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양치질을 하던 현준이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아래 앞니가 흔들리고 아프다고 우는데 아이가 이를 갈거라는 생각은 전혀하지 못하고 왜 그러냐며 달려 들어 보니 얼마전 아랫니 안쪽 잇몸에 났던 구명에 뽀족하게 이가 올라왔다.
이가 빠지기도 전에 안쪽에서 이가 나온 것이다. 나는 그게 구내염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현준이는 또 새로운 사건으로 나를 경험하게 한다. 아이를 처음 뱃속에 담고, 점점 사람 모양으로 변해가는 신기함을 보여주더니 급기야 두근두근 심장소리에 내 가슴도 콩닥콩닥 뛰게 만들었던 녀석이 어느새 자라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온단다. 이가 빠진다는 사실에 겁이 난 현준이는 10분정도 엉엉 울고, 여기저기 전화해서 괜찮다고 달래고 유치원 끝나고 치과에 가자고 해놓고 유치원에 보냈다. 원장에게 이갈이 한다고 현준이 안심 좀 시켜달라고 귀띔을 하고 문화센터에 다녀왔다.
유치원 끝나고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로 뿌리 모양을 확인하고 앞니를 뽑았는데 잘 뽑고 누워있다가 세척하려는 주사기를 보고 주사를 놓는 줄 알고 겁을 잔뜩 먹어 조금 울었다. 피가 날까봐 겁을 내던 녀석이 그래도 한참 거즈를 물고 참아내주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르겠다.
겸사겸사 현수랑 나도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모두 이상이 없다고 했고, 현수는 위의 어금니쪽이 양치질이 잘 안되었다고 좀 더 신경쓰라고 했고, 나는 가볍게 잇몸 치료를 했다.
어느새 어린이가 되어가는 현준이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더니 저도 좋은지 씨익 웃는다. 인증샷을 찍어두긴 했는데 사진은 생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