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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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의문들, 생각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저자가 객관적으로 또는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 해준다. 육아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추천 도서나 기사 QR코드까지 넣어 같이 생각해 보는 책이다. 나온 지  좀 된 것 같은 데 크게 화제가 안된 걸 보면 육아방법 조근조근 알려주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실 좀 재미가 없긴 하다만, 생각거리가 많아서 그것도 내가 두루뭉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저자 역시 한번 잘 정리해줘서 11개월 노산맘에게 유용했다.  

특히나, 부록에 나온 질문들. 육아에 대해,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 첫돌을 기념에 뭔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남겨주고 싶었는데, 아래 목록을 참고해서 나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pp312-334  아이를 돌돌 떄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

1. 출산, 첫 만남의 기억 

그날의 일을 기억나는 대로 써보자. 분문실의 풍경이든, 분만의 과정이든, 당시의 소리든 냄새든, 아이의 표정이든 울음소리든, 나의 기분이든 무엇이든 상세하게 써보자. 

2. 돌봄에서 자신 있는 것 

아이들을 돌보는 여러 활동들 중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잘하나? 그것이 아이에게, 혹은 아이와 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3. 돌봄에서 자신 없는 것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최근의 사례를 들어서 기록해보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도움을 받아왔거나 받고 싶은가? 

4. 나를 돌보아준 사람 

어려서 나를 주로 키워준 사람은 누구었나? 엄마? 아빠? 할머니? 아주머니? 삼촌? 이모? 고모? 언니? 기억나거나 들은 대로 써보자. 혹시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보조 양육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기록해보자.  

5. 아이에게 불러주는 노래 

내가 아이에게 자주 불러주는, 특별히 좋아하는 자장가나 동요는 무엇인가? 왜 좋은가? 특히 어떤 대목이나 어떤 점이 좋은가? 

6.  아이의 장난감 

아이에게 꼭 마련해주고 싶었던 장난감은 무엇인가? 아이의 장난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가 그것을 어떻게 가지고 노나? 아이는 그것을 왜 좋아할까? 

7. 아이의 첫 친구 

내 아이의 친구들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내 아이가  가장 먼저 사귄 친구는 어떤 아이인가? 내 가장 오래된 친구들 중에  기억나는 친구는 누구인가? 최초의 단짝 친구가 기억나는지? 어떤 친구였고  함께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8. 아이의 기질 

아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나,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나? 유연한가 아니면 미리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나? 아니는 나를 닮았나? 누구를 닮았나? 아이의 기질 중 이해가 잘 가거나 잘 가지 않는 기질은 무엇인가? 나와 같은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나와 다른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9. 나의 이야기, 아이의 이야기, 나와 아이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동화나 민담이나 전설 등) 중에서 가장 '내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왜 그런가? 그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고 어떤 부분이 이상한지, 어떤 부분이 만족스러운지, 어떤 부분이 기쁘거나 슬픈지 생각해보자. 아이와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비슷하게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보자. 나와 아이의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10. 내가 어릴 적 살던 집 

내가 유년기에 살았던 공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무엇인가? 그 집에서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어디인가? 기록하거나 그려보자. 

11.기억에 남아 있는 아이의 얼굴 

살면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만난 아이도 좋다. 내 아이여도 좋다. 내 아이가 언제 보여준 얼굴인가? 왜 기억에 남아 있나? 지금 다시 그 아이를 만난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가?

12. 다짐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방침은 무엇인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고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가? 혹은 무엇을 안 해주고 무엇을 안 물려주고 싶은가? 

 




p14  나아가 육아의 와중에 얻게 되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통찰이 사회생활, 조직 생활을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p119 ... 2017년 11월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기사가 떠오른다. 속칭 '3세 신화'를 반박하는 연구를 소개하는 NHK발 기사였다. 스가하라 마스미 오차노미즈여대 교수가 일본인 모자 269쌍에 대해 12년간의 추적연구 끝에 영국의 정신의학자 존 볼비가 1950년대에 주장한 '애착 이론'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p128 돌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도적 개선보다 문화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을 돌보고 키우는 것은 인격적인 일대일 만남이지, 기능적인 대면이나 접촉, 접속이 아니다. 


p154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부모와의 애착이나 부모의 교육이 별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또래 그룹과의 동일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서 화제가 된 책 '양육가설', 앞서도 잠시 인용했지만, 지나치게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이론들의 비과학성을 검증하는 재미있고 고마운 훌륭한 책이다. 


p190 게다가 이 세대의 아이들은 근대적인 교육 시스템의 최전성기를 경험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존재했던 어떤 세대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고, 가정과 사회에서조차 가장 문명화된 수준의 인성 교육, 시민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세대이다. 


p208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보다 조금 더 문명화된 인간으로 진화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조금 더 중성적이고 조금 더 양성적인 인간으로 자라날 것이다. 이들은 집단성과 개인성에 있어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사회와 문화도 그와 발을 맞춰 나란히 변화할 것이고, 새로운 관계와 윤리와 감수성이 생겨나리라. 그 변화에 대해 가치 평가를 할 능력이 나에게는, 우리 세대에게는 없다. 다만 그것이 조금 더 고차원적인 형태이리라는 점에 나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또 그것이 만들어낼 고유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 다음 세대는 또 다시 변화하리라고 믿는다. 


p231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그것이다. '부모됨'에 관한 이 세상의 모든 책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책 딱 한 권만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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