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 전에 한 블로그에서 알게 된 일산 동네 친구가 있었다. 또 한 친구와 함께 같은 일산 쪽에 산다는 이유로 곧잘 블로그에서도 잘 모여 놀았다. 그러다 그 친구의 사연을 알게 되었고 친구는 딱 1년정도 우리 곁에 있다가 먼 곳으로 떠나갔다. 한동안 슬펐지만 곧 잊게 되었고 외면하게 되었다. 또 다른 블로그 친구들이 생겼고 내 일상은 변한 게 없으니, 거의 잊고 지내다 어쩌다 한 번쯤 생각이 났었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다시 들어간 빈 블로그 방에는 여전히 우리가 삼년 전에, 이년 전에 웃고 떠들었던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실없이 주고 받았던 댓글과 내가 남긴 댓글을 보니, 바로 어제의 일처럼 느껴졌다. 근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친구의 옛글을 보면서, 내가 남긴 댓글과 친구들이 남긴 댓글을 보면서...... .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친구가 그리워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요즘 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탓에 눈물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삼십분째 울고 있으려니 슬슬 머리가 아프고 이렇게 우는 내가 조금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하지 못한 눈물 같아 미안하다. 친구...미안해...근데 오늘은 좀 울고 싶다. 핑계를 대서라도 지금은 울고 싶으니, 참아주길 바란다. 그럼 더 울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