에 다녀오고 싶어요.^^

세실 2010-08-1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어튀김 못 먹어봤는데 굉장히 맛있어 보입니다.
영월은 어쩜 박물관이 그리도 많은지 그쵸?
작지만 특색있게 잘 가꾸어 놓아 여행지로 참 좋아요~~

꿈꾸는섬 2010-08-16 10:05   좋아요 0 | URL
정말 맛있더라구요. 우리 아이들도 정말 잘 먹더라구요.^^
박물관 정말 많더라구요.ㅎㅎ 그곳 다 둘러 보려면 몇날며칠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어려서 좀 무리인 듯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0-08-1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화 박물관.... 아, 꼭 가보고 싶어요.
저기저기 송어회 좀 봐,, 색상 너무 이쁜게 맛나보이네요.
너무 좋았겠다... 아휴.

꿈꾸는섬 2010-08-16 10:06   좋아요 0 | URL
조선민화박물관 정말 좋았어요.^^
매번 그림 전시를 바꾸신다니 다음에 가면 또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을거래요. 해설을 워낙 재미나게 잘 해주셔서...정말 재밌더라구요.
좀 큰 아이들은 부채에 채색하는 것도 참 좋겠더라구요.^^ 아이들이 어려서 못했어요. 다음에 또 가고 싶은 곳이에요.^^

순오기 2010-08-1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에 원주 문학기행 갈 거에요, 소나무집님의 해설로 박경리 선생님을 만나자고요.^^

꿈꾸는섬 2010-08-16 23:22   좋아요 0 | URL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님의 해설이라면...너무 좋을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8-1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작년에도 영월가고 올해도 여월 갔잖아요.
그래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아요.^^
8월말에 저희는 영월 또 갑니다.ㅎㅎㅎ

꿈꾸는섬 2010-08-17 01:07   좋아요 0 | URL
좋으시겠어요.^^ 영월 또 가고 싶은 곳이에요.^^

pjy 2010-08-1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어~ 맛난 튀김까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꿈꾸는섬 2010-08-17 23:44   좋아요 0 | URL
튀김도 맛있더라구요. 저도 송어튀김은 처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