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 양육자를 위한 초등 남아 성교육서
김서화 지음 / 미디어일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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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영어교육보다 성교육이 먼저란다. 영어조기교육시키 듯 성교육도 해야 한단다.

옳커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하는 말 중에 아이에게서 듣기 싫은 말 3종세트로 "아니, 싫어, 왜"란다. 엄마의 말에 부정으로 답하는 뉘앙스라 그렇겠시 싶은데, 이 말이 갑자기 왜 생각나는고 하니 아이에게 누군가 자신을 만지려고 할 떄 "안돼요, 싫어요"를 외치게 하려면 부정적인 표현도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와서 생각이 났다.  

결국  성교육이라는  것이 딱  "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 전반적으로 다 관련이 있다. 부정적인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이 지점이 생각거리를 많이 줬다. 

이 책 속엔 좀 더 깊이 있는 성교육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친절한 성교육 가이드다. 

 

책 속에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77  남성들 중에서도 어릴 때부터 건강한 성적 대화를 나눈 경험이 많거나 성평등한 사고를 하도록 교육. 받은 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대개 권위주의적 성향이 약한데,  이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불만을 지닌. 남자들이 하나같이 강한 권위주의적 의식을 보이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후자에 속하는 이들은 내가 ‘교수’고 ‘부장’이나 되는데 ‘이따위 쓸모도 없는’ 내용을 듣자고 ‘니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느냐며 성질은 낸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들의 무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교수고 부장쯤. 되니까 성추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성폭행은 무엇보다. 권력의 남용에서. 기인하는 문제라는. 것을 저들은. 아직도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P137 나는. 오늘도 아들에게 말해준다. 사람은 다 다르고, 그래서 제각각 다르게 살아간다고. 내가 엄마가 되고자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듯, 너도 겨우 사내가 되고자. 살 필요는 없다고. 그걸 강요하는 것,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밀어내는 힘이 바로 권력의 폭력성이라고. 우리가 저항해야 하는 것은. 성별이 다른 누군가나 다른 성별의 집단 전체가 아니라 바로 그 성별을 나누는 힘, 일상 속에 산재해. 있는 폭력적 힘들이라고 말이다. 


P138 아이에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네가 이런 것들에 대해 궁금해할 때가 올 거야. 그때 엄마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의지해도 좋고, 그게 싫다면 이런. 책들에서 먼저 찾아보는 것도 좋아. 절대 네이버 지식인이나 구글 검색이나 유투브 정보를 무턱대고 믿지 말고”라고. 말하면서 아이 방 한 칸 정도의 성교육 서적, 섹슈얼리티 컬렉션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P171 자기 몸에 관심을 주면서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만져주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야. 근데 네가 보기에도 남들 보는 앞에서, 남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자위하는 걸 보면 참 흉하지? 자위는 단어 그대로 ‘스스로’ 처리하는 게 예의겠지, 남들이 보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뒤처리도 깔끔하게 말이야. 


P190-191 엄마가 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나는 늘 다른 엄마들의 목소리가 궁금했었다. 그리고 비슷한. 터널 속에서 숨가빠하는 엄마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내 귀에. 들려오는 건 이미 터널을 다 통과한,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운이 좋은 몇몇의 목소리에 불과했다.  일명 ‘서울대 엄마’ ‘하버드 엄마’라 불리는 이들, 그런데 자식을 서울대까지 보내서 독립시키고도 계속해서 ‘00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터널 안에서 호흡곤란을 느끼며 고민하는 것보다 정말 더 나을까? 낫다면 누구에게 나을까? 이 사회는 전자가 더 낫다고 보기에 터널 속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할 권한을 그들에게만 부여하는 것이리라. 그렇다. 한국 사회에서 엄마가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선택 받으려면 ‘엄마의 자격’이라는 규범과 기준에 들어맞아야 한다. 


P201 나는 단순한 책만 ‘읽기’보다, 그에 더해 의미있는 대화와 수다가 필수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와 대화에 익숙하지 않기에 기껏해야 ‘오늘 학교에서 무슨 공부 했어?’ ‘오늘 수업에서 뭐 배웠니?’ ‘너네반 1등은 누구니?’ 이런 말들을 던지기 일쑤다. 식상하고 못된 질문들이다. 듣고자 하는 답이 너무나 뻔한 질문들. 


P207 여전히 내게는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특히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서 양육자들을 만날 때면 이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폭력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P209 현재까지 나와 있는 아동 성폭력 예방 서적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아이가 자기의. 의사를 스스로. 잘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의 자기표현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앞서 나는 “안 돼요, 싫어요”만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아이가 ‘싫어요’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십분 인정한다. 다만 내가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은, 왜 우리 사회는 성적인 상황에서만 아이에게 자기표현을 해도 된다고 허락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에서 ‘싫다’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평상시에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이 용인되어야 한다. 다른 주제나 사안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 갑자기 ‘싫어요’라는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P210 아이가 자기 의사를 적극 표현함으로써 아동 성폭력이나 유괴 등에서 나타나는 그루밍을 끊어낼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아이는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자유롭게 표현해왔고 또 그에 대해 지지 받은 경험이 무수히 누적된 상태여야만 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역시. 어른들의 태도이다. 어른들이 아이의 표현을 얼마나 많이 들어주고 얼마나 ‘그대로’ 수용하며, 나아가 그 아이를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런 조건과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일수록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P215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 특히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을 수용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닌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있다는 증거와도 같다.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 자신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다. 말은 이미 권력이어서, 권력이 없어면 자신을 위해 사용할 언어 자체가 적어진다. 따라서 아이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아이 스스로 자기를 위한 언어적 자원을 꾸준히 누적시켜왔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아이에게 권력관 권한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언어를 축적시킬 기회를 갖지 못한다. 


P216-217 아이에게 좀처럼 권력을 주지 않는 우리 사회가 흔히 내세우는 것은 ‘예의’이다. 예의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사실은 복종이나 순종을 요구한다. 나 역시 아이와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예의를 들먹거리는 편이다. ‘그래도 내가 엄마인데’ ‘어디 어른 앞에서’ ‘네가 뭘 안다고’와 같은 관습적 표현들에 얼마나 쉽게 기대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과연 누가 말하고 있고 누구의 말이 들리는가이다. 정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X는 나쁘고 Y는 옳다’같은 도덕률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들리는 말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계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읽고 싶은 다른 책들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아하! 우리 아이 성교육 / 이명화, 신혜선 지음

 우리 아이 성교욱에 대해 꼭 알아야. 할. 50가지. / 린다 에어, 리처드 에어 지음.

돌직구 성교육-십대를 위한 교과서 밖의 성 이야기 / 제인 폰다 지음 

스무 살 전에 알아야 할 성 이야기 -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진짜 성 이야기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교육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남자와 여자에 관한 50가지 이중기준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성성/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분석서 

한국남성을 분석한다 

그런 남자는 없다 -혐오사회에서 한국 남성성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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