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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밭다리걸기 ㅣ 푸른들녘 인문교양 4
나윤정.김주동 지음 / 들녘 / 2015년 7월
평점 :
내가 읽은 우리말 관련 책 중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가장 최신판이기도 하고.
저자 두 분이 어느 정도 직장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이라 그런 가 확실히 사회생활 하면서 아리송한 부분을 잘 짚어주신 것 같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고, 예시도 TV 프로그램에서, SNS 상에서 많이 나오는 것들이라 생활과 밀접하고, 마무리 퀴즈가 이야기 끝에 들어가 있으니 다른 책들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다 포괄할 만큼의 우리말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예를 들어,
p155 국립국어원 '뭐라고'를 '머라고'로 쓸 수 있습니다. '머'는 '뭐'를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로, '혼자서 머 먹니?', '언니는 머를 좋아하니?'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p179 그런데 직장이나 가정에서 압존법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평사원이 "부장님, 과장이 아직 안 왔습니다"라고 문법에 맞춰 말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할아버님께 "할아버지, 삼촌 아직 안 왔어요"라고 말하게 될까요? ... 어쩌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어, 버릇없네!'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도 "직장에서의 압존법은 우리의 전통 언어 예절과는 거리가 멀다. 직장 사람들에 관해 말할 때에는 '-시'를 넣어 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적혀 있더군요. 즉 듣는 사람이 누구이든 자기보다 윗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높임말을 쓰는 것을 표준화법으로 본 것입니다. 따라서 부장님에게도 "과장님이 아직 안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올바른 예절이겠지요?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바른 표현을 쓴다고 했지만 아차 싶다는 순간이 있을 것이고, 대체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침 시간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직장 상사에게 "수고하세요~"이렇게 말하고는 이건 아닌데 싶지만, 딱히 대체할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었다. 사실 지금도... p218에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이 나오긴 한다. 그런데, 헤어질 때 혹은 퇴근길을 예시로 들었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말로 "다시 연락하는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하시는 일 잘 마무리하세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 정도다. 대체 아침엔 뭐라고 인사하는 게 좋을까?
p180 이 음식 한번 드셔보세요.(x) --> 이 음식 한번 들어보세요. (0)
나는 바른 표현 쓴다고 생각했는데, '드셔보세요'도 틀린 표현이란다.... ㅠ.ㅜ
p203 '각티슈'도 '곽티슈'도 아닌 갑티슈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유곽'이나 '성냥곽'도 우유갑, 성냥갑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얼마 전에 집들이 선물로 곽티슈 받았다고 했는데, 나는 곽티슈를 받은 적이 없구나, 갑티슈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