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기다리던 뮤지컬 공연 '펌프 보이즈'를 제대로 즐겁게 관람했고 역시나 멋져를 연발하면서 돌아왔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공연을 보면 행복하다. 멋진 배우를 만나니 더 좋고...
어제는 공연 전,후로 다섯명이 모였는데,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일도 다르지만 그런대로 즐겁게 잘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간만에 일이 빡빡한 하루를 보냈더니, 진이 빠지기도 하고 일은 이렇게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4~5개월만에 들었다. 예전에도 무지 열심히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바쁘게 지냈었다. 그런데 유독 올해는 슬슬 꾀만 늘어서 일하기가 싫더라. 그래서 열심히도 안하고 다른 해보다 신나게 잘 놀고 있는 중인데, 슬슬 열심히 해야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스며들기 시작하고 실천을 해야하는데,,,한다. 그래도 만약 너 올해까지만 놀아볼래~ 하면 바로 '네' 할텐데...^^;;;;
한번 참아도 될 말을 꼭 해버리고는 도리어 나중에는 내가 상처를 받는다. 정말 난 그 상황에서 솔직한 대답을 했을 뿐인데, '왜요...레드님 시니컬하시잖아요.' 내지는 '직선적인 면이 많죠' 혹은 '도도하시고 거만하시잖아요.(완전 비꼬는 말임) 한다. 그넘의 한마디땜시 한 시니컬, 한 도도.거만하고 있다. 이를 어쩌나... 생각은 한 템포 줄이고 말을 해야지 하는 순간 말은 내 입에서 떠나버린다. 총알도 이리 빠를 수는 없을 것이다. 에고....
난 왜 누굴 만나면 꼭 나를 증명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병이 깊은가보다. 그냥 자연스레 나를 알아가게 하면 좋을텐데, 꼭 주절주절이 떠든다. 병이다.
"왜 싱글이세요? 왜 결혼 안하셨어요? 결혼계획은 있나요?" 라고 과감(?)하게 물어봐주시는 분들이 종종있다. 도대체 그게 왜 궁금한데, 하는 표정을 지을까도 생각해보지만 행여 또 한 성질하는군 할까봐 전에는 꼬박꼬박 정직하게 대답해주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내지는 "인연이 아직..."했다. 그럼 대충 알아듣고 넘어가야 하는데, 꼭 꼬치꼬치 물어보는 분들이 계신다.결혼이 세상 전부인양, 결혼한 자기들은 너무나 행복에 겨워 죽겠다 등의 표정을 지어주며 약간은 애처러운 표정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럼 난...(그 순간을 못참고)바로 표정들어 가 준다.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표정과 함께 눈에 힘을 주며 말을 딱 끊어서 이야기한다.)그러면 바로 상대방 표정이 나온다. '어, 그래서 너 못갔구나. 한 성질하시는군.' 하는 표정. 에잇~ 그냥 한번 소설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이야기해줄 것을 싶다. '제가요. 전에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아직까지도 못 잊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직...' 하면서 분위기를 애절하게 몰아가야 했었는데...하면서 후회를 한다. 어쩌면 그들도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 것일 수도 있고 그냥 심심하니까 물어볼 수 있는 것인데, 내가 부드럽게 여전히 대처를 안하고 못한다. 암튼 다음에 또 과감하게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들려주리라 한다. ㅎ 다음엔 진짜 해봐야지...
그럼 상념이라고 우기는 잡담은 이제 그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