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시월의 밤
로저 젤라즈니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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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월의 밤'은 시종일관 은은한 경쾌함이 흐른다. 작가의 기존 작품들의 진중함을 덜어내고 위트와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소설 속 여러 캐릭터들이 다른 유명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이기에 찾아내고 알아가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내용은 만월의 차는 '시월의 마지막 밤' 할로윈을 향해서  준비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 과정 또한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준다. 큰 사건과 놀라운 마법이 공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고딕, 환상, 미스터리를 느낄 수 있다.

시월의 마지막 밤, 할로윈에 일어날 '어떤 사건'을 향해서 각기 자신의 동물 파트너와 함께 그 날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서로의 결정된 신분을 모르기에 경계하면서 하루하루를 준비하며 보내게 된다.  점차 시월의 마지막 밤이 가까워오고 정보와 필요한 재료를 모으면서 그들은 끊임없이 '게임 참가자'로 예상되는 인물들을 가려내고 '개방자', '폐쇄자'로 나뉘어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 명민한 개 스너프 역시 주인인 잭과 함께 '시월의 마지막 밤'을 준비하며 망을 보고 시월의 마지막 날을 위해 주변의 동물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모으고 협력 또는 배척하며 그날을 기다리게 된다.  

'고독한 시월의 밤'은 그 바탕이 되는 크툴루 신화를 배경으로 ‘개방자’ 혹은 ‘폐쇄자’ 의 역할을 맡아 그 사건을 일어나게 하거나 막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보여주며 판타지 소설의 유명 캐릭터들과 위대한 탐정을 등장시켜 그 날을 향한 사건들이 얽히고설키며 '개방자'와 '폐쇄자'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며 주의를 집중시킨다. 잭의 명민한 조력자인 명민한 개 스너프는 '미치광이 질'의 파트너인 고양이 그레이모크와 탐색전을 계속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협력하게 된다. 앙숙인 고양이와 개의 습성을 소설 속에서는 거뜬히 '우정'의 힘으로 바꾸어 버리며 그 날을 향해 달리게 된다. 

다양한 소설 속 유명 캐릭터들을 동시에 한 작품 속에서 만나는 즐거움이 '고독한 시월의 밤'을 읽는 재미를 더하며 작가가 좋아하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알아가며 소설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캐릭터들을 찾아보고 '개방자'와 '폐쇄자'로 나뉘어 가는 과정을 읽는 것 또한 즐겁고 유쾌하다. 아무도 알지 못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시월의 마지막에 일어날  '어떤 사건'을 막거나 일으키거나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그들과 함께 시월의 마지막 날, 만월이 가득 찬 날, 할로윈 밤을 향해 나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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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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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침대, 책상, 책장에 늘어놓게 되는 물건들, 책 진열 방식, 욕실정리방법 속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안에 숨겨진 자잘한 욕망, 보여주고 싶은 욕구, 숨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고 한다. 저자 샘 고슬링 박사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내면을 외부로 투영시키거나 감추려하는 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 사무실, 물건들을 통해서 성향, 이미지를 파악하는 실험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고 그러한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이다.  

나의 경우에는 손님이 오기로 예정되어 있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방 청소를 아주 열심히 한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갔던 책장의 먼지도 털고 구석구석 정리해보려고 최대 노력을 하며 거추장스러운 물건들은 옷장 안에 숨기는 편이다. 그러니 만약 스눕퍼들이 내 방에 들어와 실험을 한다면 옷장 안이 겉으로 보여지는 내 방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책장에 꽂힌 책들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손님이라면 순식간에 책 진 열을 다시 해놓는다. 읽어야지, 꼭 다시 읽어야지 하기만 하고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 고전 몇 권과 구입해 놓고는 거의 잊고 있다시피 했던 심리학책, 사진집, 좋아하는 추리소설들을 적절히 섞어 놓곤 한다. 친한 친구들은 다른 장르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나의 편파적일 수 있는 책읽기를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양한 책들을 읽는 편이거든 하는 과시욕이 결합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다 손님이 돌아가고 하루 이틀이면 머리 맡 책장은 다시 장르 구별 없이 마구 섞여있고 여러 책들이 한꺼번에 반쯤 읽은 상태로 놓여있게 된다. 결국 남한테 보여주고 싶은 나의 이미지와 본래의 '나'는 정도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친구의 방을 처음 가게 되면 주욱 훑어보면서 취향을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친구 역시 방 정리와 책장 정리를 해놓았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저자인 샘 고슬링 박사와 연구진들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방, 사무실, 개인물건들을 늘어놓는 방식, 사진 배치 등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숨겨진 진심을 찾아내는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고 그 방법들을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나도 모르게 행해지는 주변의 물건들을 통해 취향과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즐겁게 느껴진다. 방의 책장들만 봐도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의 책들이 가장 눈에 잘 띄는 공간에 배치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록 그 책들을 아직 다 읽지 못한 책들일지라도 말이다.

"우리가 주변 공간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의도적으로 어떤 상징들을 표현하는, 즉 '자기 정체성을 주장' 하는 장식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 - 샘 고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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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가고 싶었던 여행은 못 갔지만 읽고 싶었던 책들을 실컷 읽을테다. 구입해놓고 이래저래 아직 못 읽고 있던 책들을 읽어 볼 생각이다. 결국 방콕한다는 소리이지만 그래도 뭐 책읽기에 몰두하느냐 바쁜 척 할테다. 머리 맡에 책들을 쭉 꽂아놓고 집중(?)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어제 밤부터 읽기 시작해서 반 정도 읽었는데, 즐겁다. 책 속에 담긴 또 다른 유명 책들의 주인공의 등장하니, 찾아보고 알아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작가의 상상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전에 앞부분 조금 있다가 살인게임이라는 게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져 잠시 놔둔 책이었는데, 잔혹한 살인게임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지인의 글에 다시 읽어보련다. 그래, 맞아...작가 우타노 쇼고가 그렇게 진행할리가 없지..한다. 

 

 

 

 영화로도 너무 좋아했었는데, 원작이 있었다니 더 즐겁고 기대가 된다. 스토리가 워낙 탄탄했었던 기억이 난다. 원작으로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또 다시 읽어보고 싶다. 몇 년만에 다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읽기 전부터 마음이 설렌다. 워낙 좋아했던 책이기에.......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너무 좋아했던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그가 표현하는 장면, 장면들은 여전히 가슴에 와 닿고 애틋하다. 

 <파리의 역사, 문화, 예술을 담아낸 사진 작가 진동선의 인문학적 사진 에세이. 저자는 ‘카메라의 서정시인’이라 불리는 20세기 사진가 외젠 앗제의 흔적을 따라 파리의 옛 풍경을 추적하고, 사진 속에 파리의 어제와 오늘을 담아냈다.- 알라딘 책 소개-> 

파리의 옛 풍경, 거리를 담은 사진과 글들은 풍부한 세상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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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신간들은 나를 또 유혹한다. 참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를 반복한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얼마 전에 구입한 책들도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는데...그런데 자꾸 눈이 가고 마음이 흔들린다. 아..윽...  

작가 폴 오스터는 책읽기에 엄청 빠져 있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우연히 접해서 읽기 시작했던 책들 중 한 권이었고 거의 처음으로 미지의 작가에게 반했었던 작가이기도 하다. 그때 엄청 반했던 책은 '뉴욕 삼부작'이었다. 그 뒤 작가 폴 오스터의 책들을 엄청 아끼고 모으고 있다는 사실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암튼 작가의 책이 새로 나왔고 얼른 장바구니에 넣고 있다.  

<소설 속의 소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조는 소설의 형식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오스터가 즐겨 써온 기법으로, 이번 소설 역시 그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소설은 세 인물이 서술을 하는 큰 틀 속에서, 주인공 애덤 워커의 회고록이 세 가지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소설은 1967년과 2007년, 4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알라딘 책 소개 중->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를 읽고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만발이다. 그런데 왜 두 권짜리인거냐...한 권짜리였으면 진작에 데려왔을텐데 한다.   

<지금의 시점에서 20세기 전체를 역으로 훑으며 풀어내는 액자 구성의 소설이다. 팔십 대의 화자 아이리스가 죽음을 앞두고 작성하는 회고록과 스물다섯에 사망한 그녀의 여동생 로라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 <눈먼 암살자>가 교차하는 가운데 사랑과 욕망, 희생과 배반이 뒤얽힌 비밀스러운 드라마가 펼쳐진다. -알라딘 책 소개 중->
 

작가의 책은 신간이 소개될 때마다 궁금해진다. 작가의 소설에는  판타지 그 이상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독서광이었던 젤라즈니는 19세기와 20세기 영미 고전 시(詩)들과 각국의 신화, 그리고 탐정소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의 마지막 소설은 이러한 영감의 원천들의 종합편이라 할 수 있다. 젤라즈니의 장기인 아름다운 문장과 정교한 플롯에다 온갖 상상계의 스타들,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더해졌다. -알라딘 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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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작은 새
가노 도모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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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작은 새'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하지만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만나 막 사랑을 시작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중인 게이스케와 사에가 여자 바텐더 이즈미가 운영하는 까페 '에그 스탠드'를 찾아오게 되면서 일상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걸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 가노 도모코의 소설은 처음 읽는 데,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따뜻한 감성과 적절한 미스터리 일상 속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녹아들면서 흐믓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약간은 무던해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예리함을 지닌 게이스케와 그런 게이스케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화사하고 솔직한 사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둘의 사랑스러운 일상의 대화와 사건들과 연결시켜 소소한 즐거움을 주며 거리감을 줄여준다. 더구나 사에의 어린시절의 추억과 연결되어 있는 바텐더 이즈미가 만들어주는 사연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칵테일과 가끔 불쑥 나타나 해결책의 말을 전해 주는 선생의 역할은 소설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며 포근함을 전해준다.   

차분하지만 강단 있는 멋진 여성 바텐더 이즈미는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평평하고 튼튼한 테이블을 가지고 있어 간편하게 달걀을 세우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는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카페 '애그 스탠드'는 꿈을 향해 달렸지만 쉽지만은 않았던 사연을 가진 사람들, 꿈을 꿈으로만 간직해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고 말이다. 그녀는 말한다. "인간은 복잡하고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재미있는 거에요. 안 그래요?"라고 말이다. 그렇다. 모두가 성공하고 고민 없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현실에는 고통 속에 기쁨이 양념처럼 살짝 담겨 있어 희망을 주고, 넘치는 기쁨 속에는 살짝 걱정을 가미해 넘치지 못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현실이 더 재미있는 것이고 그 삶을 살고 있는 복잡 미묘한 인간들이 있기에 더 빛이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손 안의 작은 새'는 충분히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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