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의 배신 - 청년을 거부하는 국가 사회를 거부하는 청년
조한혜정.엄기호 외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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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자체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내가 노오력 하지 않고 고작 노력해서 지금 이런가 싶기도 하고.

 

회사 다닐 때 가끔 이상한 직장 상사가 있었다. 자기도 월급쟁이면서 회사가 잘되야 너도 잘된다 강조하고 회사의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하는 데, 그렇다고 튀는 아이디어나 튀는 행동은 절대 안된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면 주인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도 자기계발에 온 나라가 미쳐 있었기에 뭐가 잘못 된 건지 몰랐다. 그 부분을 읽는 데, 갑자기 그 직장 상사가 번뜩 떠오르면서 "자기모순적인 메시지"에 딱 꽂혔다.

p73 인생이, 사회가 노답이라는 것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엉킨 실처럼 주위에 온통 틀린 답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기업체는 '경력이 있으면서도 젊은 신입사원'을 원하고, 일터에서 업무를 잘하려면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도 자기주장을 하지 않아야'한다. 이 사회는 '넌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내 맘에 안 드는 건 하면 안 되고, 내 마음은 항상 변하니까 알아서 노오력해'라고 말하는 분열증적 직장상사처럼, 자기모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참 현실적이다. 부모의 빚으로 인한 생활고, 그래서 계속 제자리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고, 해외 취업 하겠다고 나가보지만 실상은 그리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거.

 

우리는 뭘 그리 열심히 살려고 아등바등인건지. 놀러가는 것도 도깨비 여행이라고 해서 밤에 출발해서 다음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그런 여행을 간다며 노는 것 마저도 시간의 효율성을 따진다는 대목. 내가 이렇게 시간 아껴서 뭐든 많이 한다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런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이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학교의 폭력성과 폐쇄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라 헬조선, 탈조선을 외쳐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p163 마을에 기대려면 내가 기대려는 마을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주지도 않고 받기만 하는 떠돌이에게 십시일반을 만들어줄 이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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