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태권도장에서 학부모 참관 수업을 했다. 아이 보내놓고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었는데 녀석 기합소리도 크고 동작도 절도가 있다. 게다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현준이가 자랑스러웠다. 남편도 나도 아이의 모습에 넋을 놓고 보았다.
이젠 정말 다 컸구나 싶었다.
그리고 오늘은 유치원에서 어머니 참여 수업을 했다. 10시 30분부터 1시30분까지 8가지 수업에 참여했다. 작년에는 힘들다고 짜증내고 머뭇머뭇하던 녀석이 올해는 자신감도 넘치고 의젓하게 앉아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산만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니 흐뭇했다. 게다가 마지막 수업까지 열심히 다 소화해내다니 정말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들을 척척, 즐겁게 해내는 모습이 어찌나 대견스럽던지 아이를 꼬옥 안아 주었다.
<참 좋은 말>이라는 노래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아이와 내가 서로 마주보고 꼬옥 안아주니 아이도 나도 모두가 행복했다.
--------------------------------------------------------------------------------------------기분좋게 현준이의 수업을 완전히 보내고 싶었는데 현수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여러차례 전화가 걸려왔다. 현수가 너무 많이 울어서 일찍 데려가달라는 전화였다. 솔직히 갑자기 짜증이 확 났다. 현수는 엄마가 오빠 유치원에 함께 가는게 싫어서 운 것이다. 그런 마음을 잘 다독여서 엄마가 올때까지 기다려주었어야 했는데 원장은 현수가 운다고 내게 아이를 빨리 데려가 달란다. 그 전화 이후 현수가 신경쓰여 솔직히 언제 끝나나 마음을 졸였고 신이나서 아이들과 재잘거리고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를 돌려세워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갔다. 아이를 돌보기로 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고 아이가 많이 아픈 것도 아니고 오빠를 시샘해서 우는 아이를 달래지 못해서 데려가달라고 전화를 한다는게 좀 황당했다. 분명히 유치원에 행사가 있다고 말을 했으면 내가 올때까지 기다려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앞으로도 현수가 울면 일찍 데려가달라고 한다면 나는 현수를 기다리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할게 아닌가 말이다. 하루종일 맡기는 것도 아니고 공짜로 맡기는 것도 아닌데 우는 아이 데려가라고 행사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다니, 그래서 한마디 하고 왔는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보통 1시간이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하고 내게 되묻는다. 끝난 줄 알았다고 해도 아이를 데려갈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그렇게 했어야했는가 말이다. 좋았던 기분에 살짝 재를 뿌렸다.
--------------------------------------------------------------------------------------------그래도 현준이가 이제는 제법 의젓하게 행동하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밖에 나가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니 현준아, 고맙다. 사랑한다.
--------------------------------------------------------------------------------------------현수야, 네겐 미안했지만 그래도 샘내는 건 정말 어쩔 수가 없다. 너도 점점 자라면 오빠처럼 의젓해질때가 있겠지. 미안,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