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눈이였다. 크리스마스날에도 눈은 내렸지만 서울은 눈이 내리지 않고 비가 왔었다.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다녀왔는데 집근처에 들어서니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피곤해서 차에서 잠이 들었었고 그날 눈이 오는 걸 제대로 보질 못했었다. 그런데 어젠 정말 제대로였다. 나도 아이들도 너무 좋아서 눈 쌓이길 기다렸다가 점심 먹고 바로 나가서 신나게 놀다가 들어왔다. 











현준이는 눈밭에 꼭 누워보고 싶다고 하더니 밖에 나가자마자 도로에 드러누워 나를 당황하게 했다. 그래도 좋다고 하하하 호호호 웃어대니 정말 좋았다. 사실 남편이랑 함께 나와서 사진도 좀 많이 찍고 싶었는데 연말이라 모임에 다녀와서 하루종일 침대에서 나오질 않았다. 현준이랑 현수도 좋았겠지만 나도 정말 좋았던 건, 오랜만에 내리는 눈이 반갑기도 했고, 눈을 핑계로 아이들과 한참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발밑에서 뽀득뽀득 들려오는 소리도 여간 좋지 않았다. 사람들이 걷기 전의 하얀 눈밭을 아이들이랑 발자국 내어가며 돌아다녔다. 아이들은 한참을 놀아도 지칠줄 모르고 안들어간다는 걸 다음엔 안데리고 나온다고 협박해서 간신히 들어왔다. 아이들은 스키복을 입혀놔서 눈에 젖질 않았지만 난 츄리닝차림이라 바지가 점점 젖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이랑 한참 놀고 돌아왔는데도 남편은 여전히 이불 속에서 나올 생각이 없었다. 그러더니 나중에야 일어나서 눈이 많이 왔었네......그러는게 아닌가, 남편 기다리다가 아이들이랑 눈구경도 못하고 올뻔했다. 눈 오는 날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겁고 행복했는데, 오늘은 운전하는 남편 길 미끄러워 제대로 하려나 걱정이다. 그래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전히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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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2-2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둘이 똑 닮아서 ㅎㅎㅎ

꿈꾸는섬 2009-12-28 12:15   좋아요 0 | URL
일본은 잘 다녀오셨나요? 휘모리님 서재에 놀러가봐야죠.^^

후애(厚愛) 2009-12-2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눈이 내렸군요.^^
소복히 쌓인 눈 위에 눕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참았던 저에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12-28 12:15   좋아요 0 | URL
네~~드디어 눈이 내렸어요.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지 몰라요.ㅎㅎ
우리 아들은 몇번을 드러 누웠어요.ㅎㅎ

무스탕 2009-12-2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정성이가 나가자고 하는거 귀찮아서 못들은척 했어요...;;;
현준이랑 현수랑 신났네~ ^^

꿈꾸는섬 2009-12-28 12:16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좋았지만 저도 너무 좋았어요. 오랜만에 만난 눈이라...ㅎㅎㅎ정성이가 서운했겠어요.^^

순오기 2009-12-29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많이 보던 모습이네요.
현준이랑 현수가 얼마나 좋았을까요?^^ 강아지처럼 신나게 뛰노는 모습이 그려져요.
우리 애들도 눈만 왔다 하면 옥상에 올라가 난리도 아니었는데...
집 뒤 공원에 배료푸대 들고 가 눈썰매도 탔고요.^^

꿈꾸는섬 2009-12-29 00:42   좋아요 0 | URL
눈썰매 탈 장소만 있었다면 아마 우리 아이들도 그리 했을거에요. 눈이 오는 날, 저도 아이들도 모두 신이 났어요. 오랜만에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하늘바람 2009-12-2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키복을 입으면 좋군요. 역시 아이들만큼은 스키복이 있어야겠어요. 두 아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은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것같아요.

꿈꾸는섬 2009-12-30 09:42   좋아요 0 | URL
저렴한 스키복으로 구입했어요. 현준인 아는분이 스키복을 물려 주셨네요.
스키복 입으면 눈에 뒹굴러도 젖질 않으니 좋더라구요.^^

비로그인 2009-12-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현수 너무 귀여워요.. 저 동그마니 앉아있는 모습이라니. 저 나이정도 짤막?하고 품에 폭 안길때가 왜 그리 예쁜지요.

꿈꾸는섬 2009-12-30 09:43   좋아요 0 | URL
하는 짓도 너무 예쁠때에요. 애교가 넘쳐요.^^

소나무집 2009-12-2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구경 실컷 할 줄 알았던 강원도는 정작 눈이 많이 안 오네요.
어제서야 눈구경 했어요.

꿈꾸는섬 2009-12-30 09:44   좋아요 0 | URL
강원도에는 왠지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군요. 올해는 눈이 많이 안 오나 했는데 어제도 왔네요. 근데 많이 오질 않으니 아이들이 아쉬워해요.

같은하늘 2009-12-3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겠어요. 저도 아이들이 나가자고 조르는거 할일이 많아서 아빠랑 내보냈어요. 그랬더니 울둘째넘 더 놀고싶은 마음에 추우면서도 안춥다고 안들어간다고 떼를 썼다하더군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12-30 09:45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도 그랬어요. 추워도 추운줄을 모르고 마냥 신나고 재미난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