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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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꿈을 잃어가는 자들이 꿈이 도시 유메노에서  마지막 꿈을 꾸는 곳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출신배경, 직업, 가치관, 종교가  각기 다른 다섯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을 향하여 멈출 수 없는 추락의 질주를 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꿈꾼 삶과는 조금씩 다르게 균열되기 시작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숨겨진 부조리한 삶들이 드러나며 그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꿈의 도시'는 불균형적 발전으로 인해 쇠락해가는 소 도시인들의 삶과 그 속에 가려진 가정 폭력, 은둔 형 외톨이, 사이비 신흥 종교, 정치권의 세습, 사기 세일즈 등 현대의 부조리한 사회상과 그것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다섯 명의 인물들을 대변하여 보여준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삶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빛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었고 꿈의 도시 유메노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 평범한 속에 감추어 두었던 삶의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그저 평범하게 꿈꾸었던 삶들은 비틀어지기 시작하며 그들의 욕망, 거짓말, 추한 마음들이 그들을 좀먹기 시작하며 파국을 향하여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오래간만에 읽었는데, 그의 전작들보다 진지해지고 좀 더 깊어진 인간내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 작품처럼 조금 가벼운 진지함을 원했다면 '꿈의 도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고 더 깊어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원했다면 깊은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삶이란 결코 녹녹하지 않고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쯤에 느끼는 쓸쓸함과 그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할 때 느끼는 허무함이 공존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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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클럽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1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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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풀리지 않았던 자신이 알고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는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사건을 재구성하며 시간을 보내는 화요일 클럽에 관한 13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모임의 참가자들은 마플 양의 조카이자 소설가인 레이먼드, 그의 여자친구 화가 조이스, 전 경찰 총경 헨리경, 목사, 변호사, 여배우, 퇴역 장교, 가정주부 등등 각종 직업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소한 생활 속 사건부터 살인사건까지 다양하게 다루며 추리게임을 진행한다. 한 사람이 사건을 이야기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그 사건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질문하며 나름의 추리를 하며 사건의 내막과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형식이다.  화요일 클럽에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인 마플 여사가 참여하게 되면서 화요일 클럽은 활기를 띠면서 그녀의 예리한 추리는 시작된다.

'화요일 클럽'은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유명한 탐정 푸아로 만큼이나 유명한 마플 여사가 등장하여  모든 사건 속에 깊게 박혀있는 인간 본성의 추악함을 파헤치게 된다. 처음에 참가자들은 마플 여사의 시골여인의 수더북한 외형모습만을 보고 그 안에 숨겨진 예리한 추리력을 무시했다가 클럽이 이어지고 사건들을 풀릴 때마다 그녀의 놀라운 관찰력과 예리한 추리력에 감탄하게 된다. 마플 여사는 시골에서 살든, 대도시에 살든 인간 본성의 어두운 그림자는 변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구나 마플 여사가 들려주는 사건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순간, 어느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면 자신들의 욕망, 탐욕, 치정,  배신, 집착으로 인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 수많은 사건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생각하면 마플 여사가 들려주는 사건들은 그리 낯설지가 않음을 알게 되고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오게 된다. '푸른 제라늄', '방갈로에서 생긴 일', '친구'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한 이 작품들은 후에 작가에 의해 장편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극히 평범한 일상에 숨겨진 어두운 이야기들을 극히 자연스럽게 전해주며 섬뜩함을 극대화시킨다. 비록 자극적인 묘사가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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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의 증언
사이먼 베케트 지음, 남명성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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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의 증언'은  7월의 더운 여름, 영국의 한적한 한 시골 마을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강력사건이라고는 드믄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라 시골 마을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되고 더욱이 발견된 시체는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고 부패한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 시체가 외부인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는 곧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연이어 일어난 살인사건은 외부인의 소행이 아니라 내부인의 일으킨 살인사건임이 밝혀지면서 작은 시골 마을은 사건의 중심에 서있게 된다. 

법의학 최고 권위자인 헌터 박사는 아내와 어린 딸을 불의의 사고를 잃게 된 후, 도시에서의 삶에 큰 회의를 느끼고 작은 시골 마을에 도망치듯 들어와 3년째 조용히 시골의사 생화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에게 경찰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청하게 되고 헌터 박사는 사건 수사에 관여하게 된다. 그 와중에 또 다시 마을에 사는 여성이 납치되고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되고 훼손된 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한 여성이 납치가 되는데.......

 '사체의 증언'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현장에서 과학적인 단서를 찾아내는 법의인류학자의 수사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법의인류학자 빌 베스 박사가 세운 '시체 농장'에서 교육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법의인류학자의 수사참여의 모습을 실감나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사체 증언'의 소설의 큰 흐름을 지배하고 있는 큰 두려움과 공포는 폐쇄적인 마을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부인에 대한 오래된 거부감은 사건의 잔인함을 더욱 더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쇄사건이 일어나고 마을 사람들은 심중만으로 마을에 살고 있는 외부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그들을 심리적으로 고립시킨다. 그러한 마을 사람들의 폐쇄적이고 집단적인 행동은 잔인한 연쇄살인 범인만큼이나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다. 얼마나 사람들이 쉽게 함께였던 '우리'에서 너희들과는 다른 '우리'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며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미드 'CSI' 시리즈 덕분에 법의의학자들이 하는 일을 익히 알고 있어서인지 헌터 박사의 수사참여 방법은 낯설지가 않고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잘 짜여 진 스토리 덕분에 더욱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추리소설이었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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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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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엔드에 안녕을'은 비정한 현실을 너무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우타노 쇼고의 추리소설집이다. 11편의 작품은 제목답게 모두 베드엔딩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시니컬하다못해 비정하고 낯선 충격을 준다. 작가 우타노 쇼고는 단편의 베드엔딩의 다양성과 장점인 마지막 한 줄의 반전을 적절하게 배치하며 공포와 삶의 괴기스러움을 서글프게 표현하고 있다. 

'해피엔드에 안녕을'에는 각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사람들이 한순간의 선택과 사소한 계기로 일상은 비틀어지고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다는 굳게 믿는 십대소녀부터 시작하여 아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한 뒷바라지가 엄마의 인생과 아들의 인생을 치명적인 파국으로 몰아가는 이야기, 가벼운 미팅에서 만난 남자의 집요한 편지와 선물공세에 시달리는 젊은 여자의 선택이야기, 일생일대의 명문 초등학교 입시를 앞둔 어린 딸을 지나친 기대감으로 강요와 폭력으로 물들게 하는 이야기, 자발적인 노숙자 생활을 하는 노숙자에게 지나친 사회복귀를 강요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등등이 실려 있다.

11편의 단편 중 '벚꽃지다'는 작가 우타노 쇼고를 독자들에게 알린 놀라운 반전이 담긴 작품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느낌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단편이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일상의 반전이 돋보였던 단편이었다. 그녀는 기계부품 공장에서 순수한 청년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된 후 첫 아들을 두고 가난하지만 단란한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학력의 한계와 단순노동을 하던 남편은 갑자기 실직자가 되고 그때부터 그녀의 생활은 생지옥이 되어버린다. 날마다 늘어나는 술주정과 폭력, 아버지를 슬슬 피하는 아들을 보는 그녀는 삶이 고달픔에 점차 지쳐가고 남편대신 똑똑한 아들에게 큰 기대를 걸게 된다. 아들은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는 놀라운 성적을 보이지만 이들은 스스로에게 점차 기대치만 높아만 가고 파멸의 길을 가게 된다. 그녀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이 단편은 반전도 흥미롭지만 그녀를 둘러싼 일상의 삶이 그녀를 어떻게 옥죄어 오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상황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단편이었고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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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4 (완전판) - 커튼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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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은 의 에르퀼 푸아로의 마지막 사건을 다루고 있고 그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는데서 여러모로 짠한 감정을 갖게 한다. 까다롭기 그지없던 푸아로의 까탈스러운 매무새, 몸짓, 행동에서 늙고 쇠약해진 푸아로의 마지막 사건에서의 모습은 눈물겹다. 허나 푸아로 자신의 말처럼 몸은 병들고 쇠약해졌지만 뛰어난 빛나는 뇌세포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푸아로의 사건일지를 볼 수 있다. 

늙고 병들어 초라해진 푸아로는 푸아로가 처음 영국에 도착해서 묵었고 끔찍했던 독살 사건을 해결했던 장소 스타일스 저택으로 옛 친구인 헤이스팅스를 부른다. 그 곳은 두 사람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잔인했던 독살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이기도 하다. 헤이스팅스는 막내 딸 주디스가 상사 부부와 함께 스타일즈 저택에 묶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흔쾌히 푸아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스타일즈 저택에 도착하게 된다. 스타일즈 저택은 푸아로의 모습처럼 쇠락해지고 옛 명성은 사라진 채 여관으로 전락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푸아로는 헤이스팅스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한다. 예측불가능하고 치밀한 살인범 X 가 스타일즈 저택에 지금 머물고 있으며 그와 연관된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헤이스팅스는 선뜻 푸아로의 말을 믿을 수 없었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숙박인들에 대해서 별다른 의심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푸아로가 예상했던 대로 사건은 연이어 일어나고 불행한 피해자는 속출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살인범 X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고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푸아로는 죽음을 맞게 된다. 홀로 남겨진 헤이스팅스는 큰 슬픔과 당혹감을 느낀 채, 푸아로가 남긴 단서와 편지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명탐정 푸아로의 면모를 새삼 깨닫게 되며 마지막 사건은 해결된다. 

'커튼'은 푸아로의 마지막 사건과 죽음을 다루고 있어서 읽는 내내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기인 같은 외모에 지나친 까탈스러움은 푸아로의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내심 그러한 모습에 슬며시 불편한 마음도 들었었다. 하지만 '커튼'에서 너무나 변해버린 푸아로의 모습에서 슬픔을 느끼게 된다. 놀랍도록 명성하고 잘난 척하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남겨진 자들과 절친한 친구 헤이스팅스에 대한 우정과 사랑이 잔잔하게 드러난다. 더불어 악인이든 선인이든 인간 모두는 슬픈 존재이자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 작품을 발표되기 거의 30년 전에 집필을 하고는 후에 발표를 한 작품이다. 50년 간 푸아로는 명탐정의 활약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따나갔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은 역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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