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소년
키아라 브린크먼 지음, 이윤선 옮김 / 열린생각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지루하다. 딱히 특별히 극적인 사건이 없이 잔잔하고 덤덤하게 펼쳐지는 글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먹히지" 않겠구만 싶었다. 8살 꼬마가 죽은 엄마를 생각하는 이야기이다. 누나와 형이 있는 8살 꼬마, 쎄비. 쎄비가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하고, 선생님은 쎄비에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일들이 너무 소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학급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데다가 엄마가 돌아가셔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법한 아이가 내 학급의 아이라면, 나는 어떻게 대했을 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여름집의 이웃, 잭슨의 어머니 앨리슨. 만약 아침 6시 옆집의 아이가 찾아왔다면...??  아이에게 주스를 내줄 수 있었을까?  

쎄비가 옛날일을 회상하면서 엄마에게 줄 쪽지를 살짝살짝 숨겨놓은 장면이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갑자기 10년도 전에 외사촌 동생이 자신이 좋아하는 "이연결"이름을 쪽지에 써서 집안 이곳 저곳에 숨겨 놨던 일이 떠올랐다. 초등학생의 이런 행동들은 얼마나 귀여운지. 쎄비는 더 귀여웠겠지.  

쎄비는 사진을 찍고, 그리고 자신이 엄마 뱃속에 있었던 초음파 사진조차도 모아두려고 한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고 하지 않는가. 행복했던 순간, 물론 그 순간은 아팠을 지라도 지나고 나면 다 소중한 기억들이니깐....  

시카고 트리뷴지 선정 2007년 좋은 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어 서인지 그다지 감은 잘 오지 않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얇고 가벼워 보이는 분량에 편집자 추천도서라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 책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끝까지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다.   

암울한 미래를 그린 영화, 재난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같은 취향의 독자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길 위에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없다. 끝까지 읽었지만, 세상이 도대체 왜 그렇게 된 것인지, 그리고 정말 희망이 있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거기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설정이 뻔한데, 남자와 소년이라는 표현도 좀 어색하다. 계속 '아버지'와 '아들'로 지칭하면 좋겠구만, 처음에는 아들이 아닌 소년이라고 해서 좀 어리둥절했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 이름도 제대로 없었잖아.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칙칙하고 암울하다. 미래의 어느 순간,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이 글을 썼겠지만.  

길 위를 걷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 자체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도 알 수 없다. 식량을 뺏기기도 하고, 그 식량을 다시 빼앗기도 하니까. 결국 아버지는 죽는다.  깝깝하다. 책에서 즐거움을 찾고, 책으로 위안 받는 나같은 사람에게 길 위의 두 남자땜에 우울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인간의 간사한 감정들도, 그리고 죽음도.... 책을 읽으면서 깔깔 웃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가령, 위녕이 엄마가 일을 하시는 줄 알고 조심스럽게 서 있는 데 알고 보니 엄마는 오락을 하는 중이였다든가. 여기서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가 어두운 방에서 키보드를 누르는 모습이 왜 생각이 난 건지.. 그리고 "엄마"가 2번 이혼을 하고 이제 3번째 이혼을 하려고 할 때 그녀의 아버지는 세 번 이혼하는 것도 싫지만 불행한 것도 더 싫다고 말할 때 그러면 당당하게 살라고 할 때 왜 눈물이 펑펑 나는 거지...  

최근 공지영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 "~너를 응원할 것이다"도 그렇고 "가벼운 깃털 하나"도 그렇고. 그래서 인지 등장인물이 너무 친숙해서, 쉽게 확~ 빨려 들어간 것도 있지만, 공지영의 "글빨"이 좋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한 여자라는 말도.  

우리는 "이혼"에 대해서 말할 때 무조건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뭐가 불행한 것인지 생각해 보면, 그리고 남들의 이혼에 대해서 내가 감히 함부로 판단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나도 스스로 행복한 여자가 되고 싶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불행하다 해도, 그건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고.  

엄마의 시골집에 서저마가 나나무스쿠리같이 생긴 여자를 데리고 와서 같이 술 마시는 상황. 나는 그 장면이 잊혀 지지가 않는다.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말을 함부로 하는지. 그건 주인공 엄마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너 이혼했으니깐 그렇지. 하는 식 말이다. 나를 분노하게 했지만, 엄마는 이제 그런 상황에 이력이 났는지 너 못생겼으면 다야? 해버린다. ㅍㅎㅎㅎㅎㅎ 통꽤하다. 어차피 말이 안통하는 상황에는 그런 방법이 최고다.  

스스로 행복한 여자. 그런 여자가 되어야지. 당당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루마의 작은 방
이루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몇 년전, 케이블에서 싱글 남자들의 생활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가 있었는데, 그때 잠깐 이루마가 나왔던 것이 생각난다. 깔끔한 느낌이었다. 오피스텔도 꽤 멋졌고. 그런데 그건 방송용이었던가? 책에는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한 달에 4만원으로 생활해야 했다고 하니...  

지금 이루마는 32살에 애기 아빠인데, 이 책은 이루마가 28살에 쓴 책이고, 그리고 생각보다 그다지 깊이는 없다. 편안하게, 예쁜 사진과 그림이 있는 그런 책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부러운 점은 그의 부모의 "통찰력" 피아노를 좋아하고, 피아노를 잘 친다고 해도 그의 부모가 영국의 음악학교를 몰랐다면, 그의 부모가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면 과연 지금의 이루마가 있었을까? 그리고 억지로 음악 유학을 보낸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학교 교장에게 아들이 음악적 재능이 없다 싶으면 과감하게 한국으로 보내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하니. 역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비전!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그의 말은, 노래만 부르려고 하지 말고, 직접 자신의 곡을 쓰라는 것. 자신의 색깔을 가지라는 것. 이것은 분명 음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내가 영어 교재를 편집하는 것처럼, 맨날 편집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색깔을 가진 나의 책을 만들 수 도 있는 것이고.  

통찰력 있는 부모가 있는, 비전을 가진 남자, 이루마!  

오호... 그런데 이제는 절판이라고 하니, 앞으로 이루마의 또 다른 새로운 책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좌충우돌 베란다 정원 가꾸기 - 1.5평 베란다의 화려한 변신
가타기리 모토코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삭막하기만 한 집...   올 봄. 나는 집으로 화분을 들여놨다. 큰 고무나무, 돈이 들어온다는 금전수, 그리고 인테리어 잡지에 빠짐없이 나오는 율마 2개! 

그런데, 이것들 참 만만치가 않았다. 자식을 잘 기른 정원에 비교하곤 하더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는 알것 같고. 그래서 나도 공부가 필요하다 싶어 이 책을 들춰보게 됐다. 

1. 만화로 구성되서 가볍게 읽기 쉽다. 그런데, 아무리 일본 책을 번역했다고 하지만, 왜 왼쪽 방향으로 책을 읽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2. 화분 리폼하는 방법, 약 치는 법, 그리고 식물이름들까지... 화분을 기르면서 있을 법한 일들이 잘 구성됐다. 그런데 너무 얇다. 그 점이 아쉽긴 하지~ 

에구구, 집으로 가져온지 2달만에 내 율마 2개는 바짝 말라버렸다. 이 책의 주인공 초록맘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이제 시작이니... 또 슬슬 다른 화분을 들여놔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