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곳으로 가자 - 능력에 요령을 더하면 멋지게 갈 수 있다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에세이를  썼다면 이런 내용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매끄럽게 잘 써줬네 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나 역시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오래했고, 직장 내에 일어날 법만 일들 그리고 그 해결책, 아기 낳은 지 얼마 안되서 느끼는 감정 등.... 등등 어라 내 얘기네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 아래 밑줄긋기하며 읽은 부분은 내가 아기 어린 우리 아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37 결국 전문가란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이고, 그 덕에 남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된 사람이고, 남들이 못 보는 것을 짚어주는 사람이 아닌가. 


p46 미국의 심리학자  베티 하트와 토드 리슬리는 1995년 논문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아이들 간에  '언어  능력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낸 적도  있다. 부모나 주위의 어른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자란 아이들일수록 풍부한  어휘를 습득한다는 것이다. 언어적 격차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의 격차도 상당하다. 사회학자 그레그 덩컨과 리처드 머네인의 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경험을  위해  부모가 지출하는 비용은 상위 20퍼센트 가구가 하위 20퍼센트 가구보다 열  배 많다고 한다. 어떤 아이가  TV로만 비행기를 접할 때,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도 전에 여권을 만든다. 아이들 사이의 간극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p47 대개의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것만 주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진짜 좋은 게 뭔지 잘 모른다. 그들도 뭐가  진짜로  좋은 건지 제대로 겪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먹고살기에도 버거워 자녀에게 깊이 있는 조언을 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만 자녀에게 전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p170 특히 초보 엄마들은 출산 후 세상과 괴리된 기분이 들어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산후우울증의 첫 단계는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고 완전히 변한 몸과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쉽다. 아이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한 사람인 것 같지 않아 주눅든 상태에서 감사하라는 말을 자꾸 듣게 되면 자신의 가치를 더욱 의심하게 된다. 그러니 그런 말을 남편에 대한 칭찬이랍시고 하는 걸 그만두자. 그런 말을  득게 되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pp174-175 아이를 가질지 말지 고민할 때 주변에서 하는 조언도 따져보면 부모 입장에서의 말뿐이다. 아이가 주는 기쁨이 크고, 자식이 부부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에 낳아야 한다고 한다. 첫아이가 아들이라면 엄마에게 딸이 꼭 있어야 하니 둘째를 낳으란 말을 듣곤 하는데 그 이유 또한 아이의 언어는 아니다. 엄마를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건 딸밖에 없기 떄문이라서다. 딸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다정다감하게 엄마를 도와주는 역할을 기대받는다. '첫딸은 살림 밑천'같이 이상한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왔다. 


p190 직장 생활을 오 년 넘게 한 상태여서 당장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도 이 년 이상 버틸 수 있는 돈이 있었다. 그랬기에 교통사고가 나고 휴직을 한 상태에서도 급할 게 없다고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거다. 살다보면 어떤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그럴 때는 누구든 패닉에 빠져 시야가 좁아진다. 이때 필요한 도구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정보력(전문가나 주변인의 도움)인데, 이것은 일단 당장의 생활비 걱정이 없어야 가능하다. 여유가 없어 다급해진, 절박함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그 어떤 이와의 파워게임에서도 진다. 


p207 기회가 생기더라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것은 옷뿐 아니었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선택해 본 적 없는 사람, 고만고만한 선택지가 다인 줄 아는 사람, 일단 지금 뭐라도 택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을 거라 여기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아, 그때 듣는 '착하다'는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고 매번 지나치게 양보하다 결국 길을 잃곤 한다. 


p243 이십대 초반까지 자존감이 낮았던 이유는 내 모습이길 바라는 기준이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괴리를 인정하기 힘들어서였다. 남들은 희고 평평한 도화지를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얼룩덜룰하고 구겨진 도화지를 받았기에 잘해봤자 소용없다고 불평했지만 그래봤자 바뀌는 게 없었따. 자세히 살펴보면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재질의 종이를 받아든 사람도 있었는데 그땐 그게 보이지 않았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영화 <은교> 속 대사를 활용해보자면, 처음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고 그저 여러 가지 우연의 합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더 좋은 조건이 주어졌어야 했다고 억울해하는 걸 그만두었다. 


p248 자존감이 높고 깊은 화를 품고 살지 않는 어른에게서 나오는 너그러움. 


p249 남편은 내가 아는 모든 이들 중에서 가장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이다. 열등감이 없고 꼬여 있지 않으니 누군가를 볼 때 좋은 면만 보려 해 남의 험담을 거의 하지 않는다. 사람의 급을 나누거나 돌려받을 걸 계산하지 않아서 누구에게나 잘해주지만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진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녀육을 말할 때, 그리고 성인이 된 사람조차도 그 사람 됨됨이를 평할 때 흔히 '가정교육'을 운운한다. 하지만 가정 교육이 다일까? 임신을 해서부터 아니 임신을 준비할 때부터 아이에게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해가 될까봐 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제각각 큰다. 아이의 내면세계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부모는 확신할 수 있을까? 내 아이는 내가 안다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부모에게 이 책은 경고 메시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불편했다. 나 역시도 소위 문제아를 보면 부모 탓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리고 가해자 부모자 이런 책을 내면 피해자 부모들은 더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나는 잘 키웠는데 아이가 이렇게 된 건 내 잘못이 아니다 하면 그만인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도 않을까? 


역시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야겠다. 아프리카 속담이라는데, 교육 선진국도 아닌 아프리카의 속담을 교육에 끌어들인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긴 하다만, 아이 하나는 가정에서만 키우는 게 아니다. 더 이상 가정 탓만 하지 말자. 함께 키우는 거다!

  

------ 책 속 밑줄 긋기 

p181 나는 괴롭힘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아 아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겪는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려요. 나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건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엄마 아빠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길 바랐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 부모님도 내가 보는 내 모습으로 나를 보시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문제가 있고 못생긴 아이로요. 


p237 일부 언론에서는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2014년, 한 보수적 캐나다 방송사에서 경관 다섯 명을 쏘아 두 명을 죽게 한 범인의 이름이나 사진을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논설을 통해 이 결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살인범의 삶을 보도하고 혼란스러운 페이스북 글을 긁어오고 동기를 추측해보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그런 악랄한 행동이 마치 어떤 면에서는 정당화되는 듯한 인상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살인범의 이름을 감추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언론 분석가 등 전문가들의 견해에 귀 기울이면 될 듯하다. 아무튼 이 방송사에서 이런 구체적 요소들을 빼고 사건을 보도했으나 그래도 전혀 모자람 없이 깊이 있는 보도를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p309 당연한 이야기지만 딜런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해서 딜런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이 덜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딜런이 종일 지내는 장소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뼈아프게 후회된다. 학교의 학업 성취도 대신 학교 분위기와 문화를 아는 데(그리고 그게 딜런과 잘 맞는지 파악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p330 전직 FBI 프로파일러이자 법의학적 행동 상담가인 메리 엘런 오툴 박사는 콜럼바인 사건 뒤에 '학교 총격범: 위협 평가 관점'이라는 FBI 보고서를 작성했다.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설명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괜찮다는 아이의 말에 넘어가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 문제를 보이라고 한다. 


pp410-411 이즈음에 고졸 학력 인증을 받으려고 공부하는 고위험군 청소년들을 가르칠 때 만났던 한 여자아이가 종종 생각났다. 아이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가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같은 반 아이가 점심값을 계속 훔쳐갔다고 한다. 계속 밥을 굶기 싫어서 결국 아버지한테 이야기했는데, 아버지가 빈 욕조에 던져 넣고 더 못 버틸 때까지 허리띠로 때렸다고 한다. 

아버지는 "네 문제를 네가 해결 못 하고 나한테 들고 오지 마라!"라고 했다. 여자아이는 다음 날 갈퀴 손잡이를 들고 학교에 가서 자기 돈을 훔쳐가던 아이를 때렸다. 그 뒤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저한테 준 최대의 도움이에요." 내가 충격 받은 얼굴로 샌드위치를 내려놓는 걸 보고 여자아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그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머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그런데 선서증언을 하러 가면서 좋은 부모라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나는 아버지가 아이를 학대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는 사랑과 존경이 담긴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아빠가 자기를 잘 키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아버지는 아이가 그들이 사는 거친 화경에 잘 대처할 수 있게끔 가르쳤다. 내가 핵심을 놓친 걸까? 나에게 그런 판단을 내릴 자격이 없는 건 분명하다. 아마 누구나 지식과 자원의 한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지도 모른다. 


pp416-417 나는 딜런에게 생물학적으로 폭력적 성향이 있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게 우리 책임인지에 한참 골몰했다. 나는 딜런을 임신했을 때 술을 마시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딜런을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다른 사람이 학대당하는 것을 딜런이 옆에서 겪은 적도 없다. 가난 속에서 성장하지도 않았고, (내가 아는 바로는) 폭적적 행동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중금속 같은 독성물질에 노출된 적도 없다. 나도 톰도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이 아니다. 영양도 잘 공급받았다. 

설령 딜런이 정말 생물학적으로 폭력적 성향을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그게 운명은 아니다. 딜런의 이런 경향을 악화한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콜로라도 주지사는 총격 사건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왔을 때 양육 방식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딜런이 성장하는 동안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아는 톰이나 나나 답을 거기에 없다고 확신하다. 


--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 

한낮의 우울: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부모와 다른 아이들 

양육가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봄 인문학 수업 - 인간다움에 대해 아이가 가르쳐준 것들
김희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의문들, 생각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저자가 객관적으로 또는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 해준다. 육아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추천 도서나 기사 QR코드까지 넣어 같이 생각해 보는 책이다. 나온 지  좀 된 것 같은 데 크게 화제가 안된 걸 보면 육아방법 조근조근 알려주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실 좀 재미가 없긴 하다만, 생각거리가 많아서 그것도 내가 두루뭉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저자 역시 한번 잘 정리해줘서 11개월 노산맘에게 유용했다.  

특히나, 부록에 나온 질문들. 육아에 대해, 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아이 첫돌을 기념에 뭔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남겨주고 싶었는데, 아래 목록을 참고해서 나의 이야기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pp312-334  아이를 돌돌 떄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

1. 출산, 첫 만남의 기억 

그날의 일을 기억나는 대로 써보자. 분문실의 풍경이든, 분만의 과정이든, 당시의 소리든 냄새든, 아이의 표정이든 울음소리든, 나의 기분이든 무엇이든 상세하게 써보자. 

2. 돌봄에서 자신 있는 것 

아이들을 돌보는 여러 활동들 중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왜 잘하나? 그것이 아이에게, 혹은 아이와 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3. 돌봄에서 자신 없는 것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최근의 사례를 들어서 기록해보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도움을 받아왔거나 받고 싶은가? 

4. 나를 돌보아준 사람 

어려서 나를 주로 키워준 사람은 누구었나? 엄마? 아빠? 할머니? 아주머니? 삼촌? 이모? 고모? 언니? 기억나거나 들은 대로 써보자. 혹시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보조 양육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기록해보자.  

5. 아이에게 불러주는 노래 

내가 아이에게 자주 불러주는, 특별히 좋아하는 자장가나 동요는 무엇인가? 왜 좋은가? 특히 어떤 대목이나 어떤 점이 좋은가? 

6.  아이의 장난감 

아이에게 꼭 마련해주고 싶었던 장난감은 무엇인가? 아이의 장난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가 그것을 어떻게 가지고 노나? 아이는 그것을 왜 좋아할까? 

7. 아이의 첫 친구 

내 아이의 친구들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내 아이가  가장 먼저 사귄 친구는 어떤 아이인가? 내 가장 오래된 친구들 중에  기억나는 친구는 누구인가? 최초의 단짝 친구가 기억나는지? 어떤 친구였고  함께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8. 아이의 기질 

아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나,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나? 유연한가 아니면 미리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나? 아니는 나를 닮았나? 누구를 닮았나? 아이의 기질 중 이해가 잘 가거나 잘 가지 않는 기질은 무엇인가? 나와 같은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나와 다른 기질 때문에 좋거나 나쁜 점은 무엇인가?

9. 나의 이야기, 아이의 이야기, 나와 아이의 이야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동화나 민담이나 전설 등) 중에서 가장 '내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왜 그런가? 그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고 어떤 부분이 이상한지, 어떤 부분이 만족스러운지, 어떤 부분이 기쁘거나 슬픈지 생각해보자. 아이와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비슷하게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보자. 나와 아이의 이야기라고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10. 내가 어릴 적 살던 집 

내가 유년기에 살았던 공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무엇인가? 그 집에서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어디인가? 기록하거나 그려보자. 

11.기억에 남아 있는 아이의 얼굴 

살면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누구인가?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만난 아이도 좋다. 내 아이여도 좋다. 내 아이가 언제 보여준 얼굴인가? 왜 기억에 남아 있나? 지금 다시 그 아이를 만난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가?

12. 다짐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방침은 무엇인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고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가? 혹은 무엇을 안 해주고 무엇을 안 물려주고 싶은가? 

 




p14  나아가 육아의 와중에 얻게 되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통찰이 사회생활, 조직 생활을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p119 ... 2017년 11월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기사가 떠오른다. 속칭 '3세 신화'를 반박하는 연구를 소개하는 NHK발 기사였다. 스가하라 마스미 오차노미즈여대 교수가 일본인 모자 269쌍에 대해 12년간의 추적연구 끝에 영국의 정신의학자 존 볼비가 1950년대에 주장한 '애착 이론'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p128 돌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도적 개선보다 문화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을 돌보고 키우는 것은 인격적인 일대일 만남이지, 기능적인 대면이나 접촉, 접속이 아니다. 


p154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부모와의 애착이나 부모의 교육이 별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또래 그룹과의 동일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서 화제가 된 책 '양육가설', 앞서도 잠시 인용했지만, 지나치게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이론들의 비과학성을 검증하는 재미있고 고마운 훌륭한 책이다. 


p190 게다가 이 세대의 아이들은 근대적인 교육 시스템의 최전성기를 경험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존재했던 어떤 세대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고, 가정과 사회에서조차 가장 문명화된 수준의 인성 교육, 시민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세대이다. 


p208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보다 조금 더 문명화된 인간으로 진화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조금 더 중성적이고 조금 더 양성적인 인간으로 자라날 것이다. 이들은 집단성과 개인성에 있어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사회와 문화도 그와 발을 맞춰 나란히 변화할 것이고, 새로운 관계와 윤리와 감수성이 생겨나리라. 그 변화에 대해 가치 평가를 할 능력이 나에게는, 우리 세대에게는 없다. 다만 그것이 조금 더 고차원적인 형태이리라는 점에 나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또 그것이 만들어낼 고유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 다음 세대는 또 다시 변화하리라고 믿는다. 


p231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그것이다. '부모됨'에 관한 이 세상의 모든 책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책 딱 한 권만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들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 사회 문화 질문하는 사회 1
오찬호 지음, 신병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 청소년이 보기 좋은 책이다. 40대은 내가 봐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들을 잘 짚어주고 있고 설명이 쉬워 잘 읽힌다만 40대에겐 약간의 깊이다 더 필요한지라 별점 4개. 오작가님 책을 여러 권 읽어본 결과 건강한 투덜이가 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단 내 스스로도 혐오와 차별은 없어야 한다.
투덜투덜... 한편으론 오작가님도 없어봐서(?) 이런 시선이 나온거다. 돈도 권력도 없어봐서. 오작가님이 실제론 찐부자면 죄송한 말씀인거고.
그가 국립대 정교수였다면 이런 시선이 나올까?
그가 부동산 부자면 이런 생각을 할까?
이 글은 없는 사람에겐 너무나도 공감가는 이야기지만 소위 있는 사람들에게, 대치동 키즈에겐 공감이 갈까 의문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마지막에 저자는 커피를 마시며 읽을 수 있는 휴식같은 책을 쓰고 싶었다는데, 나에겐 전혀... 휴식의 느낌이 아니었다.
일단 내가 겪었던 직장 생활의 기억.. 수치심을 기반하고 왕따가 존재한 곳.
언어폭력과 차별이 난무했던 학교 생활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서다. 이런 사회학 책을 읽으면 좀 똑부러지게 나의 부당함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었는데, 저자분이 타대학 교수가 강의해 달라는 무례한 부탁에 말못하고 열내는 장면에선... 앗 이렇게 비판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도 말을 못한다고 싶어 좀 무기력해졌다.
더 나은 사회, 사회 구조, 사회적 분위기의 필요성을 말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뭘 할 수 있나, 그래서 어쩌라고 란 말만 나올 뿐이다.
읽는 내내 나,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