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 양육자를 위한 초등 남아 성교육서
김서화 지음 / 미디어일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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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영어교육보다 성교육이 먼저란다. 영어조기교육시키 듯 성교육도 해야 한단다.

옳커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하는 말 중에 아이에게서 듣기 싫은 말 3종세트로 "아니, 싫어, 왜"란다. 엄마의 말에 부정으로 답하는 뉘앙스라 그렇겠시 싶은데, 이 말이 갑자기 왜 생각나는고 하니 아이에게 누군가 자신을 만지려고 할 떄 "안돼요, 싫어요"를 외치게 하려면 부정적인 표현도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와서 생각이 났다.  

결국  성교육이라는  것이 딱  "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 전반적으로 다 관련이 있다. 부정적인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이 지점이 생각거리를 많이 줬다. 

이 책 속엔 좀 더 깊이 있는 성교육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친절한 성교육 가이드다. 

 

책 속에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77  남성들 중에서도 어릴 때부터 건강한 성적 대화를 나눈 경험이 많거나 성평등한 사고를 하도록 교육. 받은 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대개 권위주의적 성향이 약한데,  이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불만을 지닌. 남자들이 하나같이 강한 권위주의적 의식을 보이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후자에 속하는 이들은 내가 ‘교수’고 ‘부장’이나 되는데 ‘이따위 쓸모도 없는’ 내용을 듣자고 ‘니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느냐며 성질은 낸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들의 무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교수고 부장쯤. 되니까 성추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성폭행은 무엇보다. 권력의 남용에서. 기인하는 문제라는. 것을 저들은. 아직도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P137 나는. 오늘도 아들에게 말해준다. 사람은 다 다르고, 그래서 제각각 다르게 살아간다고. 내가 엄마가 되고자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듯, 너도 겨우 사내가 되고자. 살 필요는 없다고. 그걸 강요하는 것,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밀어내는 힘이 바로 권력의 폭력성이라고. 우리가 저항해야 하는 것은. 성별이 다른 누군가나 다른 성별의 집단 전체가 아니라 바로 그 성별을 나누는 힘, 일상 속에 산재해. 있는 폭력적 힘들이라고 말이다. 


P138 아이에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네가 이런 것들에 대해 궁금해할 때가 올 거야. 그때 엄마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의지해도 좋고, 그게 싫다면 이런. 책들에서 먼저 찾아보는 것도 좋아. 절대 네이버 지식인이나 구글 검색이나 유투브 정보를 무턱대고 믿지 말고”라고. 말하면서 아이 방 한 칸 정도의 성교육 서적, 섹슈얼리티 컬렉션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P171 자기 몸에 관심을 주면서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만져주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야. 근데 네가 보기에도 남들 보는 앞에서, 남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자위하는 걸 보면 참 흉하지? 자위는 단어 그대로 ‘스스로’ 처리하는 게 예의겠지, 남들이 보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뒤처리도 깔끔하게 말이야. 


P190-191 엄마가 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나는 늘 다른 엄마들의 목소리가 궁금했었다. 그리고 비슷한. 터널 속에서 숨가빠하는 엄마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내 귀에. 들려오는 건 이미 터널을 다 통과한,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운이 좋은 몇몇의 목소리에 불과했다.  일명 ‘서울대 엄마’ ‘하버드 엄마’라 불리는 이들, 그런데 자식을 서울대까지 보내서 독립시키고도 계속해서 ‘00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터널 안에서 호흡곤란을 느끼며 고민하는 것보다 정말 더 나을까? 낫다면 누구에게 나을까? 이 사회는 전자가 더 낫다고 보기에 터널 속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할 권한을 그들에게만 부여하는 것이리라. 그렇다. 한국 사회에서 엄마가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선택 받으려면 ‘엄마의 자격’이라는 규범과 기준에 들어맞아야 한다. 


P201 나는 단순한 책만 ‘읽기’보다, 그에 더해 의미있는 대화와 수다가 필수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와 대화에 익숙하지 않기에 기껏해야 ‘오늘 학교에서 무슨 공부 했어?’ ‘오늘 수업에서 뭐 배웠니?’ ‘너네반 1등은 누구니?’ 이런 말들을 던지기 일쑤다. 식상하고 못된 질문들이다. 듣고자 하는 답이 너무나 뻔한 질문들. 


P207 여전히 내게는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특히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서 양육자들을 만날 때면 이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폭력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P209 현재까지 나와 있는 아동 성폭력 예방 서적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아이가 자기의. 의사를 스스로. 잘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의 자기표현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앞서 나는 “안 돼요, 싫어요”만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아이가 ‘싫어요’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십분 인정한다. 다만 내가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은, 왜 우리 사회는 성적인 상황에서만 아이에게 자기표현을 해도 된다고 허락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에서 ‘싫다’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평상시에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이 용인되어야 한다. 다른 주제나 사안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 갑자기 ‘싫어요’라는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P210 아이가 자기 의사를 적극 표현함으로써 아동 성폭력이나 유괴 등에서 나타나는 그루밍을 끊어낼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아이는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자유롭게 표현해왔고 또 그에 대해 지지 받은 경험이 무수히 누적된 상태여야만 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역시. 어른들의 태도이다. 어른들이 아이의 표현을 얼마나 많이 들어주고 얼마나 ‘그대로’ 수용하며, 나아가 그 아이를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런 조건과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일수록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P215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 특히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을 수용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닌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있다는 증거와도 같다.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 자신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다. 말은 이미 권력이어서, 권력이 없어면 자신을 위해 사용할 언어 자체가 적어진다. 따라서 아이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아이 스스로 자기를 위한 언어적 자원을 꾸준히 누적시켜왔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아이에게 권력관 권한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언어를 축적시킬 기회를 갖지 못한다. 


P216-217 아이에게 좀처럼 권력을 주지 않는 우리 사회가 흔히 내세우는 것은 ‘예의’이다. 예의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사실은 복종이나 순종을 요구한다. 나 역시 아이와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예의를 들먹거리는 편이다. ‘그래도 내가 엄마인데’ ‘어디 어른 앞에서’ ‘네가 뭘 안다고’와 같은 관습적 표현들에 얼마나 쉽게 기대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과연 누가 말하고 있고 누구의 말이 들리는가이다. 정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X는 나쁘고 Y는 옳다’같은 도덕률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들리는 말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계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읽고 싶은 다른 책들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아하! 우리 아이 성교육 / 이명화, 신혜선 지음

 우리 아이 성교욱에 대해 꼭 알아야. 할. 50가지. / 린다 에어, 리처드 에어 지음.

돌직구 성교육-십대를 위한 교과서 밖의 성 이야기 / 제인 폰다 지음 

스무 살 전에 알아야 할 성 이야기 -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진짜 성 이야기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교육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남자와 여자에 관한 50가지 이중기준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성성/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분석서 

한국남성을 분석한다 

그런 남자는 없다 -혐오사회에서 한국 남성성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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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곳으로 가자 - 능력에 요령을 더하면 멋지게 갈 수 있다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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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세이를  썼다면 이런 내용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매끄럽게 잘 써줬네 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나 역시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오래했고, 직장 내에 일어날 법만 일들 그리고 그 해결책, 아기 낳은 지 얼마 안되서 느끼는 감정 등.... 등등 어라 내 얘기네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아래 밑줄긋기하며 읽은 부분은 내가 아기 어린 우리 아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37 결국 전문가란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이고, 그 덕에 남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된 사람이고, 남들이 못 보는 것을 짚어주는 사람이 아닌가. 


p46 미국의 심리학자  베티 하트와 토드 리슬리는 1995년 논문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아이들 간에  '언어  능력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낸 적도  있다.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일수록 풍부한  어휘를 습득한다는 것이다. 언어적 격차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의 격차도 상당하다. 사회학자 그레그 덩컨과 리처드 머네인의 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경험을  위해  부모가 지출하는 비용은 상위 20퍼센트 가구가 하위 20퍼센트 가구보다 열  배 많다고 한다. 어떤 아이가  TV로만 비행기를 접할 때,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도 전에 여권을 만든다. 아이들 사이의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p47 대개의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것만 주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진짜 좋은 게 뭔지 잘 모른다. 그들도 뭐가  진짜로  좋은 건지 제대로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먹고살기에도 버거워 자녀에게 깊이 있는 조언을 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자녀에게 전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p170 특히 초보 엄마들은 출산 후 세상과 괴리된 기분이 들어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산후우울증의 첫 단계는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고 완전히 변한 몸과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쉽다. 아이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한 사람인 것 같지 않아 주눅든 상태에서 감사하라는 말을 자꾸 듣게 되면 자신의 가치를 더욱 의심하게 된다. 그러니 그런 말을 남편에 대한 칭찬이랍시고 하는 걸 그만두자. 그런 말을  득게 되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pp174-175 아이를 가질지 말지 고민할 때 주변에서 하는 조언도 따져보면 부모 입장에서의 말뿐이다. 아이가 주는 기쁨이 크고, 자식이 부부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에 낳아야 한다고 한다. 첫아이가 아들이라면 엄마에게 딸이 꼭 있어야 하니 둘째를 낳으란 말을 듣곤 하는데 그 이유 또한 아이의 언어는 아니다. 엄마를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건 딸밖에 없기 떄문이라서다. 딸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다정다감하게 엄마를 도와주는 역할을 기대받는다. '첫딸은 살림 밑천'같이 이상한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왔다. 


p190 직장 생활을 오 년 넘게 한 상태여서 당장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도 이 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돈이 있었다. 그랬기에 교통사고가 나고 휴직을 한 상태에서도 급할 게 없다고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거다. 살다보면 어떤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그럴 때는 누구든 패닉에 빠져 시야가 좁아진다. 이때 필요한 도구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정보력(전문가나 주변인의 도움)인데, 이것은 일단 당장의 생활비 걱정이 없어야 가능하다. 여유가 없어 다급해진, 절박함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그 어떤 이와의 파워게임에서도 진다. 


p207 기회가 생기더라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것은 옷뿐 아니었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선택해 본 적 없는 사람, 고만고만한 선택지가 다인 줄 아는 사람, 일단 지금 뭐라도 택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을 거라 여기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아, 그때 듣는 '착하다'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고 매번 지나치게 양보하다 결국 길을 잃곤 한다. 


p243 이십대 초반까지 자존감이 낮았던 이유는 내 모습이길 바라는 기준이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괴리를 인정하기 힘들어서였다. 남들은 희고 평평한 도화지를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얼룩덜룰하고 구겨진 도화지를 받았기에 잘해봤자 소용없다고 불평했지만 그래봤자 바뀌는 게 없었따. 자세히 살펴보면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재질의 종이를 받아든 사람도 있었는데 그땐 그게 보이지 않았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영화 <은교> 속 대사를 활용해보자면, 처음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고 그저 여러 가지 우연의 합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더 좋은 조건이 주어졌어야 했다고 억울해하는 걸 그만두었다. 


p248 자존감이 높고 깊은 화를 품고 살지 않는 어른에게서 나오는 너그러움. 


p249 남편은 내가 아는 모든 이들 중에서 가장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이다. 열등감이 없고 꼬여 있지 않으니 누군가를 볼 때 좋은 면만 보려 해 남의 험담을 거의 하지 않는다. 사람의 급을 나누거나 돌려받을 걸 계산하지 않아서 누구에게나 잘해주지만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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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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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육을 말할 때, 그리고 성인이 된 사람조차도 그 사람 됨됨이를 평할 때 흔히 '가정교육'을 운운한다. 하지만 가정 교육이 다일까? 임신을 해서부터 아니 임신을 준비할 때부터 아이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해가 될까봐 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제각각 큰다. 아이의 내면세계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부모는 확신할 수 있을까? 내 아이는 내가 안다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부모에게 이 책은 경고 메시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불편했다. 나 역시도 소위 문제아를 보면 부모 탓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리고 가해자 부모자 이런 책을 내면 피해자 부모들은 더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는 잘 키웠는데 아이가 이렇게 된 건 내 잘못이 아니다 하면 그만인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도 않을까? 


역시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야겠다. 아프리카 속담이라는데, 교육 선진국도 아닌 아프리카의 속담을 교육에 끌어들인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긴 하다만, 아이 하나는 가정에서만 키우는 게 아니다. 더 이상 가정 탓만 하지 말자. 함께 키우는 거다!

  

------ 책 속 밑줄 긋기 

p181 나는 괴롭힘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아 아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겪는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려요. 나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 아빠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랐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 부모님도 내가 보는 내 모습으로 나를 보시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문제가 있고 못생긴 아이로요. 


p237 일부 언론에서는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2014년, 한 보수적 캐나다 방송사에서 경관 다섯 명을 쏘아 두 명을 죽게 한 범인의 이름이나 사진을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논설을 통해 이 결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살인범의 삶을 보도하고 혼란스러운 페이스북 글을 긁어오고 동기를 추측해보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그런 악랄한 행동이 마치 어떤 면에서는 정당화되는 듯한 인상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살인범의 이름을 감추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언론 분석가 등 전문가들의 견해에 귀 기울이면 될 듯하다. 아무튼 이 방송사에서 이런 구체적 요소들을 빼고 사건을 보도했으나 그래도 전혀 모자람 없이 깊이 있는 보도를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p309 당연한 이야기지만 딜런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해서 딜런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이 덜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딜런이 종일 지내는 장소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뼈아프게 후회된다. 학교의 학업 성취도 대신 학교 분위기와 문화를 아는 데(그리고 그게 딜런과 잘 맞는지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p330 전직 FBI 프로파일러이자 법의학적 행동 상담가인 메리 엘런 오툴 박사는 콜럼바인 사건 뒤에 '학교 총격범: 위협 평가 관점'이라는 FBI 보고서를 작성했다.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설명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괜찮다는 아이의 말에 넘어가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 문제를 보이라고 한다. 


pp410-411 이즈음에 고졸 학력 인증을 받으려고 공부하는 고위험군 청소년들을 가르칠 때 만났던 한 여자아이가 종종 생각났다. 아이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가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같은 반 아이가 점심값을 계속 훔쳐갔다고 한다. 계속 밥을 굶기 싫어서 결국 아버지한테 이야기했는데, 아버지가 빈 욕조에 던져 넣고 더 못 버틸 때까지 허리띠로 때렸다고 한다. 

아버지는 "네 문제를 네가 해결 못 하고 나한테 들고 오지 마라!"라고 했다. 여자아이는 다음 날 갈퀴 손잡이를 들고 학교에 가서 자기 돈을 훔쳐가던 아이를 때렸다. 그 뒤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저한테 준 최대의 도움이에요." 내가 충격 받은 얼굴로 샌드위치를 내려놓는 걸 보고 여자아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그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머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그런데 선서증언을 하러 가면서 좋은 부모라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나는 아버지가 아이를 학대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는 사랑과 존경이 담긴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아빠가 자기를 잘 키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아버지는 아이가 그들이 사는 거친 화경에 잘 대처할 수 있게끔 가르쳤다. 내가 핵심을 놓친 걸까? 나에게 그런 판단을 내릴 자격이 없는 건 분명하다. 아마 누구나 지식과 자원의 한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지도 모른다. 


pp416-417 나는 딜런에게 생물학적으로 폭력적 성향이 있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게 우리 책임인지에 한참 골몰했다. 나는 딜런을 임신했을 때 술을 마시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딜런을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다른 사람이 학대당하는 것을 딜런이 옆에서 겪은 적도 없다. 가난 속에서 성장하지도 않았고, (내가 아는 바로는) 폭적적 행동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중금속 같은 독성물질에 노출된 적도 없다. 나도 톰도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이 아니다. 영양도 잘 공급받았다. 

설령 딜런이 정말 생물학적으로 폭력적 성향을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그게 운명은 아니다. 딜런의 이런 경향을 악화한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콜로라도 주지사는 총격 사건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왔을 때 양육 방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딜런이 성장하는 동안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아는 톰이나 나나 답을 거기에 없다고 확신하다. 


--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 

한낮의 우울: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부모와 다른 아이들 

양육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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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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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의문들, 생각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저자가 객관적으로 또는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 해준다. 육아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추천 도서나 기사 QR코드까지 넣어 같이 생각해 보는 책이다. 나온 지  좀 된 것 같은 데 크게 화제가 안된 걸 보면 육아방법 조근조근 알려주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실 좀 재미가 없긴 하다만, 생각거리가 많아서 그것도 내가 두루뭉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저자 역시 한번 잘 정리해줘서 11개월 노산맘에게 유용했다.  

특히나, 부록에 나온 질문들. 육아에 대해,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 첫돌을 기념에 뭔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남겨주고 싶었는데, 아래 목록을 참고해서 나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pp312-334  아이를 돌돌 떄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

1. 출산, 첫 만남의 기억 

그날의 일을 기억나는 대로 써보자. 분문실의 풍경이든, 분만의 과정이든, 당시의 소리든 냄새든, 아이의 표정이든 울음소리든, 나의 기분이든 무엇이든 상세하게 써보자. 

2. 돌봄에서 자신 있는 것 

아이들을 돌보는 여러 활동들 중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잘하나? 그것이 아이에게, 혹은 아이와 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3. 돌봄에서 자신 없는 것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최근의 사례를 들어서 기록해보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도움을 받아왔거나 받고 싶은가? 

4. 나를 돌보아준 사람 

어려서 나를 주로 키워준 사람은 누구었나? 엄마? 아빠? 할머니? 아주머니? 삼촌? 이모? 고모? 언니? 기억나거나 들은 대로 써보자. 혹시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보조 양육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기록해보자.  

5. 아이에게 불러주는 노래 

내가 아이에게 자주 불러주는, 특별히 좋아하는 자장가나 동요는 무엇인가? 왜 좋은가? 특히 어떤 대목이나 어떤 점이 좋은가? 

6.  아이의 장난감 

아이에게 꼭 마련해주고 싶었던 장난감은 무엇인가? 아이의 장난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가 그것을 어떻게 가지고 노나? 아이는 그것을 왜 좋아할까? 

7. 아이의 첫 친구 

내 아이의 친구들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내 아이가  가장 먼저 사귄 친구는 어떤 아이인가? 내 가장 오래된 친구들 중에  기억나는 친구는 누구인가? 최초의 단짝 친구가 기억나는지? 어떤 친구였고  함께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8. 아이의 기질 

아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나,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나? 유연한가 아니면 미리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나? 아니는 나를 닮았나? 누구를 닮았나? 아이의 기질 중 이해가 잘 가거나 잘 가지 않는 기질은 무엇인가? 나와 같은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나와 다른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9. 나의 이야기, 아이의 이야기, 나와 아이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동화나 민담이나 전설 등) 중에서 가장 '내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왜 그런가? 그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고 어떤 부분이 이상한지, 어떤 부분이 만족스러운지, 어떤 부분이 기쁘거나 슬픈지 생각해보자. 아이와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비슷하게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보자. 나와 아이의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10. 내가 어릴 적 살던 집 

내가 유년기에 살았던 공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무엇인가? 그 집에서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어디인가? 기록하거나 그려보자. 

11.기억에 남아 있는 아이의 얼굴 

살면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만난 아이도 좋다. 내 아이여도 좋다. 내 아이가 언제 보여준 얼굴인가? 왜 기억에 남아 있나? 지금 다시 그 아이를 만난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가?

12. 다짐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방침은 무엇인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고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가? 혹은 무엇을 안 해주고 무엇을 안 물려주고 싶은가? 

 




p14  나아가 육아의 와중에 얻게 되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통찰이 사회생활, 조직 생활을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p119 ... 2017년 11월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기사가 떠오른다. 속칭 '3세 신화'를 반박하는 연구를 소개하는 NHK발 기사였다. 스가하라 마스미 오차노미즈여대 교수가 일본인 모자 269쌍에 대해 12년간의 추적연구 끝에 영국의 정신의학자 존 볼비가 1950년대에 주장한 '애착 이론'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p128 돌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도적 개선보다 문화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을 돌보고 키우는 것은 인격적인 일대일 만남이지, 기능적인 대면이나 접촉, 접속이 아니다. 


p154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부모와의 애착이나 부모의 교육이 별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또래 그룹과의 동일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서 화제가 된 책 '양육가설', 앞서도 잠시 인용했지만, 지나치게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이론들의 비과학성을 검증하는 재미있고 고마운 훌륭한 책이다. 


p190 게다가 이 세대의 아이들은 근대적인 교육 시스템의 최전성기를 경험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존재했던 어떤 세대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고, 가정과 사회에서조차 가장 문명화된 수준의 인성 교육, 시민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세대이다. 


p208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보다 조금 더 문명화된 인간으로 진화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조금 더 중성적이고 조금 더 양성적인 인간으로 자라날 것이다. 이들은 집단성과 개인성에 있어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사회와 문화도 그와 발을 맞춰 나란히 변화할 것이고, 새로운 관계와 윤리와 감수성이 생겨나리라. 그 변화에 대해 가치 평가를 할 능력이 나에게는, 우리 세대에게는 없다. 다만 그것이 조금 더 고차원적인 형태이리라는 점에 나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또 그것이 만들어낼 고유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 다음 세대는 또 다시 변화하리라고 믿는다. 


p231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그것이다. '부모됨'에 관한 이 세상의 모든 책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책 딱 한 권만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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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 사회 문화 질문하는 사회 1
오찬호 지음, 신병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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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청소년이 보기 좋은 책이다. 40대은 내가 봐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들을 잘 짚어주고 있고 설명이 쉬워 잘 읽힌다만 40대에겐 약간의 깊이다 더 필요한지라 별점 4개. 오작가님 책을 여러 권 읽어본 결과 건강한 투덜이가 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단 내 스스로도 혐오와 차별은 없어야 한다.
투덜투덜... 한편으론 오작가님도 없어봐서(?) 이런 시선이 나온거다. 돈도 권력도 없어봐서. 오작가님이 실제론 찐부자면 죄송한 말씀인거고.
그가 국립대 정교수였다면 이런 시선이 나올까?
그가 부동산 부자면 이런 생각을 할까?
이 글은 없는 사람에겐 너무나도 공감가는 이야기지만 소위 있는 사람들에게, 대치동 키즈에겐 공감이 갈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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