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일주일, 러시아 - 7박 8일을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 어느 멋진 일주일
이준명 지음 / 봄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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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와이프>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소개되면서, 관심이 가지게 되었다. 여행사에 전화했더니 요즘 이 지역 여행 상품 문의가 많다고 한다. 예전에 TV에서 크로아티아가 나온 이후 그곳이 각광 받더니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역사도 풍부하고 볼기도 다양하니 너무 많이 뜨기 전에 가봐야겠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날짜별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여행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은 좋은데.... 아쉬움이 많은 책이다.

일단 글자 크기 왜 이렇게 작은 거야? 아마 할 말이 많아서 그렇다지만, 글자가 작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중간중간 역사적인 내용, 갈 곳, 먹을 곳이 잘 정리되어 있어 좋긴 한데, 작가의 여행 수기 중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것도 반복학습이라 생각하면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사진이 좀 불충분하지 않나 싶다.

직접 여행을 가서 찍었다고 볼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 그냥 여느 여행 책자에서나 볼 수 있는 관광지 사진이다.

또 한 가지 더 들자면, 러시아 글자를 소리내서 읽기 어려운데, 러시아 글자 옆에 러시아말로 우리말로 어떻게 발음되는지 적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이런 책자의 아쉬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p63 모이카 운하 근처에 자리한 카페의 이름은 '카페 리테라루르노예'다. '문학 카페'라는 이름답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던 문인들이 자주 들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p107 카페 피시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도넛 가게다. 도넛 한 개의 가격은 단돈 12루블! 러시아 제일의 관광지라 물가가 만만치 않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 돈 240원짜리 간식거리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p107 러시아 사람들은 빵이나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를 무척 좋아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맛있는 디저트 가게를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그래도 꼭 들러야 할 곳을 꼽으라면 역시 옐리세옙스키 가스트로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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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인격이다 - 당신의 품격을 좌우하는 단어 활용 기술
배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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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sbs 드라마 <조작>을 보는데, 배경이 신문사고 중간관리자급 정도의 배우 유준상이 상무인 문성근에게 "상무"라고 부르는 걸 보고, 둘이 제법 친한가 보다 생각했었다. 회사 생활 15년 동안 "상무" "과장" 이렇게 불러본 일이 없다. 물론 직급이 높으면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 "과장" "차장" 이렇게 불러도 직급이 낮은 사람이 감히... 그랬는데...

p75 '선배님', '차장님'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선배'와 '차장' 자체가 호칭인 동시에 존칭이 포함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배'란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의 출신 학교를 먼저 입학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 선배, 동아리 선배, 직장 선배 등 다양하다. 나보다 앞선 이들을 '선배'라고 부르는 자체가 앞선 사람으로서 존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김 선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해도 그를 존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실생활에서 만약 "김상무" "박상무" 이런 식으로 불렀다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 같다. 거기다 오너 일가의 나이 많은 부회장이 직급 깡그리 무시하고 "~~~씨" 이렇게 부를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사실 나이 많은 오너 일가가 직원들을 이렇게 부를 때는 아무 소리 못한다.

p80 부하직원이 엄연히 대리, 과장 등 직함을 달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항상 '000씨'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는 곤란하다. 부하직원의 직위와 그 직위에 어울리는 역할과 책임, 권위 등을 깡그리 무시하는 듯한 호칭이다. 직함이 없는 경우야 어쩔 수 없지만 직함이 있는 경우 '000 과장', '000 대리' 하는 식으로 반드시 직함을 넣어 불러야 한다.

 

회사 생활하면서 알면서도 계속 쓰게 되는 "수고하세요" 표현.  이 말 대시 무슨 말을 써야 할까?

p89 국어원은 공적 관계에서, 또는 윗사람에게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경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다른 인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박씨처럼 아랫사람이 일하는 윗사람을 두고 자리를 떠난다면 "수고하세요" 대신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먼저 가겠습니다" 등과 같이 다른 말로 인사를 건네라는 것이다.

 

자켓을 '마이'라고는 워낙 많이 써서, 이 말은 교복을 입기 시작한 중학교때부터 썼는데 '가다마이'는 최근에 들어서 알게 된 단어다. 그런데 이 단어에 대한 설명이 나와서 기억에 남는다.

p142 양복의 상의 단추가 한 줄로 된 것과 두 줄로 된 것이 있다. 한 줄로 된 것은 싱글 양복, 두 줄로 된 것은 더블 양복이라 한다. 일본어로 싱글을 가타마에라고 하며, 싱글 양복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더블은 일본어로 료마에라 한다. 이 역시 더블 양복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일절과 일체 두 단어도 참 헷깔리는 단어인데 설명이 잘 나와 있다. 우리가 두 단어를 혼동하는 이유 또한 한자 표기가 같기 때문이라는데.

p231 일절은 '아주, 전혀, 절대로' 등의 뜻으로, '없다' 또는 '않다' 등 부정적인 단어하고 어울린다. 따라서 '안주 일절(전혀) 없음'은 될 수 있어도 '안주 일절 있음'은 될 수 없다. 일절은 물론 '일절 출입을 금합니다"에서처럼 행위를 금지할 때도 쓰인다.

'모든 것' 또는 '모두 다'를 뜻하는 단어는 일체다. "내가 일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한잔 마시고 지나간 일은 일체 털어 버리자"에서처럼 쓰인다.

 

예전에 연애 시절 신랑이 "00씨 때문에 이런 곳도 와 보네요."라고 말해서 내가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네 때문이라고 써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p246 '탓'과 '덕분' 말고도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나타내는 말로 '때문'이 있다. '때문'은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내가 기쁜 것은 오로지 너 때문이다" 등처럼 긍정이나 부정적 현상을 가리지 않고 두루 쓰인다는 점에서 탓이나 덕분과 구별된다. 따라서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은 "잘되면 저 때문 못 되면 조상 때문"으로 바꿔 써도 의미상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요즘 홈쇼핑에는 간절기 상품이 한창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으니 얇은 가디건의 상품 설명에서 '간절기'라는 말이 빠지지 않아 이 말을 참 많이 썼는데, 책을 보고 며칠 후 알토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환절기"라는 자막이 나와서 신랑과 둘이서 의류계 용어와 의료계 용어각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한참을 웃었다.

p265 '간절기' 가 마치 업계 전문 용어인 것처럼 널리 쓰이면서 우리 고유어인 환절기를 밀어내는 형국이다. '간절기'가 '절기의 사이'로 더욱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를 나타내는 '환절기'와 결국은 같은 뜻이다. 소중한 우리말을 두고 정체불명의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간절기'는 '환절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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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의 배신 - 청년을 거부하는 국가 사회를 거부하는 청년
조한혜정.엄기호 외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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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자체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내가 노오력 하지 않고 고작 노력해서 지금 이런가 싶기도 하고.

 

회사 다닐 때 가끔 이상한 직장 상사가 있었다. 자기도 월급쟁이면서 회사가 잘되야 너도 잘된다 강조하고 회사의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하는 데, 그렇다고 튀는 아이디어나 튀는 행동은 절대 안된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면 주인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도 자기계발에 온 나라가 미쳐 있었기에 뭐가 잘못 된 건지 몰랐다. 그 부분을 읽는 데, 갑자기 그 직장 상사가 번뜩 떠오르면서 "자기모순적인 메시지"에 딱 꽂혔다.

p73 인생이, 사회가 노답이라는 것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엉킨 실처럼 주위에 온통 틀린 답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기업체는 '경력이 있으면서도 젊은 신입사원'을 원하고, 일터에서 업무를 잘하려면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도 자기주장을 하지 않아야'한다. 이 사회는 '넌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내 맘에 안 드는 건 하면 안 되고, 내 마음은 항상 변하니까 알아서 노오력해'라고 말하는 분열증적 직장상사처럼, 자기모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참 현실적이다. 부모의 빚으로 인한 생활고, 그래서 계속 제자리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고, 해외 취업 하겠다고 나가보지만 실상은 그리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거.

 

우리는 뭘 그리 열심히 살려고 아등바등인건지. 놀러가는 것도 도깨비 여행이라고 해서 밤에 출발해서 다음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그런 여행을 간다며 노는 것 마저도 시간의 효율성을 따진다는 대목. 내가 이렇게 시간 아껴서 뭐든 많이 한다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런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이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학교의 폭력성과 폐쇄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라 헬조선, 탈조선을 외쳐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p163 마을에 기대려면 내가 기대려는 마을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주지도 않고 받기만 하는 떠돌이에게 십시일반을 만들어줄 이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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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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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찬성한다! 라니....

차별하면 안된다고 배웠잖아?

솔직히 그런다고 차별을 안했던가?  그것도 아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곳곳에서 차별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가 피해자일때는 분노하다가 스스럼없이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차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수능성적, 출신학교 이런 것들이 제일 크다. 여태까지 내가 받았던 차별도 화가 나는데, 앞으로의 젊은 세대들이 더욱 더 견고히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무섭고 화가 나면서 또 안쓰럽기도 하다.

 

그놈의 "열정" . 자기계발서가 사기극이라는 건 알지만 어떻게든 나를 포장하고 싶어서 "열정" "꿈" 어쩌고 참 많이도 갖다 붙였는데, 이게 내 스스로 '을'의 위치에 올려놓는 일에 불과했다니.

p82 사실 세상은 이러한 '타인의 주관성'에 기초하여 사람 능력을 판단하다가 점차 '문서화된 정량적 지표'에 근거를 두는 쪽으로, 즉 평가기준에서 주관성을 줄여가는 쪽으로 발달해왔다. 말하자면 과거처럼 황제가 그렇다고 하면, 동네이장이 틀렸다고 하면 이규정이 저 규정으로 해석되고, 저 규정이 이 규정으로 둔갑하는 그런 시대에서 조금씩 탈피해왔다. 한데 시간관리를 '열정'의 이름으로 둔갑시킨다는 건, 결국 자신을 평가자에게 선택되어야만 하는 '을'의 위치에 올려놓는 일에 불과하다.

 

대학 내에서 성추문 사건이 터졌고, 그 일이 외부로 알려지자 학생들은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해 화를 냈다는 지점에서 잠시 멈췄다. 내가 올해 초 학교의 박사 한 명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지도 교수의 얘기가 외부로 알려지면 안된단다.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사람들은 어디에도 있다. 결국 자신이 피해자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본인이 피해자가 된다면, 혹은 자신의 가족 한 명이 피해자라면 외부에 더욱 더 알리려고 했겠지.

p151 그 학생들이 화를 냈던 지점은 그런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런 일이 외부에 알려진 데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p192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회문제를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는 태도들 때문이다. 이십대의 상황을 분명한 사회문제라고 다들 동의하면서도, 이들에게 한다는 조언에는 어째서 하나같이 개인은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가. 자기계발이 개인에게 다가가 기어코 얻어내고 마는 대답이 실상 '나는 사회를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나부터 이기고 보자!'가 아닌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 대학원에서 딱 겪었는데, 교수가 부당한 일을 부추길 때 딱 잘라줘야 하는데 다들 쉬쉬한다. 왜? 나만 아니면 되니까.

 

그래, 이 책을 보면서 20대만 유독 차별에 찬성할까. 사실 모든 세대가 지금 썩어빠진 모습들이 다 있지만, 그래도 20대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건데. 그래서 마음 아픈 책이다.

차별, 이십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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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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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얼굴이 예쁜 여자라도, 아무리 멋진 남자라도 맞춤법이 틀리면 참 매력없다. 실수와 무지는 딱 구별이 된다. 이 책 기획력이 참 좋다. 내가 우리말 관련 책을 낸다면....  초등 입학을 앞둔 학부모를 위한 맞춤법 책이라던가, 손자 손녀 혹은 자녀들과 메시지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시니어들을 위한 맞춤법 책을 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은 딱 "오빠"들을 위한 책이다. 물론 내용은 오빠만을 위한 건 아니고 전반적으로 고루고루 잘 나와있다.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그림도 들어가 있어 한번 쭉 훑어보며 정리하기 좋고, 마지막에 헷갈리는 표준어가 정리되어 있는데.... p200 "외골수" 사전을 보면 "외곬"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기도 한데 ... 네이버도 헷갈린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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