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이틀동안 아이들과 씨름하다보니 기력이 쇠했나보다. 아이들 재운다고 낮잠을 청했는데 깊게 잠이 들었는지 집에 누가 왔다 갔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나보다. 저녁 먹은 설거지를 마치고 음식물재활용하는데 경비아저씨가 불러세우신다. 엊그제 주문했던 생수가 온 것이다. 친절하신 경비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 옮겨주시고 집 앞에서는 남편이 옮겼다.  

보통 택배기사님들 인기척없으면 현관문 쾅쾅 두드리는데 전혀 듣지를 못했다. 게다가 문자도 안오고 전화도 안왔다.  

아이들이랑 낮잠 한번 진하게 잘 잤더니 밤에 또 잠이 안 온다. 너무 후덥지근해서 오늘은 드디어 선풍기를 꺼냈다. 선풍기 앞에 모여들어 서로 다투더니 어느새 스르스 아이들도 잠이 들었고 나는 또 컴앞에 앉아 서재를 기웃거린다. 

큰애 작은애 둘다 끼고 있으려니 기운이 딸린다. 아이들의 요구 사항도 너무 많고 어찌나 어지르던지 정말 기운이 딸린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듯, 퇴근하며 들어오는 남편에게 곰탕 좀 사오라고 부탁해서 사온 곰탕을 잘 먹어주었다. 어서 먹고 얼른 낫기만을 기다린다. 

애들아, 너무 미안하게도 하루종일 뒤치닥거리하려니 힘에 부친다. 무슨 엄마가 그래? 하겠지만 얼른 나아서 유치원으로 어린이집으로 가주면 안되겠니?  

그러고보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 정말 존경스럽다. 내 자식 둘 보기도 이리 힘든데 그 많은 아이들을 잘 돌봐주시니 정말 고맙다. 

현준이는 태권도장에 가지 못하는게 못내 아쉬운가보다. 월말에 심사해서 띠가 바뀌는걸 기다렸는데 월말 심사에 딱걸려 가지 못하니 태권도장에는 보내달라고 아우성이다. 아무래도 같이 다니기 시작한 친구랑 띠가 달라진다는게 싫은가보다. 경쟁심도 욕심도 승부욕도 참 많은 녀석이다. 걱정스럽다. 제풀에 못 이겨 힘겨워할까봐 걱정이다. 

현수는 집에서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게 좋은가보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와 협박을 들을땐 싫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보내고 있다. 하루종일 노래를 흥얼흥얼하고 있다. 현준이랑 다투지만 않는다면 좋겠다. 아, 언제 클래? 언제쯤이면 오빠랑 안 싸울까? 제발 오빠랑 싸우지 말자. 알았지?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gimssim 2010-06-3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둘을 키우시느라 애쓰시는군요.
아프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녀석들이 그래도 이젠 좀 나아가는가 봅니다.
저는 이미 빈둥지가 되었는데, 꿈꾸는섬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았어요.
아이 둘 데리고 교회에 가면서 전쟁터 같은 자모실이 아닌 본당에서 우아하게 예배드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세월은 참 빠릅니다.

꿈꾸는섬 2010-06-30 10:0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날들을 그리워할 날이 있겠죠. 그런데도 당장은 힘들다고 삐죽거려요.ㅋㅋ

세실 2010-06-3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유치원샘들 존경스러워요. 그 많은 아이들 비위 맞춰가며 잘 놀아주는 거 보면. 대단하죠.
싸우면서 크는 거겠죠? ㅎ

꿈꾸는섬 2010-06-30 10:0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유치원샘들 정말 존경스러워요.
싸우면서 크는 거라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로도 싸워대요.ㅠ.ㅠ

마녀고양이 2010-06-3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아이 둘 하루종일 데리고 있는게 얼마나 힘들건데요.
그래도 현준이랑 현수 나아져서 다행이예요.
힘드셨겠지만, 제 눈에는 너무 이쁜 일상이세요~

꿈꾸는섬 2010-06-30 10:40   좋아요 0 | URL
ㅎㅎ이쁜 일상이라뇨. 저희 집은 거의 폭탄 떨어진 수준이라구요.ㅋㅋ
아들이 컴 잠깐하겠다고해서 켰는데 제가 더 잘 놀고 있네요. 이제 그만 아들에게 양보해야겠어요.^^

sslmo 2010-06-3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들은 중2여서...이쯤되면 다 키웠다고 하죠.
가끔 꼬물거리는 조카들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사촌동생이 놀러와서 조카들에게 큰소리치고 하면 제가 치맛폭으로 감싸안고 이렇게 얘기해요.
다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냅둬~^^

부러워요,한창 예쁠때이겠어요~

꿈꾸는섬 2010-06-30 10:41   좋아요 0 | URL
다 싸우면서 크는거라고해도 싸움뒤엔 꼭 울음이 따르잖아요. 전 아마도 우는 소리가 싫은 것 같아요. 울 애들 울음소리가 엄청 크거든요.ㅋㅋ

책가방 2010-06-3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장님3년은 비단 시집살이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는걸 느낍니다.
엄마가 짜증내는 순간 아이는 망가진다니까 입다물고 있어야하고.
다 커서도 싸우는 건 여전하니 웬만하면 못들은 척 해야하고,
알아서 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돼지우리같은 방을 볼땐 못 본척도 해야한다는..
시집살이는 그래도 9년쯤하면 익숙해지겠지만 아이 키우는 일은 끝이 없기에 멀리보고 넓게보고 깊게 생각하는 수 밖에 없더라구요...^^

꿈꾸는섬 2010-06-30 22:37   좋아요 0 | URL
엄마가 짜증내는 순간 아이는 망가진다......정말 아이 키우는게 가장 힘든 일인 것 같아요.ㅜ.ㅜ
매순간 생각은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버럭 할때가 가끔 있어요. 물로 하고나서 아차싶은데 그게 성질이 급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이라 그런것 같아요.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전호인 2010-06-3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잠 주무시고 일어나셨군요.
피곤할 때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피로회복에는 짱이지요.
잘하셨네요. ^*^

꿈꾸는섬 2010-06-30 22:38   좋아요 0 | URL
자려고 했던게 아닌데 저도 모르게 잠이 든거죠.ㅋㅋ
주말부터 내리 애들 뒤치닥거리하려니 힘에 부치네요.

같은하늘 2010-07-01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도 한참 힘드실때죠.
제가 정말 많이 이해해요.^^
그래도 유치원 선생님은 월급이라도 받잖아요.
우리도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뭔가 좀 달라고 해볼까요? ㅎㅎ

꿈꾸는섬 2010-07-01 16:02   좋아요 0 | URL
ㅎㅎㅎ우리 아이들은 제 배에서 나왔잖아요. 당연히 봐야하는데 뭔가를 해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괜히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