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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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찬성한다! 라니....

차별하면 안된다고 배웠잖아?

솔직히 그런다고 차별을 안했던가?  그것도 아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곳곳에서 차별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가 피해자일때는 분노하다가 스스럼없이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차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수능성적, 출신학교 이런 것들이 제일 크다. 여태까지 내가 받았던 차별도 화가 나는데, 앞으로의 젊은 세대들이 더욱 더 견고히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무섭고 화가 나면서 또 안쓰럽기도 하다.

 

그놈의 "열정" . 자기계발서가 사기극이라는 건 알지만 어떻게든 나를 포장하고 싶어서 "열정" "꿈" 어쩌고 참 많이도 갖다 붙였는데, 이게 내 스스로 '을'의 위치에 올려놓는 일에 불과했다니.

p82 사실 세상은 이러한 '타인의 주관성'에 기초하여 사람 능력을 판단하다가 점차 '문서화된 정량적 지표'에 근거를 두는 쪽으로, 즉 평가기준에서 주관성을 줄여가는 쪽으로 발달해왔다. 말하자면 과거처럼 황제가 그렇다고 하면, 동네이장이 틀렸다고 하면 이규정이 저 규정으로 해석되고, 저 규정이 이 규정으로 둔갑하는 그런 시대에서 조금씩 탈피해왔다. 한데 시간관리를 '열정'의 이름으로 둔갑시킨다는 건, 결국 자신을 평가자에게 선택되어야만 하는 '을'의 위치에 올려놓는 일에 불과하다.

 

대학 내에서 성추문 사건이 터졌고, 그 일이 외부로 알려지자 학생들은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해 화를 냈다는 지점에서 잠시 멈췄다. 내가 올해 초 학교의 박사 한 명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지도 교수의 얘기가 외부로 알려지면 안된단다.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사람들은 어디에도 있다. 결국 자신이 피해자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본인이 피해자가 된다면, 혹은 자신의 가족 한 명이 피해자라면 외부에 더욱 더 알리려고 했겠지.

p151 그 학생들이 화를 냈던 지점은 그런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런 일이 외부에 알려진 데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

p192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회문제를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는 태도들 때문이다. 이십대의 상황을 분명한 사회문제라고 다들 동의하면서도, 이들에게 한다는 조언에는 어째서 하나같이 개인은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가. 자기계발이 개인에게 다가가 기어코 얻어내고 마는 대답이 실상 '나는 사회를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나부터 이기고 보자!'가 아닌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 대학원에서 딱 겪었는데, 교수가 부당한 일을 부추길 때 딱 잘라줘야 하는데 다들 쉬쉬한다. 왜? 나만 아니면 되니까.

 

그래, 이 책을 보면서 20대만 유독 차별에 찬성할까. 사실 모든 세대가 지금 썩어빠진 모습들이 다 있지만, 그래도 20대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건데. 그래서 마음 아픈 책이다.

차별, 이십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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