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처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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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어촌 피엘바카의 왕의 협곡에서 나신의 소녀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구나 소녀의 시체 밑에 두 구의 오래된 유골이 발견되면서 두 사건의 연관성에 형사들과 피엘바카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피해자의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에는 누군가에 의해 일주일에 걸쳐 하나둘씩 부러졌으며, 피부에도 무수히 많은 자상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24년 전에 발견된 두 구의 시체에도 유사한 골절과 상처가 있었음이 밣혀지자 수사를 맡게 된 파트리크 형사는 두 사건을 동시에 수사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24년 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의 연결점을 찾고자 고군분투하게 된다. 24년 전 실종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위대한 전도사로 알려진 에프라임 홀트가의 장남 가브리엘과 가브리엘의 신고로 오명을 쓴 채 자살을 생을 마감한 홀트가의 둘째 아들 요한네스와 그 자손들 야콥, 로베르트, 스테판에 이르기까지 얽키고설킨 복잡한 애증관계 속에 사건의 진실찾기 게임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프리처'는  평화롭고 활기찬 피엘바카의 한적한 관광지를 배경으로 소녀들 실종, 살해 사건을 해결하고자하는 수사과 형사들의 이야기와 신에게 선택 받았다고 굳게 믿는 맹신자와 그를 따르는 신도들과 복잡하게 얽힌 가족관계 이야기로 두 축을 이루며 전체를 이끈다. 특히, 거짓말로 시작된 맹목적인 잘못된 믿음으로 시작된 그들의 신의 섭리, 신의 계획, 신의 도구라고 믿고 자신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하면서도 오히려 치유를 한다고 믿는 어두운 인간의 본성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그러나 맹목적인 믿음으로 신봉하던 자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고통스런 진실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 실날 같은 무모한 믿음 아래 그는, 그들은 또 다시 무모하고 무자비한 꿈을 꾼다. 자신이 죄없는 희생자들을 구원하고 있다고, 치유하고 있다고....... 한 사람의 이기적 거짓말과 행동으로 시작된 비극은 죄없는 희생자들을 낳았고 그의 힘에 압도되고 장악당했던 가족들은 깊은 상처와 함께 예기치 못한 어둠에 깊게 관여하게 되는 결과를 빚게 되었다. 

작가는 묻고 있다. 과연 신의 이름으로  우리가 진정 신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벌하고, 용서하고 구원할 수 있을까?하고 질문을 던진다.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신에게 선택받았다고 맹신했던 자들이 벌인 참혹한 사건들을 떠올려보면 가장 두렵고 경계해야 할 자들은 바로 '그들' 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맹신한다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고 두려워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 새삼 더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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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엄청 내리는 비를 구경하면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읽고 있었다. 상상을 덜하려고 하는데도 어찌나 무한한 공포의 상상이 되는지, 읽다가 잠시 덮어 두었다. 무서워서... 깊은 밤 숲 속에서 한적한 길을 서둘러 가는 마을 주민에게 나타난 앞에 걸어가는 한 여성과 뒤에서 나타난 한 여성의 모습을 묘사한 글은 천둥치는 비오는 새벽에 읽기에는 너무 무서웠다. 헉!!  그래서 마지막 무더위에 읽으면 서늘해지는 책들을 찾아 본다. 그래도 밤에 읽어야 제 맛인데, 자꾸 책을 읽으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괜시리.......

 표지도 근사하다. 책을 읽으면서 공포의 장면들이 상상력과 결부되어 더 무섭게 느껴진다. 어두운 한적한 숲 속 밤 길에 머리와 따로 걷고 있는 소녀가 불현듯 떠올라서....... 


 
잔혹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우연히 첫번째 목격자가 된 르포 작가 사건을 연일 보도하면서 사건 속으로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라고 한다. 읽으려고 대기중인 책이라 기대만발이다. 조여오는 공포감이 대단하다고 한다.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은 강추, 강추이다. 백년도 전에 쓰여진 책이라 도저히 믿겨지지 않은 고도의 심리 공포전이 전개된다. 가정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사건 전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자는 억만장자 약혼자와 함께 북쪽으로 운전을 하고 가다가 부랑자를 태워주었다. 하지만 적갈색 머리에 붉은 눈, 찢어진 귀, 개의 송곳니처럼 날카로운 이, 코르크스크루처럼 뒤틀린 다리, 잘린 것처럼 작은 키의 부랑자가 그녀의 약혼자를 살해하고 사라져 버린 후, 추적이 시작되지만 계속해서 이상한 모습의 살인자가 벌이는 연쇄살인은 계속이어지고...라고 소개되어 있다. 읽은 분들이 제대로 공포라해서 구입해서 읽으려고 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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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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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납량특집으로 찾아오는 처녀귀신들에 대하여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보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었다. 그저 막연하게 사회구조상 여자들의 한이 더 많았고 남자귀신보다 여자 귀신들이 보기에 더 무섭겠구나하는 생각정도였었다. 그런데 귀신이 되어서도 남녀귀신의 위상이 이렇게 판이하게 다를 줄은 미처 생각 못했었다. 남자 귀신은 죽어서도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후손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상신으로 받들어 모시고, 여자 귀신, 즉 처녀 귀신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살아 생전에는 제대로 내보지도 못하다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거나 타의에 의해 자살로 내몰린 처녀들의 한 맺힌 사연을 가진 채, 남자 관리에 의해서만 실추당한 억울한 누명과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처녀 귀신이 나온다는 자체만으로 한껏 공포감만을 느끼며 드라마 전설의 고향을 즐겨보곤 했었다. 그 처녀들의 한보다는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분장을 잘했을까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보곤 했었다. 그러다 '장화홍련전'을 읽게 되면서 얼마나 처녀 귀신들의 한 맺힌 사연들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특히 읽으면서 분노하며 분개했던 부분은 장화, 홍련의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고 그저 계모 하는 대로 방광만하고 있다가 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또 세 번 째 부인을 얻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화홍련전'은 유교적인 가치관으로 장화와 홍련은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을 효로 승화하며 죄를 묻지 않고 오히려 딸들로 환생하기를 바라여 세 번째 부인의 몸을 통해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 점이 장화홍련식 아버지에게 내린 벌 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평생 죄책감을 갖고 죽은 딸들과 꼭 닮은 딸들을 키워야 하니까 말이다. 

'장화홍련전'을 비롯하여 '처녀 귀신'에 수록된 처녀 귀신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녀들이 얼마나 폐쇄적인 공간에서 제한된 삶을 살아야만 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 결정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부모님이 정해주신 남자와 혼인하는 날 처음 만나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삶, 혹은 소박맞고 누명을 쓴 채 죽음을 당해야만했던 여인들, 고백을 먼저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죽음을 선택해야만 하는 여인들, 죽은 남편을 따라 죽기를 바라는 사회분위기에 내몰리는 여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짓눌리는 느낌이 든다. 그녀들은 깊게 맺힌 한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귀신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그녀들의 무서운 외모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그녀들의 외롭고 힘들었을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처녀 귀신'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이제야 그녀들의 귀곡성을 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녀들의 쓴 이야기가 아닌 사대부들의 유교적 가치관으로 쓰여 진 야담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젠 귀 기울여보자. 그녀들의 사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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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미스터리 소설 두 권과 고전 한 권을 읽고 싶다. 변함없이 좋아하는  미스터리 소설 두 권 중 한 권은 스웨덴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의 <프리처>이고 또 한 권은 표지부터 오싹한 공포를 안겨주는 일본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다.  

두 권 다 표지가 인상적이다. <프리처>는 어린 소녀의 슬픔과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이 인상적인 책이고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은 표지가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표지의 그림은 기모노를 소녀가 아름다운 미모의 잘린 머리를 다소곳이 들고 있는 그림이다. 표지를 펴보면 더 근사하다. 1쇄만 이렇게 공들인 표지를 한다는 소리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서두르시기를......   

마지막 한 권은 내가 만들었던 페이퍼 글처럼 <나쁜 남자> 책 두 권을 현대와 고전으로 읽고 있는 중이다. 현대의 나쁜 남자 <달링 짐>의 매혹적이고 치명적이었던 나쁜 짐을 만나보았으니, 이젠 고전의 나쁜 남자 <벨아미>를 읽어보려 한다. 이렇게 세 권이면 일주일이 휘리릭 갈 것 같은 기분이 벌써부터 든다. 그럼 시작해본다.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고 작가의 소설은  <얼음공주>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되는 책이다. 작은 마을에서 시간 차를 두고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그 잔혹성l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내고자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일본의 한 마을에서 머리 잘린 시체들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연쇄살인사건 속에 드러나는 마을의 깊은 아들 숭배사상과 민속학적 호러가 가민된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다. 기대만발 중이다. 표지의 소녀 표정이 특히 인상적이다. 

 

 

   

 

 

고전 속 나쁜 남자 <벨아미>를 만나볼 것이다. 현대의 나쁜 남자 <달링 짐>의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알아보았으니, 고전 속 벨아미는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읽어보려 한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지, 공통점은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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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 짐 매드 픽션 클럽
크리스티안 뫼르크 지음, 유향란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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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매혹당하는 순간은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자 가장 긴 영원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 순간은 매혹 당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지우기 힘든 깊은 각인을 심어주게 된다. 그만큼 사람이 사람이게 홀린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인 동시에 큰 두려움을 안겨 주는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사랑때문에 한 없이 광기어린 맹목적인 충성을 맹세하게 될테니 말이다.  

'달링 짐'은 외딴 곳에 위치한 저택에서 세구의 여성 시체를 우연히 우편집배원 데즈먼드가 발견하면서 잔혹한 사건의 실체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흉흉한 사건으로 인해 뒤숭숭해져있던 우체국에 수신자 불명으로 도착한 우편물을 만화가가 꿈인 니알이 열어보게 되면서 사건을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되고 니알의 모험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그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 니알의 진실 찾기는 시작되면서 그녀들의 방명록을 통해 비극의 시작과 끝을 맺게 되는 역할을 맞게 되며 독자는 그와 함께 그녀들의 행적을 따라가게 된다. 세 자매의 굳은 의지로 이루어진 사건과 그로인한 파국을 향해서.......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롭잡을 만큼 멋진 한 청년이 아일랜드 시골마을에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온 마을의 시선이 그에게 멈추고 여성들의 마음은 온갖 상상력이 가미된 순수한 떨림에 진동하게 된다. 그런 그가 건너편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인 피오나에게 시선을 보낸다. 그 순간 피오나는 그의 '매혹'에 한 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것이 그녀와 그녀의 아름다운 쌍둥이 로이진, 아오이페, 외로움을 집요함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이모, 순진한 마을 사람들을 운명을 뒤바꿔 놓을지도 모른 채 말이다.  

빨간 오토바이를 탄 채 작은 마을 캐슬타운비어에 도착한 키가 크고 마른 체구에 후광이 비치는 듯한 외모와 미소를 지닌 한 젊은 남자, 짐이 도착한 순간부터 작은 마을은 낯설은 설렘과 호기심과 그 남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더구나 그는 이야기꾼인 '샤너시'였기에 잘생긴 외모만큼 뛰어난 말솜씨로 모두를 홀리게 된다. 피오나는 첫 눈에 반한 그와 멋진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모든 마을 여성들의 질투의 대상이자 빈정거림의 대상이 된다. 사랑에 배신당한 후, 두문불출하던 이모의 시선에서조차 강한 증오의 질투심을 발견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곧 달링 짐으로 불리는 짐이 피오나뿐만 아니라 그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모든 여성들의 연인이라는 사실을 밝혀지고 의심스런 동행자와 그의 행동에서 불미스런 사건들과 연관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그에게 비치던 후광은 아름다움이 아닌 추악한 빛이었음을 알게 된다.

'달링 짐'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숨이 막히는 순간은 여자들의 두려울 정도의 강한 질투의 시선들이었다. 간절하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는 자매들의 목소리에 삐딱한 시선으로 거부했던 어릴 적 친구 경찰 브로나의 시선에서, 짐에 대한 무한한 사랑, 소유욕, 질투, 동경으로 똘똘 뭉친 사랑의 광기에 휩싸인 이모 모이라의 질투에 불타는 시선에서, 짐의 정체를 알기 전에 언니 피오나에 대한 질투로 이글거리던 동생 아오이페의 시선에서 사건자체만큼이나 큰 공포를 느끼게 된다. 사랑과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죄어온다. 흐릿하게 사람들의 눈을 매혹시키고 있는 짐과 짐을 추종하는 사람들 , 맹목적인 사랑의 믿음을 가진 이모 앞에서 세 자매가 얼마나 힘이 들고 고통스러웠을지 짐작해본다. 그리고 그녀들이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결행한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해본다. 그녀들이 맞선 용기에 대해서도, 짐의 지나치게 영리한 계획에 대해서도.......

작가는 아일랜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세 자매와 이모사이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남자 샤너시 짐과의 끈질긴 악연을 뿌옇게 앞을 반쯤 가린 듯 느낌을 주는 마을과 사람들 마음속을 통해 때론 적나라하게 또 때론 아련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에 몸과 마음에 긴장을 한 채, 그녀들의 시선을 따라 갔던 소설이었다. 쌍둥이 막내 동생 로이진은 이야기한다. '당신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만 사랑하시길.' 바란다고 말이다. 그러한 혜안을 진정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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