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십대시절에 이십대가 되면 멋진 일만 가득할 줄 알았고 삼십대 이후의 삶은 평온하고 세상을 어느 정도 아는 나이가 되어서 웬만한 부딪힘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삶을 당연히 사는 줄 알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찌나 철이 없었던지... 아무튼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쉽게만 돌아가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철이 덜 든 가슴은 작은 충격에도 상처를 받았었다. 그런 시기에, 인생을 치열하게 살자 하는 종류의 책들을 읽으면서 인생개조(?)에 힘썼어야 했지만 난 그 대신 따뜻한 위안을 주는 책들로 숨었고 그 책들 뒤에서 그래, 이렇게 지겹고 힘든 시간도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닐 거야. 그리고 이렇게 지치게 했으면 담에는 좋은 일이 생길거야 하면서 버티게 해준 책들이다. 이 책들이 바로 나만의 자투리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될 공간들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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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사랑이 전부이고 세상고민 중 가장 큰 고민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허나 세월이 흘러 현실적 고민이 생기다보니, 세상에 '사랑' 고민은 정말 감미롭고 달콤한 고통이었구나를 깨닫게 된다. 어찌나 현실적 고민이 고달픈지...ㅋ 아마도 이래서 나이 든다는 것인가보다. 사랑 고민보다 현실적 삶의 고민만한 고민은 없어보이니 말이다.

암튼 현실적 고민에 맘 고생을 하다보니, 이젠 반대로 좀 편한(?) 비교적 안전했던 사랑 고민 속으로 빠져보고 싶어 책을 고른다. 있는 책 중에서 고르고 없는 책은 친구들한테 추천받고 한다.

그럼 사랑이 전부인 세상 속으로 가본다. 우선 외국도서위주로 골랐다. 읽은 책도 있고 아직 못 읽은 책들도 있다. 가을을 맞이하여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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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이유로 올 여름이 무지 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기도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가장 편안하게, 쉽게 숨을 수 있는 책들 뒤로 숨기로 했다. 최근에는 동시에 책 읽기는 잘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서너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머릿속은 복잡해지지만 그런대로 즐길만하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고는 아, 이렇게 고독하게 글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그의 문체에 반해서 열심히 찾아 읽는 작가 중 한명이다. 그의 신작 '혈통'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고 파트릭 모디아노의 모든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외로움과 허무, 자아찾기 과정들을 이해할 수 있어 가슴 먹먹하게 읽고 있는 중이다.

 

 

소설만 읽는 것 같아 소 제목(사유의 유격전을 위한 현대의 교본)이 전투적인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를 읽고 있다. 독창적인 사고와 어법이 마음에 들어 다는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열심히 읽고 있다. 어법이라고 해야 하나...독특하고 직설적이어서 인상적이었는지 꿈에서도 나타나더라...^^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은 여느 여행 에세이와는 다른 진짜 솔직한 여행에세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에서 겪는 소외감, 이해할 수 없음에 대해 솔직하고 발칙하고 통괘하게 그려내고 있다. 읽는 동안 두 페이지 정도마다 웃음이 터진다.

 

 

 

조경란 작가의 소설집이고 8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작년에 '혀'로 알게 된 조경란 작가의 '풍선을 샀어'의 소설집은 차분하면서도 소용돌이 치는 주인공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어 열심히 몰입하면서 읽고 있다.

 

 

 

일본추리소설계의 대부라 불리우는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이고 22편이 들어있다. 전에 읽었던 '음울한 짐승'에 실린 유명 작품들이 겹치기는 하지만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최근 추리소설에 조금은 지친 분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구입한지는 꽤 되었지만 그림만 보고는 읽지 못했던 책이었는데, 진작 읽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면서 읽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에 들어있는 상념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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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작년 헤드윅 공연을 본지 거의 일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2008년 헤드윅 뮤지컬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달 전부터 서둘러서 친구를 부추겨가며 예매를 한 후 지난 금요일 심야 공연을 다녀왔다. 여느 해보다 이번 헤드윅 공연은 배우 개개인에게 맞춘 스타일과 가발을 준비했고 배우들에게 자신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헤드윅을 보여줄 수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7월 공연은 세 명의 배우가 캐스팅이 되어서 공연을 했고, 당연히 난 작년 우연히 보게 된 헤드윅 공연에서 나에게 유일한(?) 헤드윅으로 각인 된 송용진 배우의 공연을 작년에 이어 세번 째 공연을 본 것이다. 작년에 음악감독으로 나왔던 박웅이 올해는 나오지를 않아 심드렁 하는 친구를 최대한 졸라 가서 보았다.

헤드윅은 남과 다름에서 헤드윅다운 진정한 면모를 보여주고 인생을 자기만의 색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내면이 부서지기 쉬운 여린 마음을 표현해내는 역할이라 더 마음이 간다. 내용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세 번째 보다보니, 줄거리를 따라 갈 필요는 없어서 바뀐 무대와 달라진 헤드윅 스타일,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으며 맘껏 소리를 지르고 열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송드윅이 연기한 헤드윅은 작년보다 좀 더 요염해지고 섹쉬(?)해졌다. 락커답게 노래 실력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좀더 강렬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다만 작년에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해서 관객과 배우, 연주자들이 좀 더 밀착되고 응집된 분위기였다면 올해 공연은 삼성동으로 옮겨가서 하다보니, 소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열기는 조금 덜 할 수밖에 없었다. 소극장에서 공연을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소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배우들과의 소통의 즐거움을 말이다. 그 점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금요일 밤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멋진 공연을 보고 온 후에는 항상 부럽다. 그들이 무대에 쏟는 열정이 부럽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빛남이 부럽다. 앞으로도 멋진 공연을 보면서 삶이 지겨워질 때 잠시나마 행복한 찐(?)한 감정을 느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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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1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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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14: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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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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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연애소설 읽고 싶어...정말 사랑이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책 없을까...하지만...넘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싫은데...하면서 주위 친구들을 괴롭혔더니, 한 친구가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를 읽어보란다.

물론 책은 얼마 전부터 나에게 와 있었다. 하지만 넘 감상적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금 망설였다. 특히 책을 권한 친구가 "근데 밤에 읽지마...새벽까지 못 잘지 몰라." 하길래, 정말 그럴까 싶었다.

드디어 어젯밤 아니, 새벽 한시에 읽는 실수(?)를 범했다가 새벽 세시쯤까지 읽다, 말다를 반복했다. 읽기를 잠시 멈추게 되는 것은 이메일의 주인공 레오와 에미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느냐 이고 읽기에 빠지는 것은 그들이 나누는 이메일의 내용이 궁금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엿보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그들의 글 속에 담긴 감정 선에 내 가슴이 뛰기 시작하였다.

사랑을 꿈꾸는 자, 사랑이 다시 올까 싶은 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난 새벽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하루쯤은 설레면서 밤 새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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